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Peru)

[페루] 제11편 - 나쓰카에서 야간 버스로 12시간 걸려 쿠스코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21. 2. 9. 17:10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남미 가족여행 4일차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7시 반경에 레스토랑 La Encantada 입구에서 투어 가이드 헥토르를 만나 그가 몰고 온 승용차를 타고서 쿠스코행 야간 버스를 타는 곳으로 이동한다. 저녁 8시에 출발하는 야간 버스는 대략 14시간 정도 걸려 내일 아침 10시경에 쿠스코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남미 가족여행에서 야간 버스를 탈 일들이 몇 번 있는지라 이동 중에 깊은 잠을 청할 수 있도록 미리 멀미약을 준비해 왔어요.

 

 

[나쓰카에서 쿠스코까지 가는 8시 출발 야간버스를 운행하는 버스회사 사무실입니다]

 

[오전에 경비행기 투어 직전에 버스 티켓을 끊으면서 버스회사 사무실에 맡겨둔 가방을 찾았어요]

 

[오늘 오전에 1인당 100솔씩(약 36달러) 주고 끊은 나쓰카-쿠스코 야간버스 티켓입니다]

 

[주변에 행선지별로 운행하는 자그마한 버스 회사 사무실들이 대여섯개 모여 있어요]

 

[알약으로 된 멀미약입니다. 8시 조금 넘어서 아빠 엄마는 한 알씩 드시고 저는 반 알을 먹었어요]

 

저녁 8시에 출발하기로 한 버스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정시에 출발할 거라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한 시간이나 더 기다린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버스회사 사무실 앞에 버스 한 대가 도착하더군요. 늘상 그래왔는지 다른 현지 손님들은 거의 불평을 하지 않는다.

 

[저녁 9시경에 버스가 도착해서 짐을 싣고 있어요]

 

[짐 칸에 우리 가족의 가방이 잘 실려있나 확인을 재차 하고서 버스에 탑승합니다]

 

나쓰카를 출발해서 약 14시간 가량 야간버스를 타고 가야하고 또한 쿠스코가 해발 3,400미터 정도의 고산 지대에 위치해 있는 터라 버스를 타고 가는 사이에 우리 몸이 서서히 고산병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동 중에 깊은 잠을 자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 온 멀미약을 챙겨 먹는다.

 

저녁 9시에 출발한 버스가 안데스 산맥의 고봉을 구비 구비 돌면서 쿠스코로 가는 동안 우리 가족들은 버스 안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어요. 멀미약 덕분입니다. 이른 아침에 동이 틀 무렵에서야 가족들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침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저 멀리 높은 산 봉우리와 나란하게 보이는 걸로 봐서 꽤나 높은 곳을 버스가 달리고 있나 봅니다]

 

[구름 아래에 Avanchy 라는 작은 도시가 있는데 버스가 잠시 정차해서 손님들을 내려주네요]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Avanchy 라는 도시에 잠시 정차해 손님들을 내려준다. 그리고 버스는 다시 힘들게 

산을 오르고 올라서 아침 6시 반경에 산봉우리 근처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운전 기사와 승무원이 차에서 내려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네요. 한다. 이 곳이 일종의 휴게소인 셈이다. 일부 승객은 내려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냥 차 안에서 계속 잠을 청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빠 혼자 잠시 내려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탑승하셨어요.

