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Italia)

[이탈리아] 제8편 -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구경한 후 미켈란젤로 언덕에 오르다

민지짱여행짱 2018. 11. 15. 22:53

2017년 7월 21일 금요일,

유럽 4개국 가족여행 26일차(이탈리아 8일차)입니다.


오늘은 피렌체 여행객의 필수 방문지 중의 하나인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구경할 예정이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미켈란젤로의 걸작인 다비드 상을 비롯한 다양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항상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예약없이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방문하려는 우리 가족의 경우 제대로 입장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오전 10시 20분경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서서 약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산마르코 광장을 지나 아카데미아 미술관(Academy of Florence Art Gallery)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도착하기 까지 도보로 10분도 채 안걸렸지만 아니나 다를까 비예약 관람객들의 입장 대기열이 길게 늘어서 있다.



폐장할 즈음에 한산하다는 정보를 갖고 있는 터라 일단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벗어나 피렌체 대성당을 구경하러 이동한다. 하지만 이 곳 피렌체 대성당 입구 역시 끝이 안보일 정도로 대기열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안타깝기만 하더군요. 결국 피렌체 대성당 옆에 있는 산 조반니(지오반니) 세례당에 줄서서 오전 11시 15분경에 입장하는 데 성공한다. 어제 우리 부부가 구입한 두우모 통합 입장권으로 이 곳 산 조반니 세례당을 무료로 관람할 수가 있다. 딸내미는 통합 입장권이 없는 데다가 크게 볼거리가 없는 곳이라 하기에 그냥 밖에서 쉬고 있으라 하고는 우리 두 사람만 잠시 구경하고 나왔어요.



산 조반니 세례당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두 사람은 근처에 있는 두우모 오페라 박물관을 구경하러 가고 딸내미는 베키오 다리도 구경하고 그 근처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 어느 정도 대기열이 줄지어 서 있는지를 알아보고 오라는 미션을 준다. 나와 집사람은 어제 구입한 두우모 통합 입장권이 있어 오페라 박물관을 무료 관람이 가능하지만 딸내미는 별도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이 곳 박물관 역시 딸내미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더군요. 아빠 엄마의 호주머니를 생각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관심이 없는건지 알 수는 없지만...ㅎㅎ. 대신에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기에 아빠 엄마가 오페라 박물관을 구경하는 사이에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베키오 다리와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 곳까지 돌아보고 오라고 한거예요. 



두우모 오페라 박물관 내부를 구경 마치고 옥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니 바로 코 앞에 아름다운 두우모 쿠폴라가 보인다. 이 곳 옥상에서는 두우모 쿠폴라를 올려다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어제 오후에 조토의 종탑에 올라가 이 곳 쿠폴라와 함께 주황색 지붕들로 뒤덮힌 피렌체 시내를 조망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던 터라 쿠폴라가 더욱 친근한 느낌이 든다. 

 


오페라 박물관 옥상에 드리워진 그늘 한 켠에 앉아 쉬고 있다가 딸내미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되어가기에 오페라 박물관을 나선다. 낮 12시 반경에 베키오 다리와 우피치 미술관 방향으로 다녀온 딸내미와 만나 피렌체 SMN 기차역 근처로 천천히 걷는다. 기차역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그 근처에 있는 피렌체 중앙시장을 구경하는 걸로 오후 일정을 시작할 예정인거다. 

 

기차역 광장 앞에 보수 공사중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지나 한국식당 온(On)에 도착한다. 기차역에서 우리 가족이 묵고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도중에 이 한국 식당이 있다. 처음 피렌체에 도착하는 날에도 지나쳤고, 어제 피사의 사탑을 구경하고 돌아오면서도 이 한국 식당 앞을 지나쳤기에 위치를 잘 알고 있다. 한국 식당에 도착해 제육덮밥, 짬뽕, 불고기덮밥을 각각 하나씩 주문하고, 마실거리로 생수와 딸내미를 위한 알로에 쥬스를 하나 주문한다.



한국에서 먹는 맛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먹는 한국 음식 치고는 맛이 괜찮은 편이더군요. 점심 식사 후에 근처에 있는 피렌체 중앙시장을 잠시 둘러본 후 천천히 걸어 오후 2시 15분경에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다.



