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100편 - 집 주인 가족들과 양고기 사떼로 식사를 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다

민지짱여행짱 2018. 8. 26. 18:07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오늘은 희생제(Idul Adha)라는 인도네시아의 공휴일인데 무슬림들이 양이나 소 등을 잡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지낸 뒤에 1/3은 가족이 먹고 나머지는 불우한 이웃에게 나눔을 하는 날이라 한다.


어제 오후에 집사람과 같이 고카(Go-Car) 차량을 타고 다고 헤리티지 골프장에 다녀올 때 도로 옆 여기 저기에 양들을 묶어놓고서 손님들에게 산 채로 판매를 하는 상인들을 많이 봤는데 바로 오늘 희생제를 맞이해 제물로 바칠 양들을 팔기 위함이었나 보다.



어제 집사람과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고카 차량 운전자로 부터 희생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직접 무슬림들의 희생제 행사를 경험 할 수는 없지만 양고기 맛이나 보자는 생각에서 양고기 사떼를 구입하게 되었어요. 아파트 근처 자그마한 가게에서 사떼를 맛있게 구워 파는 단골집이 있는데 양고기 사떼만 25개(38,000루피아, 한화 약 3천원)에 사와서 캔맥주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더군요.



우리 부부가 살고있는 이 곳 아파트 집 주인과 최근에 다시 연락이 닿아 희생제 공휴일인 오늘 저녁에 가족 동반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지난 해 9월 4일에 처음 아파트 계약을 할 당시에 만난 이후 만날 일이 거의 없다가 계약이 종료되는 싯점에서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 거다. 약 열흘 전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으나 우리 부부가 브로모와 이젠 화산 구경차 여행을 떠나는 날과 겹쳐 이후 연기되어 오늘을 맞이하게 된거지요.


사실은 8월초에 우리 부부가 귀국을 앞두고 미리 보증금을 돌려 받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부동산 중개 담당이었던 윌리(Willy)를 통해 전달했거든요. 지난 해 9월 4일에 아파트 계약하면서 1년치 월세 1억 1천만 루피아(한화 약 900만원)를 선불로 지불했고, 대략 한달치에 해당하는 1천만 루피아(약 80만원)를 보증금으로 추가 지불했는데 이 보증금을 귀국하고 나서 받기 보다는 미리 받게 된다면 귀국 전에 선물을 사거나 다른 용도로 지출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에 세띠아부디(Setiabudhi) 거리의 그랜드 세띠아부디(Grand Setiabudhi) 아파트 입구에 접해있는 사떼 전문 레스토랑 Sate Tegal HAREM 에서 만나기로 되어있어 집사람과 함께 고카 차량을 불러타고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이미 집 주인 내외 분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1남 2녀의 자녀를 둔 부부이고 처음 보는 인상 만으로도 선하고 인자해 보이는 분들이다. 한국에서 화장품 원료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부부가 한국에도 몇 번을 다녀온 적이 있을 정도이다. 또한 택시 회사도 운영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없이 지내는 분들임을 알고 있다.


이 곳 레스토랑은 집 주인 부부의 셋째 딸이 운영하는 사떼 전문 레스토랑이다. 인터넷을 통해 이 곳 레스토랑 이용객들의 방문 후기들을 읽어보니 양고기 사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나오기에 초대받은 입장에서 양고기 사떼로 배를 채우려 은근히 기대를 하고 왔다. 처음 아파트 계약서 작성할 때 안주인 분과 셋째 딸이 함께 만났기에 이 곳 레스토랑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며, 학교에서 퇴근 길에 이 레스토랑 앞을 지나는 앙콧을 타고 다녔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이 곳 레스토랑에 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후 4시 전후로 퇴근하면서 혼자 일부러 이 곳에 들러 사떼로 식사를 할 정도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거다. 아뭏든 다시 만난 셋째 딸에게 그 동안 이런 사정으로 인해 이 곳에 들릴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며 아쉬움과 더불어 미안함을 전한다.


오늘 저녁 식사 자리에는 집 주인 내외 분과 더불어 서른 한 살의 큰 딸 내외와 손자, 둘째 아들과 예비 며느리감 그리고 셋째 딸과 예비 사위감이 모두 모였네요. 모두들 착해 보이고 우리 부부에 대해 친근감을 보여주는 터라 연락처를 교환하고서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꼭 연락을 하라고 전한다. 가족들 소개 및 우리 부부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여러가지 얘기들을 주고받는 오붓한 분위기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양고기 사떼를 지방 부위가 붙은 사떼랑 고기만으로 만든 사떼, 맑은 양고기 수프와 카레맛 양고기 수프 그리고 나시(밥)으로 저녁 식사를 배불리 얻어 먹었네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자 안주인 되시는 분이 보증금이 든 돈봉투를 집사람에게 건네주며 아파트까지 조심해서 챙겨가라 전한다. 막내 딸이 즉석에서 자필로 작성한 보증금 반환 영수증에다 내가 서명을 하는 걸로 보증금 반환은 마무리가 된다. 우리 부부가 이 곳 아파트에서 지내는 1년 동안 정말로 만족해 하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기에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이 곳 반둥에 1년 혹은 장기로 파견 나오는 분들이 있으면 꼭 이 아파트를 소개해 주겠다고 덧붙인다. 아뭏든 이런 분들과의 인연은 오래 간직하고 싶고 꼭 다시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 생각해 본다. 레스토랑 입구에서 우리 부부를 아파트까지 태워 주겠다는 거를 근처에서 귀국 쇼핑을 해야 한다면서 극구 만류하고서는 작별 인사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