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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3편 - 그랩 차량을 타고 우붓에 도착해 뜨갈랄랑의 라이스 테라스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7. 17. 10:17

2018년 7월 8일 일요일,

인도네시아 발리와 길리 트라왕안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오늘은 발리 덴파사르에서의 2박 일정을 끝내고 차량으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한 우붓(Ubud) 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우붓에 몇 시까지 도착해야 한다는 정해진 스케쥴이 없는 데다가 어젯밤에 1시간 정도 비치와 여행자 거리를 걸은 터라 아침 9시경에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간다. 

 

 

오전 11 조금 넘어 호텔 체크아웃을 한 후 로비에 앉아 이 곳 덴파사르에서 우붓까지 우리 가족을 태워다 줄 차량 호출을 한다. 처음에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하니 15만 루피아 가격으로 매칭이 되었으나 잠시 후에 텍스트 메시지 및 전화로 먼 거리라서 30만 루피아(약 2만 4천원)를 요구하기에 그냥 취소하기로 한다. 우리 부부가 생각하는 요금은 20만 루피아 내외이기 때문이다. 

 

호텔 로비 입구에 블루버드 택시가 한 대 정차해 있기에 내가 우붓까지 가격을 물어보니 35만 루피아를 부른다. 내가 그냥 돌아서려니 30만 루피아에 가능하다고 한다. 다시 로비로 돌아와 이번에는 그랩(Grab) 차량을 호출해 보기로 한다. 151,000루피아 요금으로 매칭이 되기에 곧바로 20만 루피아를 주겠다고 내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니 OK 답장 메시지를 보내온다. 고카나 그랩 매칭 요금이 너무 저렴해서 운전자들이 일단 매칭을 시켜놓고 요금 흥정을 하는 편이라서 미리 우리 부부가 생각하는 적정 금액을 제시한 거다.

 

그랩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며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호텔 근처에 도착할 즈음 우붓까지는 거리가 멀고 나중에 빈 차량으로 이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25 루피아에 가능한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 온다. 5만 루피아(약 4천원) 아끼자고 다시 새로운 차량을 호출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에 그냥 25만 루피아 주겠다고 답장을 보내자 마자 차량이 도착하더군요. 그냥 무응답으로 가만히 있을 걸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으나 그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이동 중에 운전자가 다시 내게 하소연을 할 거고 결국에는 내가 25만 루피아를 주겠다고 할거 같아 생각을 바로 접는다.

 

 

낮 12 5분경 그랩 차량을 타고서 덴파사르를 떠나 우붓으로 향한다. 이동 중에 집사람이 우붓 여행객들이 근교 투어로 라이스 테라스(Rice Terrace)와 띠르따(Tirtha) 힌두 사원 이렇게  군데 구경을 많이 한다기에 내가 운전자에게 이 두 군데 포함해서 호텔까지 이동 가격을 물어보니 경험이 없는지 망설이더군요.

내가 선수를 쳐서 40만 루피아를 주겠다고 하면서 애교성으로 어깨를 툭 치니 피식 웃으면서 그냥 그렇게 하자네요. 가격이 맘에 안들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건지 아니면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한다는 건지 알 수는 없네요. ㅎㅎ

 

약간의 차량 정체가 있어 약간 우회로를 타고 수카와티(Sukawati) 도시를 지나게 되었는데 이 곳은 재래 시장(Pasar Tradisional)으로 이름난 곳이라 하더군요. 여행자 버스를 비롯한 많은 차량들이 시장 주변 공터에 주차를 해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재래 시장을 구경하고 가도 좋을 듯 하지만 갈 길이 바쁜 우리는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발리 덴파사르를 출발한 지 한시간 반 정도 지난 즈음에 우붓(Ubud)에 도착한다. 우붓에서도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두파 우붓 빌라(Dupa Ubud Villa)에 2박 숙박을 예약해 놓은 터라 빌라에 들러 체크인을 먼저 한 후 근교 투어를 나서기로 했는데 운전자가 그만 진입 골목을 그만 지나쳐 버리고 만다. 내가 구글 지도를 보면서 안내를 해주고 있는데 진입 도로 옆에 진입금지 표지판을 세워놓은 건지 아니면 옆으로 치워놓은 건지 애매하게 놓여있다 보니 운전자가 진입 금지로 알고 그만 다른 길로 돌아가기로 한거다.

