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Peru)

[페루] 제20편 -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가 있는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가다

민지짱여행짱 2021. 2. 15. 16:48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남미 가족여행 7일차입니다.

 

여행객들이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가 있는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가는 방법은 보통 다음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쿠스코에서 아예 기차를 타고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직접 이동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고, 두번째는 우리 가족처럼 택시를 타고서 오얀따이땀보까지 이동해 오얀따이땀보에서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가는 방법이다.

 

첫번째 방법으로 이동하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서 별도로 숙박할 필요없이 마추픽추를 구경하고 쿠스코로 돌아올 수 있는 일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친체로, 모라이 및 살리나스 염전 구경은 쿠스코에서 별도로 일정을 잡아 구경해야 하고, 페루레일이 독점적으로 기차를 운영하다 보니 기차표가 너무 비싸다는 게 단점이예요. 최근에 잉카레일 회사가 생겨 경쟁적으로 운영한다 하니 가격 다운이 예상됩니다만...

 

두번째 방법으로 이동하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 늦은 오후에 도착하므로 거기에서 1박을 해야만 마추픽추를 구경할 수가 있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서 1박을 할 계획인터라 택시를 타고 친체로, 모라이 및 살리나스 염전까지 구경하면서 오얀따이땀보까지 이동하고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는 기차를 타는 방법을 택한거예요. 하지만 불과 1시간 반 거리의 오얀따이땀보-깔리엔테스 구간의 기차표 가격도 만만치가 않답니다.

 

우리 가족은 오얀따이땀보에서 깔리엔테스로 가는 기차는 비스타돔 밸리(Vistadome Vally)라는 등급의 기차표를 구입했고, 반대로 돌아오는 기차는 백팩커스(Backpackers) 라는 등급의 기차표를 구입했답니다. 비스타돔 밸리 기차는 좌석 옆에 있는 유리창 이외에 머리 윗 부분에도 유리창이 달려있어 주변의 환상적인 경치를 맛볼수가 있다고 한다. 이 비스타돔 밸리 기차의 가격은 운행 시간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 데 우리 가족이 이용하게 될 3시 37분 기차가 가장 싼 가격으로 어른 1인당 43달러나 합니다. 저는 어린이라서 절반인 21.5달러이구요.

 

내일 마추픽추 구경 후에 이 곳 오얀따이땀보까지 되돌아오면서 타게 될 백팩커스 기차는 그냥 평범한 기차인데도 가격은 어른 1인당 31 달러이더군요. 이곳 페루의 물가 수준에 비추어 볼 때 불과 1시간 반 거리의 기차를 타는 데 왕복 요금으로 어른 1명당 74달러나 내야하니 페루레일 기차 요금이 얼마나 비싼지 아시겠지요? 그것도 가격이 싼 시간대를 택해서 말입니다.

 

오얀따이땀보 기차역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다가 오후 3시 30분경에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가는 비스타돔 밸리 등급의 기차를 타게 되었어요.

 

[3시 37분에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가는 비스타돔 밸리 기차입니다. 한 칸 열차이네요]
[승무원에게 기차표 검사를 받고 있어요.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출력한 티켓만 있으면 됩니다]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가는 방향 기준으로 왼쪽 편 열이 경치 구경하기 좋다던데 아쉽게도 우리 가족의 좌석은 오른쪽이랍니다]
[열차가 출발합니다. 뒷쪽에 많은 좌석이 비어있기에 좌측 열에 있는 전망좋은 좌석으로 옮겼어요]
[맞은편에 다가오는 잉카레일 열차입니다. 깔끔해 보이네요]
[기차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우루밤바 강줄기를 따라 철로가 놓여있답니다]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승무원들이 도시락을 나눠줍니다. 음료수도 제공하구요]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기차를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풍경들입니다]
[우루밤바 강 줄기를 막아 수위를 조절하는 댐도 있네요]
[기차가 느릿 느릿 약 1시간 반 정도 달리더니 드디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 도착합니다]
[높은 산봉우리들 틈새에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마을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타고 온 페루레일의 비스타돔 밸리 기차입니다]
[오후 5시 5분에 도착했네요. 3시 37분에 출발했으니 거의 1시간 반이 걸렸네요]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기차역 입구입니다. 내일 오후에 이 곳에서 다시 오얀따이땀보로 가는 기차를 탈 거예요]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는 마추픽추를 보러 온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호텔,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기차역에서 걸어나오니 좌우에 기념품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천막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터라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난감하다.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마을 모습입니다]

 

우리 가족이 오늘 밤 숙박할 호텔을 구해야 하는데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호객꾼들도 거의 보이질 않는다. 우선 국내 여행 카페에 올라와 있는 추천 호스텔은 찾아가기로 한다. 기차역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지 않고 조금 걸어올라가면 보이는 분홍색 건물이라 했는데 그러한 색깔의 호스텔은 보이질 않는 거에요.

 

[숙소 결정권을 가진 엄마가 여행 카페에서 추천한 호스텔을 찾으러 간 사이에 아빠랑 기다리고 있어요]
[추천 호스텔을 찾지 못하고 다시 기차역으로 내려가는 중이예요. 다리 좌측편에 기차역이 있답니다]

 

추천 호스텔을 찾지 못해 다시 기차역 근처로 걸어 내려오니 한 분이 다가와 자기 호텔을 소개한다. 싱글 베드와 더블 베드가 같이 있는 방을 1박에 45솔이라 하기에 일단 따라 나선다.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 보다 방 값이 싼 편이었어요. 다리 건너편 우측 골목에 있는 호스텔 MOSOQ 였는데 조식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이 정도면 하룻밤을 보내는 데 충분하다 생각되어 숙박을 결정합니다.

