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Germany)

[독일] 제3편 - 뮌헨 시내 중심가에 있는 피터 성당과 프라우엔 교회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27. 00:10

2019년 1월 1일 화요일,

동유럽 4개국 및 스페인 가족여행 14일차입니다.


독일의 뮌헨에서 2019년 새해 첫날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이번 여행도 어느새 절반의 일정이 지나고 있으며 이틀 뒤인 1월 3일이면 동유렵 4개국의 여행이 모두 끝이 나고 집사람이 가장 기대하는 스페인 여행 일정이 드디어 시작될 예정이다.


오늘 아침 식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아시안 마켓에서 사가지고 온 햇반과 육개장으로 해결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동유럽 국가로의 여행이다 보니 숙박비 절약도 할겸 해서 대부분 조식 불포함으로 호텔을 예약해 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식사를 거르고 밖에서 점심 식사부터 시작하거나 아니면 이렇게 미리 준비한 먹거리로 객실 내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편이다. 다만 주방 시설이 없는 클래식 룸이라서 임시 방편으로 전기로 물을 끓이는 포트를 이용해 햇반과 육개장을 데워서 먹는 지혜를 발휘한다. 오늘 외출하고 돌아오면 주방 시설이 갖추어진 스튜디오 룸으로 교체될 거라 내일 아침과 모레 아침은 좀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전 11시경 캐리어와 가방들을 챙겨 리셉션에 맡기면서 객실 변경에 대해 재차 확인하니 나중에 클래식 룸에서 스튜디오 룸으로 변경해 맡겨놓은 짐들을 모두 객실에다 옮겨주겠다고 한다. 호텔 예약 컨펌 이메일에 주방 시설이 있는 걸로 나와있다는 이유 만으로 이렇게 추가 비용없이 객실을 업그레이드 하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거다. 



호텔 리셉션에 교통 티켓 구입 장소를 물어보니 가까운 다음 정류장까지 걸어가 정류장에 비치된 티켓 판매기에서 구입하거나 아니면 그냥 트램 내에서 동전만 이용 가능한 티켓 판매기가 있다고 안내한다. 동전 지갑을 열어보니 충분한 동전이 있어 이번에는 트램 내에서 교통 티켓을 구입해 보기로 한다. 호텔을 나서서 바로 앞에 있는 트램 정류장에서 16번 트램을 타고 뮌헨 시내 중심가에 있는 마리엔 광장으로 이동한다. 호텔 직원 말대로 트램 내에 티켓 판매기가 설치되어 있어 2.9유로 짜리 1회권 티켓을 2매 구입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파는 티켓은 구입 당시의 날짜와 시각이 티켓에 바로 찍혀 나오므로 별도로 타임 스탬프를 찍을 필요가 없다. 예비로 여러 장의 티켓을 미리 구입해 두려 한다면 트램 내에 비치된 판매기를 이용하면 절대 안됩니다.



마리엔 광장에 도착해 잠시 주변을 구경하다 낮 12시 조금 안되어 시청 청사 건물 앞에서 시계탑을 바라보며 기다린다. 12시 정각에 시계탑 중간에서 인형들이 빙글 빙글 도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시계탑을 바라보며 12시 정각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데... 


근데 날씨가 너무 쌀쌀하다. 이런 추운 날씨에 대비해 준비해 온 내의도 캐리어 속에 들어있는데 오늘 외출시에 미처 챙겨입을 생각을 못한 거예요. 어젯밤에 날씨가 그리 춥지않아 내가 간과를 한거지요. 집사람은 철두철미하게 내의도 입고 모자랑 장갑도 챙겨왔는데 나는 모자도 장갑도 그리고 어제까지 가방에 넣어놓았던 핫팩도 오늘은 모두 빼놓고 나온거다.




낮 12시가 되어도 조용하던 시계답은 약 5분 정도 뒤에 비로소 약 10분간 멜로디와 함께 시계탑 중앙에 있는 인형들이 빙글 빙글 돌아가는 모습을 구경꾼들에게 보여준다. 이런 추위 속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구경한 거에 비해 그리 인상적인 볼거리라 생각되진 않지만 여전히 뮌헨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하는 볼거리 중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네요.





