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Czech)

[체코] 제5편 - 프라하 성과 파머스 마켓을 구경한 후 체스키 크룸로프로 떠나다

민지짱여행짱 2019. 2. 1. 15:42

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4일차입니다.


오늘은 오후 3시에 안델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체스키 크룸로프로 이동할 예정이다. 당초 이 곳 프라하에서 하룻밤을 더 보낼 예정이었지만 여행 일정 조율 중에 프라하 여행 일정을 하루 줄이게 된거예요. 하지만 오늘 오후 3시까지는 프라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므로 프라하 여행 일정이 그리 많이 줄어든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전 7시 반경에 1층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서 무료 조식 뷔페로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호텔 객실 예약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이렇게 아침 식사를 하지만... 평소에 아침을 늦게 먹고 점심 건너뛰고 저녁을 먹는 식으로 1일 2식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이른 아침에 먹는 아침 식사를 그리 배불리 먹진 못하겠더라구요. 오늘도 약간의 야채 샐러드와 토스트 사이에 스크램블 에그를 넣어 직접 만든 샌드위치로 아침 식사를 대신합니다. 생각해 보니 이 정도 먹으면 배불리 먹은 셈이 되네요. ㅎㅎ



오늘 낮 12시에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로칼 함부르크(Lokal Hamburk) 레스토랑에서 점심 약속이 잡혀있다. 내가 석사과정을 지도한 네팔 유학생이 이 곳 프라하에 있는 장애인용 휴대폰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어 오늘 함께 만나기로 한거다.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에 있는 동안에 체코인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그러다 보니 최근에 이 곳 체코에 있는 IT 관련 회사에 취업을 시도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는 맘으로 오늘 이들 커플을 만나서 함께 식사도 하고 면세품으로 구입한 20개들이 국산 마스크팩을 선물로 줄 예정이다. 


오전 9시 45분경에 호텔 리셉션에서 체크 아웃을 한 후 기내용 캐리어 포함 3개의 가방을 컨시어지에 맡기고 호텔을 나선다. 낮 12시까지 약속해 놓은 레스토랑을 찾아가면 되므로 2시간 남짓 시간 여유가 있다. 왠만한 프라하 시내의 볼거리는 구경을 한 것 같아 엊그제 궂은 날씨에 둘러봤던 프라하 성을 한번 더 구경하고 돌아오기로 한다.


프라하 성까지는 이 곳 플로렌스 역에서 메트로를 타고 세 정거장 이동해 나로드니(Narodni) 역에서 하차해 22번 또는 23번 트램을 타고 프라하성 북쪽 출입구에 아주 가까운 곳에 하차하면 된다. 환승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20여분 걸리기 때문에 30분 유효한 24 코루나짜리 교통 티켓이면 충분하다.

  


엊그제 이 곳에 왔을 땐 눈이 많이 내리는 관계로 집사람이 성 비투스 대성당의 웅장한 외부 모습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별도로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건물 외부 위주로 구경을 하기로 한다. 티켓이 없어도 성 비투스 대성당은 무료 관람 존에서 충분히 내부를 구경할 수가 있기 때문에 잠시 시간을 내어 대성당 내부도 다시 관람하는 시간을 가진다.



성 비투스 대성당 내외부 구경을 마친 후 곧바로 프라하성 남쪽 출입구 방향으로 나선다. 엊그제 남쪽 출입구 앞 전망대에서 흰 눈으로 뒤덮힌 건물 지붕들만 구경을 한 셈이라서 오늘은 붉은색 지붕들로 늘어선 모습을 구경하기 위함이다. 약간 날씨가 흐리긴 하지만 엊그제 내린 눈은 말끔히 사라지고 붉은색 지붕들이 늘어선 모습을 구경할 수가 있네요.



프라하 성 구경을 마치고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가다 집사람이 TV 방송에서 짠내투어 여행팀이 들렀던 파머스 마켓에 가봤으면 한다. 토요일에만 열리는 마켓이라 하는데 마침 오늘이 토요일이다. 약속 시간까지 40여분 가량 남아있기에 구글 지도를 검색하니 이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도 지금 이동해 파머스 마켓을 구경하고 다시 약속 장소까지 가려면 약간 늦을 거 같아 SNS 메시지를 보내 12시 30분에 만나는 걸로 점심 약속을 연기한다.


구글 지도에서 안내하는 대로 이 곳에서 2번 트램을 타야하는 데 트램 정류장에는 교통 티켓 판매기가 없다. 바로 근처에 있는 말로스트란스카 메트로 역에 가서 30분 유효한 24 코루나짜리 티켓을 6매를 한꺼번에 신용카드로 구입한다. 여기서 트램을 타고 파머스 마켓까지 갈 때 2매, 파머스 마켓에서 호텔 근처 점심 약속 장소까지 이동시 2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텔에서 안델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2매 이렇게 모두 6매의 티켓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머스 마켓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35분이 되었네요. 파머스 마켓이라 해봐야 주로 농산물과 먹거리를 파는 벼룩시장인 셈이다. 우리 부부는 재래 시장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프라하 시내에 하벨 시장이 있기는 하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상업화에 물든 곳이라서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 보니 현지인들 대상으로 토요일에만 열리고 있는 이런 벼룩 시장을 찾아오게 된거랍니다.


그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집사람과 둘이서 약 30분 정도 천천히 둘러보고 블타바 강변 풍경도 구경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구글 지도를 검색하니 이 곳 파머스 마켓에서 점심 약속 장소인 Lokal Hamburk 레스토랑까지는 3번 트램을 타고 약 20분 걸리는 걸로 나온다. 낮 12시 조금 안되어 파머스 마켓 근처 트램 정류장에서 3번 트램을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해 레스토랑 입구에서 제자를 만난다. 아쉽게도 여자 친구는 아침부터 몸 상태가 좋치않아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레스토랑에 자리 잡은 후 맥주와 음식 주문을 하고 미리 챙겨 온 여자 친구의 선물을 전해주니 고맙다고 인사한다. 한국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1년 반 동안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자격을 취득하고서 이후 2년간 대학원 과정에서 우수한 연구 능력과 기술 개발 능력을 보여준 참으로 아까운 녀석이다.



오후 1시 반경에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10분 정도 함께 걸어 호텔 입구에 도착한다. 제자 역시 호텔 맞은 편에 있는 플로렌스 역에서 메트로를 타고 집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앞으로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기에 SNS를 통해 자주 연락 주고받기로 하고는 아쉬운 작별을 한다. 호텔에 맡겨 놓았던 캐리어와 가방들을 찾아 오후 2시경 메트로를 타고서 안델역에서 하차한다. 안델역 근처에 있는 나 크니제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겨우 오후 2시 20분이네요.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해 놓았기에 너무 여유있게 도착한 것이다. 휑한 공터에 마련된 시외버스 정류장이다 보니 찬 바람이 불어와 더 춥게 느껴진다. 30분 가량 둘이서 움츠리고 앉아 얘기를 나누며 버스를 기다리다 2시 50분경에 버스에 탑승한다. 우리 부부를 태운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는 3시 정각에 체스키 크룸로프를 향해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