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Spain)

[스페인] 제14편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더듬다(나스리 궁전과 알카자바)

민지짱여행짱 2019. 3. 24. 11:08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23일차입니다.


알함브라 궁전에 들어서서 헤네랄리페와 까를 5세 궁전을 구경한 후 오후 1시 15분경에 나스리 궁전 입구에 줄지어 서 있는 입장 대기열에 합류해 기다린다. 오후 1시 반에 나스리 궁전 입장 예약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스리 궁전 입장을 기다리면서 어젯밤에 알함브라 궁전 야경을 구경하던 알바이신 지구를 조망하다 보니 어느듯 오후 1시 반이 되어 궁전 입장이 시작된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아름다운 나스리 궁전을 1시간 정도 구경한 뒤에 입구 반대쪽에 위치한 출구로 나선다. 다시 나스리 궁전 입구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주변을 구경하다 알함브라 궁전의 마지막 볼거리인 알카자바를 구경하러 들어선다.



오후 3시경에 알카자바에 들어가 성곽 내외부 모습과 더불어 그라나다 시내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진다. 높은 성곽에 올라서면 멀리 시에라 네바다의 만년설이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느낌이 든다. 아울러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그라나다 시내 모습을 조망할 수가 있어 최고의 전망 포인트라 여겨진다. 



오후 4시경 알함브라 궁전 구경을 모두 마치고 중간 부분에 위치한 정의의 문(Justice Gate)으로 나선다. 다시 메인 출입구가 있는 곳으로 갈 필요없이 이 곳 정의의 문으로 나서면 누에보 광장이 가깝기 때문이다.



천천히 내리막 길을 걸어 누에보 광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이 되어가네요. 늦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글 지도를 열어 레스토랑을 찾아보다가 호텔 근처에 있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찾아가기로 한다. 집사람이 스페인 음식 보다는 밥이 나오는 음식을 먹고싶다 해서 선택한 레스토랑인데 손님들은 없고 직원들만 테이블에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 직원이 나와서 점심 영업은 이미 종료했으며 잠시 후 오후 5시부터 저녁 영업을 시작할 거라고 한다


허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인지라 다시 구글 지도를 열어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시리아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역시 고객평이 좋은 편이라서 찾은 레스토랑인데 막상 들어서니 손님들이 아무도 없다. 그냥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 인사를 하기에 그냥 안내하는 테이블에 앉기로 한다. 메뉴판에 나와있는 음식 사진들을 보면서 밥이 포함된 6.5유로짜리 치킨 요리를 각자 하나씩 주문한다. 마실거리로 1.5유로짜리 환타랑 커피를 하나씩 주문하고서 잠시 기다리니 보플 보플 날리는 쌀알과 치킨 요리가 올려진 음식 접시를 내어 온다. 기대한 만큼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허기를 면하려고 두 사람 모두 접시에 담긴 음식을 깨끗이 비운다. 



늦은 점심이자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근처에 있는 그라나다 대성당으로 찾아가니 입장료가 1인당 5유로이다. 이번 여행에서 대성당을 많이 구경한 터라 패스하기로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왕실 예배당 역시 그라나다 여행의 핵심인 알함브라 궁전을 구경하고 난 뒤라 그런지 두사람 모두 별로 내키지 않아 패스한다. 바로 옆에 있는 시장의 가게들을 구경하다 집사람이 항상 유명 여행지에서 챙기는 마그네틱을 1.5유로에 하나 구입하는 걸로 마무리를 한다. 



장소를 이동해 근처 교차로에 있는 이사벨라 여왕과 콜롬부스가 함께 있는 동상을 구경하고 나서 누에보 광장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집사람이 어젯밤에 누에보 광장 옆에 있는 빵집에서 사 마신 커피가 아주 맛있더라 하기에 그 곳을 찾아가는 거다. 집사람이 1.4유로 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해 테이크 아웃하는 동안에 나는 바로 옆 가게에서 한 조각에 1유로짜리 피자 두 조각을 구입해 호텔로 이동한다. 



객실에서 피자를 한 조각씩 나눠 먹고 커피랑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가 나 혼자서 밤 9시 반경에 느지막히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라 리비에라 타파스 바로 향한다. 그라나다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가볍게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남을 거 같기 때문이다. 집사람에게 함께 가자고 했으나 오늘은 맥주 생각이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나는 이틀 동안에 세 번씩이나 라 리비에라 타파스 바를 찾게 되는 셈이다. 


라 리비에라 타파스 바의 야외 테이블에 홀로 앉아 생맥주 큰거 한 잔을 주문하고서 무료로 제공되는 타파스는 아무거나 하나 갖다달라고 한다. 생맥주를 마시며 골목을 지나다니는 관광객들 구경을 하다보니 소시지 구이가 담긴 접시를 내어 온다. 맥주도 맛있고 무료로 제공되는 안주도 너무 맛있다. 잠시 후 밤 10시가 되어가자 손님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한산한 분위기로 바뀌더군요. 직원이 다가와 더 주문할 거냐고 묻기에 급히 생맥주 한 잔을 더 주문하면서 무료 타파스로 쭈꾸미 튀김을 요청한다. 아직 실내에도 두어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있는 걸로 봐서 지금 문을 닫는 시간은 아닌가 보다. 혼자서 고독을 씹으며 맥주와 타파스를 즐기다가 밤 10시 15분 경에 생맥주 두 잔 가격인 7유로를 계산하고는(테이블에 1유로 팁) 객실에 돌아와 그라나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