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Spain)

[스페인] 제20편 - 레이알 광장에서 까탈루냐 광장까지 구경하며 귀국 쇼핑을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4. 4. 16:45

2019년 1월 14일 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27일차 마지막날입니다.

 

오늘은 이번 가족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늦은 오후까지 바르셀로나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한 뒤에 밤 비행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오전에 아파트 주인에게 이메일 보내 저녁 7시경에 아파트를 떠날거다 라고 늦은 체크아웃에 대한 확인 연락을 했더니 의외의 답장이 도착한다. 어제 갑자기 오늘부터 숙박하겠다는 예약 손님을 받게되어 당초 우리 부부에게 약속한 늦은 체크아웃이 어렵게 되었다는 거다.

 

새로운 손님을 받기 위해 청소를 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한 관계로 낮 12시 반까지만 체크아웃을 해주면 된다기에 오전에는 여행 가방들을 챙기는 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당초 늦은 체크아웃이 가능한지라 시내 구경과 귀국 쇼핑을 먼저 다녀와서 늦은 오후에 여행 가방을 챙겨 떠날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냉장고를 열어 남아있는 음식들과 과일들로 아침 식사를 챙겨 먹은 다음 여행 가방을 꾸리고 아파트 내부도 말끔히 정리를 한다. 설겆이 및 주방 용품도 정리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는 나눠서 비닐 봉지에 담아 입구를 묶은 다음 주방 옆에 가지런히 모아둔다. 3박을 하는 동안에 내 집같은 느낌으로 편안한게 사용한 터라 화장실의 세면 용품과 타올만 교체하면 새로운 손님을 받아도 될 정도로 두 사람이 머문 흔적을 말끔히 지운 셈이다.

 

 

내일 오후에 한국에 도착하게 되면 서울에서 혼자 살고있는 딸내미 집을 찾아가서 몇일 더 시간을 보낼까도 생각했으나 집사람이 긴 여행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어하기에 결국 내일 밤에 서울역에서 창원역으로 가는 기차표 두 매를 예약한다.

 

 

오전 11시 45분경 아파트 열쇠를 식탁 위에다 올려놓은 다음 캐리어와 가방을 모두 챙겨 락커(Locker)가 있는 아파트 2층으로 내려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정면에 4개의 큰 락커가 비치되어 있는데 그 중에 비어있는 락커 하나를 골라 모든 짐들을 넣은 후 락커를 잠근다. 50센트짜리 혹은 1유로 짜리 동전을 넣어야만 락커를 잠그고서 열쇠를 뽑을 수가 있으며, 나중에 락커를 열면 다시 동전을 반환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홀가분한 차림으로 아파트를 나서서 메트로 타고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 거리로 불리는 람블라(Rambla)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구글 지도를 보니 메트로를 타고서 리세우(Liceu)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되고, 람블라(Rambla) 거리를 중심으로 좌우에 레이알(Reial) 광장, 구엘 저택(Palau Guell) 저택과 보케리아 시장(Mercat de la Boqueria) 등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 하루 일정은 이들 볼거리를 천천히 둘러보면서 람블라 거리를 따라 걸어 까탈루냐(Catalunya) 광장까지 이동하는 동선을 잡으면 될거 같다.

 

 

메트로 리세우 정류장에 도착해 밖으로 나서니 람블라 거리가 길게 펼쳐져 있다. 가장 먼저 레이알 광장을 찾아가니 다행스럽게도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 한산한 편이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시간대에 이 곳에는 소매치기들이 극성을 부린다고 알려진 곳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가우디가 건축학교 졸업작품으로 처음 만든 투구 모양의 가로등이 두 개나 설치되어 있다. 바르셀로나 시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는 하나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서 확산 보급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하네요.

 

 

레이알 광장에서 가우디가 만든 가로등을 구경한 뒤에 다시 람블라 거리로 나가 이번에는 반대쪽에 위치한 구엘 저택(Palau Guell)을 찾아간다. 구엘 저택은 가우디가 처음으로 지은 대규모 건축물로서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당대 최고 갑부인 구엘을 위해 3년간에 걸쳐 지은 저택이라 한다. 구엘 저택은 규모가 웅장한 건축물이기는 하나 골목 내에 다른 건축물들 사이에 끼어있어 그런지 그리 두드러진 느낌은 없어 보인다. 따로 입장 티켓을 끊어 구엘 저택 내부를 둘러볼 계획은 없는지라 그냥 밖에서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 하기로 한다.    

