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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2편 - 로컬 버스를 타고 펄라부한 라투에 도착해 랍스터와 생선구이를 즐기다

민지짱여행짱 2019. 9. 10. 14:59

2019년 7월 25일 목요일,

인도네시아 수카부미와 펄라부한 라투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오늘은 이 곳 수카부미를 떠나 MGI 로컬 버스를 타고 우리 부부의 최종 목적지인 펄라부한 라투(Pelabuhan Ratu)로 이동하게 된다. 아침에 버스 터미널의 위치를 구글 지도에서 조회하니 수카부미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다. 이 곳 호텔 산티카가 수카부미의 북부에 위치해 있는지라 버스 터미널까지 제법 멀어 보인다.

 

 

 

오전 9시경 호텔 1층 레스토랑에서 조식 뷔페 식사를 한다. 5만원 정도의 저렴한 호텔 숙박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조식 뷔페가 포함되어 있어 뿌듯하기만 하다. 예상했던 바대로 잊지않고 과식하고야 말았네요.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오전 9시 45분경에 그랩 차량을 호출하니 금새 매칭이 되었으며, 약 5분 정도 기다려 호텔 로비에 도착하는 차량에 탑승해 버스 터미널로 이동한다.

 

 

 

 

10시 15분경 수카부미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펄라부한 라투에 가는 버스 탑승 장소를 물어보니 터미널 입구에 있는 도로 건너편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지난 해에 혼자서 펄라부한 라투에 다녀올 때 버스 탑승 장소가 이 곳 터미널이 아니었고 도로변에 있는 간이 정류장이었음이 다시금 기억이 난다. 집사람과 함께 펄라부한 라투행 버스 탑승 장소를 찾아가니 버스 한 대가 출발하려고 움직이더군요. 손을 들어 멈춰 세우고 탑승하려 하는데 집사람이 2시간 넘게 이동하려면 화장실에 도 다녀오고 해야하니 다음 버스를 타자고 한다.

지금 출발하는 버스를 그냥 보내고 나자 금새 다른 버스가 도착한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버스 출발까지는 10여분 기다려야 한다기에 집사람은 바로 옆 가게에 딸린 화장실에 다녀오고, 나는 버스 앞쪽에 나란히 두개의 좌석에다 가방을 올려놓고서 자리를 확보해 놓는다. 버스 앞 유리창에 붙어있는 요금표를 보니 이 곳 수카부미에서 펄라부한 라투까지는 1인당 3만 루피아(약 2,500원)이다.

 

 

 

결국 30분 정도 기다린 10시 50분경이 되어서야 우리 부부를 태운 MGI 버스는 펄라부한 라투를 향해 출발을 한다. 반둥을 떠나 이 곳 수카부미에 도착하는 다른 MGI 버스를 기다렸다가 거기에서 내린 외국인 가족과 현지인 두 세명을 태우고 나서야 출발을 하더군요. 로컬 버스이다 보니 출발 시각이 정해진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손님들이 탑승하면 그제서야 출발하는 걸로 여겨진다.

 

 

수카부미를 출발한 MGI 버스는 2시간 15분 정도 걸린 오후 1시 10분경 펄라부한 라투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하차하자 지난 해에 만났던 두 분이 다가와 미스터 황 이라고 부르면서 반갑게 손을 흔든다. 이들은 이 곳 버스 터미널에서 쉬고 있다가 손님들을 오토바이 뒤에 태워 호텔이나 리조트까지 태워다 주고 요금을 받는 오젝(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인 거다. 한 분은 오래전에 한국의 양산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지금은 대부분 까먹었지만 한국말을 아주 조금 할 줄 아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지난 해에 내가 몇 번에 걸쳐 이용했던 오젝 기사인거다.

 

집사람은 이미 1년 반이나 지났는데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집사람을 소개하며 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자 호텔까지 오젝을 이용할 것인지 묻기에 아직 호텔 예약은 안했고 바로 옆 수산 시장에 가서 점심 식사를 먼저 할거라고 전한다.

 

 

버스 터미널에서 수산 시장까지는 도보로 5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이다. 수산 시장에 도착해 살아있는 랍스터 1키로 가격을 물어보니 35만 루피아(약 3만원)라고 한다. 그리 사이즈가 큰 편이 아니라서 1키로를 달아보니 7마리이다. 죽은 듯 널부러진 거 한마리 서비스로 넣어달라 해서 총 8마리의 랍스터를 33만 루피아에 구입한 뒤에 절반은 그냥 스팀으로 익혀달라 하고 나머지 절반은 파당 소스로 요리해 달라고 주문한다.

