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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제5편 - 호치민의 야경 감상과 함께 사이공강 선상 디너를 즐기다(정리중)

민지짱여행짱 2008. 7. 28. 20:06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베트남/캄보디아 가족여행 둘째날입니다.

 

오전 8시 반경 출발해 두시간 거리에 떨어진 곳에가서 베트남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구찌 터널 투어를 마치고 호치민에 돌아온 시각은 오후 3시 반경입니다. 

 

여행사에 부탁하고 간 외사촌 오빠의 호치민-씨엠립 항공편이 걱정이 되어 아빠는 투어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여행사로 달려들어갔어요. 아빠가 항공권 부탁한 거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여행사 사장이 태연하게 봉투를 내밀더군요. 항공권 예약 바우처와 잔돈이 담긴 봉투였다. 구찌 터널 관광 내내 걱정했던 일이 해결되어 가족들 모두 맘이 편안해진다.

 

외사촌 오빠의 호치민-씨엠립 왕복 베트남 항공권을 이 곳에서 320달러 조금 넘게 주고 산 셈인데 한국에서 부산-호치민 왕복 항공권 구입시에 애드온으로 끊은 우리 가족은 200달러 정도에 샀으니 아주 비싸게 구입한 셈이다. 애드온 항공권은 베트남 항공에서 국제선 구입시에 주변 국가로의 국제선 항공권이나 국내선 항공권을

저렴하게 발권하는 제도이다.

 

어찌 되었건 여행사 사장 덕분에 외사촌 오빠의 항공권을 구했으니 뭔가 보탬을 주는 듯한 얘기를 덧붙이며 내일 메콩 델타 1일 투어를 하겠다고 신청했다. 당초 오늘(여행 둘째날) 메콩델타 투어를 하고 내일 구찌터널 투어를 하기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외사촌 오빠의 항공권 때문에 일정을 서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메콩 델타 투어는 호치민에서 두시간 가량 떨어진 미토(Myto)라는 도시로 가서 보트를 타고서 메콩강 하류의 삼각주 주변을 둘러보는 투어랍니다. 메콩강은 중국에서 부터 시작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 남부에서 큰 삼각주(델타)를 이루며 바다로 빠져나가는 강이다. 메콩 델타 투어는 10달러씩인데 저는 그 반값인 5달러에 예약 가능했어요. 아빠는 제가 더 크기 전에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녀야 겠구나 라고 말씀 하시네요. ㅎㅎ

 

그리고 오늘 밤 사이공강 선상 디너를 추가로 예약했어요. 역시 1인당 10달러씩이다. 저녁으로는 다소 늦은 시각인 8시 반에 선상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사이공강 주변 야경을 구경하고 라이브 음악과 쇼를 구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고 보니 저녁을 걱정하기에 앞서 점심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가벼운 아침 식사 이후에 제대로 된 음식을 아직 먹지 못한 거지요. 현재 시각이 오후 3시반이므로 한국 시각으로는 오후 5시 반이다. 지금 맛집 멋집을 찾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 여행사 근처에 있는 자그마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허겁 지겁 점심 먹으러 들어간 185 레스토랑]
[마실 거 먼저 나오고... 쵸코 쉐이크랑 타이거맥주, 아이스커피 등 ]

 

[우리 가족이 늦은 점식 식사를 한 음식들입니다. 스프링롤, 치킨 커리, 해물 야채 볶음면, 그리고 소스 바른 치킨과 밥입니다]

 

허기진 터라 거의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나니 모두들 피로가 몰려오는지 호텔에 가서 쉬고 싶다고 한다. 호텔로 가기 위해 식당 맞은편으로 도로를 건너가니 자그마한 잡화점이 보인다. 베트남 전통 고깔 모자인 논을 팔고 있네요. 아빠가 10,000동을 주고(600원) 하나 사주시기에 폼을 잡으면서 사진 찍었어요. 그러나 이 모자는 캄보디아에서 운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상황이 재미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ㅎㅎ

 

 

호텔이 있는 골목 입구에서 어린이들이 구슬치기 놀이를 하고 있다.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천진난만함을 보여준다. 땅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놀고 있으니 때가 안 묻긴 뭐가 안 묻어? ㅎㅎ

 

 

호텔 객실에서 한 시간 남짓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여섯 시 경에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는 택시를 잡아 타고서 호치민 시내에서 제법 규모가 큰 국영 쇼핑 센터인 사이공 텍스 플라자(베트남어로 덩 싸 탁스 라고 함)로 이동한다.

 

 

이 곳 호치민에 머무르는 동안 제가 입을 아오자이(베트남 전통 의상)를 하나 살 예정이다. 1층에는 화장품 가게가 몇 개 보이고, 2층으로 올라가니 큰 슈퍼마켓도 있다. 참고로, 이 번 가족 여행을 마치고 나서 귀국할 때 이 곳에서 푸짐하게 귀국 쇼핑을 했답니다.

 

 

2층의 슈퍼마켓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3층에는 자그마한 기념품 및 의류 가게들이 2~30개 정도 모여 있는 전체적으로 자그마한 쇼핑 센터이다. 물론 현지인들에게는 큰 쇼핑 센터겠죠? 3층 계단을 올라가니 맨 먼저 보이는 아오자이 파는 가게에 들어가 내게 예쁘게 어울릴 만한 아오자이들을 걸쳐보고 입어보기도 한다. 