객실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5시 반경에 다시 외출 준비를 마치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선다. 다시 산마르코 광장과 산마르코 성당을 지나 아카데미아 미술관 입구에 도착했을 때에는 오후 5시 50분 경인데 혹시나 했던 기대에 부응하 듯 대기열에서 기다리는 거 없이 곧바로 입장이 가능하더군요.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1인당 8유로이다. 딸내미가 게스트하우스를 나설 때 국제학생증을 챙기지 않아 약간 아쉬웠는데, 알고 봤더니 유럽의 18~25세 나이의 관람객에 한해 할인이 가능하고 국제학생증 할인은 안된다고 매표소 입구에 적혀있더군요. 이 상황에서는 다행스럽다고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ㅎㅎ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들어서서 다비드상과 피에타상 등 유명 조각품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전에 입장하려 했다면 긴 대기열에 줄지어 서서 기다려야만 했을것이고, 또한 미술관 내부에서도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간대에는 기다림 없이 입장한 데다가 관람을 마치고 떠나는 시간대이다 보니 내부가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서 좋다. 



한 시간 정도 미술관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보니 모두들 지쳐간다. 마침 오후 6시 45분경에 폐관을 알리는 벨이 울리기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놓고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나선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떠나 일몰 감상 포인트로 유명한 미켈란젤로 광장을 찾아가기로 한다.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대중 교통을 이용해 찾아가는 게 수월하지만 거의 밤 9시가 되어야 일몰 감상이 가능한지라 피렌체 올드 타운의 많은 볼거리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이동 도중에 레퍼불리카 광장 옆에 유명 커피점이 있다고 집사람이 얘기하기에 찾아갔으나 앉을 자리가 없어 그냥 서서 치즈케익과 커피를 먹고 마신다.



차량 소통이 뜸한 중심 거리에는 거리의 화가들이 많이 보인다. 도로 상에 큰 도화지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많은 작품들을 도로 상에 펼쳐놓고 판매를 하고 있어 잠시 한 눈을 팔다가는 이런 작품들을 훼손시켜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별히 조심하면서 천천히 걸어 베키오 다리를 지나 아르노 강변을 따라 미켈란젤로 언덕 방향으로 이동을 계속한다.



오후 8시경이 되었는데도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느낌이다. 아르노 강변의 한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앉아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걸어 저녁 8시 20분경에 드디어 미켈란젤로 언덕에 도착한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떠나 약 1시간 반 정도 걸린 셈이다. 도중에 커피도 마시고 여러가지 볼거리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기 때문에 이동 거리에 비해 시간이 더 많이 걸린거다.



미켈란젤로 언덕에 도착해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피렌체 시내를 조망하며 일몰을 기다린다. 저녁 9시경이 되자 드디어 환상적인 일몰이 펼쳐지고, 주변에 어둠이 내리자 피렌체 시내의 야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저녁 9시 반경까지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일몰과 피렌체 야경을 감상한 후 버스를 타려다가 그냥 천천히 걸어서 되돌아 가기로 한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이 곳 광장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찾아보니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냥 밤 풍경도 구경하고 도중에 근사한 레스토랑이 보이면 저녁 식사도 할겸 해서 천천히 걷기로 한거다. 



미켈란젤로 광장을 떠나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밤 10시경에 우피치 미술관 근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레스토랑을 발견한다. 구글 지도에서 이 곳 가게를 찾아보니 파니니 라는 빵으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가게 입구에서 잠시 줄지어 서 있다가 하나에 5유로짜리 파니니를 각자 종류를 달리해 세 개를 구입한다.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적당한 곳에서 먹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결국 이동 도중에 마트에서 콜라를 사가지고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객실에서 파니니를 먹게 되었어요. 하지만 빵이 딱딱하게 굳어 버렸더군요. 구입하자 마자 그 자리에서 먹어야 제맛일 듯 하다. 무엇보다도 양이 너무 많아 집사람과 딸내미는 절반 정도만 먹고, 나 역시 억지로 먹기는 했지만 1/3 정도 남겼답니다. 제가 음식을 남기는 체질이 아닌데 이 파니니는 빵이 너무 딱딱해서 도저히 다 먹지 못하겠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