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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12편 - 끌리무뚜 분화구를 구경한 후 버스를 타고 엔데로 이동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9. 10. 23:02

2018년 5월 7일 월요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가족여행 7일차입니다.


오늘은 끌리무뚜 화산의 분화구를 구경하러 가는 날이다. 어제 오토바이 두 대를 예약해 놓았는데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4시 반에는 출발해야 한다기에 새벽 4시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한다.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산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제법 추울거로 생각되어 바람막이까지 챙겨들고 호텔 입구로 나가니 아버지와 아들 사이인 걸로 보여지는 두 명이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다. 나는 몸무게가 좀 나가는 편이라 아버지가 모는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집사람은 아들이 모는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서 끌리무뚜 화산으로 향한다. 


약 20분 정도 포장 도로 및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나오는 산길을 따라 이동하니 매표소가 나온다. 외국인 1인당 15만 루피아의 국립공원 입장료에다 오토바이 입장료에 해당하는 5천 루피아를 더 보태 155,000루피아를 내야 하더군요. 집사람 역시 동일한 금액을 내야하는 터라 모두 31만 루피라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는다. 


이 곳 매표소에서도 약 6Km 정도 더 올라가니 오토바이 및 승용차 주차장이 나오고 이 곳에서 부터는 걸어서 분화구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집사람이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오토바이를 몰고 온 두 사람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한잔씩 마신다. 커피 한 잔 가격이 조금 비싼 1만 루피아씩이라 총 4만 루피아를 지불한다.



서둘러 커피를 마시고 새벽 5시 조금 넘어 주차장을 출발해 미리 준비해 간 렌턴을 비춰가면서 분화구 뷰포인트까지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간다. 5시 반경에 뷰포인트에 도착해 일출을 기다리는 데 확트인 장소이다 보니 찬바람 마저 불어 쌀쌀하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웅크리고 앉아 해가 떠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전망대가 아니다 보니 자리 점유가 필요한 상황도 아닌터라 호텔에서 2~30분 정도는 더 늦게 출발을 해도 되었을 듯 싶다. 아뭏든 오전 6시경이 되자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해가 떠 오른다.  



해가 떠 올라 날이 밝아지자 코발트 색의 분화구가 가까이에 드러난다. 조금 먼 곳에 위치한 분화구는 초록색 같기도 하고 짙은 파란색 같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뒷 편에 위치한 분화구는 거의 짙은 회색인지 옅은 검은색을 띄고 있다. 이렇게 세 가지 색깔을 가진 세 곳의 분화구를 구경하다가 언제 나타났는지 원숭이들 무리들이 모여들기에 사진에 담으며 노는 모습들을 구경한다. 해가 떠 올라도 여전히 쌀쌀한 편이라 집사람은 바람도 피하면서 광합성 하기에 좋은 장소에서 분화구를 구경하고, 나는 뷰포인트를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세 곳의 분화구를 번갈아 가며 구경한다.

 


오늘은 이 곳 끌리무뚜 화산의 분화구 구경하고 난 뒤에 가까운 엔데(Ende)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만 잡혀있는 터라 시간 여유가 많은 편이다. 혹시라도 햇빛이 분화구에 직접 내리 비치면 또 다른 색깔을 드러낼 것만 같아 기다려 보기로 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들 배려도 해야 할 것 같기에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하산을 하고 난 오전 6시 50분 경에 천천히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을 하면서 중간 중간에 마련된 또 다른 뷰포인트에도 들러 분화구를 구경하다 보니 오전 7시 반경에 주차장에 도착하게 곧바로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서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8시경이 다 되었더군요. 약속한 대로 10만 루피아(약 8천원)씩을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지불한다. 새벽 4시 반부터 지금까지 약 3시간 반 정도의 수고비 치고는 아주 저렴한 편이다.




객실에 올라가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나니 한결 몸이 가볍다.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다기에 따뜻한 햇살이 비쳐드는 2층 베란다 테이블로 가져다 달라고 해서 끌리무뚜 화산을 비롯한 호텔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아침 식사를 한다. 지금까지 먹어 본 토스트 중에서 가장 맛있다 생각될 정도로 토스트가 부드럽고 달콤하다.