 

[버스 운전 기사와 안내양입니다. 인디오 복장의 할머니랑 얘기를 주고 받고 계시네요]

 

[우리 가족을 태우고 쿠스코로 가고 있는 Transmar 버스입니다. 의자도 푹신하고 깨끗한 편이예요]

 

[새벽에 정차하는 버스 승객들에게 팔 음식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옥수수랑 돼지족발 같은게 보이네요]

 

 

[어제 나쓰카의 시장에서 구입한 그라나디아 과일을 까 먹습니다]

 

[빼삐노도 깎아 먹었어요]

 

[의자를 뒤로 한껏 젖혀 누워서 과일을 먹고 있어요]

 

[다시 버스는 출발해 쿠스코로 향합니다. 작은 마을들도 지나고 채소가 가득 심어진 들판도 지나네요]

 

[아침 9시가 조금 안되어 큰 도시에 도착합니다. 벌써 쿠스코에 도착했을리가 없는데...]
[벌써 쿠스코에 도착했나 봅니다]

 

[버스가 쿠스코 시내에 들어서서 버스 터미널로 가고 있는 중이예요]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음식을 팔고 있는 노점상들입니다]
[멀미 때문인지 이동 중에 오랫동안 기침을 해대며 울음을 터트린 아이입니다]
[나쓰카를 떠난 지 12시간만에 쿠스코의 버스 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어요]

 

어제 밤 9시에 출발한 버스가 12시간이 걸려 오전 9시경에 쿠스코에 도착했어요. 보통 14시간이 걸리다고 하더니만 한 시간 늦게 출발하고 한 시간 일찍 도착한 셈이다. 버스가 중간에 고장이 나거나 사고없이 무사히 쿠스코에 도착한 것 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인데 당초 도착 예정 시각보다 한 시간이나 빨리 도착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나중에 마추픽추에서 만난 한국의 배낭 여행객들 얘기를 들어보니 나쓰카에서 쿠스코까지 오는 중간에 세 번이나 차가 고장나서 고치고 하느라 지체되어 꼬박 24시간이나 걸렸다고 하더군요. 농민들이 도로를 점거해 시위를 하는 탓에  다시 나쓰카로 돌아갔다는 여행객들 얘기도 있는 걸로 봐서 우리 가족에게는 행운인 셈이다.

 

 

[쿠스코의 버스 터미널 대합실이예요. 여행사와 버스회사 사무실들이 많이 모여있어 호객 행위를 하더군요]

 

[엄마가 화장실을 다녀오시는 동안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어요]

 

[현재 쿠스코의 아침 기온이 22도를 가리키고 있네요]

 

쿠스코의 버스 터미널에서 엄마랑 내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아빠는 몇 군데 버스회사 사무실을 방문해 쿠스코에서 푸노(Puno)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고 오신다. 대부분의 버스가 야간에 출발하는 걸로 버스 사무실 앞에 적어놓았던데...

 

페루에서의 야간 버스는 방금 12시간 걸려 타고 온 야간 버스 한 번으로 만족하는 터라 오전 시간대에 쿠스코에서 푸노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를 알아 보신 겁니다. 다행히 오전에 운행하는 버스도 있다더군요. 우리 가족 일정에 적합한 아침 10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네요.

 

쿠스코의 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서 Marlon's House 라는 호스텔로 찾아간다. 나쓰카에서 투어 가이드 핵토르가 소개한 집인데 핵토르가 100솔 넘게 부르기에 그냥 쿠스코에 가서 방을 둘러본 다음 결정하겠다고 하고 연락처가 적힌 명함만을 챙겨왔거든요. 버스 터미널에서 Marlon's House(옛날 이름은 Buhos Inn이었더군요)까지는 택시비로 5솔을 부르더군요.

 

Marlon's Holse는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하는 메인 도로의 초입부에 있는 자그마한 호스텔이네요. 3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싱글 베드 하나와 더블베드 하나가 있는 룸을 60솔을 달라고 한다. 아침도 무료로 제공이 되고, 무선 인터넷도 무료로 사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나쓰카에서 핵토르한테 돈을 주고 예약을 했더라면 거의 2배의 요금을 내는 바가지를 쓸 뻔 했네요.

