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103편(마지막편) - 1년간의 인도네시아 파견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9. 1. 23:14

2018년 8월 29일 수요일,


어제 빠순단대학교 지인들에게 점심 및 저녁 식사를 대접하며 작별 인사를 나눈 터라 귀국을 하루 앞둔 오늘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국 짐들을 꾸리고 남은 살림살이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세탁소에 맡겨 놓았던 옷과 이불을 찾아와 캐리어에 챙겨넣고 이불은 내일 릴라(Rilla) 학생에게 마지막 나눔을 위해 따로 챙겨둔다.  



며칠 전에 구입한 두 사람의 바짓단을 이 곳 반둥에서 저렴하게 줄여 가려고 아파트 근처 재래시장을 찾아간다. 바지 두 개의 단을 줄이는 비용을 물었는데 할아버지가 처음에 2만 루피아(약 1,600원)라 했다가 금새 바지 하나에 2만 루피아라 말을 바꾼다.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는 하나 그래도 비싸다고 우기니 결국 두 개에 3만 루피아에 해주는 걸로 해서 맡긴다. 1시간 정도 뒤에 찾으러 오라기에 어중간한 시간이라 집사람과 재래 시장 맞은 편에 있는 메모리 살롱(Salon Memori)에 가서 헤어 크림바쓰를 받는다. 최근에 여러 차례 이용한 미용실인데 크림바스 비용이 1인당 5만 루피아(약 4천원)이다. 먼저 샴푸를 하고 선택한 헤어 크림을 골고루 바르면서 30분 정도 두피 맛사지를 해 준다. 그리고 어깨와 목덜미 역시 맛사지를 해준 다음 마지막으로 샴푸와 드라이를 해주는 서비스인데 가성비가 아주 높은 편이다.



헤어 크림바쓰를 마치고 나서 다시 재래시장으로 가서 바지를 찾아 귀가 도중에 아파트 근처 사떼를 파는 가게에 들러 양고기 사떼를 20개 3만 루피아(약 2,400원)에 구입한다. 살림살이를 대부분 정리를 해버린 터라 집에서 요리를 해먹을 상황이 아니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한 레스토랑에서 테이크 아웃으로 챙겨 온 매콤한 치킨과 조금 전에 구입한 양고기 사떼를 안주삼아 냉장고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캔 맥주 두 개를 꺼내 하나씩 마시는 걸로 저녁 식사를 대신한다.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오늘은 인도네시아 반둥에서의 파견 생활 마지막 날이다.


저녁 8시에 반둥의 후세인 사스트라네가라 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에어 아시아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오전에 귀국 짐을 모두 꾸려놓고 아파트 내부를 말끔히 정리를 마친 후 호텔 리셉션으로 가서 청소 의뢰를 한다.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청소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며 비용은 195,000루피아(한화 15,500원)라 한다. 지하 1층에 있는 수납 창구에 가서 비용을 지불한 후 영수증을 챙겨 받는다. 


그리고 9월에 납부해야 하는 아파트 관리비 청구서도 미리 요청해서 1,347,000 루피아를 납부한 다음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SNS로 전달한다. 지난해 9월 4일에 아파트에 입주해 살기 시작했으나 10월초에 관리비 청구서를 처음으로 받아 납부를 시작한 터라 며칠 뒤 9월초에 청구서를 받아 관리비를 내야만 1년치를 모두 납부하게 되는 거다. 며칠 전에 집주인으로 부터 귀국 전에 마지막 관리비 납부를 꼭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오늘 관리비 청구서를 미리 요청해 관리비를 납부하고 그 인증샷을 찍어 주인에게 보내준 것이다. 집주인으로부터 잊지 않고 관리비를 내줘서 고맙다는 답변과 더불어 안전하고 편안한 귀국을 바란다는 인사를 보내오더군요.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정도 청소를 하는 동안에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다 패밀리 맛사지 가게를 찾아가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나눔을 해주기로 한 릴라 학생을 맛사지 가게 앞에서 만나 우리 부부가 1년간 사용했지만 곱게 세탁을 한 이불 세트를 전달한다. 릴라와 다음에 다시 만나자 하며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평일 오후 2시까지 제공하는 20% 할인 가격에 90분 바디 맛사지를 즐긴다.  

 


90분 맛사지를 즐긴 후 맞은 편에 있는 일식 레스토랑에서 우동과 바나나튀김 그리고 아이스크림 후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고카(Go-Car) 차량을 불러 아파트로 이동한다.

 


오후 4시경에 아파트에 도착하니 이미 청소가 끝났더군요. 지난 해 9월초에 입주를 할 때와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마지막으로 귀국 짐들을 재점검 하고서 액세스 카드 키(엘리베이트 탑승시 해당 층 버튼 선택에 필요)와 출입문 열쇠를 거실 테이블 위에 곱게 올려놓은 후 짐들을 챙겨들고 1년간 정들었던 아파트를 나선다.

