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Laos)

[라오스] 제6편 - 탁발 스님들에게 공양을 하고 왕궁 박물관 구경 및 야시장에서 쇼핑을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11. 1. 10:12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라오스 가족여행 5일차입니다.

 

오전 6시경에 호텔을 나서서 약 15분 정도 남칸 강변 도로를 걸어 탁발 스님들이 아침 공양을 다니는 거리에 도착한다. 구글 지도에서 루앙프라방 시내를 확대해 보면 Sakkaline Rd 상에 Alms Giving To Monks 라고 적힌 부분이 있는 데 바로 이 곳이 관광객들이 탁발 스님들을 만나고 공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미 이틀 전 새벽에 이 곳에 와서 탁발 스님 행렬을 구경했으나 오늘 집사람이 처음으로 구경을 나선다기에 마지못해 나도 함께 따라 나서게 된거다. 


이미 길거리에는 목욕탕에서 주로 보게되는 앉은뱅이 의자들이 주욱 늘어서 있고 그 근처에 공양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모여있다. 오늘은 탁발 스님들 행렬만 구경할게 아니라 직접 스님들에게 공양 음식을 나눠주는 성의를 보이려고 한다. 슬쩍 둘러보니 공양 바구니 구성이 비슷하기에 한 노점상에게 2만킵을 내고 찰밥과 바나나 잎을 말아 김밥처럼 만든 밥 그리고 밥 주걱이 담긴 공양 바구니를 받아들고 안내하는 의자에 가서 앉는다. 공양 바구니가 하나 뿐이고 아직 탁발 스님들이 오려면 십여분은 더 기다려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집사람 혼자 의자에 앉고 나는 근처에 서서 지켜보는 걸로 한다.



탁발 스님들에게 공양을 마친 후 마지막 스님들 행렬을 뒤따라 참파 호텔(Villa Champa) 근처로 이동한다. 집사람과 함께 메콩 강변의 아침 풍경을 구경하러 가려는 건데 자연스럽게 스님들 꽁무니를 따라가는 셈이 되었네요. 참파 호텔 앞 사거리에서 스님들은 왓 씨엥통 사원 방향으로 향하고, 우리 부부는 사거리에 있는 자그마한 커피 부스에서 커피를 사들고(한 잔에 8천킵) 메콩 강변으로 향한다.



메콩 강의 아침 풍경을 천천히 구경한 다음 새벽 시장이 열리고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내가 이틀 전에 구경한 코스를 따라 집사람을 안내하고 있는 셈이다. 메콩 강변 도로를 걷는 도중에 죽통밥이 가득 담긴 바구니들을 어깨에 지고 걸어가는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는데 어떤 맛인지 궁금해 하나만 사보기로 한다. 대나무 통마디를 잘라 찹쌀을 넣어 만든 죽통 밥인데 방금 만들어 새벽 시장으로 팔러 나가는 모양인지 아직도 죽통이 따스하더군요. 하나에 5천킵이라 하기에 만킵 짜리를 냈더니 잔돈이 없다고 한다. 지갑 속의 잔돈을 모아보니 모두 4천킵이던데 아가씨가 쿨하게 그냥 4천킵만 달라고 한다. 


새벽 시장에 도착해 시장 거리를 거닐며 구경을 한다. 우리 부부는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러한 재래 시장을 둘러보길 좋아한다. 이것 저것 많이 팔아주면 현지인들에게 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부부 입장에서는 늘상 여행 가방 무게를 핑계삼아 그저 둘러보는 그 자체만으로 만족감을 느껴오고 있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한 자그마한 가게에서 집사람이 레몬그라스 과일 말린 차를 한 봉지에 1만킵을 주고 구입한다. 그리고 돼지내장을 듬뿍넣어 국수를 말아 파는 가게가 있기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그릇에 15,000킵 짜리 국수 두 그릇을 주문해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스타일이라 너무 맛나게 먹다보니 정작 사진을 남기지를 못했네요. 내장 국수를 먹다가 조금 전에 길거리에서 구입한 죽통밥을 까서 함께 먹었는데 맛있더군요.



새벽 시장 구경을 마치고 오전 8시 반경에 호텔에 돌아와서 집사람은 부족한 보충하고 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새벽 시장에서 돼지 내장 국수로 허기를 면했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을 포기할 수가 없어 오전 10시경에 1층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다.


