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Czech)

[체코] 제7편(마지막편) - 체스키 크룸로프를 구경한 후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8. 11:24

2018년 12월 23일 일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5일차입니다.


어젯밤에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을 둘러보며 대충 구경을 했지만 오늘은 오후 3시 45분에 CK 셔틀을 타고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떠나기까지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으므로 크룸로프 성을 비롯한 마을 구석 구석을 다시금 돌아다니며 구경할 예정이다.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기는 하지만 아침 식사를 한 뒤에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크룸로프 성을 구경하고 호텔에 돌아와 11시까지로 규정된 체크 아웃을 하는 걸로 오전 일정을 잡는다. 그리고 체크 아웃 이후에는 캐리어를 호텔에다 맡겨두고서 마을 여기 저기를 구경하고 돌아와 오후 3시 반에 출발하는 CK 셔틀을 타는 걸로 오후 일정을 잡는다.


7시 반경에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조식 뷔페 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를 이 시간 즈음에 해야 크룸로프 성을 한 두시간 구경하고 돌아와 오전 11시까지 체크아웃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많이 차려놓은 음식들은 아니지만 샐러드와 빵 그리고 계란 요리로 배를 채운다.



오전 8시경 호텔을 나서는 데 바로 오른쪽에 록시땅(L'OCCITANE) 매장이 보인다. 이 곳 벨뷰 호텔에서 객실에 제공하는 세면과 목욕 용품들이 모두 록시땅 제품인 것은 바로 이 곳 가게와 직접 연관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가령 호텔에서 이 곳 록시땅 가게도 같이 운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처럼... 아니면 말고...ㅎㅎ



호텔을 나서서 불과 2~3분 거리에 크룸로프 성 입구가 있다. 이 곳 입구에 발코니를 마련해 테이블을 세팅해 놓은 레스토랑겸 숙소가 있는데 집사람이 아무래도 이 곳이 [꽃보다 할배] 여행팀이 묵었던 숙소인거 같다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런것 같기도 하다. 역시나 아니면 말고...ㅎㅎ



별도로 크룸로프 성 입장료는 없으며 성 입구로 들어서서 좌측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탑에 올라가려면 별도로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2년 전에 나 혼자서 이곳에 왔을 때에는 탑 꼭대기에 올라가 마을을 조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겨울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탑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굳게 닫혀있다. 나중에 성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 곳에 다시 들러 보기로 한다.



광장을 지나 좌우에 해자가 있는 다리를 지나면 터널처럼 된 제대로 된 성 입구가 나온다. 다리 좌우에 있는 해자에는 침입자의 접근을 막기위해 야생의 곰을 풀어놓았다고 하는데 양쪽을 아무리 살펴봐도 곰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2년 전에 나 혼자서 이 곳 크룸로프 성을 구경할 때에는 그런 사실도 몰랐던 터라 해자를 유심히 살펴보질 않았거든요. [꽃보다 할배]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이 곳에 곰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서 이번에는 곰을 구경하나 했는데 아쉽게도 수포로 돌아간다. 아마 추운 겨울이다 보니 별도의 시설로 곰을 옮겨놓았거나 아니면 해자 어딘가에 곰이 숨어있어 그 모습을 구경할 수 없는 거 같다.  

 


성 입구에 들어서서 터널같은 길을 따라 지나가면 망토의 다리가 나온다. 많은 단체 여행객들이 이 곳에서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을 조망하는 곳이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뷰가 더 좋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지만 가이드를 동반한 여행객들은 이 곳에서 모여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씨가 쌀쌀한 겨울인데다가 지금 시각이 오전 8시 45분경에 불과해 단체 여행객들이 거의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1박을 하게 되면 이렇게 조용히 크룸로프 성을 구경할 수 있어 좋네요.  



