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Austria)

[오스트리아] 제5편 - 성 피터 성당과 호프부르크 왕궁 주변 볼거리들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11. 00:41

2018년 12월 25일 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7일차입니다.


오전에 벨베데레 궁전을 구경하고 시내로 이동해 패스트푸드 점에서 간단히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후 1시를 넘어서고 있다. 오후에는 어디로 구경을 나서볼까 하면서 패스트푸드 점에서 구글 지도를 열어놓고 주변 볼거리들을 살핀다. 가까운 곳에 성 피터(St. Peter) 성당이 있어 다음 목적지로 정하고서 이동 도중에 도너의 샘(Donnerbrunnen, 혹은 도너 분수)이 있는 광장을 거쳐가는 걸로 한다. 


도너의 샘은 자그마한 광장 가운데에 게오르그 도너(Georg Donner)라는 조각가가 만든 분수와 조형물이 있는 곳인데 가장 최근의 방문 후기를 읽어보니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걸로 나온다. 혹시나 해서 광장에 도착하고 보니 정말로 도너의 샘이 있었던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곧바로 성 피터 성당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성 피터 성당 입구에 도착해 가랑비도 피할겸 성당 내부에 들어섰는데 의외로 실내 규모는 큰 편이다. 바로 근처에 유명한 슈테판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실제 기도를 드리러 온 현지인들이 조금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성당 입구쪽에서 힐끗 둘러보고 떠나거나 기도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며 구경하는 게 전부인 듯 하다. 우리는 각자 흩어져서 성당 내부를 구경하기도 하고 기도 의자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성 피터 성당 내부를 구경하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2시경에 성당을 나서서 호프부르크 왕궁과 승마 학교 건물이 있는 미하엘 광장으로 향한다. 미하엘 광장 근처에 모짜르트 초콜릿을 파는 가게가 보이기에 집사람과 함께 들어가 3.9 유로짜리 한 봉지를 구입한다. 계산을 하고 가게 입구를 나서자 마자 봉지를 뜯어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덜 달고 맛있네요. 두 사람 모두 너무 달면 맛이 없다 평하거든요. ㅎㅎ



미하엘 광장에서 호프부르크 왕궁 건물을 통과해 헬덴 광장으로 나서니 넓은 광장 좌측 편에 신왕궁 건물이 길게 펼쳐져 있다. 천천히 걸어 신왕궁 건물의 중앙 출입구로 들어서니 정면에 보안 검색대가 보인다. 아마 저 검색대를 통과하면 신왕궁 내부로 들어가는 것 같고, 오른쪽으로는 일반인들이 출입 가능한 도서관 느낌이 든다. 신왕궁도 도서관도 지금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할 상황은 아닌지라 그냥 중앙 출입구를 통해 되돌아 나선다. 



너른 광장에서 호프부르크 왕궁 반대편 통로로 나가니 앞 쪽에 두 개의 쌍둥이 건물이 서로 마주보며 서 있고 그 가운데에 자그마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다. 두 개의 쌍둥이 건물의 하나는 빈(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사 빅물관으로 나와있다. 두 개의 박물관에 들어가서 구경하는 것도 지금 두 사람에게는 흥미가 없는지라 그냥 크리스마스 마켓만 슬쩍 둘러본 뒤에 근처에 있는 트램 정류장에서 D 노선 트램을 타고 호텔로 향한다.



D 노선 트램을 타고 호텔 근처 비엔나 중앙역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호텔로 가지않고 비엔나 중앙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일 오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를 타게 될건데 이메일로 받은 게 바코드나 QR 코드가 담긴 이티켓이 아니라 예약 레퍼런스 번호와 열차 및 좌석 번호 뿐이라서 실물 티켓을 출력할 수 있는 단말기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비엔나 중앙역을 이리 저리 뒤져봤지만 헝가리 국영 철도 회사 MAV-START의 셀프 체크인 단말기는 안보인다. 중앙역에 있는 여행자 정보 센터를 찾아가 문의하니 이건 헝가리 철도 티켓이라 오스트리아에서는 어디에도 단말기을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메일 상에 나와있는 헝가리 국영 철도 회사의 고객 센터로 전화를 하니 역시나 헝가리 내에서만 실물 티켓으로 교환 가능하다고만 한다. 더불어 실물 티켓으로 출력하려면 가까운 헝가리의 기차역에 와서 출력해 가라고 한다. 내일 오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2인 26유로 짜리 편도 기차 티켓을 출력하기 위해 헝가리 국경 근처 기차역까지 다녀온다는 건 말도 안된다.


이메일 상에 열차 번호 및 좌석 번호까지 나와있는데 실물 티켓 없이 이것만 가지고 그냥 기차를 타면 어떻게 되나 물어보니 패널티가 있다고 한다. 더불어 자기 회사에서는 헝가리 국경에서 부터 부다페스트까지 패널티를 부과할 뿐이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헝가리 국경까지 구간의 패널티는 오스트리아 철도국 소관이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 티켓은 환불이 불가한 티켓이라 하기에 일단 전화 통화를 끊고 차분히 정리해 보기로 한다.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오스트리아 철도 회사 OBB 티켓을 구입하는 가격보다 헝가리 철도회사 MAV-START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입하는 게 요금이 1/3 수준이라서 주저없이 예약을 했건만 결국은 싼게 비지떡이라 하듯이 이게 답이 아닌거로 판명된 거다. 


