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Spain)

[스페인] 제21편(마지막편) -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4. 8. 15:02

2019년 1월 14일 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27일차 마지막날입니다.

 

바르셀로나의 중심 거리인 람블라 거리를 걸으며 주변 볼거리도 구경하고 귀국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낸 후 천천히 걸어서 아파트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되어가더군요. 오늘 밤 10시 3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라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지친터라 더 이상 돌아다닐 생각도 없는 데다가 늦은 점심 식사로 인해 저녁 식사도 별로 관심이 없기에 그냥 일찍 공항으로 떠나기로 한다. 공항에 일찍 도착하게 되면 PP(Priority Pass) 카드로 무료 이용 가능한 라운지에서 식사를 해도 되고, 대한항공편을 타게 될거라 기내식으로도 배를 채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현관 출입문은 디지털 도어락이다 보니 주인이 알려 준 비밀번호만 알면 출입이 가능하다. 2층에 있는 락커룸에 가서 열쇠로 락커를 열자 1유로 짜리 코인이 반환된다. 락커 안에 보관해 놓은 여행 가방들을 모두 꺼내어 쇼핑한 물품들을 여기 저기에 대충 정리해 넣는다.  

 

오후 6시 15분경에 여행 가방들을 챙겨들고 바르셀로나에서의 3박을 편안하게 보냈던 정든 아파트를 떠난다.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폰타나 메트로 역에 도착해 교통 티켓을 2매 구입한다. 이미 10회권 교통 티켓을 다 사용한 터라 공항 버스를 탈 수 있는 스페인 광장까지 이동하기 위한 교통 티켓을 별도로 구입해야만 하는 거다. 10회권을 10.2 유로를 주고 구입했는데 1회권 가격이 2.2유로이니 많이 비싼 셈이다.

 

오늘 여행을 마치고 나면 소액의 유로화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생각해 남아있던 지폐는 오늘 시내를 돌아다니며 모두 사용해 버린 상황이다. 동전 지갑에 겨우 두 장의 교통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동전만 남겨 둔 상황이라 동전을 모두 털어 교통 티켓을 구입한다.

 

집사람이 나보다 앞서서 교통 티켓을 개찰구에 넣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문이 안열리고 경고음만 나온다. 집사람이 들어가려고 할 때 내가 여행 가방 하나를 집사람과 함께 들이 밀어 넣으려고 바짝 붙어있다 보니 센서가 한 장의 티켓으로 두 사람이 입장하려는 걸로 인식하고 차단을 시켜버린 모양이다. 아직 나는 교통 티켓을 개찰구에 갖다대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집사람 교통 티켓은 먹통이 되어 새로이 구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신용카드 이외에는 현금이 없는 상황이고 방금 전에 티켓을 구입한 단말기는 현금만 사용 가능하다 나온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집사람이 호주머니에서 꼬깃 꼬깃 접어놓은 10유로짜리 지폐를 하나 꺼낸다. 비상시에 대비해 집사람이 가지고 다니던 지폐가 하나 남아있었던 거다. 

 

다행히도 다시 2.2유로 짜리 교통 티켓을 하나 더 구입해 메트로를 타러 이동한다. 보통 때와 다름없이 메트로의 이동 방향을 제대로 파악해 가다가 무거운 캐리어 때문에 중간에 엘리베이터 타기로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메트로가 도착하기에 탑승한다. 내가 집사람에게 메트로 타기 직전에 방향이 다른 거 같다고 했지만 집사람이 방향을 맞게 확인했다고 하기에 엉겁결에 타게 된거다.

 

결국 두 정거장 지나서야 메트로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아채고 하차해 다시 스페인 광장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폰타나 역에서 6 정거장이면 도착할 스페인 광장까지 메트로를 타고 10정거장이나 이동한 셈이다. 귀국을 앞두고 불길한 일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메트로를 타고 스페인 광장에 하차해 구글 지도를 보며 까탈루냐 바르셀로나 플라자 앞에 있는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우리 부부가 타야 할 대한항공편은 터미널 1에서 출발하므로 먼저 도착하는 터미널 2로 가는 A2 공항버스는 그냥 보내고, 곧이어 도착하는 A1 공항버스에 탑승한다. 처음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왕복 티켓을 구입했기에 운전사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유효 기간내 리턴 탑승임을 확인받는다.

 

 

저녁 7시 30분경에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발 항공편 안내 스크린을 보며 밤 10시 35분에 출발하는 인천행 대한항공편을 찾아보니 보이질 않는다. 대신에 저녁 8시 10분에 대한항공편이 출발하는 걸로 나와있다. 부랴 부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티켓을 확인하니 20시 10분 출발로 나와있는게 아닌가? 즉, 밤 8시 10분 출발편인 거다.