 


오후 515분경 아파트 로비에서 그랩(Grab) 프리미엄 차량을 호출하니 32,000루피아에 매칭이 된다. 일반 차량은 소형 차량이 매칭이 될 수도 있어 귀국 짐들을 모두 싣기 어려우므로 프리미엄 차량을 호출한 것이다. 10분 정도 기다려 도착하는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 약간 차량 정체가 있더군요. 30분 정도 걸려 공항에 도착해 승용차 운전자에게 주차비 5천 루피아와 팁을 포함해 5만 루피아를 드린다. 이렇게 많은 짐들을 싣고 공항까지 안전하게 태워다 준 사례가 포함된 것이다.


에어아시아 체크인 부스에서 가장 걱정했던 수하물 무게 고민이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 25Kg 캐리어 두 개랑 20Kg 스포츠 용품 하나를 부칠 수 있도록 예약을 했는데 초과해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 건 아닌가 걱정을 한거다. 근데 체크인 하면서 수하물 무게를 달아보니 23.8Kg21.5Kg으로 캐리어 두 개 모두 25Kg에 못미치는 무게이고, 스포츠 용품 가방은 23.2Kg으로 초과 무게이나 총 무게가 허용 범위 안에 드는 터라 직원은 아무런 얘기도 없더군요. 수하물 무게 걱정이 사라지자 이제 안심하고서 수하물을 안전하게 다루어 달라는 뜻에서 깨짐 주의(Fragile) 스티커를 모든 수하물에 붙여 달라고 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처리되는 듯 했으나 뜻하지 않은 일이 출국 심사 과정에서 벌어지고 만다. 나보다 앞서 출국 심사를 받던 집사람이 이민국 직원과 심각한 얘기를 나누는 거 같아 내 앞에 서 있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가가서 확인해 보니 심각한 상황이더군요. 우리 부부가 가진 인도네시아 복수 입국(Multiple Entry) 비자는 한번 입국에 60일간 체류가 가능한데 오늘 출국하는 우리 부부는 61일 체류를 한 걸로 나와 오버 스테이(Over Stay)에 따른 벌금을 내야한다고 한다. 71일에 인도네시아에 마지막으로 입국했는데 오늘 830일 출국을 하게 되어 총 61일 체류라고 하기에 이민국 직원과 함께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다시 날짜를 세어보니 7월달이 31일까지 있어 총 61일로 나온다. 나는 입국하는 날로부터 24시간 지나면 1일로 카운트 하는 방식으로 해서 오늘이 마지막 60일째 날이다 라고 우겨봤지만 이민국 직원은 입국하는 날부터 1일로 카운트되기 때문에 오늘이 61일차임을 강조한다

 

하루 초과 체류에 따른 벌금이 1인당 30만 루피아(24,000)라서 두 명이 60만 루피아를 내지 않으면 출국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6월말에 미얀마 여행을 다녀올 때 좀 더 신중하게 날짜를 카운트 해보고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는 날을 선택했어야 하는데 내 불찰로 이렇게 벌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 겨우 하루 오버 스테이이니 좀 깎아 달라고 몇 번에 걸쳐 얘기를 해봤으나 묵묵 부답이더군요. 반둥 시내에 있는 이민국 사무실에 가면 할인을 받을 수 있겠지만 여기 출국 심사를 받는 곳에서는 할인이 불가하다 한다. 어쩔 수 없이 이민국 직원에게 60만 루피아를 내고서 두 사람의 여권에 스탬프를 받는 걸로 마무리를 짓는다



출발 게이트 근처에서 보딩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다가 이제는 가방 무게에 대한 걱정이 없으므로 자그마한 백팩을 꺼내 딸내미에게 줄 쿠키와 컵라면을 잔뜩 구입해 채워 넣는다. 당초 8시 출발 항공편이 8시 반으로 지연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반둥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약 2시간 15분 정도 걸리며, 30분 지연 출발하는 경우 밤 1145(1시간의 시차가 있음) 경이라야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수가 있다. PP(Priority Pass) 카드로 무료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밤 12시까지만 운영하며 마지막 입장을 보통 밤 1145분까지만 허용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라운지 이용은 포기해야 할 듯 하다.

 

결국 8시 반이 다 되어서야 보딩을 시작하고 850분경에 출발을 하더군요.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라운지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접을 수 밖에 없다. 2시간 남짓 비행 후에 밤 12시가 다 되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환승 보안 검사를 받고 라운지를 찾아가 봅니다만 이미 카운터에 직원도 없고 음식들도 모두 치워버렸더군요. 할 수 없이 바로 옆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와 음료수로 허기를 간단히 채우고 김해국제공항까지 가는 에어아시아 항공편을 타러 P10 출발 게이트로 이동한다.



당초 밤 115분에 출발하기로 예정된 에어 아시아 항공편 역시 30분 정도 늦은 145분경에 출발해 6시간 15분 정도 지난 831일 금요일 오전 9(시차 1시간 있음)에 김해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었어요그런데 수하물을 찾고 보니 캐리어 하나의 모서리가 보기 흉할 정도로 깨어져 있다. 저가 항공사이다 보니 보상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 어렵다는 걸 안다. 그래도 근처 직원에게 클레임 접수를 한 후 공항을 빠져나와 우리 부부를 픽업하러 온 후배를 만나 창원에 있는 아파트까지 편안히 이동함으로써 모든 귀국 과정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