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발리|길리트라왕안

[인도네시아] 제6편 -빠당 바이 항구에서 와하나 패스트 보트를 타고 길리 트라왕안 섬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10. 25. 09:18

2018년 7월 10일 화요일,

인도네시아 발리와 길리 트라왕안 가족여행 5일차입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전 9시경에 풀 빌라 거실 테이블 위에 아침 식사가 차려진다. 아침 식사를 별로 챙겨먹지 않는 우리 가족에게는 호텔의 조식 뷔페 보다도 이렇게 소박한 아침 식사가 더 맘에 든다. 과식할 필요가 없으니깐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테이블 위에다 2만 루피아를 서빙 직원의 팁으로 올려놓고 각자 방으로 가서 여행 가방을 챙긴다. 오전 10시 30분경에 빠당 바이(Padang Bay) 항구까지 우리 가족을 태우고 갈 픽업 차량이 도착할 예정이므로 미리 체크아웃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을 예정이다.



오전 10시 반경에 리조트 직원에게 체크아웃을 한다고 말하자 이미 숙박비를 비롯한 모든 비용이 지불된 터라 그냥 떠나면 된다고 한다. 때마침 픽업 차량이 도착하기에 리조트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여행 가방을 차량 뒷편에다 실은 후 차량에 탑승한다. 어제 시내 여행사에서 예약하고 받은 바우처를 운전사에게 보여주니 우리 3인 가족의 와하나(Wahana) 보트 승선권을 거네주더군요.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보트를 타게 될거랍니다.

 


우리 가족을 태운 픽업 차량은 약간 북쪽으로 이동해 다른 빌라 입구에서 2명을 추가로 태운 다음  다시 우리 가족이 묵었던 두파 빌라 앞을 지나 우붓 시내를 가로질러 빠당 바이 항구로 이동한다. 



 오후 12 10분경 빠당 바이 항구에 있는 와하나 보트 사무실 입구에 도착한다. 직원들이 우리 가족의 목적지를 물어보더니 여행 가방에다 길리 트라왕안 태그를 붙여준 다음 보트 탑승장까지 거리가 멀기에 들어주겠노라 하며 5만 루피아를 달라고 한다. 3인 가족의 여행 가방이라 해봐야 기내용 작은 캐리어 두 개랑 작은 천가방 하나 그리고 내가 메고 있는 작은 백팩이 전부이고 보트 탑승장까지 그리 멀어보이지 않기에 우리 가족이 직접 옮기겠다고 한 뒤에 레스토랑 2층으로 올라간다. 레스토랑 안쪽에 와하나 보트 체크인 부스가 마련되어 있기에 아까 픽업 차량 운전사에게서 받은 보트 승선권을 제시하니 옷에 붙이는 노란색 스티커를 3 챙겨주며 가슴팍에 붙이라는 제스쳐를 보여준다.



와하나 보트가 오후 2시에 출발 예정되어 있으나 체크인 시에 직원에 아마도 조금 늦어질 거라 얘기하기에 우선 점심 식사를 하면서 기다리기로 한다. 바로 옆 Puri Rai 레스토랑의 메뉴 구성이 조금 나은 듯 하기에 전망이 좋은 2층 발코니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마가레트 피자, 프라운 칵테일 샐러드 그리고 비프 굴레를 각자 하나씩 먹을거리로 고르고, 마실거리로는 칵테일, 목테일  밀크세이크를 각각 하나씩 주문한다. 빠당 바이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라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즐기며 와하나 보트가 항구에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이 곳 레스토랑의 음식들이 모두 맛있네요. 식사비로 모두 278,300루피아 나왔는데 가격도 무난한 것 같구요.



오후 1시 반경에 와하나 보트가 도착하기에 레스토랑에서 내려와 여행 가방들을 챙겨들고 보트를 탑승하러 이동한다. 포장 도로가 아니다 보니 캐리어를 끌 수가 없어 내가 양손에 하나씩 들고서 이동할 수 밖에 없더군요.