아침 식사 후 다시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낮 12시 반경에 팁 2만킵을 침대 베개위에 올려놓고 객실을 나선다. 호텔 1층 리셉션에서 내일 방비엥으로 가는 미니밴을 1인당 12만킵씩 두 명을 예약한다. 다른 여행사를 돌아다녀 봐야 비슷한 가격일거라 생각되어 그냥 호텔에서 예약하게 된거다.


호텔을 나서서 큰 도로 맞은편에 있는 사원을 잠시 구경한다. 그리 큰 사원은 아니지만 호텔 근처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미루어 오다가 오늘 드디어 이 사원을 방문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사원 내부를 둘러보며 건물 외형들 중심으로 구경을 하고, 집사람은 2만킵을 내고서 혼자 사원 본당에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고 나왔네요.



사원 구경을 마치고 근처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들을 구경하며 남칸 강변 거리를 천천히 걷는다. 어젯밤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만석이라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던 레스토랑 근처에 유명한 조마 베이커리(Joma Bakery) 카페가 있어 찾아가는 거다. 



카페 2층 베란다에 자리를 잡고서 유유히 흐르는 남칸 강 줄기를 바라보며 커피와 딸기쉐이크, 빵 조각 케익과 함께 여유 시간을 보낸다.



30여분 뒤에 조마 베이커리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 왕궁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입장 티켓은 1인당 3만킵이더군요. 박물관내 여기 저기를 둘러보다 한국인 관광객을 만나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답니다. 참고로 왕궁 박물관 건물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요.



오후 4시 반경 왕궁 박물관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맛사지 가게를 찾아간다. 루앙 프라방 시내를 돌아다니며 왠만한 볼거리는 구경을 다 한거 같고 아직 야시장이 열리려면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아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맛사지를 받으면서 시간을 보내려는 거다. 집사람은 1시간에 4만킵 짜리 라오 맛사지를 고르고, 나는 1시간에 5만킵 짜리 오일 맛사지를 선택해 맛사지를 받는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맛사지를 받기 전에 집사람은 1만킵을, 나는 2만킵을 따로 챙겨놨다가 맛사지가 끝나고 난 뒤에 각자의 테라피스트에게 팁을 드렸답니다. 두 사람의 맛사지 가격과 팁을 모두 합쳐도 12만킵(약 15,000원)에 불과하니 루앙 프라방은 부담없이 맛사지를 즐기기에 좋은 도시라 생각된다.



맛사지를 받고 중심 거리로 나서자 서서히 야시장이 펼쳐지기 시작하더군요. 야시장이 성대하게 펼쳐지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할 거 같아 저녁 식사부터 하기로 하고서는 야시장 입구 근처에 있는 먹자 골목을 찾아간다. 엊그제 돼지고기 육포를 사고 생과일 쥬스를 사 마신 곳이다. 골목 중간 즈음에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수북히 쌓아놓은 뷔페 식당이 펼쳐져 있는데 한 그릇에 15,000킵이다. 즉, 15,000킵을 내면 빈 그릇을 하나 받을 수 있으며 이 그릇에다 1회에 한해 먹을 수 있는 만큼 음식을 담아 먹으면 되는거다. 각종 고기류와 생선류는 추가로 비용을 내고 사먹어야 하는 거구요. 


집사람과 둘이서 각자 빈 그릇을 하나씩 받아들고 바로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다음 맥주를 주문한다. 원래 빈 그릇을 받을 때 먼저 계산해야 하는 시스템이지만 나중에 식사비와 맥주 비용을 함께 계산해도 된다 하더군요. 그리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 탓에 그릇에다 면 종류와 과일들을 적당히 담아 와서 술 안주 삼아 먹는다. 라오 맥주 12,000킵짜리 큰 거 두 병을 마시고 나서 두 사람의 식사비까지 포함해 총 54,000킵을 계산하고는 골목 입구를 향해 나선다.



골목 입구 근처에 자리잡은 육포 가게에 들러 200그램을 구입하고 4만킵을 지불한다. 엊그제 100그램을 샀는데 너무 맛있기에 오늘은 조금 더 구입한 거다. 남은 여행 동안에 맥주랑 궁합이 잘 맞는 안주를 확보하게 되어 흐뭇하다. 육포 가게 옆에 돼지고기를 튀겨 접시에 담아놓은 게 먹음직 스러워 보이기에 방금 저녁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1만킵을 주고 한 접시를 주문해 나 혼자 후다닥 먹어치운다. 그런 다음 바로 옆 가게에 들러 집사람이 8만킵을 주고 봉지에 든 드립 커피를 구입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집사람이라 여행 중에도 뜨거운 물만 부어 커피를 마실 수가 있다면서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네요. 



