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자카르타 | 반둥

[인도네시아] 제2편 - 타만 사파리를 돌아다니며 야생 동물들에게 당근 먹이를 주다

민지짱여행짱 2018. 9. 2. 17:29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보고르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오늘은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보고르(Bogor)에 있는 타만 사파리(Taman Safari) 동물원 구경을 다녀오기로 되어 있다. 오전 8시에 호텔 입구에 렌트 차량이 도착하기로 되어 있는 터라 7시 조금 넘어 조식 뷔페 식사를 허러 호텔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간다. 나름 괜찮게 차려진 뷔페 음식이나 늘상 내가 먹는 호텔 조식은 과일과 야채 샐러드이다. 이 곳 레스토랑에는 특별히 스시롤이 차려져 있기에 추가로 몇 개 가져다가 먹는다.



오전 8시에 호텔 입구에 도착하기로 되어있어 미리 준비를 갖추고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으나 시간이 다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운전사 휴대폰으로 전화 연락을 하니 그제서야 출발하는 듯한 느낌이 드나 운전사는 지금 호텔로 이동 중에 있다고 말한다. 결국 20분 정도 늦은 오전 8시 20분경에 호텔 입구에 렌트 차량이 도착해 우리 부부를 태우고 보고르에 있는 타만 사파리로 향한다.



이동 도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한 편의점 앞에 정차하더니 톨(Toll) 이용료 지불을 위한 고속도로 카드 충전을 하겠다 하네요.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비, 연료비, 운전사 점심값을 내가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지라 대략 5만 루피아를 주면 왕복 통행료로 넉넉할 거라 생각해 지갑을 뒤져보니 5만 루피아짜리는 안보이고 2 루피아 짜리만 몇 장이 있기에 석 장을 건넨다. 


잠시 후 운전사는 아침 식사를 아직 못했는지 편의점에서 고속도로 카드 충전과 더불어 자신의 음료수와 빵을 산 봉지를 들고 운전석에 오른다. 차량 연료비를 연료 게이지 눈금에 따라 후지불 하는 경우에는 과도한 요금을 청구할까봐 아예 선지불해 버리려고 물어보니 25만 루피아를 달라고 한다. 내가 반둥에서 여러 번 차량 렌트를 했고 12시간 기준 연료비로 15만 루피아를 냈다고 하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것은 반둥 시내 혹은 가까운 곳에 다녀왔기 때문이며, 자카르타에서 타만 사파리까지는 거리가 많이 멀어 왕복하는 데는 그 이상의 연료가 든다고 강조한다. 집사람이 여행 카페를 뒤져보더니 한국인 여행자들이 자카르타에서 타만 사파리 다녀오는 데 보통 17~8만 루피아를 연료비로 지불하는 걸로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렌트 차량 회사에서 내게 보내 온 메시지에는 10만 루피아로 12리터 연료를 구입할 수 있다고 나오던데 구글 지도 상 왕복 거리를 고려해 보니 아무래도 15만 루피아로는 조금 모자랄 듯 보인다. 


운전사에게 다른 한국인들이 연료비로 지불한 금액을 얘기하면서 렌트 차량 회사의 연료비 안내 메시지를 운전사에게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왕복 연료비로 20만 루피아를 달라고 꼬랑지를 내린다. 자카르타를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인지라 2~3만 루피아 더 깎으려 해봐야 운전사 기분 상하게 하고 전체 여행 분위기가 다운될 거 같아 그냥 연료비로 20만 루피아를 운전사에게 건넨다.


호텔 입구에서 출발해 약 1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려 보고르에 도착했는데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 로컬 도로에 진입하자 마자 차량 정체가 시작된다. 타만 사파리가 있는 곳까지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1시간 20분 가량 더 걸려 오전 10시 40분경에 겨우 타만 사파리 입구에 도착한다.  



타만 사파리 내에서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야생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가까이에서 구경하는 게 핵심이다. 타만 사파리에 도착할 즈음 도로변에 당근과 바나나를 파는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는데 당근만 5 루피아 어치 구입한다. 당근 큰거 3개 묶음 혹은 중간거 4개 묶음 하나에 1 루피아 시세이다.



타만 사파리 입구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외국인 1인 40만 루피아(약 32,000원), 현지인 1인 195,000루피아 그리고 주차비가 2만 루피아이다. 자이언트 판다(Giant Panda) 구경은 별도 티켓으로 판매되는 걸로 알고 왔는데 규정이 바뀌었는지 사파리와 함께 통합 티켓으로만 판매한다고 한다. 접근성도 좋지 않는데다가 입장료가 현지 물가에 비해 너무 비싼 편이라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까지 구경을 할 가치가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우리 부부와 같이 현지인 운전사가 모는 렌트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운전사의 입장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깝기는 하지만 차량을 타고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구경해야만 하는터라 어쩔 수가 없다. 총액 1,015,000 루피아를 현금으로 내고서 석 장의 손목 밴드(Wrist Band)와 함께 영수증을 받는다. 며칠 전에 집 주인으로 부터 보증금 1천만 루피아를 현금으로 돌려받아 이 돈을 넉넉히 챙겨왔기에 현금으로 계산을 한거다.



타만 사파리에 들어서자 마자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는 코스를 따라 차량을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며 가까이 다가온 동물들에게는 당근을 먹이로 건네며 구경한다. 처음 몇 개의 당근을 먹이로 주며 이동하다 보니 금새 먹이를 주는 피딩 구역(Feeding Zone)이 끝난 걸로 나온다. 좀 시시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럴 줄 알았더라면 당근을 아끼지 말고 넉넉히 건네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잠시 후에 또 다시 새로운 피딩 구역이 나타나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다시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맹수들이 있는 구간과 피딩 구간이 번갈아 있기 때문에 하나의 피딩 구역에서 당근 한 묶음 정도만 먹이로 나눠주면 될거 같다. 아마도 4~5개의 피딩 구간이 있었던 걸로 기억되나 당근을 나눠주면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 정확히 몇 군데 피딩 구역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참고로 수라바야 호랑이나 사자, 코뿔소 등이 있는 구간에서는 창문까지 닫은 다음 이동하면서 구경하도록 게이트 입구에 안내문이 적혀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차량을 멈춰 세운 후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야생 동물들에게 당근 먹이를 주기도 하고, 유리 창문까지 닫고서 맹수들이 어슬렁 거리는 걸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사파리 코스가 끝이 나더군요. 아마 코스에 진입해서 출구로 나서기까지 3~40분 정도 걸린거 같아요. 좀 더 오래 머물면서 동물들을 구경했으면 하는데 운전사가 다른 차량들을 앞지르면서 대충 지나치려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지라 약간 실망감이 들더군요. 동물들이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이동하는 것도 요령이긴 합니다만...  


우리 속에 갇혀있는 동물들을 구경하는 일반 동물원과는 달리 이렇게 차량을 타고 직접 사파리를 돌면서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고나니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한번 쯤은 다녀갈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사파리 핵심 구경은 마친 상황이고, 오후에는 자이언트 판다 구경 및 각종 공연들 관람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