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Austria)

[오스트리아] 제3편 - 슈테판 성당과 비엔나 시청앞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9. 21:30

2018년 12월 24일 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6일차입니다.


쇤브룬 궁전을 구경하고 시내로 돌아와 슈테판 성당 앞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나니 벌써 오후 4시를 넘어서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바로 앞에 멋진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는 슈테판 성당으로 들어가니 성당 안쪽으로는 더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제 창살로 막아놓고 있네요. 그 틈으로 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있는데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웅성대며 내부로 통하는 출입문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우리 부부도 사람들 틈새에 끼어었는데 그 때 출입문이 개방되면서 떠밀려 들어가다 시피 성당 내부로 들어서게 되었네요.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자리를 차지하려고 분주하기에 우리도 영문을 모른채 뒷쪽 가운데 복도쪽에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 불과 2~3분도 채 안걸려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만석이 되더군요.



아무래도 내일이 크리스마스라서 오늘 성대한 미사 행사가 있는 듯한 느낌인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에 성당 직원들이 미사 안내문을 하나씩 돌린다. 잠시 후 4시 반부터 진행되는 행사로서 독일어를 잘 모르지만 겉표지에 모짜르트 이름이 나오는 걸로 봐서 미사 중간 중간에 모짜르트 음악에 맞춰 성가대의 합창 공연이 펼쳐지는 걸로 예상된다.



아직 미사가 시작되려면 10여분 시간이 남아있다. 며칠 전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성모교회에서는 출입문을 닫아버려 의도치 않게 1시간 가량 미사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곳 슈테판 성당에서 성가대의 멋진 공연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행운일거라 생각하며 차분히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린다. 아직도 빈 좌석을 찾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잠시 집사람에게 내 자리를 맡아달라 해놓고 성당 안쪽으로 들어가 파이프 오르간과 성가대가 있는 근처를 급히 구경하고 돌아온다.    



오후 4시 반부터 진행된 미사는 모두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중간 중간에 모짜르트의 음악에 맞춘 성가대의 합창이 이어져 마치 공연을 관람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더군요. 독일 드레스덴의 성모 교회와는 달리 뒷쪽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어 미사 도중에 빠져나갈 수도 있었지만 언제 이러한 멋진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있을까 생각하며 미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답니다. 미사의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의 주요 모습은 고프로를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으로 보여드릴께요.    






1시간 정도 지난 오후 5시 반경에 미사 행사는 끝이나고 이어 성당 내부를 자유롭게 구경할 수가 있더군요. 집사람과 둘이서 성당 안쪽부터 시작해 성당 내부를 천천히 구경한다. 행사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고 있는 성가대 단원들 모습도 지켜볼 수가 있더군요. 출입구 근처에 초를 파는 셀프 가판대가 있기에 유로화 동전을 몇개 넣고 집사람은 가늘고 긴 초를, 저는 납작한 초를 골라 불을 붙여놓고 작은 소원을 빌었네요.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비밀....ㅎㅎ

  


슈테판 성당에서 미사 참석 및 내부 구경을 마치고서 오후 6시경에 성당을 나서니 이미 밖에는 날이 어두워 졌네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당 주변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고, 이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슈테판 성당 건물에서는 은은한 종소리를 계속 내뿜고 있다. 그리고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화려한 조명이 성당 외벽을 비추고 있어 한층 성스러운 분위기와 멋스러움을 연출하고 있다.  




슈테판 성당에서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방향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은 조명속을 천천히 걸으며 어디에선가 울려퍼지는 캐롤송을 듣다보니 중년을 넘기고 있는 내가 성탄 분위기에 심취되고 있음을 느낀다. 오페라 하우스 입구에서 집사람이 비엔나 시청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러 가자고 하네요. 구글 지도를 살펴보니 그리 멀지않은 것 같기에 이 분위기를 살려 천천히 데이트 삼아 걸어가기로 한다.  





비엔나 시내 밤길을 20여분 걸어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에 도착했는데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화려함은 대충 예상을 했던 바이지만 그 뒷편에 우뚝 서 있는 다섯 개의 뾰족한 비엔나 시청사 건물은 자체 야경도 아름답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병풍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대부분 먹고 마시는 가게들이다. 날씨가 추운 편이라 따뜻한 와인을 한 잔씩 사 마시려는데 이제 겨우 저녁 7시를 넘어서고 있는데 일제히 문을 닫기 시작하더군요. 허겁 지겁 문닫기 직전의 한 가게를 찾아서 와인 두 잔을 주문하니 우리 부부가 마지막 손님이라면서 나머지 손님들은 되돌려 보낸다. 이럴 때 사용하는 말... 왕재수!!


이 곳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가게마다 색다른 컵에다 와인을 담아 판매하는데 이 가게는 빨간색의 하트 모양의 컵이더군요. 와인 가격은 컵을 포함해 한 잔에 7유로인데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3.5유로를 돌려주고, 빈 컵을 가져와서 와인만 주문하면 3.5유로만 내면 되는 식이다. 그런데 지금은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컵을 반납하려면 내일 다시 방문하라고 한다. 내일 이 곳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컵 두개를 구입한 거라 생각하련다. 컵의 색깔을 고를 수가 있었는데 다급히 주문하다 보니 미처 생각치 못하고 두 사람 모두 그냥 주인이 건네주는 빨간색 컵을 받았네요. 하긴 지금 이 나이에 젊은 커플 마냥 컵의 색깔은 챙겨서 뭐하리오...ㅎㅎ  



따뜻한 와인을 마시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의 폐장 분위기를 좀 더 구경한 뒤 마켓 입구에서 D 노선 트램을 타고 호텔로 향한다. 두어 정거장 이동하다 보니 반대 방향으로 가는 트램을 탄거지 뭐예요. 다시 트램에서 하차해 반대쪽으로 가는 트램으로 갈아타고서 저녁 8시경 호텔에 도착해 비엔나에서의 차분한 크리스마스 전야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