보트 탑승장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방금 도착한 보트에서 승객들이 내려야 하는 데다가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다른 보트를 탑승하려는 승객들이 먼저 탑승하게 된 관계로 오후 2시 반경에라야 겨우 와하나 보트에 탑승하게 되었어요. 그나마 우리 가족이 순발력을 발휘해 앞선 대기열에 줄서게 된 관계로 다른 승객들 보다 앞서 탑승하게 되었답니다. 보트 탑승하면서 대부분의 여행 가방은 보관실에 넣을 수 있도록 직원에게 건내야 하며, 보트 내에는 지정된 좌석이 없는터라 비어있는 좌석 아무대나 앉으면 되는 식이더군요. 그리 순발력을 발휘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생각되는 보트 탑승이랍니다. ㅎㅎ

   


아뭏든 순발력 덕분에 보트 가운데 창가 좌석으로 해서 나란히 세 명이 앉아서 출발을 기다린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한 오후 2 45분 경에 비로소 Wahana 패스트 보트는 빠당 바이 항구를 떠나 길리 트라왕안으로 향한다. 


빠당 바이 항구를 벗어나자 외해는 파도가 높아 배가 심하게 흔들리며 이동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위층에도 작은 선실이 마련되어 있는지 일부 외국인들이 몰려 올라가기에 나도 따라 나서보지만 결국 다시 내려올 때 물벼락만 진탕 맞았네요. 위층 선실과 연결된 계단이 물에 젖어있어 내려올 때 미끄러운지라 조심하는 사이에 갑자기 날아든 물벼락을 맞은 거지요. 자그마한 위층 선실이 좀 더 아늑해 보이고 전망이 좋던데 프리미엄 좌석인지 아니면 그냥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인지는 모르겠다. 만약 후자라면 보트 탑승시에 미리 이 곳에 자리를 잡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같이 파도가 심한 경우에는 보트 이동 중에 오르내리는 게 위험할 것 같으니깐요. 위층 선실의 단점을 꼽자면 이렇게 파도가 심한 날에는 배멀미가 찾아오기 쉽상일거 같네요. ㅎㅎ  

 


빠당 바이 항구를 출발한 와하나 패스트 보트는 약 2시간 정도 걸린 오후 4시 45분경에 우리 가족의 최종 목적지인 길리 트라왕안 항구에 도착한다. 정박 시설이 있는 항구가 아니다 보니 그냥 비치 중간에 보트를 정박하고서 사다리를 달아 승객들을 내려주더군요.



와하나 패스트 보트에서 내려 우리 가족의 여행 가방들을 찾은 다음 500미터 정도 천천히 걸어 오후 5시경에서야 미리 3박을 예약해 놓은 The Beach House 빌라에 도착한다. 간단히 체크인을 마치고 안내해 주는 숙소로 이동하니 작은 물놀이 공간이 있는 풀 빌라이더군요. 객실 내에는 딸내미를 위한 엑스트라 베드가 갖추어져 있으며 화장실을 비롯한 내부 시설들이 모두 깔끔하니 좋네요. 직원이 챙겨다 주는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길리 트라왕안 섬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자축한다.



한 시간 반 남짓 객실에서 쉬고 있다가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투어 예약도 하고 저녁 식사도 할겸 해서 빌라를 나선다. 잠시 빌라 입구 주변을 둘러보다가 매일 밤 부두 근처에서 열리는 야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걸로 정한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서의 우리 가족의 일정을 정리하자면, 내일은 길리 형제섬들(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 주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예정이고, 모레는 길리 트라왕안 섬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윤식당 드라마 촬영지였던 레스토랑에도 가보고 한적한 곳에서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낸 예정이다. 글피인 13일에는 길리 트라왕안 섬을 떠나 보트를 타고서 롬복 방살 항구까지 이동한 다음 택시를 잡아 타고서 롬복 공항으로 가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빌라에서 야시장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도중에 많은 여행사 사무실들이 있어 투어 프로그램들을 눈여겨 보지만 스노클링 투어의 가격은 모두 1인 10만 루피아로 담합이 되어 있더군요. 나란히 늘어선 여행사들 중에서 결국 호탕한 웃음으로 우리 가족을 이끌었던 직원이 있는 여행사에서 모든 예약을 마친다.


