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플로레스섬|숨바섬

[인도네시아] 제13편 - 엔데를 떠나 숨바섬 땀볼라카에 도착해 오로 비치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9. 10. 23:26

2018년 5월 8일 화요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과 숨바섬 가족여행 8일차입니다.


오전 6시에 맞춰놓은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기 전에 호텔 근처에서 들려오는 닭 울음 소리에 잠에서 깬다. 오늘은 이 곳 엔데를 출발해 항공편으로 숨바섬 땀볼라카로 이동할 예정인데, 당초 오전 7시 출발 항공편이 항공사 운항 스케쥴 관리 사정으로 오전 7시 반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어젯밤에 받은 터라 일단 오전 7시 반까지 공항에 도착하는 걸로 해서 준비를 한다.


오전 7시경에 여행 가방을 챙겨들고 체크 아웃을 한 다음 로비 근처에 마련된 코너에서 무료 아침 식사를 한다. 호텔 숙박비가 40만 루피아(약 3만 2천원)에 불과한 터라 큰 기대를 갖지 않은 아침 식사인데 그래도 허기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챙겨 먹는다.



오전 7시 20분경 호텔 입구 대로변에 서서 도로 맞은 편에 서 있는 오젝(오토바이 택시)을 향해 손을 흔든다. 당초 오전 7시 출발 항공편이었으면 오젝을 타기에도 이른 시간이었을 건데 항공편 출발 지연으로 인해 아침 식사도 하고 오젝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거다. 공항까지 오토바이 한 대당 5천 루피아(약 400원) 요금이라 하기에 두 대의 오토바이 뒤에 각각 나눠 타고서 공항으로 향한다. 어제 오젝을 이용하면서 낮에는 5천 루피아 그리고 밤에는 1만 루피아라는 요금 체계를 이미 알고 있는 터라 이 친구들이 요구하는 요금을 흥정없이 그대로 주기로 한거다.



오전 7시 반경에 엔데 공항에 도착해 윙스 항공 체크인 부스를 찾아가 체크인을 마쳤는데 오전 9시 반에 땀볼라카로 가는 항공편이 출발할 예정이라 한다. 당초 오전 7시 출발 항공편이 2시간 반 지연되어 출발하게 되는 거다. 스마트폰으로 Oro Beach Houses 호텔 홈페이지를 뒤져 호텔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 전화를 걸어 오전 10시반경 땀볼라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 시간에 맞춰 픽업 차량을 보내달라 요청한다. 호텔이 시내 및 공항에서 조금 먼 곳에 위치해 있는 터라 택시를 타야 하는데 아무래도 도시 규모 상 공영 택시가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요금 흥정을 하더라도 비쌀거 같기에 아예 호텔에서 제공하는 공항 픽업 서비스를 요청한거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공항 픽업 또는 샌딩 서비스 요금은 차량 한 대당 12만 루피아로 나와 있다.


오전 9시경에 항공편 보딩을 시작한다 할지라도 1시간 넘게 시간 여유가 있는 터라 공항 입구 근처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에 가서 음료수 두 개와 커피를 주문하고 낡은 진열대에 비치되어 있는 과자도 두 개를 고른 후 총 42,000 루피아를 지불한다.



오전 8시 15분경 집사람이 숨바섬에 있는 Oro Beach Houses 호텔에는 객실에 세면 용품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근처에 있는 마트에 다녀오겠다 한다. 오전 8시부터 마트가 문을 여는 걸로 나와있다네요. 나 혼자서 구멍가게에 앉아 음료수와 과자를 먹으며 30분 정도 더 시간을 보내다가 공항으로 가서 집사람과 만나기로 약속한 윙스 에어 사무실 앞에서 기다린다. 잠시 윙스 에어 사무실에 들어가 이틀 뒤 10일에 땀볼라카에서 발리를 거쳐 반둥으로 가는 항공편에 대해 문의를 해봤으나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로 검색해서 나오는 가격이 판매 가격이라 한다. 공항에 있는 항공사 사무실에서 구입하면 조금 더 저렴한 걸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잠시 후 마트에서 1회용 샴푸, 헤어 비타민, 모기기피제 등 약 10만 루피아어치 구입해 돌아오는 집사람을 만나 보안 검사를 받고 출발 게이트로 들어선다. 출발 게이트에서 보딩을 기다리면서 구석에 있는 자그마한 매점에서 빈탕 맥주 작은 캔 3만 루피아짜리 두 개랑 6천 루피아짜리 생수를 한 병 구입하고, 수영복 겸용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반바지가 맘에 드는 게 있기에 75,000 루피아를 주고 하나 구입한다.



