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Hungary)

[헝가리] 제1편 -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크리스마스 마켓과 다뉴브 강변 야경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12. 11:51

2018년 12월 26일 수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8일차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우여곡절 끝에 12시 출발 기차를 타고 오후 2시 40분경 헝가리 부다페스트 기차역에 도착했어요. 기차역 이름은 Budapest-Keleti 라는 곳으로 이틀 뒤인 12월 28일 오전 8시 40분에 이 곳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돌아가는 일정이 잡혀있답니다.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기차역 중앙 홀이 있는 곳으로 가니 오스트리아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다는 그 놈의 MAV-START 단말기를 쉽게 찾을 수 있더군요. 이메일로 받은 예약 번호를 입력하고서 28일에 비엔나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출력한다. MAV-START 예약 사이트에서 부다페스트에서 비엔나까지 두 사람의 편도 요금으로 38유로를 결제하고서 예약한 티켓이다. 26유로를 내고 비엔나에서 이 곳까지 두 사람 편도로 예약한 기차표는 티켓 콜렉션을 못해 고스란히 날렸으니 따지고 보면 헝가리 철도국에 64 유로를 지불한 셈이다. 


여러분들은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를 다녀올 때 헝가리 철도국(MAV-START)에서 기차표를 예약하는 게 너무 싸다고 저와 같이 왕복으로 예약하는 실수를 범하지 마시길... 오스트리아에는 티켓 콜렉션 하는 단말기가 하나도 없어요. 다만,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에 다녀오는 경우에는 헝가리 철도국에서 왕복으로 티켓을 예약하신 후 헝가리를 출발하기 전에 MAV-START 단말기에서 왕복 티켓을 한꺼번에 콜렉션 하면 아주 저렴하게 다녀오실 수가 있답니다.



비엔나로 돌아가는 기차표 콜렉션 후에 환전을 하려는데 중앙 홀 근처에 환전소가 안보인다.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유로화도 사용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어 그냥 유로화를 사용하거나 필요시 시내에서 환전하는 걸로 한다. 다만 교통 티켓을 구입해야 호텔까지 이동하게 될 건데 현지 화폐 포린트(Forint)가 없어서 어떻게 하나 고민이었는데 다행히도 단말기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걸로 나온다. 


기차역 입구 버스 정류장에 단말기 한 대가 서 있는데 날씨도 쌀쌀한 데다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므로 버스 대신에 메트로를 타는 걸로 하고 바로 옆 계단을 통해 메트로 역으로 내려간다. 메트로 역에는 단말기도 여러 대가 있고 한산하다. 두 사람이 2박 3일간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대중 교통을 여러 차례 이용해야 할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10매 묶음 티켓을 구입하고서 신용카드로 3,000 포린트(한화 약 12,000원)를 결제한다. 단말기에서는 자그마한 1회용 종이 티켓 10매에다 영수증에 해당하는 티켓이 한 장 더 나오더군요. 처음엔 왜 11장인가 하고 유심히 살펴봤더니 한 장은 다른 10매와는 다른 영수증이더군요.



메트로 탑승하기 전에 자그마한 검표 단말기에 각자 한 장의 티켓을 집어넣었는데 1회용 티켓이기 때문에 사용한 티켓이라는 표식으로 펀칭을 해주더군요. 체코나 오스트리아 와는 달리 티켓 상에 타임스탬프가 찍히지는 않지만 티켓 상에 QR 코드도 있는 데다가 펀칭이 되는 위치가 매번 다른 것으로 봐서 이 위치로 유효한 티켓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 같다. 아뭏든 이동 중에 검표원을 만나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드시 펀칭을 하고 이 티켓을 하차할 때 까지는 꼭 챙겨야만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부다페스트 기차역에서 메트로 2호선을 타고 세 정거장 지나 1호선으로 환승해 한 정거장 이동해 오페라 역에 하차한다. 이 메트로 노선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메트로 자체는 다를 바가 거의 없지만 역사 모습은 앤틱한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집사람이 예약해 놓은 K+K Opera Budapest 호텔은 오페라 역에서 불과 수십 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아주 쉽더군요. 다만 오페라 역에서 반대쪽 출구로 나서는 바람에 대로를 건너야만 했는데 초행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거지요. ㅎㅎ



오후 3시 20분경 K+K 호텔에 도착해 느릿한 직원들 덕분에 15분 남짓 기다렸다가 체크인을 마치고 310호실로 배정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부다페스트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두 사람 모두 침대에 쓰러져 휴식을 취한다.



