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Myanmar)

[미얀마] 제4편 - 양곤 시민들의 생활 모습을 구경하고자 나홀로 산책을 다녀오다

민지짱여행짱 2018. 8. 18. 19:03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황금과 불교의 나라 미얀마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어 객실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남은 여행 일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창 밖을 내다보며 양곤의 아침 풍경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집사람은 아직 일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기에 오전 8시 조금 안되어 가벼운 옷차림으로 혼자 호텔을 나선다. 호텔 바로 옆 17번가를 따라 남쪽으로 길게 재래시장이 늘어서 있기에 이 길을 따라 시장 구경을 하며 남쪽 방향으로 걸어가 강변 도로 근처까지 다녀와 보기로 한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강변 도로를 따라 더 걸어가면서 구경할 생각이구요. 호텔 뷔페 아침식사는 해야 할 거라 1시간 남짓 시간 여유를 이용해 양곤의 아침 풍경을 구경하려는 거다.


17번가에 들어서려는 곳에 있는 자그마한 가판대에서는 즉석에서 잎담배를 만들고 있는 데 이를 사려는 흡연자들이 모여 있더군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수용가 있는 거 같은데 일반 담배보다 더 건강에는 해로울 듯 보인다. 본격적으로 시장 거리에 들어서자 이른 아침부터 손님 맞이 준비로 한창인 가게들을 비롯해 도로 가운데에 임시로 팔거리를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이 분주하다. 천연 썬블록인 타나까(Thanakha)를 얼굴에 곱게 바른 젊은 여성들과 시장 상인들 모습도 눈에 띈다. 

 


천천히 17번가에 늘어선 새벽 시장 구경을 하며 20여분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니 강변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되돌아 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동쪽 방향으로 강변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걷기로 한다. 호텔과는 점점 더 멀어지는 방향이다. 잠시 후 제법 규모가 있는 불교 사원이 나타난다. 간판에 경복궁이라 적혀 있어 호기심에 사원 내부에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고 나선다. 



경복궁 불교 사원을 떠나 계속 동쪽 방향으로 천천히 강변 도로를 따라 걷는다. 지금까지 재래 시장을 천천히 구경하며 걸어온 시간을 고려해 볼 때 아직은 호텔로 돌아가기에 이른 시간이라 생각된다. 

이 곳 강변 도로변에도 잎담배를 말아서 파는 자그마한 가판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이것 저것 배합을 해서 손님 취향에 맞춰 순하게, 적당히 혹은 독하게 담배를 말아 주는 모양이다.



강변 도로를 따라 10여분 정도 더 걸어가다가 드디어 선택의 기로에 선다. 더 이상 해안 대로를 따라 가다가는 호텔 조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어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지금까지 알파벳 엘(L) 글자 모양으로 걸어왔는데 이 길을 그대로 되돌아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생각해 북쪽 방향으로 이동 경로를 바꾼다.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다 중간 즈음에 만나는 대로에서 왼쪽으로 다시 방향을 전환한다. 호텔 입구 대로에는 크게 볼거리가 없다 판단해 중간 중간에 나 있는 도로들로 무작정 들어서 보기로 한거다. 일단 호텔과는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


이동 중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열대 과일 두리안을 파는 노점상이 있다. 가격을 물어보니 작은 거 하나에 1500짯이라 한다. 가격이 싸도 너무나 싸다. 조금 있다가 아침 식사를 해야 하는 터라 자그마한 거 하나를 골라 여기서 먹고 가겠다는 시늉을 하니 그렇게 하라면서 자리를 마련해 준다. 간이로 놓아 둔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허겁 지겁 한 통을 먹어치운다. 잔돈이 없이 2천짯을 주니 잔돈 500짯을 돌려줄 생각을 안하기에 그냥 오케이 하고는 자리를 뜬다. 2천짯이라 할지라도 싸게 두리안을 먹은터라 만족스럽다.



아침마다 주민들이 비둘기 먹이를 주는 탓인지 전신줄에 수많은 비둘기들이 모여있고 근처  도로 상에도 수많은 비둘기 들이 모이를 주워먹고 있다. 잠시 사진을 몇 장 찍으며 구경한 후 자리를 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지와 상의에 동시에 비둘기 응가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런 쳐 죽일 녀석들이 있나 하며 되돌아 가서 혼내려다가 참는다. 이 녀석들이 미얀마 양곤을 찾은 내게 건낸 환영 인사라 생각하며 너그러이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당장에 티슈가 없는 터라 대충 응가 주변 바짓자락을 흔드니 굵직한 것은 떨어져 나간다. 나머지 흔적은 어쩔 수 없이 호텔에 가서 해결하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지나는 길에 자그마한 도교 사원도 하나 보이기에 잠시 구경을 한다. 이 곳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조용하기만 하다. 도교 사원을 나와서 호텔 방향으로 향하는 데 맨발로 공양을 얻으러 다니는 스님들 일행을 만난다. 현금이라도 시주를 하려니 한 두명이 아니라서 그냥 지나치는 걸로 한다.



다시 새벽 시장이 나오기에 호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구경을 마저 한다. 이른 아침부터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불과 한시간 전 보다 더 많아진 느낌이 든다.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9시 15분이 되었더군요. 당초 집사람에게 오전 9시까지 복귀할 거라 했으나 15분 정도 늦어질 거 같아 9시 15분에 호텔 3층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한거다. 호텔 무료 조식이 아침 10시까지인지라 아침 식사하기에는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다. 객실로 가지 않고 바로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니 집사람이 아직 내려와 있지 않다. 자리를 잡은 후 티슈에다 물을 조금 부어 급한대로 비둘기 응가 잔해를 지운다. 잠시 후 집사람이 내려오기에 약 30분 정도 함께 아침 식사를 하면서 산책 얘기와 더불어 비둘기 응가 얘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