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한달살기/인도네시아(Indonesia)

[인도네시아] 제10편 - 한 달간 빌린 아파트의 주변 환경과 생활 편의 시설에 적응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8. 23. 16:02

우리 부부가 반둥에서 한 달간 지내기 위해서 에어비엔비를 통해 3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빌린 아파트는 바로 갈레리 침불루잇 아파트2(Galeri Ciumbuleuit Apartment 2, GCA2)이다. 근처에 있는 GCA1 아파트는 약간 오래된 아파트로서 가격은 약간 더 저렴하며, 반대로 GCA3 아파트는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라서 그런지 한 달간 빌리는 가격이 조금 쎈 편이더군요. 그러다 보니 중간 레벨에 있는 GCA2 아파트를 선택하게 된거다.

 

GCA2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GCA1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으며, 왼쪽 도로변에는 하리스 호텔 & 컨벤션(Harris Hotel & Convention)이 자리잡고 있다. 하리스 호텔은 규모가 크고 지하층에 위치한 컨벤션에서는 각종 워크샵이나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편이다.

 

 

GCA2 아파트의 입구는 하리스 호텔의 입구에서 좌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2~30미터를 내려가야만 하는 다소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다 보니 그랩 차량 호출시에 아파트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도 운전사들이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가끔 벌어지기도 하더군요. 또한 아파트 로비에서 만나더라도 차량이 아파트 입구에서 유턴을 해야하거나 혹은 지하 주차장을 돌고돌아 GCA1 아파트 출구쪽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더군요.

 

그래서 처음 한 두 번을 제외하고는 그랩 차량 호출 시에 하리스 호텔 로비에서 만나는 걸로 합니다. 오르막 경사면을 따라 2~30미터 걸어 올라가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서로가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고, 또한 그랩 차량을 타고서 곧바로 도로에 진입할 수가 있어 편리하더군요. 반대로 시내에서 아파트로 돌아올 때에도 목적지를 아파트 이름 대신에 하리스 호텔로 지정해서 그랩 차량을 호출하면 운전사들이 목적지를 쉽게 알 수가 있고, 또한 호텔 입구에서 하차한 다음 근처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보내고서 아파트로 이동하면 되므로 가끔은 더 도움이 되기도 해요.

 

반둥 지도에서 보면 GCA2 아파트는 반둥 북부의 고지대에 위치한 아파트로서 바로 옆에 하리스 호텔 & 컨벤션이 있다보니 도로변에 다양한 스타일의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어 우리 부부처럼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 아주 그만인 곳이랍니다. 바로 위에 UNPAR(Universitas Parahyangan 혹은 Parahyangan Catholic University) 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대학가 근처에도 저렴한 레스토랑들이 많은 편이구요, 대학교 주변의 한적한 주택가에는 고급 카페나 유명한 브런치 카페도 자리잡고 있더군요.

 

GCA2 아파트에서는 걸어서 세띠아부디 슈퍼마켓(한국 식료품을 많이 파는 곳)에 다녀올 수도 있으며, 그 유명한 반둥 공대(Bandung Institute of Technology)까지도 운동삼아 걸어서 다녀올 수도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도로 사정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짧은 거리일지라도 가급적 그랩 차량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앙콧을 타고서 이동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우리 부부가 시내 중심부의 아파트 대신에 이 곳 GCA2 아파트를 빌린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다고 헤리티지 골프장(1917 Dago Heritage Golf Course)와 아주 가깝다는 점이다. 그랩 차량을 호출하면 대략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골프를 즐기는 우리 부부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위치에 있는 아파트임에 틀림이 없더군요.

 

 

아파트가 26층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은 편이예요. 물론 이 곳 사람들의 종교적인 관습 때문인지 3과 4 숫자가 들어간 층은 꺼려하는지 이들 숫자가 들어간 3, 4, 13, 14, 23, 24와 같은 층은 아예 없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면 층수를 누르는 버튼을 보면 알 수가 있거든요.

 

한 달간 지내는 동안에 원룸 내에서 제공되는 전기 문제와 인터넷 속도 문제 이외에 아파트 위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답니다. 집사람이 커피를 좋아해 아침 저녁으로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이기만 하면 일시 정전이 발생하는 게 다반사라서 조금 아쉽더군요. 그러다 보니 전기 주전자의 물이 어느 정도 끓어오를 때곧바로 전기주전자 전원을 꺼서 적당히 데워진 물로 커피를 마시는 식으로 적응을 하더군요. 물론 타이밍을 잘 못맞춰서 결국 정전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구요. 정전이 발생하면 2~3분 뒤에 다시 전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큰 불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에어컨을 오래 켜놓아도 멀쩡한데 겨우 전기주전자 사용으로 이렇게 정전이 발생한다는 게 이해가 안되더군요. 특정 전원 라인 상의 문제인가 싶어 다른 콘센트로 옮겨 꽂아봐도 마찬가지이더군요. 

 

무선 인터넷의 경우에도 7월 15일에 도착해 처음 몇 일간은 속도가 괜찮았으나 데이터 용량에 제한이 있는지 이후에는 느린 속도로 제공이 되더군요. 간단한 인터넷 검색이나 SNS 메시지 주고 받는 정도는 괜찮으나 사진을 보내거나 유투브 동영상 시청 등에는 버퍼링이 심해 다소 불편할 정도였으니깐요. 급한 경우에는 할 수 없이 텔콤셀 심카드에 충전된 데이터를 사용하는 걸로 해서 해결했구요. 8월에 들어서자 다시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더니만 역시나 몇일 뒤에 느린 속도로 바뀌어 버리더군요. 아무래도 데이터 용량에 제한이 있는 데이터 플랜으로 가입되어 있는 느낌이 든답니다.

 

GCA2 아파트의 원룸에서 지내면서 편리한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각 층의 복도 한 켠에 마련되어 있다는 거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담아주는 비닐 봉지에다 쓰레기들을 구분없이 모아 담은 후에 이 곳에다 갖다 버리는 되더군요. 예전에 1년간 살았던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까지 내려가서 정해진 장소에다 버려야 했지만 이 곳 아파트에서는 각 층마다 쓰레기 버리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놓았더군요. 

 

 

GCA2 아파트에서 제공되는 편의 시설에는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그리고 조깅 트랙이 있다. 아파트 1층에 마련된 수영장은 25미터 길이에다 폭도 넓어서 수영을 좋아하는 집사람의 맘에는 쏙 드는 모양이다. 나름 수영을 배웠고 즐기는 집사람은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이 곳 수영장에서 가끔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나는 물과 별로 안친한 터라 겨우 두어번 집사람 따라 잠시 물놀이를 하고 비치 의자에 누워 광합성을 하는 정도로 수영장을 이용하는 데 그쳤다. 

 

 

GCA2 아파트 자체적으로는 피트니스 센터가 없고 GCA1 아파트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가야 한다기에 주중에 골프 라운딩만 해도 체력이 소모되는 운동이라서 피트니스 센터에서 별도로 운동하겠다는 생각은 접기로 한다. 다만 아파트 벽보를 보니 조깅 트랙이 옥상에 갖추어져 있다 하기에 한번 찾아가 봤더니 기대 이하의 시설이라 조깅에 대한 생각도 접는다. 아파트 원룸 베란다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면 조깅 트랙이 보이는데 그저 낮은 층 옥상에다 시멘트로 좁은 트랙을 만들어 초록색의 융단을 씌워놓은 것에 불과하더군요. 한 번 찾아가서 조깅 보다는 그냥 몇 바퀴 걷다가 바로 돌아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