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Germany)

[독일] 제2편 - 뮌헨에 도착해 시내 중심가에서 송년 및 신년맞이 불꽃놀이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26. 15:05

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13일차입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오후 5시 15분에 출발한 기차는 7-8분 간격으로 독일의 자그마한 기차역에 정차 및 출발을 반복하며 뮌헨을 향해 이동한다. 잘츠부르크에서 뮌헨까지 가는 기차표를 자세히 살펴보니 바이에른 티켓이라 적혀있고 12월 31일 오전 9시부터 1월 1일 새벽 3시까지 유효한 것으로 되어있다. 인터넷을 뒤져 바이에른 티켓에 대해 알아보니 뮌헨 시내 및 뮌헨 근교의 도시를 기차나 대중 교통으로 유효 기한 내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 나와있다. 잘츠부르크의 경우 오스트리아의 도시이기는 하나 독일 국경에서 가깝고 뮌헨까지 2시간도 채 안걸리다 보니 이 바이에른 티켓으로 이용 가능한 도시에 포함되어 있는거네요.

오후 7시 5분경 우리 부부를 태운 기차는 뮌헨 중앙역에 도착한다. 잘츠부르크를 출발해 약 1시간 50분 정도 걸린 셈이다.



구글 지도에서 안내하는 대로 중앙역 입구에 있는 트램 정류장에서 16번 트램을 기다린다. 미리 예약해 놓은 Citadines Hotel이 이 곳 뮌헨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다섯 정류장 거리라고 나오지만 다른 교통편에 비해 구간 사이 거리가 짧은 편이라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밤에 캐리어와 가방을 들고 걸어가기에는 무리이고, 무엇보다도 바이에른 티켓을 가지고 있어 내일 새벽 3시까지는 별도로 교통 티켓을 구입하지 않아도 대중 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므로 굳이 걸어 갈 필요가 없는거다.



약 5분 정도 기다려 도착하는 16번 트램을 타고 호텔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다섯 정거장 지나 하차하니 바로 옆에 우리 부부가 예약해 놓은 Citadines Hotel 간판이 눈에 띈다. 호텔 리셉션 직원에게 예약 바우처를 보여주고 510호 객실로 배정받아 체크인을 마친다. 객실에 들어서니 방은 넓고 좋아보이나 정작 기대했던 주방 시설이 안보이더군요. 객실내 주방 시설이 있다는 예약 확인 메일을 믿고서 잘츠부르크에서 햇반, 라면, 육개장 등 한국 식료품을 사가지고 온 터라 난감한 상황이다.


리셉션에 찾아가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보내 온 예약 확정 메일을 보여주니 직원이 클래식 룸에는 본래 주방 시설이 없다고 한다. 약간 가격이 비싼 스튜디오 룸에는 주방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데 아마도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클래식 룸에 주방 시설이 있는 것으로 잘못 표기해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한다. 그리고는 안타깝게도 오늘은 주방 시설이 갖추어진 스튜디오 룸이 만실이라 내일부터 남은 2박은 스튜디오 룸으로 변경해 주겠다고 한다. 클래식 룸으로 예약해 놓고 주방 시설 때문에 추가 비용없이 가격이 조금 비싼 스튜디오 룸에서 남은 2박을 지낼 수 있게 된 거다.



