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66편 - 반둥역에서 2시간이나 걸려 기차표를 취소하고 환불을 받다

민지짱여행짱 2017. 12. 27. 16:36

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한국에서 방학을 맞이한 딸내미가 아빠 엄마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반둥에 놀러오기로 되어 있어요.

12월 28일 목요일 오후 3시 5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에어아시아 항공편으로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는 12월 29일 새벽 1시에 도착하는 걸로 되어 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반둥으로 바로 오는 항공편을 예약했으면 좋았을 건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랑 집사람이 자카르타로 가서 딸내미를 만나 함께 자카르타 구경을 먼저 한 다음에 반둥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걸로 시나리오를 잡다보니 자카르타로 입국하는 항공편 티켓을 끊어버렸지 뭐예요.


예전에는 인도네시아 주요 5개 공항에 대해서만 한국인이 1달 이내 관광 목적으로 입국시에 무비자로 입국 가능했는데 최근에 인도네시아 전체 공항으로 무비자가 확대 시행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확대 시행 초기인지라 반둥 공항의 이민국 직원들의 이해 부족으로 인해 딸내미의 무비자 입국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다 보니 이 또한 딸내미를 자카르타로 입국하게 만든 계기가 된 거 같아요. 그 동안 딸내미가 아빠 엄마를 따라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긴 했지만 혼자서 이렇게 떠나는 건 처음인지라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안될거 같았거든요.


최근에 집사람과 둘이서 12월 27일 수요일에 반둥역에서 자카르타 감비르 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http://tiket.com 사이트에서 1인당 14만 루피아씩 주고 특실 좌석으로 미리 예매해 놓았답니다.

집사람과 하루 먼저 자카르타에 가서 1박을 하며 시간을 보낸 후 28일 밤에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딸내미를 만나 자카르타에서 1박을 더 하고서 29일 오후에 반둥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29일 일자에 자카르타 감비르 역에서 반둥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할 수가 없더군요.

연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카르타를 떠나 반둥이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시기인가 봅니다.


이렇게 반둥으로 돌아오는 기차표를 구하지 못하게 되자 그랩이나 우버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보장이 안되고,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으나 많이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보니 집사람은 자카르타에 다녀오는 걸 포기하는 걸로 결정을 내리네요. 저 역시 혼자서 이 곳 반둥에서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까지 왕복하는 버스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운전자 포함 차량을 렌트해서 딸내미를 데려오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고서 첫 단계로 기차표 환불을 받기로 한거예요.



기차표를 예약한 http://tiket.com 사이트를 뒤져봐도 온라인 기차표 환불 기능은 없고 고객 센터에다 문의하라고 되어 있기에 이메일로 문의하니 탑승자 신분증을 가지고서 기차역에 가서 환불 신청을 하면 되고 25%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 돌려줄거라는 답변을 보내오더군요.



반둥에서 자카르타까지 기차표 두 장 가격이 모든 수수료 포함해서 287,000루피아(약 2만 3천원)인데 순수한 기차표 요금 28만 루피아에다가 할인 받은 금액인 15,000루피아를 뺀 금액인  265,000루피아의 75% 금액만 환불되므로 환불액은 197,500루피아에 불과하더군요. 한화로 따지면 1만 6천원인데 취소 및 환불에 따른 시간과 노력을 생각했을 때 그냥 포기하는게 낫겠다 싶었지만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에 어떻게 환불 절차를 밟게 되는지 확인이나 해보자는 차원에서 반둥 기차역으로 가게 되었답니다.



반둥역에서 기차표를 취소하고 환불받는 절차는 다음과 같아요.

먼저, 반둥역을 들어서면 환불 신청서가 놓인 데스크를 보게 될건데 이 곳에서 아래 양식을 하나 챙겨서 작성하셔야 합니다. 꼼꼼하게 다 적을 필요는 없구요 한 사람의 영문 이름과 예약번호만 적고 환불을 받을 거라는 란에 체크하세요. 그리고 현금 환불에 체크하시고서 환불 신청하는 기차역 이름을 적고 맨 아래 서명을 하시면 됩니다.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몇 명 돌아다니며 도와주므로 잘 모르겠으면 직원 붙잡고 물어보시면 됩니다.

