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발리|길리트라왕안

[인도네시아] 제7편 - 딸내미와 길리 형제섬들 주변 스노클링 투어를 다녀온 후 멋진 일몰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10. 27. 00:24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인도네시아 발리섬과 길리트라왕안섬 가족여행 6일차입니다.

어젯밤에 빌라 바로 옆에 위치한 클럽의 음악 소음과 더불어 새벽까지 이어진 월드컵 축구 경기 응원전 소음으로 인해 잠을 설치다가 어느 순간 깊은 잠에 빠졌는가 싶었는데 눈을 떠 보니 벌써 오전 8시를 지나고 있다. 길리 트라왕안 섬까지 왔는데 빌라 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고, 또한 오전 10시 반에 딸내미와 둘이서 스노클링 투어에 참가할 예정이라 가족들을 잠에서 깨운다. 

 

오전 9시 경에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아침 식사를 하러 리조트 입구로 나가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아침 메뉴 중에서 고르는 거라 각자 하나씩 고르고, 공통으로 제공되는 빵과 과일로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다. 바닷가 야외 테이블에 이렇게 가족이 나란히 앉아 즐기는 아침 식사는 풍성한 테이블 차림이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풍성한 느낌으로 먼저 다가온다. 

 

 

 

오전 9시 45분경 아침 식사를 마치고 빌라로 돌아가는 데 리셉션에서 매니저가 좀 보자고 한다. 어젯밤 새벽 1시경에 내가 당직 직원에게 클럽 소음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클레임을 요청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묵고 있는 빌라 객실과 클럽이 벽 하나로 접해 있는 듯 클럽의 소음이 고스란히 객실로 전해져 좀 심하다 싶을 정도였거든요. 

 

매니저가 먼저 어젯밤 클럽 파티가 늦게까지 이어져 소음 때문에 잠을 못이룬 거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리고 오늘 밤에는 더 큰 규모의 파티가 더 늦은 시각까지 있을 예정이라 오늘 하룻밤을 클럽에서 멀리 떨어진 투 베드룸 빌라로 옮겨주겠다고 한다. 대신에 내일 밤에는 예정된 클럽 파티가 없기 때문에 다시 원 베드룸 빌라로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흔쾌히 수락한다.

 

 

매니저가 우리 가족이 외출 전에 묵고있는 객실 내의 짐들을 챙겨놓으면 새로운 객실로 옮겨주겠다고 하기에 집사람은 스노클링 투어를 나가지 않고 그냥 객실에서 쉬고 있을 거라 전한다. 오전 10 조금 넘어 집사람 혼자 남겨두고 딸내미랑 둘이서 스노클링 투어를 하러 나선다. 약 5분 정도 걸어가 항구 입구에 도착하니 야시장이 열리는 공터에서 스노클링 투어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다. 

 

직원이 투어 참가자들에게 스노클링 도구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고 있기에 나는 핀(오리발)을 포함한 한 세트를 빌린다. 딸내미는 집사람이 챙겨 온 스노클링 도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핀만 하나 더 빌리는 걸로 한다. 근데 직원이 1 루피아를 내야 한다기에 분명히 스노클링 투어 참가시 장비는 무료 제공이라 되어있고, 한 세트 통째로 제공받는 것 대신에 그냥 핀만 하나 챙겨가는 것 뿐인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그냥 갖고 가라고 한다.

 

 

 오전 10시 반경에 스노클링 투어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출발한다. 여러 여행사를 통해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했더라도 이렇게 단체로 모여서 같은 배를 타고 떠나게 되는 건데 대충 세어보니 모두 마흔 두명이나 된다. 여행사에 지불하는 1인당 투어 비용이 10만 루피아 이므로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420만 루피아(한화 약 34만원)나 되는 셈이니 따로 점심 제공없이 스노클링 스팟으로 데려다 주기만 한다면 수지가 맞는 장사인 셈이다. 어쩌면 1인당 10만 루피아(약 8천원)의 스노클링 투어 비용이 저렴한 것 같아 보이지만 더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트 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 보트를 타고 처음 도착한 스노클링 스팟은 길리 트라왕안 섬 인근의 거북이 포인트이다. 나는 낡은 구명조끼의 말썽에다 스노클링 도구마저 물이 새어드는 악조건으로 인해 거북이를 구경하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거북이를 많이 구경할 줄 알았는데 딸내미에게 물어보니 겨우 작은 거북이 두마리를 봤다고 한다. 물속에서 생명체를 구경하는 것은 복불복인 셈이다.