아침 식사 후에 여행 가방을 꾸려 놓은 후 베란다에 앉아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휴식을 취하다가 오전 10시 45분경에 주인 아줌마에게 얘기해서 체크 아웃을 한다. 이미 숙박비를 선지불 했기 때문에 그냥 말로만 곧 떠날거라는 얘기일 뿐이다. 체크 아웃 후에도 2층 베란다에 앉아 호텔 앞으로 버스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지켜본다. 버스가 보이면 호텔 입구로 나가 탑승하면 되는 것이다. 오전 11시 10분경에 버스 한 대가 다가오기에 가방을 챙겨들고 호텔 입구로 나가 버스에 올라탄다. 이 곳 모니(Moni)를 지나는 버스는 모두 엔데(Ende)까지 가거나 아니면 엔데를 지나 다른 도시로 가기 때문에 아무 버스에나 올라타도 되는 거다. 운전석 바로 뒷 열에 빈 자리가 있어 둘이서 나란히 앉아 엔데로 이동한다. 엔데까지는 약 1시간 반 정도 걸릴거라 하며, 버스 요금은 1인 5만 루피아(약 4천원)라 하기에 두 명분 10만 루피아를 차장에게 지불한다.



도로 사정이 열악한 구간을 지나는 곳이 있다보니 모니를 출발한 지 1시간 반이 조금 넘은 12시 45분경에 엔데 도시의 초입부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이 버스가 엔데 시내를 지나 다른 도시로 가는 건지 물어보니 이 곳이 종점이라면서 모두 내리게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베모 호객꾼들이 다가와 시내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다. 집사람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후보로 정해놓은 그랜드 위사타(Grand Wisata) 호텔 이름을 대자 거기까지 태워다 주겠다며 자신의 베모에 타라고 한다. 1인당 요금은 1만 루피아(약 800원)이며, 다른 외국인들 몇 명과 함께 베모를 타고서 시내로 이동한다.

 


그랜드 위사타 호텔 리셉션 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오늘 숙박 가능한 방이 있나 물어보니 55만 루피아(약 4만 4천원)짜리 스탠다드 객실은 방이 없고, 66만 루피아 짜리 슈페리어 객실은 방이 있는데 트윈 베드 객실만 남아있다고 한다. 바로 위 등급인 딜럭스 객실은 더블 베드 객실이 있으나 요금이 77만 루피아라고 한다.


처음 플로레스 섬으로의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라부안바조(Labuanbajo)에서 시작해 모니(Moni)까지 이동하며 구경을 한 뒤 이 곳 엔데에서 다시 라부안바조(Labuanbajo)로 항공편 이동해 2박 3일간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할 코모도섬 투어를 즐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행 첫째날 라부안바조에 도착하자 마자 다음날 당일 치기로 코모도섬 투어를 끝내버린 터라 여행 도중에 집사람과 얘기를 나눈 끝에 이 곳 엔데에서 숨바(Sumba)섬의 땀볼라카(Tambolaka)로 가서 2박 3일 일정을 보내기로 한거다. 


오늘 엔데에서의 숙박은 내일 아침에 숨바섬 땀볼라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가볍게 하룻밤을 묵는 곳으로 생각했기에 50만 루피아(약 4만원) 이상 지불하며 좋은 호텔에 묵을 이유가 없는 거다. 그나마 그랜드 위사타 호텔의 55만 루피아짜리 가장 저렴한 객실이 있다면 예상보다 5만 루피아 초과하더라도 묵을 생각이 있었는데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열어놓고 주변 호텔을 검색한 결과 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Satarmesse 호텔이 이용 고객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걸로 나오기에 찾아가 보기로 한다. 이 정도 거리는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생각해 따로 베모나 택시를 잡지않고 그냥 천천히 걷는다. 오늘 오후에 특별한 일정도 없는지라 시내 구경하는 셈 치고 걷기로 한거다.



약 15분 정도 걸어 Satarmesse 호텔에 도착하니 그랜드 위사타 호텔에 비해 등급이 낮고 초라해 보이는 자그마한 호텔이다. 리셉션 입구에 있는 객실을 보여주며 1박 요금이 375,000 루피아라고 하는데 트윈 베드인데다가 온수가 안나온다고 한다. 더군다나 에어컨이 없어 아무래도 가격만 보고 이 객실을 고르기엔 어려울 것 같다. 온수와 에어컨이 나오는 더블 베드 객실을 물어보니 VIP 객실이라 하면서 1박 요금이 50만 루피아라고 한다. 이 호텔에서 그랜드 위사타 호텔의 스탠다드 객실 요금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을 내고 묵을 필요가 있나 싶어 중간 가격대의 객실을 물어보니 건물 뒷편으로 안내를 한다. 별채처럼 만들어진 곳에 있는 객실인데 요금이 45만 루피아이며 에어컨도 있고 온수도 나온다고 한다. 실내도 깨끗해 보이고 이 정도 객실 수준이면 충분히 두 사람이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걸로 결정하고서는 가격 흥정에 들어간다. 결국 내일 아침 식사 포함해서 40만 루피아를 내고 이 객실에서 묵는 걸로 하고 현금으로 숙박비를 선지불한다.