망토의 다리에서 조금 더 걸어 들어가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이 곳 역시 지금은 한산하기만 하다. 집사람과 둘이서 한참의 시간 동안 이 곳에서 마을을 조망하기도 하고 망토의 다리와 우뚝 솟아있는 탑을 구경한다. 분홍색으로 칠한 뾰족한 탑에서는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공주가 손을 흔들어 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보통 단체 여행객들은 이 곳 전망대에서 순서 다투며 사진을 찍고 나서 크룸로프 성 구경을 끝마친 걸로 하고는 되돌아 가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전 11시에 호텔 체크아웃을 할 예정이기에 오전 10시 반경까지는 이 곳 크룸로프 성의 여기 저기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제 겨우 오전 9시를 갓 넘긴 시각이라 천천히 주변을 구경하며 자메츠카(Zamecka) 정원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내가 2년 전에 자메츠카 정원의 맨 뒷편 끝까지 혼자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 터라 집사람에게 이 곳 정원의 일부라도 구경을 시켜주기 위함이다. 



정원이 시작되는 입구에 도착하니 안타깝게도 철문이 굳게 닫혀있고 자그마한 안내문에는 오늘은 개장을 안하는 걸로 적혀 있다. 안내문 상에는 오늘 하루만 개장을 안하는 듯 적혀있지만 아마도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잎과 꽃들이 무성하게 피어날 때까지는 계속 이 안내문이 붙어있고 개장을 안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철문 사이로 자메츠카 정원을 조망한 후에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간다. 경사면을 따라 걸어내려 가면서 크룸로프 성과 마을을 조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시 전망대에 들러 마치 복습이나 하는 듯 성과 마을을 조망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린다.



거의 오전 10시가 되어가는 데도 뾰족한 탑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굳게 닫혀있다. 아마도 겨울 시즌에는 안전을 생각해서 이 곳은 개방을 안하는 걸로 예상된다. 자메츠카 정원과 이 곳 탑을 모두 구경하지 못하게 된 터라 더 이상 크룸로프 성에서 머물 필요가 없기에 오전 10시경에 크룸로프 성을 나서서 호텔로 향한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 호텔에 도착해 객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여행 가방을 챙긴다. 거의 11시 정각에 호텔 규정에 따라 체크아웃을 하고서는 캐리어와 여행 가방을 모두 호텔 직원에게 맡겨달라고 한다. 나중에 오후 3시 반경에 출발하는 CK 셔틀을 타게 될건데 오후 3시 15분까지는 호텔에 돌아오겠다고 전한다. 



호텔을 나서서 크룸로프 성 입구를 지나 이발사의 다리가 있는 곳으로 향하다가 좌측 샛길로 빠져 강변으로 향한다. 길거리 여기 저기에 각양 각색의 조형물들이 많이 놓여져 있어 아기자기한 맛을 자아낸다. 강변에서 이발사의 다리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며 구경하다 카페를 통해 이발사의 다리 위로 올라간다. 강변에서 다리 위로 올라가는 길이 없는지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가지않고 카페를 통과해 갔는데 약간 미안한 느낌은 들더군요. 강변 발코니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라도 한 잔 마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있다가 점심 식사를 하게 될거라 그냥 패스하기로 한거지요.



어젯밤에 이발사의 다리를 슬쩍 지나가긴 했지만 이번에는 다리 위에 서서 크룸로프 성을 비롯한 주변 모습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진다. 여행객들이 조금 한산한 틈을 타서 기념 사진도 남기는 것도 빼먹지 않았구요.

  


이발사의 다리를 지나 광장이 있는 곳으로 향하다 우측으로 난 첫번째 골목으로 빠진다. 이 곳으로 조금 걸어가면 어제 저녁에 우리 부부가 꼴레뇨에 맥주를 마시던 레스토랑이 나오는 거다. 중간에 CK 셔틀 오피스가 있기에 입구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살펴보니 이 곳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800 코루나에 예약 가능한 것으로 적혀있다. CK 셔틀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1,000코루나에 예약을 했는데... 