 

이렇게 랍스터나 생선류를 수산 시장에서 구입한 뒤에 건물 2층에 있는 식당에 올라가 있으면 주문한 대로 요리를 해서 내어주는 식이다. 물론 요리 비용을 비롯해 밥과 과일쥬스 등은 추가 비용으로 지불하게 된다. 우리 부부는 랍스터 요리로 점심 식사를 한 뒤에 요리 비용으로 4만 루피아, 2인분 밥 1만 루피아 그리고 두 잔의 과일쥬스 가격으로 2만 7천 루피아를 지불했네요. 그리고 계산서에는 1만 루피아의 서빙 직원 팁이 추가로 적혀 나오므로 참고하셔야 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수산 시장을 나서자 지난 해에 이용했던 오젝 기사가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오토바이 두 대에 나눠 타고서 랍스터 파는 주인장이 추천한 카랑 사리(Karang Sari) 호텔을 찾아갔으나 빈 방이 없네요. 가격도 비싼 편이더군요. 아마도 머무는 동안에 자주 찾아와 팔아달라는 뜻으로 펄라부한 라투 시내에 위치해 있는 호텔을 추천해 준 모양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서 나와 집사람이 MGI 버스 이동 중에 후보로 눈여겨 봐둔 OYO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한다. 가격 저렴하면서도 비교적 괜찮은 리조트는 펄라부한 라투 시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 부부와 같이 승용차가 없는 여행객들에게는 접근성에 있어 문제가 있고, 시내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는 호텔이나 리조트들은 고객 이용 후기가 썩 좋지 않은 편이라서 내키지 않더군요. 그러다 보니 차라리 게스트하우스 중에서 고객 이용 후기가 좋은 곳을 찾다보니 이 곳 OYO 게스트하우스를 후보로 골라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둘러보고 나니 2층 침대와 다인실을 연상케 하는 게스트하우스라기 보다는 개별 객실과 객실내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저가형 호텔이라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의 1층을 먼저 둘러봤는데 아무래도 개미와 같은 벌레들이 기어 들어올 것만 같다. 2층에 있는 객실을 둘러보니 내 생각으로는 비교적 깔끔하고 객실 내부에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는 것 같다. 집사람의 판단이 중요한 데 집사람 역시 인터넷으로 주변 숙소들의 고객 이용 후기들을 읽어봤기 때문에 이 곳이 주변 게스트하우스들 중에서는 가장 평점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더군요. 결국 집사람 역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숙박지를 찾아다니는 더 이상의 고생을 하지 않기로 한거다.

 

 

오젝 기사가 오토바이 두 대 이용 요금으로 한 대에 3만 루피아씩 6만 루피아를 달라는 거 지난 해 가격보다 비싸다고 우겨 결국 두 대에 5만 루피아를 지불한다. 나중에 시내로 이동하게 되면 데리러 오겠다고 하지만 가격도 비싼 데다가 한 번에 두 대를 불러야 하므로 여러모로 불편한 것 같아 나중에 상황봐서 연락하겠다는말로 대신하고는 작별을 고한다.

 

게스트하우스 리셉션에서 숙박 요금을 물어보니 인터넷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지불할 수 있는 금액보다 비싸다. 주인장이 그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게 나을거다 알려주네요. 결국 아고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한화로 총액 3만 4천원을 결제하고서 2박 숙박을 예약한 뒤에 리셉션에 가서 체크인을 하면서 조금 전에 둘러봤던 2층 7호실 트윈룸으로 요청한다. 가격이 아주 저렴한 대신에 아침 식사는 제공되지 않는데 우리 부부에게는 아침 식사보다도 가격이 더 저렴한 걸 선호하는 편이다.

 

 

게스트하우스 2층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 식사를 하러 내가 지난해에 커다란 생선 구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즐겼던 카랑 하우(Karang Hawu) 비치로 가보기로 한다. 펄라부한 라투 시내로 나가기엔 조금 멀다는 느낌이 들어 오늘 저녁은 가까운 카랑 하우 비치에서 즐기기로 한거다. 게스트하우스 입구는 메인 해안 도로인지라 자주 앙콧이 다니더군요. 잠시 기다리니 지나가던 앙콧이 멈춰서기에 카랑 하우 비치를 얘기하자 젊은 운전사와 그의 애인인 듯한 여자 한명이 타라고 한다. 두 사람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는 모양인데 우리 부부가 방해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동 중에 애인 관계냐고 물었더니 서로 손사래를 치면서 그냥 친구 사이라고 얼버무린다.

 

 

카랑 하우 비치에 도착해 앙콧에서 내리면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여기까지 차비를 물었더니 1인 7천 루피아라고 한다. 잔돈이 없어 두 사람이 1만 5천 루피아를 내고서는 내일 아침 9시에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해 치소록(Cisolok) 온천에 다녀오려는 데 이 앙콧을 대절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치소록 온천에서 1시간 대기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왕복 요금으로 20만 루피아(약 17,000원)를 달라고 한다. 어차피 두 세시간 해안 도로를 다녀봐야 승객들을 몇 명 태우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앙콧 운전사에게도 괜찮은 조건인 거다. 지난 해에는 나 혼자서 운전사 포함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서 치소록 온천 뿐만 아니라 두어 군데 뷰포인트를 돌아보는 코스로 해서 10만 루피아(물론 생선구이로 식사도 함께하고 팁도 주었지만)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집사람과 둘이서 이동해야 하므로 오토바이 두 대를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오토바이 한 대를 빌려서 집사람을 뒤에 태우고서 내가 운전해서 돌아다닐 수도 있지만 다소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이번에는 앙콧을 빌려타보기로 한거다. 20만 루피아 가격이면 대충 예상했던 금액인지라 내일 아침 9시에 게스트하우스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두 연인과 헤어진다. 