골목을 나서자 본격적으로 야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야시장을 돌다가 아이폰용 천연 스피커를 팔고 있는 가게에서 한 개에 3만킵 짜리를 두 개에 4만킵을 주고 구입한다. 대나무를 깎아 만든 이 스피커는 별도의 전기적 기계적 장치가 있는게 아니라 대나무가 울림통 기능을 해서 스피커 처럼 소리를 크게 만들어 주는 거랍니다. 아이폰용이라 이름 붙여놓은 이유는 다른 스마트폰과는 달리 아이폰 기기의 내장 스피커가 바닥쪽으로 나 있기 때문에 아이폰을 울림통 홈에다 꽂아 놓으면 스피커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커 효과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거치대 역할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지인들 선물용으로 일단 두 개를 구입해 본 거다.


야시장을 천천히 구경하다 아이폰용 천연스피커를 팔고 있는 또 다른 가게에서 3만킵 부르는거 깎아서 2만킵에 하나를 추가로 구입한다. 집사람은 근처 가게에서 4만킵 부르는 실내화를 절반 깎아서 2만킵에 하나를 구입했구요. 이처럼 야시장에서는 무조건 절반 정도 가격을 후려친 다음 가격 흥정에 들어가야만 만족스러운 가격에 구입할 수가 있는거다. 너무 많이 가격을 후려치니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우가 예사이기에 일단 절반 가격부터 시작해 조금씩 양보하며 흥정하는 걸 원칙으로 정하고서 야시장 쇼핑을 계속한다.



야시장을 돌아 다니다 보니 한 그릇에 1만킵으로 먹을 수 있는 노천 뷔페도 보인다. 먹자 골목에서 파는 한 그릇에 1만 5천킵 짜리 뷔페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망고 과일이 없다는 것만 빼고는 다른 음식들은 가짓 수는 작아도 퀄리티는 비슷해 보이는 느낌이다. 가난한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곳이라 생각된다.



다시 야시장 거리를 걷다가 이번에는 이쁜 처자가 파는 가게에 예쁜 아이폰용 천연 스피커가 많이 보이기에 가격 흥정을 한다. 여기서는 처음에 부르는 가격이 다른 가게들 보다 조금 싼 하나에 25,000킵을 달라고 한다. 비싸다고 말하며 떠나려는 시늉을 하자 첫 손님이라 특별히 싸게 준다면서 두 개에 3만 5천킵을 주고 사가라고 한다. 다른 가게에서 한 개에 2만킵씩 주고 샀는데 지금 제시하는 가격만으로도 더 싸게 살 수 있는거다. 혹시나 해서 두 개에 3만킵에 달라고 하니 처음엔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다가 그렇게 하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앞서 구입한 세 개보다 5천킵씩 싸게 두 개를 더 구입하는 걸로 내가 지인들에 나눠 줄 선물 구입을 끝낸다.



이제부터 집사람을 따라 다니면서 집사람이 구입하려는 물건의 가격 흥정을 돕는다. 수작업으로 만든 보조가방 하나에 65,000킵 부르는거 40,000킵에 구입하고, 라오스 여행 기념 마그네틱 하나에 25,000킵 부르는거 15,000킵으로 깎아 구입하는데 도움을 줬네요. ㅎㅎ 


야시장 구경과 쇼핑을 마치고 호텔 방향으로 밤거리를 걷다가 마치 크레빼를 만들 듯이 달궈진 철판 위에 계란을 얇게 펴고 과일이나 야채를 넣어 사각형 형태로 접어서 파는 노점상 앞에 멈춰선다. 그 자리에서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어 보이기에 나중에 야참으로 먹으면 좋을 것 같아 1만킵을 주고 하나를 구입했네요. 저녁 8시 15분경 호텔 객실에 도착해 방금 사가지고 온 길거리 음식과 돼지고기 육포를 안주삼아 맥주를 한 캔씩 마시면서 루앙 프라방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