2018년의 마지막 밤을 그냥 호텔에서 시간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거 같아 저녁 8시 30분경 호텔을 나서서 트램을 타고 시내로 이동한다. 호프브로이 하우스라는 유명 양조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양조장 안에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아래층 뿐만 아니라 위층에도 올라가 우리 두 사람이 앉을 만한 자리가 있나 서로 흩어져서 찾아보지만 대부분 손님들이 송년 파티와 더불어 신년 맞이를 함께 즐기려 하는지 떠날 줄을 모르더군요. 결국 양조장을 포기하고 시내 중심가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우리 두 사람의 조촐한 송년 및 신년맞이 모임을 위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찾아보지만 모두 허탕이다. 이미 대부분의 카페나 레스토랑 입구에는 예약 손님들로 가득찼다는 안내문이 걸려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빈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손님들로 줄지어 서 있는터라 내부를 둘러 볼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할 수 없이 시청 앞 마리엔 광장에서 쉴세없이 터지는 폭죽 놀이를 구경하며 대책을 논의한다. 아무래도 이 곳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야만 식사나 맥주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에 마리엔 광장 역에서 메트로(U-Bahn)를 타고 한 정거장만 이동하기로 한다. 그 곳에서도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지 못하면 트램을 타고 곧바로 호텔로 돌아가는 걸로 정한다.







마리엔 광장 역에서 U-Bahn 도시철도를 타고 한 정거장 이동해 Sendlinger Tor 정류장에 하차해 밖으로 나가니 조금 한산해 보인다. 구글 지도를 보고 근처에 이용 후기가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아가 보지만 이미 밤 11시를 넘어서고 있다보니 영업을 종료했다는 안내문만 우리를 반긴다. 주변을 둘러봐도 레스토랑은 모두 영업을 마친 상황인지라 맥주나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라도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는 걸로 하고 구글 지도를 확대해 나와 집사람이 각각 하나씩만 골라 찾아가 보고 실패하면 그냥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우리 부부의 간절함이 전해진 건지 몰라도 내가 구글 지도에서 골라 찾아간 로컬 카페는 아직 영업 중이었으며 우리 부부가 들어서자 마침 구석 테이블에 앉았던 손님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순간이더군요. 다행이다 생각하고 그 자리에 앉았는데 직원이 다가와서 주방이 벌써 문을 닫았기에 음식 주문은 불가하고 맥주만 주문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이게 어디냐 하면서 각각 1리터짜리 생맥주를 한 잔씩 주문해 마신다. 로컬 카페에 앉아 옆 테이블에 앉은 현지인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다 보니 거의 12시가 다 되어간다. 이미 밖에서는 시원하게 쏘아 올리는 폭죽 소리에다 이들 폭죽이 다연발로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생맥주 1리터 짜리 두 잔 가격인 12유로에다 직원에게 송년 및 신년맞이 기념 팁으로 2유로를 건낸 후 카페를 나선다.




로컬 카페를 나서서 트램 정류장 근처로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되고 주변에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 폭죽들이 다연발로 터지고 있다. 2019년 새해를 독일 뮌헨의 한 길거리에서 맞이하게 되는 거다. 새해를 맞이하는 자축 이벤트를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기에 집사람과 가볍게 포옹을 하는 걸로 대신한다.






여기 저기에서 새해 맞이 기념으로 쏘아대는 폭죽은 거의 새벽 1시가 될 때까지 쉬지않고 굉음을 내며 하늘로 올라가서 사방으로 아름다운 불꽃을 내며 터진다. 벌써 사방은 흰색 폭죽 연기로 범벅이 되어 마치 자욱한 안개가 낀 느낌이 든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가는 호텔까지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야만 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구글 지도 상의 교통 정보를 보니 새벽 1시 조금 넘어 도착하는 트램이 있는 걸로 나오기에 트램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다행히도 구글 지도에서 제공하는 교통 정보가 정확히 들어맞아 트램 막차가 도착하네요. 트램을 타고 새벽 1시 반경 호텔 객실에 도착하니 생맥주 1리터를 마신게 저녁 식사의 전부인지라 허기가 몰려온다. 집사람은 별로 생각이 없다고 하기에 나 혼자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사가지고 온 라면을 하나 끓여 먹는다.



이미 2019년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2018년도 마지막 밤인 셈이다. 무탈하게 2018년도 한 해를 잘 보냈고, 2019년도 새해에도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독일 뮌헨에서의 첫날 밤이자 2018년도의 마지막 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