그런데 운전자가 우붓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근처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서 북쪽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구글 지도를 보니 이 도로는 끝이 막혀있는 도로에 불과하다. 결국 운전자가 근처 주민에게 물어보더니 비좁은 길에서 차량을 돌린다. 우붓의 대부분의 도로는 일방 통행로가 많고 도로 폭이 좁아 오고가는 차량들이 교행하기가 참 어렵게 되어 있더군요. 차량 후미를 벽에 살짝 긁어가면서 겨우 차량을 돌린 다음 다시금 우붓 시내로 되돌아 오게 된 터라 운전자에게 근교 투어를 먼저 떠나자고 요청한다. 구글 지도를 보니 투어 장소들이 모두 빌라 위치보다 더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투어를 마치고 난 뒤에 거꾸로 북쪽에서 부터 빌라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게 더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우붓 시내에서 약 15분 정도 메인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니 라이스 테라스(Rice Terrace) 안내 표지판이 나타난다. 이 곳 지명이 뜨갈랄랑(Tegallalang)이며 발리섬에서 가장 멋진 계단식 논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뜨갈랄랑의 라이스 테라스라 알려진 곳이다. 

 

운전자가 이 곳 역시 처음 방문하는 건지 주차장 진입로를 지나쳐 출구로 까지 가버린 터라 그대로 다소 위험한 후진을 해서 주차장으로 겨우 진입을 한다. 오후 2시경에 주차장에 도착해 운전자에게 같이 점심 식사를 먼저 하자고 하니 자기는 모여있는 다른 운전자들을 가리키며 저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우리 가족더러 라이스 테라스를 구경하고 오라고 한다. 우리 가족과 같이 식사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중에 점심 식사비를 별도로 챙겨주는 걸로 생각하고는 매표소를 향한다. 

입장료가 1 1만 루피아 이기에 석 장을 구입한 다음 근처에 있는 다른 직원의 티켓 검사를 받는다. 티켓을 절반 정도 찢는 게 바로 티켓 확인 절차인 거다.

 

 

라이스 테라스 안내 표지판이 가리키는 화살표를 따라 중심 도로를 걸어 조금 올라가니 우측 편으로 난 계곡 아래에 계단식 논들이 보인다. 가장 먼저 보이는 진입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서 계단식 논들을 구경하는 뷰포인트로 이동하는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벼들을 모두 베어낸 논들이라 그런지 그리 멋진 뷰는 아닌거 같다. 두 그루의 야자수를 서로 연결한 그네(Swing)들이 많이 보이는데 계곡을 향해 그네를 타게 되는 터라 색다른 스릴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은 것 같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람이 얘기하기로는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고 한다. 그네 타는 데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다보니 그네 타는 가격을 물어보질 못해 아쉽네요. 

 

앞서 1만 루피아 짜리 티켓을 끊고 이 곳 라이스 테라스를 구경하러 왔는데 또 다시 주요 뷰포인트 입구에서 남성의 성기 모양을 한 긴 차단기를 설치해 놓고 도네이션을 강요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내가 1만 루피아짜리 티켓을 보여줘도 그 곳이랑 이 곳은 서로 다르다면서 도네이션 안할거면 못들어 간다고 한다.

내가 좀 강하게 따지니 모른체 하고 팔짱을 끼고서는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더군요. 뒤에 줄지어 서는 관광객들 때문에 결국 1만 루피아를 내고서는 3인 가족이 뷰포인트에 들어설 수 있었네요. 뒤따르던 외국인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원치 않는 도네이션을 하고 들어서고 있다. 그저 이 곳 뷰포인트까지 오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라이스 테라스를 구경할 수가 있기 때문에 도네이션을 입장료 처럼 징수하고 있는 이 곳을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퇴락하길 바랄 뿐이다.

 

뷰포인트에서 잠시 사진을 몇 장 찍은 다음 논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며 걸어 다른 출입구로 나선다. 그리 큰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입장료를 내고 도네이션까지 한 터라 여러 장소에서 사진들을 찍고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었기에 아마도 1시간 정도는 시간을 보낸거 같다. 반대쪽 출입구에서도 입장하는 관광객 뿐만 아니라 떠나가는 관광객에게도 도네이션을 강요하던데 이미 다른 쪽에서 도네이션을 했다 말하고는 그냥 무시해 버렸네요.

 

 

오후 3시경에 주요 도로에 접한 카페이면서 라이스 테라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수와 더불어 늦은 점심 식사를 한다. 마실거는 각자 하나씩 주문했지만 먹거리는 딸내미가 미고렝을 주문하고 나는 집사람이 주문한 요리를 나눠 먹기로 한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직접 논길을 걷기 보다는 전망 좋은 곳에 늘어서 있는 이러한 카페에 앉아서 구경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오후 3시 45분경에 23만 루피아를 계산한 다음 카페를 나서니 운전자가 우리 가족을 찾으러 나섰는지 알 수는 없지만 카페 입구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라이스 테라스를 구경하러 나선 지 거의 두 시간이 되어가니 찾아 나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가족더러 카페 맞은 편 도로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한 후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으로 급히 걸어간다. 이 곳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샛길로 빠져야 다음 방문 장소인 힌두교 사원으로 갈 수가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