오전 9시 반경에 출발 예정이라면 9시경에는 보딩을 시작해야 하는데 9시 반경이 되자 그제서야 라부안바조에서 출발한 항공편이 엔데 공항에 도착한다. 이 항공편을 타고서 숨바섬에 있는 땀볼라카로 가게 되는 거다. 9시 40분 경이 되자 보딩을 시작해 거의 10시가 되어 갈 즈음에 보딩을 완료하고 출발한다.


오전 10시 45분경 땀볼라카 공항에 도착해 출구로 나서자 Oro Beach Houses 호텔에서 픽업 나온 차량이 기다리고 있다. 공항에서 부터 약 20분 이동해 오로 비치에 자리잡고 있는 호텔에 도착한다. 공항 픽업 차량 서비스 요금으로 책정된 12만 루피아를 운전 기사에게 지불한 후 메인 건물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여주인장과 얘기를 나눈다.



이 곳 호텔은 주인장 가족이 살고있으면서 호텔 리셉션 겸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는 메인 건물과 6개의 손님 맞이용 방갈로(방갈로 한 채에 두 개의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지난 해에 독일인 남편을 지병으로 떠나 보낸 후 혼자서 호텔을 운영하며 쓸쓸함을 달래고 있는 중인데 멀리 한국에서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인도네시아인이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편이며, 독일인 남편과 살다보니 독일어 역시 잘하는 편이라고 한다. 


웰컴 드링크로 나온 파파야 쥬스를 마시면서 여주인장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낮 12시가 다 되어 간다. 이제 객실에 가서 좀 쉬었으면 하는 집사람의 표정을 눈치 챈 것인지 여주인장이 객실 키를 건네면서 호텔 예약 상황에 대해 재차 안내를 한다. 우리 부부가 예약한 방은 에어컨이 있는 방으로서 1박에 조식 포함해서 85만 루피아이며, 숙박비는 현지 지불로 해서 예약되어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집사람이 어젯밤에 이 곳 호텔을 예약할 때 현지 지불 옵션만 선택 가능한 걸로 나온다고 알려줬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밤에는 서늘한 편이라 하기에 에어컨이 없는 객실 요금을 물어보니 팬이 설치되어 있으며 1박에 65만 루피아라고 한다. 집사람에게 넌지시 저렴한 객실로 바꿀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에어컨이 있는 객실을 그대로 사용하겠다 고수한다. 


이 곳 호텔이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근처에 민가도 드물고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다 하면서 우리 부부도 이 곳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할건지 물어본다. 이 또한 구글 지도에다 이용자 후기를 읽어 보고서 익히 알고 있는 상황인지라 서슴지 않고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하겠다 한다. 여주인장이 오늘 저녁은 특별히 생선 구이로 준비를 하겠다 하면서 생선 한 마리 구이 비용은 75,000루피아라고 한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생선 구이를 좋아한다고 하자 만족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잠시 후 직원 한 명을 부르더니 우리 부부더러 따라가면 된다고 한다. 에어컨이 있는 방갈로 객실에 들어었는데 아직 방 청소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 듯하다. 가방 들어다 준 직원에 1만 루피아를 팁으로 건네면서 청소를 부탁하니 잠시 후 청소 도구를 가지고 객실로 찾아온다. 청소를 하는 동안에 자리를 뜨는 게 좋을 것 같아 비치 구경에 나선다. 모래가 고운 편이고 깨끗한 바다이기는 하나 물놀이 하기에는 파도가 좀 센 편이다. 파도에 침식된 바위들 모습이 절경을 이루고 있기에 어디까지 이런 절경이 이어지나 궁금해 혼자서 더 이상 진입이 불가능한 곳까지 구경을 다녀오게 되었네요. 집사람은 혼자서 비치를 걷다가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바위가 만들어 내는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더군요.



