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Taiwan)/타이페이

[대만] 제4편 - 지우펀(Jiufen)에 가서 황금 폭포와 올드 스트리트의 홍등 야경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12. 16. 11:56

2019년 11월 16일 토요일,
대만 타이페이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오늘은 타이페이 시내에서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유명 관광지인 지우펀과 스펀에 다녀올 예정이다. 지우펀은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 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곳이라 타이페이를 찾은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많이 다녀가는 유명 관광지가 된 곳으로서 이 곳에는 황금박물관, 황금폭포 그리고 올드 스트리트를 구경하고 홍등으로 물들어진 야경을 구경하는 것이 핵심인 곳이다. 그리고 스펀이라는 작은 마을은 기차역에서 소원을 적은 풍등을 하늘로 날리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우리 부부는 오늘 기차와 버스를 타고서 이 두 곳을 다녀올까 생각하는데 시간 여유가 없다면 지우펀만 다녀올 계획이다.

늘상 그래왔듯이 우리 부부의 여행은 오전 11시가 되어야 시작된다. 나 혼자 여행한다면 새벽부터 출발해 한 곳이라도 더 둘러보는 일정을 잡겠지만 집사람과 함께 여행할 때에는 항상 느지막히 출발해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을 잡아야만 하는 거다.

오전 11시 조금 넘어 호텔 근처에 있는 조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아메리칸 조식 세트를 주문해 간단히 아침겸 점심 식사를 한다. 구글 지도 상에 이용객들의 평점이 높은 걸로 나오기에 찾게된 곳인데 규모는 자그마한 편이나 가볍게 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더군요. 아메리칸 조식 세트가 하나에 95달러인데 마실거리가 포함된 금액이다.

불과 10분도 채 안걸린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의 식사비로 190달러를 지불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지우펀과 스펀으로의 여행을 위해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으로 이동한다. 이동 도중에 바라 본 붉은색의 율리시스 호텔 모습이 작지만 예쁘네요.

타이페이 메인 역에서 구글 지도를 확인하니 루이팡(Ruifang) 기차역까지 가는 기차가 12시 10분에 출발을 하는 걸로 나온다. 우리 부부가 가진 교통카드로 이용 가능한데 지우펀과 스펀에 다녀오기 까지 교통비가 적잖이 들거라 생각되어 각자 200달러(한화 약 8천원)를 넣고 교통카드를 충전한다. 대만은 생각보다 교통비가 저렴한 데다가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추가 할인이 많아 이 정도 충전액이면 장거리 교통편을 여러차례 이용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통카드 충전을 하고 난 뒤에 서둘러 이동해 12시 10분 출발 기차를 탈 수 있었으며 운좋게도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갈 수 있는 좌석까지 차지하게 되었네요. 기차를 타고 타이페이를 떠나 약 40분 정도 지난 오후 12시 50분경에 우리 부부의 목적지인 루이팡 기차역에 하차한다. 이 기차는 루이팡을 지나 Shuang River 종착역까지 가는 기차이다.

루이팡 기차역 앞 광장을 잠시 둘러본 후 광장 입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지우펀으로 가는 865번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어떤 노인 한 분이 우리 부부에게 뭐라 말을 하며 다른 곳을 가리키는 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무시하고서 잠시 버스를 기다리는 데 지우펀에 있는 황금폭포까지 가는 버스가 도착 예정 시각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 잠시 후 구글 지도를 보니 우리 부부가 기다리던 버스는 이미 도착해 떠난 것으로 나온다. 버스 정류장을 벗어나지 않고 줄곧 기다렸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아뭏든 다음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는 다시 30분 남짓 기다려야 하기에 우선 루이팡 재래시장 부터 구경하기로 한다. 이 곳 루이팡 기차역 바로 맞은 편 도로를 따라 좌우에 음식 거리가 형성되어 있고, 도로 끝 부분에는 푸드 코트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맛집에는 항상 현지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이 곳 푸드 코트에서 다양한 로컬 음식들을 맛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우리 부부는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기에 잠시 분위기만 둘러보기로 한다. 나중에 지우펀에 다녀와서 이 곳에 들러 저녁 식사를 할 생각이 있거든요. 그래도 그냥 푸드 코트를 떠나기엔 아쉬움이 있는지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명물 떡을 테이크아웃으로 해서 두 세트를 구입한다. 떡 두개가 든 세트 하나에 40달러(한화 1,600원)이다.

푸드 코트를 나선 후 루이팡 기차역으로 이동하다가 마실거리로 50달러(한화 약 2천원)하는 버블티를 구입한 다음 기차역 광장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 도착하기 까지 10분 남짓 남아있기에 바로 옆 편의점에 가서 대만 맥주를 한 캔(48달러) 구입해 와서 방금 전에 구입한 떡과 함께 즐긴다.

