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Myanmar)

[미얀마] 제5편 - 순환 기차를 타고 이동해 미얀마 플라자와 인야 호수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8. 19. 02:10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황금과 불교의 나라 미얀마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호텔 무료 조식으로 배를 채운 후 객실에서 샤워도 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오전 11시 45분경이 되어서야 모든 짐들을 챙겨들고 호텔 리셉션으로 내려가 체크 아웃을 한다. 객실 침대에는 적은 금액이나마 1천짯 지폐를 하나 팁으로 올려놓고 나왔다. 처음 도착하던 날 예약 바우처에 나와있는 사진과 크기의 객실이 아니라서 변경하는 해프닝도 있었다지만 미얀마 양곤에서의 2박 숙박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위치 좋고 아침 식사도 괜찮았던 호텔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저녁 8시에 엉 밍갈라 하이웨이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JJ Express 심야 버스를 타고 바간(Bagan)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오후에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양곤 순환 기차를 타고 이동해 미얀마 플라자와 그 앞에 있는 인야 호수를 구경하는 걸로 해서 일정을 잡는다. 일단 호텔 체크아웃 후에 가방 두 개를 호텔 컨시어지에 맡기고는 오후 6시경에 찾는 걸로 얘기를 한다.


직원에게 집사람의 신발 수선이 가능한 곳이 근처에 있는지를 물었는데 호텔 바로 입구에서 자리잡고 잡동사니 수리를 해주시는 분에게 데리고 가더군요. 신발 밑창이 떨어져서 수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거다. 수리비를 물어보니 2천짯이라 하는데 잔돈이 없어 5천짯을 꺼내니 직원이 받아들고 작은 슈퍼에 가서 1천짯 짜리 다섯장으로 교환을 해서 갖다주더군요. 신발 수리비로 2천짯을 낸 후 직원에게도 1천짯을 팁으로 드리니 나중에 신발 수리가 끝나는 대로 호텔에다 찾아놓아 주겠다고 한다.



호텔에서 약 10분 정도 북쪽으로 걸어 Lanmadaw 가차역에 도착한다. 아주 초라해 보이는 자그마한 기차역이나 이 곳에서 순환 기차를 탈 수가 있는 거다. 매표 창구에다 대고 티켓 요금을 물어보니 1인 200짯이라 하기에 두 장의 티켓을 구입한 후 양곤 중앙역으로 가려한다고 하니 직원이 건너편에 있는 플랫폼을 가리킨다. 매표소에서 바로 우측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시계 방향으로 도는 기차를 타게 되는거고, 아예 매표소 밖으로 나가 철길을 가로지른 다리를 지나자 마자 우측으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양곤 중앙역을 비롯해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기차를 탈 수 있게 된다. 혹시라도 플랫폼을 잘못 선택한 경우에는 멀리서 진입하는 기차를 확인하고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도 시간 여유가 있다. 아주 느릿느릿 기차가 도착하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플랫폼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급하면 곧바로 철길을 가로질러 맞은 편 플랫폼으로 건너가도 무방할 듯 보인다.



맞은 편 플랫폼에서 먼저 기차가 도착해 손님을 태우고 떠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부부가 기다리는 기차가 도착한다. 기차에 탑승하니 한국의 도심 지하철이나 전철같은 개념으로 서로 마주보고 앉아가는 시스템이다. 승객들로 미어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으나 의외로 한산하다. 집사람이 좋아하는 망고스틴 과일 바구니를 들고 타신 분이 우리 부부 앞에 앉아 유혹을 하기에 결국 1천짯을 내고 한 봉지를 구입한다. 그 자리에서 망고스틴을 모두 까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과일 껍질은 비닐 봉지에다 고스란히 담아 나중에 하차시에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챙겨둔다.



 


순환 기차는 예상되로 양곤 중앙역에 정차해 손님을 태우거나 내려준 다음 이동을 계속한다. 모든게 느릿 느릿한 터라 조급함을 가져서는 이 기차를 못탈 것만 같다. 양곤 중앙역을 얼마 지나지 않아 승무원이 기차표 검사를 하러 돌아다니는 게 보인다. 시민들의 주된 이동 수단인지라 매번 기차료를 검사하지는 않을 듯 한데 간혹 이렇게 기차표 검사를 하는 걸로 알고있다. 오늘이 그날이라 생각하며 미리 구입한 기차표를 보여주니 빨간 펜으로 싸인인지 낙서인지 휘갈긴 후 되돌려 준다. 만약에 무임 승차를 하게 된 경우에는 정상 요금의 몇 배를 벌금으로 물어야 할거니 한국돈 200원도 채 안되는 200짯짜리 티켓을 정상적으로 구입하고서 탑승하는 게 좋겠지요.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보며 순환 기차가 어디쯤 지나고 있는 지를 지켜보다가 오후 1시 10분경 인야 호수에서 거리상 가까우며 근처에 대로가 있는 Parami 기차역에서 내린다. 자그마한 기차 역사를 빠져나가지 않고 철길을 따라 조금 더 진행해 샛길로 해서 대로로 들어서니 지나가던 택시가 멈춰선다. 미얀마 플라자를 외치니 2천짯을 달라고 한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어제는 몰랐는데 한국과 운행 차로는 반대인데 택시의 운전석 위치는 동일하네요. 운전석 위치가 한국과 같은 차량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차량들도 있는 셈이다. 



