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67편 - 왕복 10시간의 차량 이동으로 딸내미 공항 픽업을 다녀오다

민지짱여행짱 2017. 12. 31. 10:40

2017년 12월 28일 목요일,


오늘 밤 자정이 지난 29일 새벽 1시에 딸내미가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을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 55분에 출발하는 에어아시아 항공편을 타고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는 현지 시각 밤 9시 40분에 도착하고,  2시간 15분의 환승 대기 후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 55분에 자카르타로 이동하는 항공편을 타게 되기 때문이예요. 


당초 계획으로는 이 시각에 도착하면 자카르타 시내로 이동해 1박을 하고서 자카르타 시내 구경을 먼저 하고서 반둥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바람에 저 혼자서 딸내미 공항 픽업을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집사람은 딸내미를 맞이하기 위한 집안 대청소와 각종 음식 준비를 하며 기다리는 것으로 하구요. 


이 곳 반둥에서 자카르타까지 공항 픽업을 다녀오는 긴 일정을 생각하니 차라리 그냥 반둥으로 입국하도록 티켓팅을 하는 게 나았을 거 같네요.


이 곳 반둥에서 자카르타까지는 겨우 13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지만 상습 차량 정체로 인해 최소 3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 이상 걸리는 터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이동은 엄두가 잘 안나더군요. 그러다 보니 미련이 남아 새벽 시간에 잠에서 깨어나 KAI Access 기차표 예약 앱을 이용해 취소 기차표 예약을 검색해 봅니다. 마침 오늘 오후 늦은 시간대에 반둥역을 출발하는 기차표가 하나 보이기에 급히 확보해 결제 단계까지 무사히 마쳤다고 생각했으나 결과 페이지에는 실패한 걸로 나와 안타깝기만 하더군요.



탑승자에 대한 이름, 전화번호, 여권번호 그리고 한국의 신용카드 정보를 정확히 입력한 다음 결제하기 버튼을 눌렀는데 제가 소유한 신용카드의 간편 결재 애플리케이션으로 넘어가지 않고 곧바로 결과 상태 메시지에 Gagal(Failed) 이라고 적힌 화면이 나오더군요. 다시 결제를 시도하는 방법을 찾아봐도 전혀 안보이는 터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몇십 분이 지나자 자동으로 모든 예약이 사라져 버리네요.


인도네시아의 기차표 예약 애플리케이션과 제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있는 한국의 신용카드 간편 결제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 기능에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인가 봅니다. 그 동안 기차표나 항공권 예약시에 주로 tiket.com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왔는데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터라 항상 스마트폰으로는 예약만 해놓고 결제는 PC로 접근해 처리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기차표 공식 예약 애플리케이션 KAI Access를 이용해 예약 및 결제까지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문제가 있네요. 


인도네시아의 여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들이 한국의 신용카드와 결제 기능 연동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려 봅니다. 한국의 다른 애플리케이션들과는 신용카드 간편 결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다른 외국의 예약 애플리케이션들이 매번 이런 상황을 보여주고 있으니깐요.

 

아뭏든 이른 새벽 기차표 예약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후 수 차례에 걸쳐 기차표를 조회해 보았으나 원하는 시간대의 기차표는 더 이상 나오지 않더군요. 


사실 어제 반둥역에서 기 예약한 기차표를 취소 및 환불하고서 운전자 포함 차량 렌트를 시도해 봤답니다.

지난 달에 운전자 포함 차량을 렌트해 치위대(Ciwidey)에 있는 카와부띠(Kawah Putih) 분화구 구경을 다녀올 때 운전자와 SNS로 주고받은 기록이 있어 이 운전자에게 차량 렌트 문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이 없더군요. 당시에 차량을 예약했던 Tiket.com 사이트에 들어가 봐도 연말 성수기 인지라 이용 가능한 차량이 안나오구요.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거리도 가깝고 고객 이용 평이 좋은 차량 렌트 회사 Dirgantara Car Rental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온라인으로 견적을 요청하도록 되어 있네요. 제가 이 곳 반둥에서 출발해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딸내미가 새벽 1시에 도착하면 만나서 다시 반둥으로 함께 돌아오는 데 필요한 시간인 28일 밤 9시부터 29일 새벽 5시까지 렌트 가능한 차량을 요청하니 다음과 같이 견적을 이메일로 보내오더군요.

  


도요타 INNOVA 라는 차량 이용이 가능하나 기본 110만 루피아(자동차 보험, 연료, 운전자 포함)이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과 주차비 그리고 운전자에 대한 팁은 별도라고 하네요. 대충 예상컨데 모두 포함시키면 약 150만 루피아(한화 약 12만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생각보다 비싼 느낌이더군요.