아까 우리 부부에게 뭐라고 얘기했던 할아버지가 이 번에도 역시 다른 손님들에게 뭐라 얘기하기에 혹시나 해서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니 지우펀 방향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이 곳이 아니라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구민광장 입구에 있다는 걸로 나온다. 아까 할아버지가 우리 부부에게 얘기할 때 대충 낌새를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그냥 술 취한 할아버지의 주정으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아직 버스가 도착하려면 5분 정도 시간이 남은 터라 먹던 떡과 마시던 맥주를 급히 해치우고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구민 광장으로 향한다. 잠시 후 오후 2시경 구민광장 앞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865번 버스를 타고 지우펀 언덕마을을 지나 오후 2시 30분경에 황금폭포가 있는 곳에서 하차한다.

황금폭포는 버스에서 내리자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가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네요. 약 10여분 폭포를 구경한 다음 지우펀 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데 버스 도착이 예정보다 늦어져 오후 3시 조금 넘어 겨우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다가 황금폭포에서 황금박물관을 지나 지우펀 마을까지 이어진 도로의 일부 구간에서는 폭이 좁아 기다렸다가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이를 수차례 반복하다 보니 예상보다 늦은 오후 3시 45분경에 지우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이동 도중에 황금박물관 입구에서 하차할까도 생각했지만 박물관 구경 후에는 언제 도착할 지 모를 버스를 다시 기다려야 할 상황이라 그냥 포기하기로 한거다.

지우펀 마을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자 도로는 관광객들로 미어 터질 정도이다. 이미 지우펀 마을 구경을 마친 여행객들이 루이팡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버스를 기다리느라 긴 대기열을 만들고 있던데 참으로 난감하더군요. 우리 부부도 지우펀 구경을 마치고 나면 저 대기열에 합류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이 곳 지우펀에서 필수로 구경해야 하는 올드 스트리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아니나 다를까 올드 스트리트 역시 입구에서 부터 여행객들로 미어터지는 상황인지라 앞선 사람들의 이동에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가며 구경에 나선다.

올드 스트리트는 색다를 볼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좁은 골목길을 따라 좌우에 늘어선 가게들을 구경하는 것이더군요. 전통 음식을 파는 가게들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집사람이 이 곳에서 맛있는 누가크래커를 사야만 한다기에 한 통에 150달러(약 6천원)하는 거 세 통을 구입한다. 그리고 잠시 이동하다가 대왕오징어가 맛있어 보이기에 150달러(약 4천원) 하는 거 한 통을 사서 맛을 음미하며 이동을 계속한다.

산 허리를 따라 동서로 길게 늘어선 올드 스트리트가 거의 끝날 즈음에 홍등이 많이 달려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곳 계단을 따라 아래 위로 이어진 길이 바로 관광객들이 이 곳 지우펀을 찾는 목적 중의 하나인 홍등으로 밝혀진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가 있더군요. 홍등이 밝혀진 야경 모습을 보려면 날이 어둑어둑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 학교 정문앞 계단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른 여행객들도 인파로 붐비는 올드 스트리트를 벗어나 이 곳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날이 저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30분 남짓 계단에서 휴식을 취한 후에 계단을 따라 천천히 걸어내려가면서 좌우에 걸린 홍등 구경을 합니다만 역시나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느라 멈춰서는 관광객들로 인해 느릿 느릿 이동하는 수준이다. 잠시 후 홍등 구경의 메인 스팟이라 할 수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먼저 자리를 잡고서 어둠이 내리길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바로 옆 일본 홍보관 내에 직원 한 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실내는 한산한 편이며 두 곳의 창문 중에서 한 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한 여행객 가족이 보인다. 우리 부부도 홍보관에 들어가서 잠시 구경하는 체 하면서 분위기를 살펴보니 이 곳에서 어둠이 내릴 때 까지 기다리며 홍등 야경을 구경해도 좋을 듯 하기에 다른 창가 근처에 넌지시 자리를 잡는다. 별도로 의자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서서 기다리는 거다. 계단을 따라 오르 내리던 관광객들도 홍보관 내를 들어서기는 하나 잠시  창가로 가서 사진을 몇 장 찍고는 그냥 나가버리는 식이라 한산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어둠이 내릴 때 까지 일본 홍보관 내에서 서성이다가 멋진 홍등 야경을 구경한 후에 직원에게 고맙다 인사를 전하고는 밖으로 나선다. 우연히 이 곳에 들렀다가 편안하게 지우펀의 홍등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서도 좌우에 늘어선 홍등을 구경하다 루이팡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이동한다.

오후에 지우펀 마을에 도착했을 때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로 길게 늘어선 모습을 지켜본 터라 짐짓 걱정이 앞선다. 홍등 야경 구경 후에 천천히 걸어 마을에서 한 정거장 더 지난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마을 중심부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찾아가면 긴 대기열에 줄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 상에는 오후 5시 58분에 도착하는 827번 버스가 있는 걸로 나오기에 버스 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도착하니 겨우 몇 명의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한적한 편이다. 잠시 후 마을 중심에 있는 정류장에서 거의 만차 상태로 도착하는 버스가 도착하기에 그냥 지나칠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정차를 하더군요. 오후 6시경에 출입구 쪽에 비집고 탑승한 후 루이팡을 향해 이동한다. 이 곳에서 루이팡 기차역까지는 겨우 15분 남짓 걸리는 거리라서 이 정도의 불편함은 장시간의 기다림 보다 감수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