 

내가 몇 달 전에 항공 티켓을 예약할 당시에 20시 10분 출발로 나와있는 것을 무심히 보고 밤 10시 10분 출발로 알았던 거고, 중간에 이메일로 20시 35분으로 출발이 지연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그 때에도 25분 지연이 되었으니 밤 10시 35분 출발로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거다. 그러다 보니 이티켓을 재차 확인해 보지도 않고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여행을 다녔던 거고, 귀국 항공편을 탑승해야 하는 지금까지도 밤 10시 3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게 된다는 생각으로 내 머리는 세뇌되어 있었던 거다. 

 

이거 아무래도 큰 일이 벌어질 거 같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깔쥐뜯는다. 지금 시각이 저녁 7시 35분 경이고 지연 출발로 스케쥴이 잡혀 저녁 8시 35분에 출발하는 거라 겨우 1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집사람과 둘이서 여행 가방을 실은 카트를 밀고서 거의 달리다 시피 대한항공 체크인 부스를 찾아간다. 

 

갈팡 질팡하면서 대한항공 체크인 부스를 겨우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부스는 텅 비어 있다.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당황해 하고 있는데, 마침 근처에서 우리 부부를 보고 다가 온 직원이 인천(Incheon) 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직원이 체크인 부스에 들어가서 우리 부부의 여권을 받아들고서 티켓팅을 해준다. 가방 두 개를 수하물로 부치는 걸로 해서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오후 7시 45분이다. 방금 전까지 비행기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티켓팅을 마치고 나니 그제서야 진정이 된다. 집사람이 귀국 항공편의 출발 시각에 대해 크로스 체크를 했더라면 이런 해프닝은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 모든 상황이 종료된게 아니다. 보딩이 오후 8시 5분에 시작되는 것으로 나와있으니 2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하게 되면 집사람이 면세로 구입한 선물의 세금 환급(약 20유로 정도)부터 받은 다음, 탑승을 기다리며 라운지에서 편안히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안 검사 및 출국 심사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므로 곧바로 보안 검사를 받으러 간다. 다행히도 야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 그리 많지 않은지라 보안 검사 및 출국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오후 8시 조금 안되어 출발 게이트에 도착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두 사람 모두 놀란 가슴이 어느정도 진정이 되는 듯 하고, 집사람은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밖에서 택스 환급을 받고 들어올 걸 하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택스 환급을 받기위해 긴 대기열에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면세 서류를 제출하고 영수증 바코드를 스캔하면 되는 식이라 그리 시간이 안걸렸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택스 환급 처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고, 보안 및 출국 심사가 더 급선무였던 터라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걸로 마무리를 한다. 

 

출발 게이트에서 약 5분 정도 기다린 오후 8시 5분 정시에 보딩을 시작하더군요. 비행기에 탑승해 눈을 감고서 조금 안정을 취하려는 데 조금 전까지 연속적으로 벌어졌던 헤프닝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애써 잊어버리려 감았던 눈을 다시 뜨고는 좌석 앞에 있는 스크린을 켜서 이동 중에 감상할 영화를 찾는다. 우리 부부를 태운 대한항공편은 오후 8시 35분을 조금 넘긴 시각에 굉음을 내면서 출발을 한다.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28일차인 2019년 1월 15일 오후 4시 10분경에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입국 심사를 거친 후 수하물로 부친 짐들을 찾아 공항철도(AREX)를 타려고 했으나 오후 4시 46분에 출발하는 일반열차는 간발의 차이로 떠나버렸고 다음 4시 53분 출발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일반 공항열차로는 66분 걸린다는데 아무래도 오후 6시 5분에 서울역을 출발 KTX 열차를 타기에는 조금 애매한 상황이다. 오후 8시 4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해 창원으로 가는 KTX 기차를 예약해 놓긴 했지만 상황이 되면 앞선 오후 6시 5분 기차로 바꿔타려는 거였는데 조금 아쉽다. 서울역에서 2시간 남짓 기다려야 하는 터라 서울에서 혼자 살고있는 딸내미를 서울역으로 나오도록 해서 함께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는 공항철도를 탑승한다. 미리 딸내미에게 집에서 외출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으라 했기 때문에 우리 부부가 서울역에 도착할 즈음이면 딸내미도 집에서 출발해 서울역에 도착하는 상황이 될거라 여긴다.

 

 

오후 6시 조금 넘어 딸내미를 서울역 내에 있는 맥도날드 가게 앞에서 만나 근처에 있는 푸드 코트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다 보니 맛이 있더군요. 저녁 식사 후에 철도 회원 라운지로 이동해 딸내미를 위해 구입한 선물들을 꺼내 전달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설 명절에 창원에서 다시 만날 예정인지라 짧은 만남이 비록 아쉽기는 하지만 작별을 고하고 기차를 타러 간다. 

 

밤 12시가 되어갈 무렵 창원역에 무사히 도착함으로써 26박 28일간의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은 모든게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