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미국(USA)

[파견일기] 제95편 - 소형 재봉틀을 구입해 바지 길이를 줄이다

민지짱여행짱 2014. 11. 10. 22:59

2009년 11월 16일,
 
미국에 파견 나오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가족 1인당 2개씩의 이민 가방을 챙겨나왔다고 하지만
우리 가족은 세 명이서 겨우 이민 가방 세 개에만 짐을 채워넣어 왔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입을 옷들도 당장에 입을 반팔/반바지 몇 벌과
긴팔 점퍼 한 두벌씩만 챙겨서 나오게 된 거지요.
 
2004년도에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1년간 생활을 할 적에 한국에서 가득 챙겨온 옷들을
대부분 쳐박아 두고 아울렛, TJmaxx, Marshall, ROSS 등의 의류 할인 매장에서 새로이
싸게 옷을 사서 입었던 터라(집사람이 이런 곳에서 쇼핑하는 재미를 붙여 하나씩 사모으다 보니)
이번 출국시에는 옷들 너무 많이 챙겨가면 짐만 될 것이니 아예 필요 최소한만을 챙겨가자고 우겨
집사람이 가방에 담아놓은 옷들을 대부분 빼놓고 오게 된 것이지요. 
 
그 동안 제 생각대로 의류 할인 매장에서 반팔 반바지를 싸게 사서 입고 다녔는데...
 
11월 들어서면서 부터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 지기 시작하다 보니  
의류 할인 매장에 가서 긴팔 옷과 긴 바지를 몇 벌 자연스럽게 구입하게 되더군요.
 
긴 팔 옷이야 사이즈가 맞으면 따로 손 볼 데가 없겠지만
바지의 경우 허리 사이즈만 맞을 뿐이지 바지 길이까지는 맞는 옷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키가 작은 편이라서...)
 
바지 하나에 보통 6~7달러를 주고 수선을 맡겨 길이를 줄여 입어야 하는데...
 
한 두 개면 몰라도 가족들이 옷을 하나씩 둘씩 장만하다 보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eBay를 뒤져 배송비 무료이면서 30달러 짜리 소형 재봉틀을 하나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eBay에서 30달러에 무료 배송으로 구입한 소형 재봉틀]
 
처음에는 소형 재봉틀이 정말 쓸만한 물건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바지 길이 하나 줄이는데 5달러 정도 계산해서 6벌만 줄이면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
 
또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피드백을 읽어보니 자녀 선물용으로도 좋았다는 글이 있어
일단 구입해서 바지 길이 줄이는 시도를 해 보고 별로 성능이 좋지 않으면
딸내미가 이것 저것 만들어 보도록 주자는 생각에서 구입하게 된 거지요.
 
[가로 세로 크기가 약 25센티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재봉틀입니다. 발판이 있어 편리하더군요]
 
크기가 자그마하고 기능이 단순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박음질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집사람도 한국에서 사용하던 것과는 달라서 실패를 거듭하더군요.
설명서가 조금 부실하다 보니 아무래도 요령이 필요한 것 같아 제가 재봉틀과 씨름하기 시작했답니다.
 
실이 바늘에서 자꾸 빠지게 되어 십여번의 바늘 꿰기를 시도한 끝에
드디어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답니다.
 
실이 옷감과 함께 노루발(옷감을 눌러줘서 박음질이 진행되는 동안 옷감을 뒷편으로 빼내 주는 기능)에
눌려서 힘을 받아야만 첫 박음질 시에 실이 바늘 구멍에서 빠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요.
 
일단 원리를 알게되자 작고 기능이 단순한 재봉틀이지만 큰 힘을 발휘하더군요.
 
몇 번의 시도 끝에 바지 하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답니다.
 
한 번 해 보니 재미가 쏠쏠한 편이라 제 바지 세 벌을 집사람한테 맡기지 않고 제가 직접 줄였답니다.
비록 박음질 선이 약간 비뚤 비뚤하지만 그리 표가 많이 나지는 않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