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Myanmar)

[미얀마] 제11편 - 모나스트리에 올라 인레 호수를 조망한 후 수상 마을 보트투어를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11. 11. 17:44

2018년 6월 25일 월요일,

황금과 불교의 나라 미얀마 가족여행 6일차입니다.


인레 호숫가에 위치한 아난타 인레 호텔 객실에서 두어 시간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시경 외출 준비를 한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상 마을이 있어 이 곳 구경도 하고 내일 인레 호수를 둘러보는 보트 투어도 예약할 계획인거다. 


호텔을 나서기에 앞서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호텔 근처 볼거리를 물어보니 인레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모나스트리를 추천한다. 산 중턱에 있는 황금색의 불탑(파고다)이 있는 곳으로 뷰가 아주 좋다고 한다. 아직 오후 이른 시간대이므로 먼저 모나스트리에 올라가 인레 호수를 조망한 후에 수상 마을을 찾아가는 걸로 동선을 정하고서 호텔을 나선다.



 모나스트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inn93 이라 이름이 붙은 한적한 카페가 있기에 들어가 잠시 쉬기로 한다. 지금 시간대에는 이 넓은 카페에 우리 부부만이 손님인지라 주인장이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이한다. 이 곳이 와이너리로 유명한 곳인 만큼 주인장이 추천하는 와인으로 해서  잔을 주문한다. 모나스트리로 올라가는 중간 즈음에 위치해 있다보니 이 곳 카페에서 바라보는 인레 호수 전망도 좋은 편이다. 와인을 마신 후 집사람이 오전에 Shin Yaw 레스토랑에서 마셨던 라임쥬스가 또 다시 그립다 하기에 라임 쥬스  잔을 추가로 주문한다. 두 사람이서 와인 두 잔과 라임 쥬스 두 잔, 이렇게 총 넉 잔을 마시고도 계산서에는 6천짯 밖에 안나왔네요. 오후 4시경에 테이블 위에다 1천짯을 팁으로 올려놓은 후 카페를 나선다.



오후 4 15분경 황금색의 파고다가 있는 모나스트리에 도착한다. 호텔에서 바라볼 때에는 아주 멀어보였으나 중간에 순박한 시골 풍경도 구경하고 멋진 카페에서 쉬기도 하면서 걷다보니 금새 도착한 느낌이 들더군요. 모마스트리에 도착할 즈음에 먹구름이 몰려오나 싶더니 도착하자 마자 장대비가 쏟아진다. 마침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가 보이기에 올라가니 정자 난간을 보수 공사 중이던 스님들이 작업을 멈추고 우리 부부에게 말을 걸어온다. 스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는 사이에 소나기도 그치고 자욱한 안개도 사라지면서 인레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더군요. 맑은 날이라면 더 나은 조망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날씨 조건에서는 이 정도 조망이라도 보여주는 데 만족해 한다.



비가 그치기에 정자에서 내려와 모나스트리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주변을 구경한 다음 입구에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내부로 들어가 구경한다. 우리 부부만이 이 곳을 찾은 상황이라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하다. 모나스트리 내부에 부처상이 놓여있기에 한국에서 절에 가면 늘상 그래왔듯이 복전함에다 소액을 넣고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절을 올린다.

 


모나스트리 구경을 끝마치고 오후 5시경에 다음 목적지인 수상 마을을 찾아가기 위해 하산을 시작한다. 늦은 오후에 마을 길을 지나다 보니 소박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 많이 연출되더군요.




 Mine Thauk 수상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사거리에서 보트 드라이버를 만나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호텔 리셉션에서 보트 투어를 예약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마을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은 별로 없나 보더군요. 

 

내일 아침 9시부터 우리 부부만 태우고서 보트투어 하는 걸로 해서 25,000짯에 예약을 한다. 가격을 더 깎을 수도 있지만 보트 드라이버가 순박해 보이고 요즘 비수기인지 다른 보트 드라이버들은 근처에 안보이기에 그냥 결정을 해버린 거다. 내일 아침 9시에 호텔 옆에 있는 제티(Jetty)에서 만나는 걸로 하고 헤어진 후 Maing Thauk 수상 마을을 구경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참고로 제티는 사람들이 보트를 탈 수 있도록 호수나 바다를 향해 나무나 돌로 길게 만들어 놓은 보드워크를 말한다. 



나무로 만든 보드 워크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을 구경하다 보니 끝 부분에 많은 수상 가옥들이 모여있는 마을이 나온다. 작은 나무 보트를 타고 수상 가옥들을 구경하는 투어 비용이 1인 1,500짯이라 적혀있기에 사공에게 물어보니 지금 투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손님들이 없어 한산하던 차에 우리 부부를 만나게 되어 반가움을 표시한다. 두 사람이 3천짯을 내기로 하고 보트에 올라타니 사공이 노를 저어 맞은편에 있는 집 앞에다 배를 대고는 내려버리고 대신에 부인이 보트에 올라타고서 노를 젓기 시작한다. 아마 남편은 손님만 데려오고 부인이 보트 투어를 진행하는 식으로 체계가 잡혀있나 보다. 


우리 부부를 태우고 노를 저으며 수상 가옥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끔씩 발로 노를 젓는 숙련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참으로 특이하네요. 수상 마을을 둘러보는 도중에 우리 부부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총각이 있어 알고봤더니 내일 인레 호수 보트투어를 예약한 드라이버 이더군요.



약 30분 정도 보트 투어를 마치고 출발지로 되돌아 오니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더군요.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기에 비록 호텔에 테이크아웃 음식이 남아있지만 사공 부부가 수상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지라 이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돼지고기 요리를 주문하려 했으나 재료 준비가 안된 관계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계란을 넣은 누들 수프 하나랑 레몬 셀러드를 주문한다. 그리고 마실거리로 맥주 한병과 망고쥬스를 주문해 어둠이 내리는 수상 마을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긴다. 허기가 진 터라 그런지 음식이 모두 맛있기에 둘이서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먹어치웠답니다. 가격도 착한 편이라서 영수증을 보니 모두 6천짯이더군요. 보트 투어 비용 3천짯과 함께 9천짯을 계산한 뒤에 보트를 타고 맞은편 보드워크 있는 곳에 내린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자칫 허술한 보드워크 틈새에 빠져 다칠까봐 미리 준비해 간 렌턴을 켜서 집사람에게 건넨다. 나는 스마트폰의 렌턴 기능을 켜서 길을 비추어 가며 천천히 걸어 8 20분경에 무사히 호텔에 도착한다. 아마 30분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 비록 인적이 드물고 어둡기는 해도 저녁 식사 후에 산책하며 소화시키는 데 딱 좋은 만큼의 거리라 여겨진다. 



호텔 객실에 도착하니 좋은 밤을 보내라는 자필 메시지와 더불어 쿠키가  전통 그릇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네요. 조금 있으니 예쁜 여직원 Ar Kar(이미 체크인 시에 인사를 나누었음)가 과일 접시와 함께 내일 아침 식사 주문을 받으러 객실을 방문한다다른 호텔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색다른 서비스에 감동을 받는 순간이다. 쥬스, 과일, 커피, 토스트/팬케익, 계란요리 등을 주문한 뒤에 객실을 나서려는 직원에게 1천짯을 팁으로 건넨다. 마음 같아서야 넉넉히 팁을 건네고 싶지만 나의 후한 인심이 한편으로는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절제를 하는 편이다. 호텔 인근 풀숲에서 가늘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인레 호수에서의 첫날 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