오피스에 들어가 홈페이지 상에서 셔틀 예약보다 이 곳 오피스에 직접 방문해 티켓 구입하는 것이 싼거냐고 물어보니 여름 시즌에는 800 코루나에 예약 가능하고 지금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1,000 코루나가 정상 판매 가격이라 한다. 지금 시즌이 여행 비수기 인거 같고, 오히려 비수기에 가격이 저렴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조금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내 생각에 불과한 터라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 하고 오피스를 나선다.



어젯밤에 꼴레뇨 안주에다 맥주를 마셨던 레스토랑 앞을 지나 망토의 다리를 올려다 보며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 중간 중간에 숨은 볼거리들을 구경하고 망토의 다리, 크룸로프 성 그리고 이발사의 다리를 강 상류 쪽에서 구경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느 장소에서 바라 보는가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어젯밤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 있던 광장으로 향한다. 자그마한 시청 청사도 이 곳 광장에 위치해 있다. 이 곳 광장에서 점심 식사나 할까 생각했는데 마땅한 레스토랑이 안보이는 것 같아 샛길로 빠져 마을 반대쪽으로 더 이동한다. 아직 그렇게 배가 고픈건 아니라서 중간 중간에 숨은 볼거리도 구경하기도 하고 그럴싸한 레스토랑도 찾아다니는 셈이다.



강을 가로지른 큰 다리를 건너 작은 언덕에 오르면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 중심부를 기준으로 크룸로프 성의 반대쪽에 이르게 된다. 이 곳에서는 크룸로프 성에서 바라보는 전경과는 또 다른 모습의 체스키 크룸로프 모습을 구경할 수가 있다. 2년 전에 나 혼자서 마을 여기 저기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장소이다. 집사람에게 이 곳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이 곳까지 안내를 한 거다. 집사람 역시 이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전망이 좋다는 얘기를 한다. 



아쉬운 점은 이 곳까지 오는 동안에 가격 저렴하면서 두 사람의 입맛을 자극할 만한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거다. 다시 언덕을 내려가 큰 다리를 건너 바로 앞에 빤히 보히는 대성당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대성당을 가볍게 구경하고 나서 쿱(Coop) 마트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걷는다. 점심 식사를 할 만한 레스토랑을 찾기도 하겠지만 오늘부터 크리스마스 전후 3박 4일 동안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머무는 동안에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한 누군가의 여행 블로그에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마트가 문을 닫아 고생을 했다는 글을 집사람이 읽어보고는 이 곳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미리 먹거리 쇼핑을 해서 비엔나로 떠나는 걸로 하자네요. 쿱 마트가 있는 곳으로 향하다가 크룸로프 성을 조망할 수 있는 또 다른 뷰포인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구경을 한다. 



잠시 후 쿱 마트가 있는 곳에 들렀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라 오전 11시까지만 영업하는 걸로 적혀있다. 비엔나에서의 먹거리 해결을 어찌할 것인가 걱정이 조금 되었으나 크리스마스 전후라 하더라도 대도시에 문을 연 레스토랑이나 마트가 그리 없을까나 하며 애써 걱정을 떨쳐버린다. 


낮 12시 반을 지나고 있고 집사람이 많이 걸어 피곤하다 하기에 조금 전에 뷰포인트를 지나면서 눈여겨 본 레스토랑에서 뭐든 배를 채우기로 하고 되돌아 간다.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편이나 분위기는 나쁘지가 않다. 커피와 데운 와인 그리고 피자를 주문해 놓고 바깥 베란다 쪽으로 나가 크룸로프 성과 그 주변을 조망한다. 날이 포근하면 이 곳 전망좋은 베란다에서 식사를 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베란다의 테이블은 겨울 시즌 동안에는 이용 불가로 되어있다.

