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미국(USA)

[파견일기] 제77편 - 게인스빌의 골프장을 둘러보다

민지짱여행짱 2014. 11. 10. 22:07

2009년 8월 7일(금요일)
 
오후 5시에 UF에 유학중인 학생들 세 명과 UF 골프장에서 트와이라잇 요금으로 라운딩을 할 기회를 가졌다.
지난 번에 딸내미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Physical(신체검사)을 위해 Solantic에 갔을 때
만난 적이 있는 유학생이(스포츠 매니지먼트 전공) 내가 건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와
동반 라운딩을 하자고 해서 동행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주 화요일에 eBay에서 주문한 아이언 셋트도 도착하고 해서 클럽 시험도 하고
이곳 UF 골프장에서 가족들 포함해서 년간 멤버쉽을 끊을 생각도 갖고 있는 터라 필드 점검도 해 볼 계획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날 무슨 동호회의 시합이 있는 날인지 18홀 중에서 9홀은 못치게 되어있어
전반 9홀을 두 번 도는 걸로 해서 라운딩을 즐겼다.
최근 거의 매일 오후에 비가 한바탕 퍼붓곤 했는데...

어제 오후에 내린 비로 인해 필드 중간 중간에
촉촉히 젖은 부분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페어웨이 상태는 좋은 편이다.
물론 그린 상태도 양호한 편이고...

단지 벙커는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거의 엉망인 상태였다.
 
이곳 게인스빌에서는 가장 좋다는 프라이빗 코스인지라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절반의 코스만 돌았지만 한국의 골프장 관리 수준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비싼 그린피와 캐디피, 카트피, 그늘집 비용을 내야하므로 당연히 잘 관리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함께 라운딩한 유학생들은 7월~8월 2개월간에 200달러의 멤버쉽 비용을 내고 치더군요.
나는 UF에 비지팅으로 온 터라 Gator 카드 보여주니 Faculty 요금으로 18달러를 받는다.
물론 TAX가 포함되어 19.22달러를 낸거다. 오후 5시부터 적용되는 Twilight 요금이다.
 
전반 9홀을 여유있게 돌면서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해 보았다.
새로 산 아이언이 제법 잘 맞는다. 파-보기-파-보기 .... 
한국에서 보기 플레이 정도의 실력이 코스 파악도 안된 이 곳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새로 산 클럽이 궁합에 맞는지 세컨 샷이 그린에 잘 올라간다.
 
멤버쉽에 가입해 2개월도 채 안된 유학생도 있어 기본적인 골프 룰과 게임 룰(스킨스)과
자세 교정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 주었다.
  
내가 지도할 실력은 아니지만... 주워 들은 것은 있어서리...ㅎㅎ
 
4명이서 라운딩을 하고 풀 카트(Pull Cart)를 끌다보니 전반 9홀을 끝내고 나니 제법 늦은 오후가
되었다. 그래도 휴식도 취할 겸 클럽하우스 들러 캔 맥주 4개를 사서 학생들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후반 9홀은 스킨스를 하기로 했다. 학생들 호주머니 사정을 잘 아는 터라...
4명 중에서 매 홀 3-4등 한 사람이 1달러씩 내기로 한다.
핸디캡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냥 운동 경험이 많은 두 사람에게는 매 홀당 1타씩, 
2개월도 다른 학생 한명에게는 홀당 2타의 푸짐한 핸디캡을 안겨줬다.
 
두번째 홀인 파3 홀에서 유학생 한 명이 거의 홀인원 수준으로 공을 날려 버디를 잡았다.
거의 한뼘 거리에 붙여놓았으니... 버디 시상금도 1달러씩 내기로 급조한다.
어차피 모인 돈으로 맥주 사마시기로 한 터라...  
 
후반 5번째 홀을 돌 때에는 어둠이 내려 공이 잘 안보인다.
더 이상 무리인걸 아는터라 이 홀을 끝내고서 모두 철수한다.