 시계탑 건물 하단 통로로 시계탑 건물의 뒷편으로 들어서자 사방이 건물들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광장이 나온다. 날씨가 쌀쌀한 터라 그냥 대충 구경한 후에 다시 마리엔 광장으로 나서서 광장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점심 식사를 하러 간다. 어젯밤에 양조장에서 자리가 없어 퇴짜를 맞고 나와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아 다니다가 발견한 학센(독일식 돼지족발 요리)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거다.  

 




새해 첫날이고 피크 점심 시간대라 레스토랑에 대기 손님들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우리 부부에게 입구 근처에 비어있는 테이블로 곧바로 안내를 한다. 아마도 예약 손님들이 꺼려하는 입구 근처이자 주방 근처의 테이블이다 보니 비어 있었고 우리 부부가 들어서자 이 곳 테이블로 안내를 한 모양이다. 손님들이 몰려드는 지금 상황에서는 화장실 근처이든 출입구 근처이든 테이블 위치에 대해 신경 쓸 상황이 아닌지라 안내하는 테이블에 앉아 바바리안 듀오와 맥주 0.5 리터 두 잔을 주문한다. 호텔 객실에서 햇반과 육개장으로 늦은 아침 식사를 한 터라 두 사람이 맥주를 마시며 안주삼아 나눠 먹으려고 바바리안 듀오 요리 하나만 주문한 거다. 


참고로 돼지 족발이나 송아지 족발을 푸짐하게 먹으려면 족발 덩어리 통째로 주문하면 되는데 메뉴판에 각각 100그램당 3.7 유로와 4.5 유로 가격으로 적혀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돼지 족발 한 덩어리가 보통 약 800 그램 정도 무게이고 29유로 전후 가격에 형성된다고 한다.


주문을 끝내고 약 5분 정도 기다리자 맥주가 먼저 나오고 곧이어 돼지 족발과 송아지 족발의 살만 발라낸 덩어리 각각 하나씩과 감자빵이 담긴 접시와 함께 샐러드가 나온다. 양도 적당하고 맛도 좋더군요. 

 


이 곳 레스토랑에서는 돼지 족발이나 송아지 족발을 패티로 넣은 학센 버거도 각각 4.7유로와 5.7유로 가격으로 팔고 있는데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안내문에 적혀있다. 주문한 요리를 먹어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레스토랑 나설 때 학센 버거를 하나 사가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계산서에 나온 금액을 지불하고 나서 테이블 위에 2유로를 팁으로 올려놓고 레스토랑을 나선다. 직원이 계산서를 갖다 줄 때 넌지시 계산서에 나온 금액에는 팁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알려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만들더군요. 



레스토랑에서 나와 다시 마리엔 광장 방향으로 향하다 바로 앞에 피터 성당(성 뻬떼 성당)이 보이기에 들어가 구경을 한다. 종탑에 올라가서 시내를 조망할 수도 있으나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하기에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서 근처에 있는 재래 시장을 구경하러 이동한다. 



피터 성당 바로 옆에 재래 시장이 있어 입구에 들어섰으나 오늘은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모든 가게에서 영업을 안하더군요. 그냥 분위기만 구경하면서 시장을 통과해 반대쪽 시장 출입구로 나선다. 집사람이 조금 전에 마신 맥주 때문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시장 출입구 앞 스타벅스에 들러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한 뒤에 커피 한 잔씩 사 마시려는데 대기 손님들이 줄지어 서 있기에 포기한다.