저 역시 처음 기차표 취소 및 환불 절차를 밟게 되는 터라 직원 한 명에게 물어보니 직접 제 스마트폰 화면에 나와있는 예약 번호를 보고서 아래와 같이 환불 신청서를 직접 작성해 주더군요.



환불 신청서 작성을 하셨으면 신분증과 함께 고객 서비스(Customer Service) 사무실로 가셔야 합니다.  

반둥 기차역 로비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고객 서비스 사무실이 보일거예요.

사무실 입구에 있는 대기 번호표를 뽑아(알파벳 C로 시작하는 번호 발급) 사무실에 들어가면 두 명의 직원이 창구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거예요. 사무실 소파에서 앉아 기다리다가 TV 모니터 상에 자신의 번호가 뜨면 직원에게 신분증과 방금 작성한 환불 신청서를 내밀면 됩니다. 저는 환불 신청서를 작성해 준 직원과 함께 간터라 대기표 뽑지않고 바로 업무를 볼 수 있었어요. 사실 이 곳 사무실에서는 신분증을 복사해서 환불 신청서에다 스테플러로 찍어 다시 돌려주는 일만 할 뿐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열이 거의 없고 바로 업무를 볼 수 있답니다. 저는 신분증으로 제 여권과 집사람 여권을 모두 챙겨갔어요. 두 사람 모두 티켓을 환불 받을 거였으니깐요.

 


고객 서비스 사무실에서 나와서 다시 기차역 로비로 오시면 티켓 박스(LOKET) 앞 의자들 놓인 뒷편에 번호표 발급기가 있을 겁니다. 로띠오 가게 옆에 붙어 있으므로 이 곳에서 번호표를 꼭 받으세요. 알파벳 A로 시작하는 번호표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A296 번호표를 받았어요. 이 번호표를 가지고서 티켓 박스 상단에 붙어있는 스크린에 자신의 번호가 뜨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제가 번호표를 받은 시각이 오후 1시 3분이구요 스크린 상을 보니 현재 서비스 중인 번호로 A186이 나와 있네요. 아직 110명이나 기다려야 하는데 직원이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할거라고 하네요.

안내해 준 직원이 창구 번호 3번 혹은 4번에서 환불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 하던데, 창구 번호 1번이나 2번에서는 예약 티켓 발권이나 당일 취소표 판매를 하는 모양이더군요.

이제 번호가 뜨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1분에 1명 꼴로 번호가 증가하는 추세인지라 집사람은 근처에 유명한 커피 판매점을 찾아가 커피를 산 다음 브라가 거리에 가서 구경하고 있겠다고 하고서는 먼저 자리를 뜹니다.

저 혼자서 반둥 기차역도 구경하고 로띠오 가게에서 빵과 쥬스를 사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2시간 정도 지난 오후 3시경에 25% 공제 후 198,000 루피아를 현금으로 환불 받았답니다. 실로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생각됩니다. 아마 연말이라서 많은 사람들로 붐빈 관계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거라 생각됩니다. 어떻게 환불을 받는지 그 과정을 이렇게 보여드릴 생각이 없었다면 아예 반둥 기차역에 나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지금까지는 온라인으로 예약한 기차표를 사정에 의해 취소하고서 환불받는 과정이었구요,

예약한 기차를 탑승하시려면 그냥 예약 번호만 알고 당일 기차를 타러 나오시면 된답니다.

티켓 박스로 가지 마시고 체크인 카운터라 적힌 곳에 단말기들이 있을 건데 이 곳에다가 예약 번호만 입력하시면 예약한 티켓을 실물로 뽑으실 수가 있어요. 이걸 가지고서 기차를 탑승하러 가시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