역시 매 홀당 핸디캡은 무리였던 터라 버디값 까지해서 4달러를 내야하는데
잔돈이 없어 5달러를 벌금으로 낸다. 거의 9시가 다 되어가고 땀이 질퍽하게 나 있는 터라
오늘 맥주 마시는 일은 차후로 미루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유학생들도 그 동안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거 같은데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고 함께 라운딩을 즐기는게 보기 좋다.
얼른 학위 받고 좋은 직장 구하길 바란다.
 
[Mark Bostic Golf Course at the UF 골프장]

 
2009년 8월 8일(토요일)
 
몇 달만에 이곳 게인스빌의 UF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한 터라 온 몸이 쑤신다.
오후 4시에 가족들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미도우브룩(Meadow Brook) 골프장에 간다.
지난 번에 가족 데리고 골프치러 가는데 소나기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냥 돌아온 적이 있다.
어제는 날이 좋았고... 오늘도 하늘에 먹구름 없이 화창하기만 하다.
 
한국에서 올 때 집사람은 골프백과 클럽을 모두 챙겨왔다.
딸내미는 주니어용 클럽이 있었지만 그냥 놔두고 왔다. 골프화만 챙겨왔다.
자기 엄마꺼 약간 짧게 잡고 치는게 더 잘맞는다고 하는 터라...
(딸내미도 미국가면 골프 칠거라고 해서 석 달 레슨을 받았음)
 
이곳 골프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트와이라잇 요금이 적용되더군요.
우리 가족이 도착했을 때에는 4시 반경이었구요.
저와 집사람이 18홀 라운딩 하는 걸로 하고 전동 골프카트까지 포함시키니 1인당 24달러씩 해서
모두 48달러이다. TAX 포함해서 51.2달러이다.
 
1번 홀에 가니 앞에 아무도 없다. 내가 드라이브 티샷을 날렸는데...좌측 주택가 지붕위로 날아간다.
뭔가 깨질 것 같은 느낌이더니만 퉁 하는 소리 외에는 없다. 다행이다.

주변에 주택들이 있어 꼭 한국에서 좌우측에 OB 말뚝이 있는 상황에서 치는 느낌이다.
공이 자꾸 주택 있는 쪽으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으로 티샷을 하면 꼭 그리 날아간다.

 
[Meadow Brook Golf Course 1번 홀에서 딸내미가 티샷을 하고 있는 모습]

결국... 주택들이 옆에 있는 홀에서는 아이언 티샷으로....
 
딸내미도 엄마 클럽 짧게 쥐고서 제법 잘 맞힌다. 이 참에 골프 선수로 키워보나?
엄마보다도 드라이브나 아이언을 잘 치는 것 같다. 거리도 멀리 나가고...
단지 경험이 없는 어프로치나 퍼팅은 자기 맘대로 하기에 조금 가르쳤다.
  
초보자인 집사람과 딸내미가 합세하다 보니 플레이가 늘어진다.
나는 내 실력으로 공치는 것은 아예 잊어버리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뒤에 따라오는 팀이 있어 패스해서 보내고...
가족 나들이 삼아 연습장에 온 셈 치고 이리 저리 휘둘러 댄다.
공도 많이 잃어버렸다. ㅎㅎ 찾으러 다닐 시간이 없었다고 하는 편이...
 
골프장도 퍼블릭 코스이다 보니 상태가 별로이다. 페어웨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린이 영 아니다.
굵은 잡초가 나 있는 곳도 많고... 여기 저기 맨땅이 드러난 곳도 많다.
 
어제 라운딩한 UF 골프장 보다 영 아니다.
퍼블릭이고 가격이 싸다보니 골프장 관리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이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여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치는 재미 보다는 카트를 몰고 다니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딸내미]

저녁 8시 반경에 18홀 라운딩을 마치고 골프 카트를 반납하러 가니 아무도 없다.
직원 혼자서 카트 정리하면서 마무리를 서두르고 있다.
토요일 주말에 밤 8시반까지 기다리게 만든 우리 가족이 야속하다 생각할 듯 싶다.
우리 가족이야 즐거웠지만...ㅎㅎ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