스타벅스 커피점을 나서서 마리엔 광장을 지나 프라우엔 교회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마리엔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볼거리들이 위치해 있기에 도보로 모두 둘러볼 수가 있어서 좋다. 프라우엔 교회는 피터 성당과 마찬가지로 무료로 내부를 관람할 수 있지만 무슨 사유인지 몰라도 사진이나 동영상은 촬영을 못하도록 통제 하더군요. 직원 한 명이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몇몇 관광객들은 직원이 다른 관광객을 통제하는 사이 슬쩍 사진을 찍기도 하더군요. 나도 교회 내부 분위기나 살펴볼 겸해서 슬쩍 사진 한 장만 찍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



프라우엔 교회를 나서서 천천히 걸어 칼스 광장(Karlsplatz) 방향으로 걷는다. 마리엔 광장에서 칼스 광장까지는 좌우에 쇼핑 센터와 카페가 늘어서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칼스 광장이 있는 곳에는 이런 추위에 빼놓을 수 있는 스케이트장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을 비롯해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오늘부터 주방 시설이 있는 스튜디오 룸에서 2박을 보내게 될 거라 생수랑 고기 등을 구입해 저녁을 해먹으려 하는데 마리엔 광장에서 부터 이 곳 칼스 광장 사이에는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없다. 구글 지도를 보니 칼스 광장 근처에 뮌헨 중앙역이 있는데 아무래도 열차 이용 승객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지라 새해 첫날이라 할지라도 문을 열어놓은 마트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천천히 걸어간다.


뮌헨 중앙역에 들어서기 전에 문을 열어놓은 자그마한 가게가 있기에 생수 가격표를 보니 1.5리터 한 병에 무려 2.25 유로(약 3천원)라 적혀있다. 에비앙 생수와 같은 비싼 제품도 아닌데 이렇게 비싼 일반 생수는 처음 본다. 중앙역 내에 다른 큰 마트가 문을 열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생수 하나만 구입한다. 중앙역으로 들어서서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조금 큰 마트가 하나 보인다. 이 마트에서는 같은 생수가 0.99 유로에 팔리고 있다는 점...ㅠㅠ


이 마트에도 소시지와 베이컨 종류 이외에는 고기류를 팔지 않네요. 뭔가 그럴싸한 요리를 해먹으려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사야하는 데 안타까운 상황이다. 할 수 없이 캔 맥주, 소시지, 계란, 우유, 크로와상 등을 구입하는 걸로 쇼핑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뮌헨 중앙역을 나선다. 트램 정류장에서 짧은 거리용 1.5유로 짜리 교통 티켓두 장을 구입해 16번 트램을 타고서 호텔로 이동한다.



오후 5시가 채 안된 시각에 호텔에 도착해 리셉션에 물어보니 객실이 당초 510호 클래식 룸에서 220호 스튜디오 룸으로 변경되었으며 맡겨놓은 캐리어와 가방들도 모두 옮겨 놓았다고 한다. 새로운 카드 키를 받아들고 객실에 도착해 실내를 둘러보니 전망은 어젯밤을 보낸 510호 객실에 비해 조금 뒤떨어 지지만 주방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욕조도 갖추어져 있다. 몇 일간 모아놓은 속옷들을 빨아서 욕실내 라디에이터에다 널어놓은 다음 뜨끈한 물을 받아 욕탕에 몸을 담그니 피로가 금새 가시는 것 같다.



집사람이 구글 지도를 확대해서 보다가 호텔 근처 도보 거리에 지금도 영업 중이라 나온 마트가 두 군데 있다고 하면서 찾아가 보자고 하기에 오후 6시경에 함께 호텔을 나선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갔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다. 조금 더 걸어가 메르세데스 벤츠 회사 건물 뒷편에 위치한 마트를 찾아갔는데 역시나 문이 굳게 닫혀있다. 구글 지도 상에 나온 정보만 믿고 나섰는데 결국 그냥 산책삼아 다녀온 셈이 되어버린 거다. 


근처를 돌아다녀 봐야 문을 연 레스토랑을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온이 더 떨어져 추운지라 그냥 따스한 호텔을 향해 발걸음을 돌린다. 저녁 7시경에 호텔 객실에 돌아와 컵라면을 위주로 해서 삶은 계란과 소시지 등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캔맥주를 꺼내 마시면서 새해 첫날 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