지난 번에 Tiket.com 사이트에서 12시간 차량을 렌트해 카와부티 화산 구경을 다녀왔을 때에는 모두 포함해서 50만 루피아(입장료 제외) 정도 가격을 지불했거든요. 물론 지금은 거리가 더 멀기 때문에 동일한 가격을 기대하진 않았고 모두 포함해서 100만 루피아(한화 8만원)까지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과한 금액의 견적이라 차량 렌트는 포기를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인터넷을 뒤져 반둥에서 자카르타로 가는 공항 셔틀을 운영하는 여행사인 Primajasa Redwhite Star에 전화를 하니 마지막 차량은 오후 3시에 있고 좌석 예약이 가능하다 하더군요.

예전에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반둥에 올 때 이용한 적이 있는 XTrans 공항 셔틀 차량도 있지만 이번에는 차량이 훨씬 고급지고 좋다는 이 차량을 이용해 보는 걸로 해서 전화 예약 및 문자메시지를 통한 좌석 지정까지 하게 된거예요.  

 


Primajasa Redwhite Star 공항 셔틀은 예약만 해놓고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터라 만약 오늘 새벽에 기차표를 예약할 수가 있었다면 공항 셔틀은 취소하려고 했던 거예요. 하지만 기차표 예약이 수포로 돌아간 터이다 보니 이 셔틀을 타고 공항에 다녀오기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답니다.


오후 3시에 반둥에서 출발하므로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늦어도 저녁 8시경까지는 도착하리라 생각되고 약 5시간 정도 공항에서 기다리면 딸내미가 도착할거니 그 때 반둥까지 편도로 가격 흥정을 해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새벽 2시에 마지막으로 반둥으로 떠나는 Primajasa 공항 버스를 타는 걸로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어요. Primajasa 공항 버스는 반둥에 도착하는 장소가 두 곳이 있는데 Caringin 터미널에 먼저 정차하고 다음에 Batununggal 터미널에 정차하는 걸로 인터넷에 정보가 나와 있더군요. 먼저 정차하는 Caringin 터미널이 집에서 가까운 곳이므로 이 곳에 하차해 택시를 타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곳 반둥에서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까지도 Caringin 터미널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하는 공항 버스를 타도 되는데 이 번에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Primajasa Redwhite Star 여행사 셔틀을 이용하는 걸로 맘을 정했답니다.



오후 3시에 공항 셔틀을 타게 될 거라 그 이전에 시간 여유를 이용해 아파트 리셉션에 가서 대청소를 요청합니다. 딸내미가 오기 전에 집 안을 말끔히 청소를 하려는 거예요. 집사람이나 제가 직접 할 수도 있지만 지난 4개월 동안 찌든 때를 벗겨내려면 청소를 맡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인 거지요. 약 1시간~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며, 집 평수에 따라 요금이 다른데 우리 집의 경우에는 225,000루피아(약 1만 8천원)이더군요. 지하 1층에 있는 수납 창구에 가서 비용을 선 지불하니 오후 2시에 청소 담당 직원이 찾아 갈거라 하네요. 저는 2시경에 아파트에서 우버나 그랩 차량으로 공항 셔틀을 타러 가야 하므로 집사람이 알아서 케어하는 걸로 합니다. 



대청소 의뢰를 해놓고서 집사람과 함께 세띠아부디 슈퍼마켓에 가서 딸내미를 위한 밑반찬 장만을 위한 재료들을 구입해 집에 도착하니 벌써 정각 2시가 되었네요. 과일과 채소 등 무거운 물건들이 있어 저도 함께 다녀온 거랍니다. 여행사에서 공항 셔틀 출발 30분 전까지 와달라고 한 터라 서둘러 우버 차량을 호출했으나 15분이나 걸린다고 나오기에 급히 취소하고서 그랩 차량을 호출하였으나 차량 정체가 있었는지 3분 걸린다고 나온 차량이 15분이나 걸려서야 겨우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더군요.  오랜만에 여자 운전자를 만나서 모든 걸 용서하기로 합니다. ㅎㅎ 



오후 2시 45분경에 여행사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한산하더군요. 조금 늦게 도착한 거에 대한 아무런 얘기도 없이 그냥 예약자 이름만 얘기하고 17만 루피아를 내니 작은 생수 한 병과 영수증을 건네주더군요. 