 

 

아오자이 가격대도 천차 만별인 터라 실크에다 자수가 조금 들어간 중간 가격대를 하나 골랐다. 아빠의 가격 흥정이 들어갑니다. 28만동이라는 정찰 가격 표시가 붙어 있는 거지만 3만동 깎아서 25만동(15,000원)에 구입했어요. 사실 깎은 금액은 1,800원에 불과하지만 깎는 재미는 10원이라도 깎아 본 사람만이 알겠지요?

 

아직도 선상 디너 시각이 조금 남은 관계로 쇼핑 센터 내부를 잠시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엄마가 구찌 터널 투어 가면서 3달러 주고 구입한 냉장고 자석 기념품은 동일한 물건인데 여기에는 1달러 가격표가 붙어있네요. 역시나 관광지에서 파는 물건 가격은 바가지 가격임이 입증되더군요. 외사촌 오빠는 진짜 비스무리한 짝퉁 키플링 숄더백을 하나 사고, 나는 인형 달린 열쇠 고리를 하나 사고 나니 시간은 흘러 저녁 8시가 다 되어 간다.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예약한 선상 레스토랑이 있다고 했기에 쇼핑 센터를 나와 사이공 강 방향으로 시내 도로를 걸었어요. 10여분 걸어가니 강변이 보이는데 마지막 관문으로 이 넓은 강변 대로를 건너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제대로 된 건널목이 없다. 이 곳 호치민에 와서 무단 횡단을 여러 번 한 노하우를 발휘해 성큼 성큼 대로를 건너려고 하다가 깜짝 놀란다. 차들은 사람이 지나가는 데도 속력을 줄이지도 않고 휙휙 지나간다. 약간 쫄았다. 몇발 자욱 걸어가다 황급히 되돌아 옵니다. 차들이 안 지나가는 타이밍이 올 법한데도 이상하게 이곳은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고 있다. 차들이 멈춰주겠지 하고 그냥 지나갔다가는 비명 횡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족 4명이 대로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호텔 직원인 듯한 사람이 다가와 도로를 건널 거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자기가 직접 대로를 건너면서 손짓으로 차들을 멈춰 세워가며 우리가 건널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곳에서 대로를 건너는 사람들을 많이 안내해 본 솜씨이다. 여하튼 고마운 사람이다. 대로를 건너자 강변에 물고기 모양의 선상 레스토랑이 눈에 띈다.

  

 

선상 레스토랑 입구의 직원에게 여행사에 받아 온 예약 바우처를 보여주니 유람선 2층에 위치한 테이블로 안내를 해준다. 1층에는 가라오케 시설이 되어 단체 손님들이 노래 부르며 식사하는 곳이고, 2층에는 공연과 쇼를 보면서 식사하는 곳이더군요.

 

테이블에 앉자 마자 계란 야채 볶음, 스프링롤, 야채 무침, 치킨 등이 접시에 담겨 나오고 중간에 김치도 보인다. 가스 버너 위에 놓인 해산물 샤브샤브가 메인으로 준비된다. 밥도 덜어 먹을 수 있게 푸짐하게 나오더군요. 음료수나 맥주는 주문 시 별도로 돈을 내야 한다. 나와 외사촌 오빠는 펩시콜라, 아빠는 하이네켄 맥주를 두 개 주문했고, 엄마는 아이스 커피로 주문했어요.

 

 

식사하는 동안에 앞쪽 무대에서는 베트남 전통 악기를 이용한 잔잔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배는 8시 반 조금 지나니 출발을 해 사이공 강을 따라 이동한다. 호치민 시내 야경이 펼쳐지지만 홍콩의 야경과 싱가폴의 야경을 이미 구경했던 터라 별로 감흥이 없다. 하지만 한낮의 무더위와는 달리 시원한 강바람을 안겨주고 있어 기분이 좋다.

 

 

대략 30분 정도 사이공 강을 따라 내려가던 유람선이 180도 방향을 바꾸어 다시 출발 장소로 돌아 갑니다. 돌아 갈 때에는 무대에서 불 쇼가 진행되네요. 핫팬츠와 브래지어(수영복인가?) 차림의 통통한 아가씨(아줌마?)가 나와서

불이 붙은 훌라 후프를 돌리기도 하고, 불이 붙은 막대기를 입안에 집어넣어 끄기도 하는.... 여하튼 불 쇼다!!

 

 

유람선에 탑승해 1시간  조금 넘게 식사와 더불어 음악 공연, 불 쇼 구경을 마치고 나면 다시 출발지에 도착한다. 지금 시각은 밤 9시 반경입니다. 하선 안내를 도와주던 예쁜 직원과 함께 기념 사진도 찍었어요.

 

 

사이공 강 선상 디너 크루즈를 마치고 선착장 주변을 잠시 구경하는데 강변의 벤치에는 아베크족들이 즐비하다. 남녀가 덥지도 않은지 찰싹 달라붙거나 서로 껴안고서 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미성년자는 이 시간에 이 곳을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ㅎㅎ

 

선착장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돌아온 시각은 밤 10시 반경이다. 하루의 피로가 밀려올 시간이지만 저는 오늘 새로 산 아오자이를 입고 낮에 구입한 논을 쓰고 자태를 뽐내어 봅니다.

 

 

[베트남] 제6편 - 메콩강 하류의 삼각주 지역을 구경하는 메콩 델타 투어를 하다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