객실에서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늦은 점심 식사를 하러 호텔 바로 옆 Pari Koro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메뉴를 보니 내가 좋아하는 갈비탕(Sop Iga)도 있고 집사람이 좋아하는 생선 탕수육도 보인다. 각각 하나씩 주문을 했는데 잠시 후 생선 탕수육은 안되고 다른 소스의 생선 튀김은 가능하다 하기에 바꿔서 주문한다. 마실거리로 코코넛 한 통에다가 수박 쥬스와 시르삭 과일 쥬스도 각각 하나씩 주문한다. 식사비 모두 합쳐 198,000 루피아(약 16,000원)가 나오더군요.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레스토랑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내일 이 곳 엔데에서 숨바섬 땀볼라카로 가는 항공편을 확정 예약한다. 숨바섬 땀볼라카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걸로 맘이 바뀔 수도 있어 미루어 왔는데 계속 항공료도 그대로이고 티켓도 남아있어 미루어 왔던 거다.



오후 3시 반경에 다시 호텔에 돌아와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호텔에서 부터 공항까지 샌딩 비용을 물어보니 5만 루피아(약 4천원)라고 한다. 도보 10분 거리이지만 가방이 있기 때문에 샌딩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건데 조금 비싼 편이라 포기를 한다. 


내일 아침까지 이 곳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엔데 비치에 가서 일몰 구경이나 씨푸드로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걸로 한다. 오후 5시 반경에 호텔 맞은 편에 오젝(오토바이 택시)이 모여있기에 씨푸드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물어보니 역시 엔데 비치로 가면 된다고 한다. 오토바이 타고 가는 비용을 물어보니 한 대에 5천 루피아(약 400원)라고 한다. 두 대의 오토바이에 각각 올라타고서 10분 정도 이동해 비치 카페 앞에 도착해 1천 루피아 팁을 더 얹어 각각 6천 루피아씩 드린다.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지만 검은 모래로 된 비치를 잠시 거닐다가 일몰 구경하기 좋은 비치 카페에 자리를 잡고서 빈탕 맥주와 토스트 그리고 바나나 구이(Pisang Bakar)를 주문한다. 늦은 점심을 먹었기에 이 정도면 저녁으로 대신을 해도 충분하다. 총 86,000루피아(약 5천원) 나왔네요.



비치 카페 입구에서 호텔까지 오젝을 타게 되었는데 밤 시간대에는 시내 이동 오젝 요금이 다르더군요. 아까 낮에 5천 루피아를 내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더니 밤에는 시내 어디든 1만 루피아(약 800원) 요금으로 규정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저녁 7시 반경에 호텔에 도착하니 리셉션 직원이 아침 식사는 6시 반부터 가능한데 우리 부부는 내일 몇시에 식사를 할건지 물어보더군요. 내일 숨바섬 땀볼라카로 가는 비행기 출발이 오전 7시로 잡혀있어 식사 제공이 가능한 아침 6시반에는 공항에서 체크인을 해야 할 시간이라 내일 아침 식사는 안하는 걸로 한다.


때마침 문자 메시지가 하나 도착하기에 읽어보니 내일 오전 7시 출발 예정 항공편이 비행기 운영 스케쥴 문제로 인해 오전 7시 반에 체크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행기 출발이 30분 이상 늦어지게 된 관계로 리셉션 직원에게 곧바로 내일 아침 6시반에 아침 식사가 가능하다고 전한다. 잠시 후 항공사로 부터 전화 연락이 와서 얘기를 들어보니 내일 오전 7시에 출발 예정인 항공편이 라부안바조에서 출발해 이 곳 엔데에 도착한 후 승객들을 태워 숨바섬 땀볼라카로 가게 되는데 라부안바조 에서의 출발 스케쥴 변경으로 인해 엔데에서는 오전 7시 반이 되어서야 항공편 출발도 아닌 체크인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거다. 항공사 측에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양해를 구하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 부부에게는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고 아침 식사까지 거르지 않고 챙겨 먹을 수 있어 더 좋은 상황이 된거다.

  

호텔 객실에서 집사람은 숨바섬 땀볼라카에서의 숙박을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이 아닌 비치에 접한 방갈로식의 Oro Beach Hotel로 정하고 2박 예약을 한다. 숨바섬이 많이 덥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고 에어컨이 있는 가장 비싼 방으로 해서 2박에 170만 루피아(한화 약 135,000원)에 예약을 한거다. 부킹 닷컴 사이트에서 100달러 이상 예약시 20달러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 링크를 타고 예약한 거라 숙박을 마치고 나면 20달러를 환불 받을 수 있어 무료 조식 포함해서 2박에 11만원 정도를 숙박비로 지불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