 


점심 식사비로 260 코루나 나왔는데 직원이 은근슬쩍 팁을 원하는 것 같기에 30 코루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나선다.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을 둘러 볼 만큼 둘러본 데다가 아직 두 시간 정도 시간 여유가 남아있기에 두사람이 가진 약 1,200 코루나(한화 약 6만원)를 모아서 집사람의 쇼핑에 올인하기로 한다. 어차피 오늘 체코를 떠나면 쓸 수 없는 돈이기 때문이다. 이미 집사람은 인터넷 블로그를 보고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꼭 들러야 하는 매장과 거기에서 구입해야 하는 물품 정보를 찾아놓았더군요. 남은 코루나가 없더라도 신용카드로 몇가지 기념품을 살 예정이었다 하면서...ㅎㅎ


이제부터는 집사람 꽁무니만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호텔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다 Apoteka 매장에 들러 3분 마스크팩을 299 코루나에 구입하고, Botanicus 매장에 들러 Facial Oil을 305 코루나에 구입하네요. 유명 여행지에 들리면 빼먹지 않고 구입하는 마그네틱도 저렴하게 파는 곳을 찾아다니다가 Galerie 맞은 편에 있는 Pension Galko 라는 작은 가게에 들러 79 코루나를 주고 마그네틱을 구입한다.



세 곳의 가게에 들러 쇼핑을 마친 집사람이 이제 이 부근에서는 더 이상 살게 없다 하네요. 아직도 1시간 남짓 시간도 남고 코루나 현금도 남았다기에 근처에 있는 한 카페로 집사람을 안내한다. 내가 2년 전에 이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셨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바깥 기온이 쌀쌀한 관계로 실내 테이블에 앉아 맥주와 데운 와인 그리고 전통 허니 케익 조각을 주문해 남은 여정을 얘기하며 휴식을 취한다. 카페에서 20여분 시간을 보낸 후 동전 지갑에 든 동전 위주로 189 코루나를 계산하고 호텔 방향으로 이동한다. 



카페에서 나와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 호텔로 향하다가 집사람이 굴뚝빵을 파는 가게 앞에 멈춰서네요.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지만 나중에 비엔나로 이동 중에 허기가 느껴지면 먹을 거라면서 하나를 구입하네요. 

굴뚝빵을 사들고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Manufaktura 매장에 들러 딸내미에게 줄 핸드크림과 립밤 선물 세트를 사고는 남은 코루나를 모두 털어 418 코루나를 계산한다. 사실은 남아있는 코루나에 맞춰 딸내미 선물을 구입한 거다.  오후 3시 15분경 호텔에 도착해 캐리어와 가방들을 찾아 쇼핑 물품들을 채워넣은 후 장거리 이동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두 사람 모두 호텔 화장실에 다녀오자 호텔 입구에 CK 셔틀이 도착하네요.



우리 부부가 첫 탑승객이라 운전석 바로 뒷편에 자리를 잡는다. 캐리어랑 여행 가방은 셔틀 맨 뒷쪽에다 실었구요. 오후 3시 반경 벨뷰 호텔 입구에서 출발한 CK 셔틀은 마을내 숙소 세 곳을 더 찾아가 손님들을 태운다. 중간에 공사중인 막다른 좁은 골목에서 되돌아 나가느라 15분 가량 지체가 된거 같다. 오후 4시 5분경 우리 가족이 점심 식사를 했던 레스토랑 근처에서 마지막 두 명의 승객을 태우고는 체스키 크룸로프를 출발해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한다. 당초 출발 예정이었던 3시 45분에서 20분 늦게 출발하게 된거다. 공교롭게도 모든 승객이 한국인이네요. 구글 지도상으로는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비엔나까지는 2시간 45분 걸리는 걸로 나온다. 운전사는 교통 상황에 따라 3시간에서 3시간 반이 걸린다고 하며, 약 2시간 정도 이동해 오스트리아에 들어서서 휴게소에 있는 맥도날드 앞에서 잠시 정차를 할거라고 안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