오후 1시경에 객실에 돌아오니 이미 말끔히 청소가 되어 있다. 바로 옆 객실에는 아직 손님이 없으며, 다른 방갈로를 둘러봐도 객실 입구에 신발이 안보이는 걸로 봐서 숙박 손님이 거의 없는거 같다.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아니면 이 곳 호텔이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져 손님이 없는 건지는 알 수가 없네요. 


여행 기간 동안에 밀린 빨래를 해서 방갈로 입구에 있는 나뭇가지와 비치 의자 위에 널어놓는다.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연결 또한 신호가 아주 미약해 거의 스마트폰 사용이 거의 무용지물이네요. 오랜만에 스마트폰 내려놓고 미리 챙겨 온 맥주랑 아귀포를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집사람은 스마트 폰에 미리 다운로드 받아 챙겨 온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맥주를 마시고 나서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오후 6시경이 되어 간다. 일몰 시간이 되어가는 터라 오로 비치에 가서 잠시 일몰을 구경하고 돌아오니 옆 방갈로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저녁 식사하러 메인 건물에 가서 여주인장에게 물어봤더니 독일에서 온 나이 든 부부가 장기간 렌트를 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나도 차후에 퇴직을 하고 나서 이런 곳에 와서 조용히 살아가는 건 어떨까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따로 저녁 식사 메뉴는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고 주는 대로 먹으면 되는 것 같다. 낮에 여주인장이 말한 대로 자이언트 트레발리 생선을 통으로 쪄낸 요리가 나온다. 이거 한 마리면 두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양인데, 가격은 75,000루피아(한화 약 6천원)이니 아주 저렴한 거다. 채소 요리와 밥이 나오는 데 가격은 말해주지 않지만 그리 비싸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일 저녁 식사까지 하고 나서 일괄 계산할 때 얼마로 계산되는 지 확인해 볼 수 밖에 없다. 빈탕 맥주는 큰거 한 병에 5만 루피아(약 4천원)이라 했기에 맥주 두 병과 집사람이 마실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한다.



식사를 마쳐 갈 즈음에 차량 한 대가 도착하더니 세 명의 인도네시아 젊은 여성들이 내린다. 한국에서 왔다는 우리 부부를 보고 반가운 듯 인사를 한다. 자카르타에 살면서 친구 사이인 이들은 5일 일정으로 놀러 왔는 데 역시 비행기 지연 출발로 인해 조금 전에 땀볼라카 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숨바섬 여행 일정 동안에 이용할 운전사 포함 차량을 미리 예약해 놓고서 공항에서 만나서 여기까지 타고 온 거라 한다. 오늘 하룻밤만 이 곳에서 묵은 다음 내일은 위쿠리 호수와 만도락 비치 등 숨바섬 서쪽 투어를 할 예정이라 하네요.


우리 부부도 내일 호텔 차량을 렌트해서 전통 가옥이 있는 마을들과 위쿠리 호수 그리고 만도락 비치를 구경할 예정이라 하니 내일 하루 같이 여행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던져 온다. 한 명의 능동적인 여성이 다른 친구들과 상의없이 그저 예의적으로 건네는 얘기로 받아들이며 우리도 그러면 좋겠다는 식으로 맞장구만 쳐준다. 그러면서 조금 전에 저녁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에 차량 렌트에 대해 여주인장과 얘기를 나눴고 70만 루피아에 운전사 포함 호텔 차량을 하루 빌리기로 했다고 전한다. 집사람 역시 친구들끼리 오붓하게 여행하는 데 우리 부부가 끼어들면 방해를 주게 될거 같으니 그냥 별도로 구경을 다니는 게 좋겠다고 한다. 


저녁 8시경 가벼운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 세 명의 여성들에게 저녁 식사 맛있게 하고 멋진 숨바섬 여행을 즐기라 하며 인사를 나눈 뒤 객실에 돌아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숨바 섬에서의 첫날 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