약 15분 정도 택시를 타고 이동해 미얀마 플라자에 도착한다. 도로 맞은 편으로 건너가 인야 호수를 구경할까 하다가 우선 미얀마 플라자 쇼핑센터 내에 들어가 조금 둘러보기로 한다. 미얀마 여행 초기인지라 여기서 쇼핑을 해서는 챙겨들고 다니기 어려우므로 일단 쇼핑은 자제하기로 한다. 대신에 시티 마트(City Mart)에 들러 지금 당장에 먹어치울 수 있는 두리안(Durian) 과일을 사고, 미얀마 맥주와 어울릴 만한 안주 거리로 캐슈넛과 Peanut Brittle 이라는 과자를 산다. 커피를 좋아하는 집사람은 여행 중에 마시기도 하고 남으면 챙겨가는 걸로 해서 미얀마 커피도 한 봉지를 구입한다.  



구입한 두리안을 인야 호숫가에 앉아서 먹을 예정이었는데 미얀마 플라자를 나서려고 보니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가 조금 잦아들 때까지는 Gloria Jean's Coffee 라는 카페에서 앉아 쉬기로 한다. 자릿세는 내야 할거라서 집사람은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각각 한 잔씩 주문한다. 어느 나라를 가든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은 비싼 거 같다. 커피 두 잔에 8,700짯이니 말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방금 전에 마트에서 산 두리안을 나눠 먹는다. 이 곳에서 산 두리안도 한 팩에 15,000짯이니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이다. 다른 저렴한 열대 과일들도 많이 있는 데 내가 왜 이렇게 값 비싼 두리안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오늘 저녁에 바간(Bagan)으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야하므로 이 곳에서 비가 그치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집사람이 챙겨 온 자그마한 우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집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 일본식 잡화점 미니소(Miniso)에 가서 7,900짯을 주고 우산을 하나 사가지고 온다. 



약간 비가 잦아들고 있기에 집사람과 함께 인야 호숫가를 산책하러 나선다. 미얀마 플라자에서 내려다 봤을 때 인야 호수 가운데 부문에 곶부리 처럼 튀어나온 곳에서 멋진 뷰를 조망할 수 있어 보이기에 그 곳을 향해 천천히 산책삼아 걷는다. .하지만 막바지에 곶부리 쪽으로 들어서려니 한 직원이 세차 중이다가 달려와서 진입 금지 구역이니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돌아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관람차가 있는 걸로 봐서 유원지라 생각하고 잠시 들어가 보는데 관람차 아래에서는 영화 촬영 중이고, 강변에 마련된 건물 내에는 골프 드라이빙 레인지(Driving Range)가 있더군요. 인야 호수를 향해 골프 공을 쳐 날리는 이색적인 곳인데 공 100개에 6,000짯이라 한다. 시간 여유만 있으면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곳이지만 참기로 한다. 집사람이 나 혼자 이 곳에 다녀오라 하고 자신은 천천히 미얀마 플라자를 향해 걸어가고 있겠다 한터라 급히 되돌아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후 4 20분경 여전히 가랑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플라자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 다시 도착한다. 이 곳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집사람이 보이지 않기에 메시지를 보내니 화장실에 볼 일이 있어 미얀마 플라자에 다녀올거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집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도착하는 시내 버스의 옆면에 붙은 노선도를 살펴보니 호텔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을 지나는 버스들도 보이더군요. 버스 요금은 1인당 500짯인가 보구요.



집사람을 만나 차비 500짯짜리 버스 대신에 4,500 달라는 택시를 잡아 타고서 호텔로 이동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버스 탑승을 시도해 보겠지만 저녁 식사도 해야하고, 호텔에서 엉 밍갈라 하이웨이 스테이션까지 택시로 이동해야 하는데 교통 체증이 어찌될지 모르는 터라 최대한 서두르기로 한거다.


호텔 앞에 도착해 바로 내리지 않고 택시 기사에게 얘기해 200미터 남짓 더 직진해서 내려달라고 한다. 저녁 식사 장소로 점찍은 오이시이(Oishii) 스시 레스토랑에서 가까운 곳에서 내린 것이다. 구글 지도를 보니 이 곳 거리에 다른 레스토랑들도 여려 개 있는 걸로 나오는 터라 스시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영 아니다 싶으면 다른 레스토랑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택시 기사에게는 약속한 차비에다 500짯을 팁으로 더 보태 5,000짯을 지불한다.


스시 레스토랑에 들렀는데 의외로 깔끔하면서도 메뉴 상의 음식들이 가격도 착해 보이고 맛도 있어 보인다. 각자 스시 세트를 하나씩 주문한 다음 단품으로 스시를 몇 개 더 주문해서 저녁 식사를 한다..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맛을 보여주네요. 두 사람이 배불리 먹고는 16,275짯을 계산한 후 천천히 걸어 호텔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