 

카랑 하우 비치 옆에는 자그마한 언덕이 있는데 이 곳에 오르면 멋진 일몰 광경도 구경할 수가 있고 좌우의 비치를 조망할 수가 있다. 마침 앙콧에서 내린 곳이 바로 이 곳 언덕에 오르는 입구이네요. 언덕 입구에 놓인 자율 모금함에다 2천 루피아와 동전 몇 개를 넣고는 계단을 걸어올라 언덕으로 향한다. 좌우에 자그마한 가게를 겸업으로 하는 민가가 몇 개 늘어서 있는데 별로 찾는 이들이 없는지 문을 열지않은 곳이 대부분이고 조용하기만 하다.  

 

 

해가 질 무렵에 카랑 하우 비치를 잠시 걷다가 생선구이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지난 해에 내가 들렀던 Gelora 레스토랑으로 집사람을 안내한 거다. 아이스박스 내에 냉동 보관하고 있는 생선을 몇 마리 골라서 가격을 알아보니 지난 해에 비해 가격이 조금 오른 느낌이 든다. 온스당 13,000루피아 가격을 부르는 큰 생선을 한마리 골라 무게를 달아보니 7.5 온스가 나오네요. 소스를 바르지 않고 그냥 생선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낸 후 구워달라고 요청한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에 코코넛 두 개를 주문해 마시면서 생선 구이가 나오길 기다린다. 밥은 2인분으로 달라고 했는데 큰 바구니에 족히 서너 명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담아 나오네요.

 

 

잠시 후에 코코넛 껍질을 태운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어진 생선 구이가 나온다. 더불어 양배추와 오이를 담은 야채 접시가 쌈발 소스와 함께 나오는데 이건 무료로 제공되는 거다. 식사 도중에 집사람이 오징어 튀김을 먹고 싶다고 하기에 가격을 물어보니 한 접시에 8만 루피아라고 한다. 오징어를 크리스피 형태로 튀겨달라고 요청해 푸짐한 상차림으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한다. 결국 오징어 크리스피는 다 못먹어 봉지에 싸달라고 해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야식으로 먹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서 계산서를 받아들고 보니 총액 224,000루피아(약 19,000원)이 나왔더군요. 생선구이 온스당 13,000루피아이므로 7.5온스에 98,000루피아, 밥 2인분에 16,000루피아, 코코넛 두 개에 30,000루피아, 오징어 크리스피 80,000루피아 이렇게 해서 224,000루피아가 나온거예요. 저렴한 가격으로 두 사람이 배불리 저녁을 먹은지라 생선을 열심히 손질해 숯불에 굽느라 고생을 한 젊은 남자 직원에게 15,000루피아를 팁으로 건네니 생각지도 않았던 건지 너무 좋아라 하네요.

 

 

계산을 끝내고서 식당 주인의 며느리 인 듯한 분이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자기 딸이 한국어 전공이고 지금은 한양대에서 유학중이라고 한다. 어떻게 호텔까지 갈건지 물어보기에 앙콧을 타려고 한다 하니 지금은 앙콧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젝을 두 대 불러서 타고가야 할 상황인 듯 한데 주변에 오젝이 있을런지 걱정이 되네요.

 

갑자기 앙콧 한 대가 레스토랑 입구에 정차를 하기에 물어보니 이 곳 레스토랑에 주문해 놓은 음식이 있어 찾으러 왔다고 한다. 앙콧 앞 좌석에는 운전을 하는 남편과 부인이 나란히 타고 있고, 뒤에는 아들인 듯 보이는 자녀가 한 명 타고 있더군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챙겨 받아들고는 우리 부부에게 묵고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어딘지를 물어보기에 알려주니 그 곳을 지나 갈거니 타라고 하더군요.

 

 

 운 좋게도 오젝을 부를 필요없이 이들 가족이 탄 앙콧을 타고서 게스트하우스 입구까지 무사히 도착을 했답니다. 두 사람의 차비로 2만 루피아 드리니 안받으시려고 하시던데 억지로 부인의 손에다 쥐어주고 내렸더니 우리 부부에게 고맙다 하며 창 밖으로 연신 손을 내밀어 흔들면서 떠나가더군요. 이런 만남도 우연인 듯 한데 이틀 뒤에 이 분들을 또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