 

다시 이동해 길리 메노 섬 인근 난파선이 있는 스팟에 도착해 잠시 물고기를 구경하며 스노클링을 즐긴다. 직원이 구명 조끼를 교체해 줘서 그나마 조금 구경할 수가 있었던 거다. 차라리 딸내미처럼 구명조끼를 벗어던지고서 스노클링을 즐긴다면 좋으련만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바다는 무서운 존재로 내게 다가오고 있다.

 

다시 이동해 이 번에는 수중에 커플 동상들을 여러 개 놓여있는 포인트를 구경하는 스팟에 도착한다. 역시 딸내미는 구명조끼 없이 헤엄쳐서 재빠르게 가이드를 따라가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가랑이 연결 줄이 없는 구명조끼가 계속 몸 위로 솟구쳐 오르는 터라 이를 끌어내리며 헤엄치다 보니 더딜 수 밖에 없네요. 더군다나 고글 속으로 간간이 물이 새어들어와 이를 벗어 물을 빼내느라 시간을 보내다 보니 뒤늦게서야 스팟에 도착해 아주 잠시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답니다. 수중 촬영 카메라가 없어 그냥 눈으로 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고프로 같은 방수 기능의 휴대 동영상 촬영 도구를 하나 구입해서 스노클링을 즐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 2시간 정도 스팟을 이동해 가며 스노클링을 즐긴 후 오후 12시 반경에 점심 식사를 하러 길리 아이르 섬의  빌라 레스토랑으로 단체 이동한다. 투어 비용에 점심 식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별적으로 메뉴를 보고 먹거리와 마실거리를 주문해야만 하더군요. 반드시 이 곳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적으로 점심 식사를 준비해 왔다면 선착장 근처 나무 그늘에 앉아서 식사를 즐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랑 딸내미는 빌라 수영장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 하우스 샌드위치 5만 5천 루피아, 맥주 큰거 한 병 4만 5천 루피아오레오 쉐이크 3만 5천 루피아 그리고 프렌치프라이 2만 5천 루피아 짜리를 각각 하나씩 주문한다.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들고 보니 맥주 주문시에 프렌치 프라이는 그냥 맥주 가격에다 1만 루피아를 덧붙이는 식으로 계산이 되어 모두 145,000 루피아가 나왔네요.

 

 

점심 식사 후에 선착장으로 천천히 이동해 다른 투어 참가자들이 식사를 마치고 보트를 타러 모여들 때까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스노클링 투어는 모두 끝이 난거라 이제 출발지인 길리 트라왕안 섬으로 되돌아 가는 일만 남아있기 때문에 다들 느긋한 편이더군요.

 

 

오후 2 조금 넘어 길리 아이르 섬을 출발해 2시 45분경에 길리 트라왕안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한다. 이동 중에 파도가 높은 편이라 보트의 출렁거림이 심해 마치 롤러 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길리 아이르 섬을 출발 때 집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아 도착 예정 시각을 알려준 터라 길리 트라왕안 선착장에 도착하니 집사람이 마중을 나와 있더군요. 리조트 직원을 도와 새로운 빌라로 여행 짐들을 옮겨놓은 후 혼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쉬다가 마실을 나온거더군요. 집사람과 함께 다시 리조트로 이동해 새로 옮긴 투 베드룸 풀 빌라에서 수영을 즐기며 놀다가 스노클링 투어를 다녀오면서 입었던 래쉬가드와 수영복을 빨아 널어놓은 후에 나른한 휴식을 취한다.

 

 

 

오후 5 반경 딸내미는 스노클링 투어 다녀와서 피곤해 혼자 빌라에서 쉬고 있겠다 하기에 집사람과 둘이서만 썬셋 구경하러 길리 트라왕안 섬의 남서쪽 해변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리조트가 섬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약 20분 정도 걸어 해안 도로를 따라 섬 남쪽을 지나 썬셋 포인트에 도착하니 거의 해가 질 무렵이더군요.  

 

 

 길리 트라왕안 섬의 남서쪽 썬셋 포인트에서 일몰 장관을 구경한 후 되돌아 천천히 걸어 리조트를 지나 야시장에 도착한다. 딸내미가 피곤하다 하면서 저녁 식사하러 나서기를 귀찮아 하기에 그냥 야시장 내에서 음식들을 골라 담아 테이크  아웃을 해가려고 하는 거다.

개인별 밥과 5~6종의 반찬을 적당히 골라 담은 세트를 3개 주문하니 16만 루피아 가격이 나온다. 리조트로 돌아가다가 COCO 편의점에서 빈탕 맥주 22,000루피아 짜리 5병을 구입해 저녁 7시 반경 빌라 거실에서 풍성한 저녁 식사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