호텔 객실에서 두어 시간 쉬다가 부다페스트의 미친 야경은 내일 저녁에 구경하더라도 오늘 남은 시간은 호텔 근처라도 구경하고 저녁 식사나 하고 들어오자는 생각으로 나선다. 호텔을 나선 시각이 오후 5시 40분 경인데 이미 주변은 어둠이 내려 깜깜하더군요. 구글 지도를 보고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성 이슈트반 성당으로 향한다. 



성 이슈트반 성당 바로 앞 광장에는 가운데에 자그마한 스케이트장이 갖추어져 있고 그 둘레로 몇몇 가게들이 임시로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이 형성되어 있다. 성 이슈트반 성당 내부를 먼저 구경하고 나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다가 추운 날씨와 궁합이 딱 맞는 핫와인을 두 잔 주문해 마신다. 한 잔에 3유로씩인데 커다란 1회용 컵에 따라주는 데 이거 한 잔 마시고 나니 몸도 따뜻해 지고 약간의 취기도 오르는 느낌이다. 맛깔스러운 로컬 음식들도 많이 팔고 있지만 바깥 날씨가 춥다보니 여기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애매하다. 조금 있다가 레스토랑 실내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떠나 도나우(Donau) 강을 향해 걷는다. 현지어로 도나우라 부르지만 우리는 영어 이름인 다뉴브(Danube) 강으로 잘 알려져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부터 천천히 10여분 걸어 다뉴브(도나우) 강변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세체니(Szechenyi) 다리가 눈앞에 펼쳐져 있고 강 건너편에 있는 부다(Buda) 성과 그 오른쪽 어부의 요새 야경이.한 눈에 들어온다.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운 편이지만 천천히 세체니 다리를 건너가면서 다뉴브 강 주변의 야경을 구경한다.  세체니 다리를 건너가 부다 성 근처에서 반대쪽을 바라보니 국회의사당의 야경도 눈부시게 다가온다. 여러차례 이러한 눈부신 야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아보려 시도했지만 곧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냥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새기는 걸로 만족해 한다. 부다 성 근처 강변에서 야경을 구경하다 배도 고프고 날씨도 쌀쌀한 터라 이 정도에서 야경 구경을 끝내고는 다시 세체니 다리를 되돌아 건너간다.



왔던 길을 되돌아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 곳으로 향하다 한 레스토랑 입구에서 메뉴판을 들고 있는 미모의 여성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레스토랑 분위기도 좋아보이고 레스토랑 내에 식사나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제법 있는 것 같기에 망설임 없이 따라 들어간다. 무엇보다도 메뉴에 내가 좋아하는 돼지 족발(Pork Knuckle)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내 창가 테이블에 앉아 굴라쉬와 돼지 족발 그리고 생맥주 두 잔을 주문하고서 허기진 배를 채운 다음 9,365 포린트(36유로)를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레스토랑 분위기도 좋고 음식들도 모두 맛있고 좋네요.  



레스토랑에서 나와 성 이슈트반 성당 앞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바로 옆에 무인 환전 단말기도 보이고 환전소도 있다. 계속 신용 카드만 사용할 수는 없고 소액 현금을 사용할 일이 있을 것 같아 100달러만 환전을 하기로 한다. 한국에서 챙겨 온 달러와 유로화를 모두 챙겨왔는데 앞으로 남은 여행시에 유로화를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달러를 포린트로 바꾸기로 한거다. 무인 환전 단말기는 유로화를 넣으면 포린트로 바꿔주는 단말기인양 표시되어 있어 달러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지는 않았어요. 100달러에 27,200포린트로 환전 가능한 것으로 환전율이 표시되어 있으나 창구 옆에 붙어있는 안내문에는 환전 금액에 따라 환전 수수료가 부과된다고 나와있다. 100달러를 27,200 포린트로 환전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500 포린트(한화 약 2,000원)라서 이를 차감하고 난 금액인 26,700포린트를 받았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과 성 이슈트반 성당을 다시금 잠시 둘러본 후 호텔로 귀가하다가 작은 마트가 보이기에 물과 맥주 그리고 안주거리 몇 개만 구입하고 방금 환전한 포린트로 계산을 한다. 잠시 후 밤 9시 15분경 호텔 객실에 도착해 집사람과 맥주 한 캔씩 나눠 마시며 내일 일정을 논의하는 걸로 해서 부다페스트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