내일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고 오후 3시 30분에 돌아오는 스노클링 투어 가격은 1인당 10만 루피아(한화 약 8천원)인데 집사람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하기에 나와 딸내미 이렇게 두 사람만 예약하기로 한다. 글피인 13일에 이 곳 길리 트라왕안에서 롬복 방살 항구까지 가는 3인 패스트 보트 티켓 그리고 방살 항구에서 롬복 공항까지 가는 택시비, 이렇게 두 가지 교통편 요금은 50만 루피아를 달라고 한다. 가격 흥정에 들어가 보지만 교통편 요금은 자기들도 소개만 해주는 것일 뿐 다른 여행사들과 동일한 가격이다고 한다. 결국 나와 딸내미의 스노클링 투어 가격을 1인당 2만 루피아씩 할인받아 총 16만 루피아를 지불하고, 패스트 보트와 택시비는 50만 루피아를 그대로 지불하고서는 예약 바우처를 챙겨받는다.



야시장에 도착해 잠시 시세를 파악해 본 후 한 가판대에서 생선 한 마리 8만 루피아, 새우 꼬지 두 개 11만 루피아(닭꼬기/참치/오징어 꼬지 각각 하나씩 골라 7만 루피아를 주문한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마실거리로 4만 루피아짜리 빈땅 맥주 큰 거 한 병과 3만 루피아짜리 레몬맛 빈땅 래들러 맥주 작은거 한 병을 주문해 해산물 요리들과 함께 조촐한 저녁 식사를 즐기게 되었어요. 새우 꼬지의 경우 12만 루피아 달라는 거 1만 루피아를 깎아 구입하긴 했지만 나중에 먹어보니 가성비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서 아쉽더군요.



야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야시장 근처 가게들을 둘러보며 구경하다가 천천히 빌라를 향해 이동한다. 귀가 도중 COCO(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초초라고 읽음) 편의점에서 맥주, 과자, 생수 등을 구입했는데 생수 가격을 기준으로 봤을 때 육지 시세의 1.5배 정도 수준이라 보면 되더군요. 



밤 9시경 빌라에 도착해 맥주도 마시고 물놀이도  하다가 길리 트라왕안에서의 첫날 밤을 맞이한다. 그러나 바로  클럽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악과 소음 때문에 깊은 잠을 들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밤 12시 반경에 리셉션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이 묵고있는 빌라 객실이 바로 이 클럽과 겨우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느껴질 정도로 클럽의 소음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것 같은데, 다른 방도는 없고 언제 이 소음이 끝나고 조용한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이예요. 


 리셉션 직원이 오늘은 새벽 1시까지 클럽에서 파티가 열리고, 내일은 새벽 3시까지  파티가 열린다고 하네요. 내일이 더 막막한 상황을 맞이할 것 같기에 매니저를 찾으니 이미 퇴근을 했다고 한다. 직원더러 매니저에게 연락해 내일 오전 9시에 좀 만나자고 한 뒤에 빌라에 돌아와 다시 눈을 붙이려 하는데 정말로 새벽 1시가 되자 파티는 끝이 나더군요. 그러나 잠시 후 새벽 2시가 되자 클럽 입구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월드컵 4강전 프랑스와 벨기에 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하는 소리가 다시 떠들썩하게 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마도 새벽 3시 경에 떠들거나 말거나 무심하게 눈을 감고 있다보니 스스르 잠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