오후 3시 정각에 겨우 세 명의 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공항 셔틀은 처음 1시간 45분 정도는 순조롭게 고속도로를 달려 자카르타를 향해 이동하기에 앞으로 한시간 반 정도만 더 가면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기대되는 듯 했으나 이후 차량 정체로 인해 결국 반둥을 출발해 4시간 45분이나 걸려 밤 7시 45분경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이 마저도 차량 운전기사가 갓길 운행은 기본이고 지그재그 운전에다 정체가 풀리는 구간에서는 과속을 해서 그나마 조금 시간을 줄일 수가 있었던 거예요. 만약 조수석에 타고 있었더라면 오줌 지릴뻔 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요. ㅎㅎ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하자 마자 허기를 달래려고 바로 앞 레스토랑에 들어가 식사를 한 후에 국제선 도착 출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아직 5시간이나 이 곳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뭘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새벽 2시에 출발해 반둥으로 가는 Primajasa 버스를 확인하고 예약을 하거나 아니면 택시나 개인 운영 장거리 차량을 흥정해 보려고 자리를 뜹니다. 이 곳을 나서서 왼쪽편 끝으로 이동하면 반둥으로 가는 버스나 자카르타 시내로 가는 담리(Damri) 버스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거든요.



가는 도중에 Garuda Biru(파란 독수리) 라는 이름의 회사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서 있기에 인사를 하며 반둥으로 가는 택시나 차량에 대해 물어보니 자기들이 지원하는 서비스라고 하네요. 알고보니 공항에 도착하는 여행객들에게 자카르타 시내 호텔까지 택시가 아닌 개인 차량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가 보더군요. 

개인이 직접 공항에서 이런 호객 행위를 할 수는 없으므로 회사 이름이 붙은 유니폼과 이름표를 달고서 공식적으로 이런 영업을 하는거 같더군요. 아뭏든 공신력은 있어 보이기에 가격 흥정을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



직원 한 분이 친절하게 SUV 차량 사진을 보여주면서 반둥까지 다른 손님 안태우고 모든 비용을 포함해 가격을 130만 루피아에 가능하다 시작가를 부르더군요. 제가 반둥에서 이 곳에 올 때 왕복으로 110만 루피아에 가능했다 하니 110만 루피아로 낮아지더니 결국 제가 새벽 2시에 출발하는 공항 버스로 갈 생각이다 라고 하니 그 버스는 운행 안한다고 하면서 1백만 루피아(한화 8만원)로 가격이 다운되더군요. 


반둥까지 우리 부녀를 태워다 주고나서 빈 차로 돌아와야 하므로 왕복에 해당하는 경비를 지불하는 게 맞는 것 같고, 더군다나 년말인지라 이 금액 이하로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 직원 말대로 새벽 2시 Primajasa 버스가 정말로 운행을 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운행한다 할지라도 새벽 2시까지 기다려야 하는 데다가 반둥에 내려서도 좀 먼 거리를 택시로 이동해야 하기에 택시 요금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에 결국 1백만 루피아(한화 8만원)에 편하고 빠르게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이 여직원의 남편이 운전하게 될 차량이라 하더군요. 결국 여기 직원들은 자신의 남편이나 지인들이 소유한 차량을 이용해 손님을 시내에 태워다 주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는 사이에 다른 손님들을 모으는 식의 반복 활동을 하는 직원들인 거였어요. 우리 부녀만 무사히 반둥까지 데려다 주기만 한다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거지만요.

 

이제 반둥으로 돌아가는 차량 예약은 해놓은 터라 혼자서 이 곳 공항에서 서너 시간을 더 기다리면 되는데 마땅히 할게 없더군요. 국제선 도착 터미널이다 보니 맛사지를 받을 수 있는 가게도 없고 술을 파는 곳도 없는 터라 국제선 출발 터미널로 가볼까 하다가 직원들에게 근처에 맥주를 파는데가 없는지 물어보게 되었어요.

마침 일부 직원들은 오늘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려고 하다가 자기들도 맥주 마시고 싶다 하면서 공항 근처에 있는데 같이 갈거냐고 되묻네요. 결국 한 직원의 애인이 모는 차량으로 왕복에 15만 루피아를 지불하는 걸로 해서 공항 근처 맥주를 파는 카페로 함께 이동하게 되었어요.

 


3병에 3병 서비스로 제공되는 맥주 한 세트랑 4병에 1병 서비스가 제공되는 맥주 한 세트 이렇게 두 세트를 주문하고 안주 두 종류를 시켜놓고 두시간 남짓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맥주를 마시다 보니 12시가 되어 가더군요. 맥주 한 세트에 한화로 1만원 정도인지라 안주 포함해서 한화 3만원 채 안되는 금액이 나왔기에 제가 모두 지불하고서 다시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다음에 자카르타에 오게되면 자기들이 맥주 한잔 살테니 꼭 연락을 달라고 하네요.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그러겠다 하고 작별합니다.