 

[호스텔 MOSOQ에 체크인 한 후 휴식을 취합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입니다. 우리 가족이 1박하게 될 호텔 MOSOQ 입구입니다]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저녁 식사도 하고 내일 구경하게 될 마추픽추 입장권을 끊으러 갑니다.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광장이 나오는 데 광장 초입부 우측에 입장권 매표소 건물이 있어요.

 

[광장쪽으로 내려가다가 뒤돌아 서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가게들과 식당이 늘어선 중심 거리입니다]
[광장 초입부 우측에 있는 마추픽추 티켓 매표소입니다] 
[마추픽추 입장 티켓 가격입니다. 너무 비싸네요]

 

마추픽추 입장 티켓 요금은 1인당 124솔씩이며, 어린이는 50% 할인하여 62솔이랍니다. 달러나 카드로 계산이 안되고 페루 현지 화폐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아빠랑 엄마가 가지고 있는 페루 돈을 모두 합쳐 겨우 3장의 티켓을 구입합니다. 아빠가 쿠스코 유적 티켓 구입할 때 처럼 플로리다대학교 신분증(Gator Card)을 제시해 봅니다만 여기서는 통하지 않더군요. 학생이 아니라서 학생 할인을 못해주겠다고 하네요. ㅎㅎ

 

[12월 24일 내일 하루만 유효한 우리 가족의 마추픽추 입장권입니다]
[메인 광장 주변의 모습입니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사느라 페루 돈을 다 써버려 근처에 환전을 하러 갑니다. 광장 근처에 있는 인터넷 PC방 입구에 환전(Money Exchange)이라 적혀있기에 80달러를 내고 달러 당 2.75솔에 환전을 한다. 쿠스코 보다 환율이 낮기에 이 곳에서 필요한 정도만 환전을 한 거예요. 

환전을 해 주시는 인터넷 PC방 주인이 자신은 마추픽추 여행 가이드를 겸업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내일 아침에 마추픽추 왕복 버스 티켓 성인용 2장 남은 것이 있으니 필요하면 사라고 한다. 어차피 이 곳에서 마추픽추까지 걸어갈게 아니라면 내일 아침에 줄지어 서서 버스 티켓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버스 티켓을 구입하기로 한다. 왕복 버스비가 어른 1인당 14달러인지라 아빠 엄마의 버스 티켓 2장을 28달러에 구입했어요. 어린이용 왕복 버스 티켓은 7달러인데 지금은 매표소 문을 닫았기에 살 수가 없고, 내일 아침에 버스 타는 곳 맞은 편에 있는 매표소에서 살 수 있다고 하면서 친절히 우리 가족을 데리고 그 곳까지 안내를 해 주고 되돌아 가더군요.

 

[마추픽추까지 왕복 버스 티켓입니다. 아빠랑 엄마 것만 샀어요]

 

저녁 식사를 할 만한 레스토랑을 찾아 중심 골목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KEROS라는 레스토랑의 주인이 우리 가족에게 가격 할인을 제시한다. 벽난로가 있는 도로가의 테이블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유하기에 오늘 저녁은 피자를 먹기로 합니다.

 

[중심 골목 중간에 위치한 KEROS라는 피자 레스토랑입니다]
[아빠는 맥주, 저는 환타 그리고 엄마는 커피를 시켰어요]
[테이블 옆에 벽난로겸 피자를 굽는 화덕이 있더군요. 피자가 구워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각에 기차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한 터라 중간 크기의 피자를 시켰답니다. 가장자리가 좀 탔네요]
[맛있는 피자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중심 골목을 따라 왔다갔다 하는 여행객들을 구경합니다]

 

식사 후에 계산서를 받아보니 피자 중간 크기가 5솔 할인되어 20솔, 맥주 1병 10솔, 커피 4솔, 환타 6솔인데

전체 금액에다 다시 서비스료 12%가 붙더군요. 신용카드가 가능하기에 아빠가 비자 카드로 45솔을 계산합니다.

  저녁 식사 후 호텔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슈퍼에서 내일 마추픽추 구경하면서 먹을 생수 2병과

스니커즈 쵸코렛 3개(수입산이라 그런지 미국 가격이랑 차이가 없더군요), 캔 맥주 하나(아빠가 마추픽추 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 와이나픽추에 올라가서 폼 잡으시려고), 스키틀즈 1개, 빵 2개를 샀는데 모두 27.5솔이더군요.

그리고 아빠는 근처 기념품 가게에 가서 쿠스코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모자(캘러웨이 골프모자)를 대신해 Machu Picchu라는 영문 글자가 새겨진 챙 넓은 벙거지 모자를 하나 사오십니다. 마추픽추에서는 햇살이 따가워 얼굴이 많이 탄다고 꼭 모자를 쓰라는 글을 여행 카페에서 읽었다 하시네요. 18솔 달라는 거 깎아서 15솔에 사셨다고 합니다.

 

내일 새벽 5시 반에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라 일찌감치 호스텔로 돌아가 잠을 청하기로 한다.

 

[페루] 제21편 - 잉카 문명의 고대 요새 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를 구경하다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