 

 

 

구엘 저택을 밖에서 잠시 구경한 후에 다시 람블라 거리로 나서서 다음 목적지인 보케리아 시장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레이알 광장, 구엘 저택 모두 한산한 편이며, 이 곳 람블라 거리 역시 사람들이 넘쳐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산하기만 하다. 

 

 

그런데 보케리아 시장에 도착해 보니 입구에서 부터 시장 내부까지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로 넘쳐나는 분위기이다. 보케리아 시장 입구로 들어서니 과일과 채소들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이어서 수산물을 파는 가게들도 모여있다. 조금 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몽을 파는 가게들이 많고 그 옆에 있는 바(Bar)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몽이나 타파스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고 있다. 돼지고기 뒷다리를 염장해 오랜 기간 건조시킨 다음 이를 대패로 얇게 썰어 파는 음식이 바로 하몽이다. 우리도 하몽을 맛보려고 하몽을 구입했으나 바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시장 뒷편에 있는 공원으로 나가 벤치에 자리를 잡는다. 집사람이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나 혼자서 근처에 있는 자그마한 마트를 찾아가 맥주를 사가지고 와서 하몽을 안주삼아 한 캔씩 마시고 난 뒤에 보케리아 시장을 떠난다.

 

 

다시 람블라 거리를 따라 조금 이동해 까르푸 매장이 보이기에 들어가 귀국 쇼핑 할 만한 게 없나 둘러보다가 갈증 해소용으로 오렌지를 직접 갈아 만든 쥬스 한 병만 구입해 나선다. 이 곳 매장 내에서도 하몽을 파는 특별 코너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인 것을 보니 하몽이 스페인의 명물임을 알 수가 있다.

 

 

집사람이 바르셀로나에서 꼭 구입해야 하는 품목으로 마티덤(Marti Derm) 앰플형 화장품, 올리브 오일 그리고 벌꿀을 함유한 국화차를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람블라 거리를 중심으로 레이알 광장, 구엘 저택, 보케리아 시장을 구경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약국(Farmacia) 마다 방문해 가격 비교는 하고 있으나 더 싼 곳이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집사람이 아직 구입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거다. 방금 전에 들렀던 까루프 매장에서는 벌꿀 함유 국화차를 살 계획이었으나 가격 저렴하고 인기가 많다보니 이미 품절 상태이더군요.

 

 

까르푸 매장을 나와 까탈루냐 광장으로 향하지 않고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집사람이 본인도 사용하고 일부는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올리브 오일을 파는 가게를 찾아간다기에 나는 무심코 따라 다니는 거다. 이미 다수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브 오일을 파는 장소를 소개해 놓고 있기 때문에 집사람은 이를 보고 찾아가는 거랍니다.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 근처에 있는 올리브 오일 가게에서 몇가지 타입의 오일을 구입하고 난 뒤에 바르셀로나 대학교를 거쳐 까탈루냐 광장으로 이동한다.

 

 

오후 3시경에 까탈루냐 광장에 도착해 내가 광장 구경을 하며 기다리는 사이에 집사람은 근처에 있는 쇼핑 센터에 잠시 다녀온다. 마티덤 앰플형 화장품을 구입하러 간 건데 별 소득이 없는지 그냥 빈 손으로 돌아오네요. 까탈루냐 광장을 구경하며 가로질러 아파트가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도중에 국화차를 구입할 확률이 높은 마트가 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가다 점심 식사도 하고 국화차도 구입할 예정인거다.

 

까탈루냐 광장을 가로질러 가니 또 다른 쇼핑 센터가 하나 눈에 띈다. 집사람이 이 곳에서 파는 마티덤 앰플형 화장품 가격이 다른 데 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하면서 두 박스를 구입하는 데 성공한다. 일정 금액 이상이면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하층에 마련된 고객 센터에 찾아가 나중에 공항에서 세금 환급을 받기 위한 서류를 발급받는다.

 

올리브 오일과 마티덤 앰플형 화장품 구입에 성공한 터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파트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자 자그마한 바(Bar)이자 레스토랑에 들어선다. 보케리아 시장에서 하몽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셨더니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아 나는 맥주와 쭈꾸미 안주를 주문하고, 집사람은 커피와 스파게티를 주문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다.

 

늦은 점심 식사 후에 아파트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벌꿀이 함유된 국화차를 팔고 있다는 마트를 찾아간다. 람블라 거리 주변의 마트에는 매진 상태라 구입할 수 없었지만 이 곳에는 다행히도 많이 남아있네요. 10개 들이 한 통에 0.99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 저렴하면서도 선물용으로 적합한 아이템이라 생각해서 넉넉히 구입한 다음 아파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