 

Marlon이라는 주인은 영어를 잘 하며 투어 가이드도 하고 호스텔 내에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더군요.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도 Marlon's House라는 같은 이름의 다른 호스텔을 하나 더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호흡이 가빠지는 걸로 봐서 고산 지대에 온 것이 확실하더군요. 코카 잎을 띄운 차를 마시라고 주더군요]

 

방을 둘러보면서 가격을 흥정해 1박에 50솔까지 깎았지만... 쿠스코에 도착하면 분명히 고산 증세가 나타날거라서 적어도 하루 정도라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고급 호텔에서 묵을 계획을 세우고 온 터라 최종 결정을 잠시 미루고 아르마스 광장 근처로 가서 호텔을 한 두군데 둘러 본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Marlon's House를 떠난다.

 

 

[Marlon's House에서 아르마스 광장 방향으로 오르막길을 걸어올라 가고 있어요]

 

두 블럭 정도 올라가니 코리칸차(Koricancha) 라는 유적지가 있다. 이 곳 주변에 있는 호스텔이나 호텔을 둘러보고서 가격과 객실 컨디션을 살펴볼 예정이다. Marlon's House를 잠정 결정해 놓고 있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객실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신 거다.

 

해발 3,400미터 정도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쿠스코 인지라 두통이나 어지러움 같은 고산 증세가 심하게 나타날 거라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증세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단지 오르막 길을 걸을 때 평소보다 호흡이 심하게 가빠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정도면 약한 고산 증세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무거운 가방까지 끌고 다니면서 호스텔이나 호텔을 둘러 볼 수가 없는지라 아빠랑 나는 근처 공원에서 가방을 지켜보며 쉬고있고, 객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선택 결정을 내리는 주체인 엄마 혼자서 근처 몇 군데를 가볍게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코리칸차 유적입니다. 박물관 같은 곳인데 내일 시티투어를 하면서 들리게 될 곳입니다]

 

[코리칸차 유적지 앞의 광장에서 가방에 걸터앉아 쉬고 있어요. 유치원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지켜보네요]

 

[우리 가족이 Marlon's House에서 부터 걸어 올라온 길입니다]

 

[나랑 아빠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곳의 도로 맞은편 모습입니다. 저기에도 호스텔이 보이네요]

 

[구두를 닦으시는 분이예요. 아빠는 아웃도어 운동화를 신고 계신터라 닦으실 필요가 없네요]

 

약 30분 정도 지나서 엄마가 근처의 호텔을 몇 군데 둘러보신 후에 돌아오신다. 12시간 동안 야간 버스를 타고와서 피곤한 데다가 또한 고산 지대인지라 호흡도 가쁘고 해서 불편하실 텐데도 꿋꿋하게 몇군데 호텔을 둘러보고 오시는군요. ㅎㅎ

 

하지만 괜찮은 호텔은 너무 비싸고 조금 저렴한 호텔은 Marlon's House랑 별 차이가 없다고 하시면서 그냥 Marlon’s House에서 우선 1박을 정해놓고 시간내서 괜찮은 호텔을 찾아보기로 결정하십니다.

 

다시 짐을 챙겨서 Marlon’s House로 되돌아 간 다음 1박에 50솔을 주기로 하고 여장을 푼다. 도로 가에 접한 2층의 방인데 전망이 좋더군요. 모두들 방에 들어가자 마자 침대에 들어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다. 잠시 후 야간 버스로 이동해 온 터라 아직 아침 식사도 못했기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주방으로 가니 영어가 잘 안통하는 여직원이 있다. 손짓과 발짓으로 얘기해서 준비해 간 신라면 2개와 햇반 2개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얼큰하게 라면 국물을 마시고 나니 피로가 가시는 듯 하더군요. 식사 후에 코카 차를 몇 잔 마시고 나서 방에 가서 계속 잠을 청한다. 나랑 아빠는 머리가 아프거나 기침이 나거나 하는 고산병(소로체) 증상이 거의 없었고, 엄마는 약간 머리가 아프다고는 하셨지만 한 숨 주무시고 나시더니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페루] 제12편 - 쿠스코에 도착해 아르마스 광장과 주변을 둘러보다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