부다페스트에서의 2박 숙박이 환불 불가로 예약되어 있으므로 내일 아침에 이 곳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가야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내일 아침에 부다페스트로 가는 오스트리아 기차표가 있나 확인하는 게 급선무이다. 근처에 있는 OBB 오피스에 가서 자초 지종을 얘기하니 새로이 오스트리아 기차표를 끊는 게 나을거다 추천하면서 내일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는 시간대 별로 좌석이 있고 두 사람의 요금은 80.4 유로라고 알려준다. 기차표를 다시 구입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 상황이므로 일단 호텔에 돌아가서 헝가리 국영 철도회사에 다시 전화 문의해서(중앙역에선 주변 소음으로 인해 전화 통화에 약간 애로가 있었음) 패널티 금액이 어느 수준인지를 재평가 한 후에 패널티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티켓을 구입할 것인가를 결정하기로 한다. 여차하면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비용 절감 측면에서 버스를 타고 부다페스트로 이동하는 경우도 고려하기로 한다.


당초 중앙역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서 골라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에 들어가려다가 기차표 문제가 더 시급한 터라 중앙역내 한국인 여주인이 운영하는 Akakiko 가게에서 컵라면 두 개를 사고 슈퍼에서 큰 생수를 한 병 구입하고는 곧바로 호텔로 이동한다.



오후 6시경 호텔에 도착해 조용한 환경에서 다시 헝가리 국영 철도 MAV-START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실물 티켓없이 탑승시 패널티 금액 확인한다. 한국에서 구입해 온 O2 유럽 통합 유심에 1,000분 무료 통화가 포함되어 있어 요금 걱정없이 전화를 걸 수 있어 편리하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는 것도 부담이 없어 좋구요. 


헝가리 국경부터 부다페스트까지는 1인 30유로의 패널티가 부과되고, 기차 내에서 헝가리 구간의 새로운 티켓을 구입해야 하므로 1인당 23유로가 든다고 한다. 그리고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고객센터 사무실로 찾아오면 이전 예약 정보를 확인해서 1인당 패널티를 10유로만 납부토록 조치해 주겠다고 한다. 이 방법을 선택하게 되면 1인당 33유로의 추가 비용이 들게되고, 집사람과 함께 총 66유로가 추가로 드는 셈이다. 그런데 이 패널티는 헝가리 국경에서부터 부다페스트까지 해당될 뿐이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헝가리 국경까지는 오스트리아 철도국 담당이라 자신들은 패널티 금액과 티켓 요금 확인이 불가하다고 한다. 


더 이상의 전화 통화는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전화를 끊는다. MAV-START 사이트에서 실제 두 사람의 티켓을 예약했고(2인 편도 요금 26유로) 배정된 좌석번호까지 있으니 내일 아침에 무작정 해당 헝가리 기차를 타게 되면 어찌될까도 생각을 해본다. 검표원이 사정을 봐줘서 아무 문제없이 부다페스트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두 번의 고객센터 상담원과의 통화에서(서로 다른 상담원이었음) 계속 패널티 얘기를 하는 걸로 봐서 오스트리아 구간과 헝가리 구간에서 모두 패널티를 받게되면 아마도 100유로 이상의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냥 안전하게 헝가리 철도국 사이트에 예약했던 26유로 티켓을 포기하는 걸로 하고 오스트리아 기차표를 새로이 예약하는 걸로 맘을 정한다. Trainline 앱을 실행해 오전 9시 42분에 비엔나 중앙역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OBB 기차표를 예약하고, 2인 편도 80.4 유로의 요금은 신용카드 이외에 페이팔(PayPal) 결제가 가능하기에 그 동안 집사람이 페이팔에 모아놓은 적립금을 이용해 결제를 마무리한다. 그 동안 해외 여행시에 집사람이 호텔들을 예약하면서 이베이츠(http://ebates.com) 사이트를 경유하고서 3~4% 적립금을 받아 페이팔 계정에 모아놓았던 건데 이번에 요긴하게 사용하게 되었네요.



헝가리 철도국 MAV-START를 통해 예약했던 26유로는 환불 불가인지라 포기해야하고 새로이 80.4 유로를 내고 오스트리아 기차를 예약한 거라 결국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편도 기차요금으로 2인 106.4 유로를 지불한 셈이 된다.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가는 FLiX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 봤으나 2인 버스 요금이 70유로나 하더군요. 기차를 이용하는 것과는 불과 10.4유로 밖에 차이가 안나고, 이동 시간은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데다가 호텔에서 FLiX 버스를 타러가는 데 드는 교통비까지 고려하면 기차를 이용하는 게 더 나은 셈이다.


새로운 기차표를 구입한 걸로 모든 상황을 마무리 하고서, 저녁 7시경 어제 Billa 마트에서 구입한 삶은 계란을 컵라면에다 담가 함께 먹으면서 맥주 두 캔을 비우고 휴식을 취한다. 컵라면에 부을 뜨거운 물은 객실 내에 있는 커피 머신에다 커피 캡슐을 넣지않고 뜨거운 물만 수차례 뽑아낸 거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