당초 새벽 1시에 도착하는 걸로 되어 있는 쿠알라룸푸르 출발 항공편이 조금 일찍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군요. 당초 새벽 1시 반경이나 되어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1시 5분경에 딸내미를 만날 수 있게 된거예요. 쿠알라룸푸르에서 밤 11시 55분에 출발해야 하는 항공편이 조금 일찍 출발을 했다고 하네요.



아뭏든 새벽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로 되어 있으면 거의 1시간 가량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개인 승용차를 예약해 놓은 터라 지금 바로 출발이 가능한 상황이랍니다. 우선 편의점에 들러 생수와 음료수 그리고 초콜릿을 몇 개 산 다음 승용차를 예약해 놓은 직원에게 SNS 메시지를 보내니 기다리고 있다고 답장이 오더군요.


새벽 1시 15분경에 개인 승용차를 타고서 딸내미와 함께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반둥으로 향합니다. 예약을 맡았던 여직원 역시 더 이상 도착 항공편이 없는지 자신의 남편 차량의 맨 뒤에 타고서 반둥까지 함께 다녀와도 되는지를 묻기에 당연히 가능하다 전하고서 함께 이동하게 되었어요. 차량 예약 후에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이 직원은 18살에 결혼을 하게 되었으며 중국계의 남편과는 15살 차이가 난다 하더군요. 남편은 재혼이고 전부인 사이에 두 명의 자녀가 있는데 결혼을 해서 다시 두 명의 자녀를 두어 함께 살고 있다고 하네요. 처음 차량 이용하기로 했을 때에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지만 이러한 얘기를 제게 들려주는 정도이기에 이 부부의 차량을 믿고 이용해도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새벽 시간대인지라 3시간 정도면 반둥의 아파트까지 도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1시간 정도 지나 자카르타 시내를 벗어나자 마자 심한 차량 정체를 만나면서 부터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낮에 반둥에서 공항까지 여행사 공항셔틀을 타고 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자카르타를 벗어나기까지 1시간 정도는 전혀 차량 정체가 없다가 그 이후 고속도로가 거의 주차장이 될 정도로 정체가 되더군요. 무거운 화물을 실은 차량들이 심야에 몰려나와 다른 도시로 가는 것 때문인지 화물 차량들이 많고 이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다보니 그 여파로 약 30킬로미터 정도 차량 정체가 있는 것으로 구글 맵 상에서 확인할 수가 있더군요.



결국 새벽 1시 15분에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한지 약 5시간 15분 정도 걸린 아침 6시 반경에 아파트 입구에 무사히 도착했어요. 중간에 운전자 분이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잠시 휴게소에 들렀는데 그 곳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도 30분 정도는 걸린 것 같아요. 


운전자 분이 이런 새벽에 장거리 운전은 처음이고 졸음이 쏟아지는지 차량 소통이 원활한 상황에서도 시속 60킬로 정도로 천천히 운전을 해서 시간이 더 걸린 것 같기도 하답니다. 제가 봐도 답답할 정도로 화물차 뒤에서 거북이 운행을 하거나 추월 차로에 들어서서도 뒷 차에서 상향등을 비출 정도로 속력을 내지않고 결국 다시 2차로로 빠져 화물차 뒤를 따르는 등 답답한 운전도 5시간 15분이나 걸리는 데 한몫을 한 것 같아요. 


반둥에서 자카르타에 갈 때에는 오줌 지릴 정도로 겁나게 달리는 운전자를 만났는데 반대로 자카르타에서 반둥에 돌아올 때에는 거북이 운전자를 만난거랍니다. ㅎㅎ


그래도 아파트 입구까지 안전하게 우리 부녀를 태워다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1백만 루피아 요금에다가 10만 루피아를 건네면서 부부가 아침 식사라도 한끼 하시고 잠시 눈좀 붙이고 자카르타로 안전하게 돌아가시라고 하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연신 고맙다고 하면서 저랑 딸내미에게 부부가 악수를 청하더군요.



이번에 딸내미 공항 픽업에 다녀온 비용을 술값까지 포함해서 따져보니 결국 이 곳 반둥에서 150만 루피아 정도 생각하고 왕복으로 차량 렌트를 해서 다녀오는 거 이상의 비용이 들었네요. 왕복 소요 시간은 순수하게 차량 이동만 계산해도 10시간이나 걸렸구요.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에 자카르타에 다녀올 일이 있으면 미리 기차표를 왕복으로 예약해서 다녀오리라 다짐을 해봅니다. 기차표 예약을 못하면 아예 포기하는 걸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