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발리|길리트라왕안

[인도네시아] 제2편 - 꾸따 비치를 구경한 다음 여행자 거리를 걸으며 쇼핑을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7. 17. 09:24

2018년 7월 7일 토요일,

인도네시아 발리와 길리 트라왕안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오전 9시경 3인 가족이 호텔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가 무료 조식 뷔페 식사를 한다. 차려진 음식들은 많으나 언제부터인가 아침 식사를 과일과 샐러드로 먼저 배를 채운 후 가볍게 누들 수프를 한 그릇 먹거나 계란 후라이를 사이에 끼운 샌드위치 두 조각으로 아침 식사를 마무리하는 경향이 있다. 딸내미 역시 다이어트를 하는 건지 와플 한조각과 과일 쥬스로 아침 식사를 끝내고 마더군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집사람과 딸내미는 객실로 올라가고 나는 호텔 리셉션에 가서 11시 출발 무료 셔틀을 예약한다. 꾸따 비치(Pantai Kuta)로 가서 비치 구경 및 주변 거리에서 쇼핑을 하며 하루를 보낼 예정이거든요. 아쉬운 점은 호텔에서 시내로 가는 셔틀만 하루에 2회 운행할 뿐이고 시내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셔틀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다.



객실에서 외출 준비를 마친 후 오전 11 조금 안되어 호텔 로비로 나가니 호텔 셔틀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른 숙박 손님들이 없는지 호텔 입구에 있는 밴형 셔틀 대신에 자그마한 승용차에다 우리 가족을 태운다. 호텔 직원이 소정의 이용료를 운전 기사에게 제공하는 게 눈에 띄는 지라 미안해서 1인당 5천 루피아씩 해서 3인 1만 5천 루피아를 따로 챙긴다. 꾸따 비치 입구에 내리면서 운전 기사에게 드리니 생각지도 않은 팁에 고마움을 표현하신다.

 


꾸따 비치에 도착해 잠시 사진도 찍으면서 비치를 돌아다니거나 써핑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우리 부부는 플로레스 섬과 숨바 섬 여행을 다녀올 때 이 곳 발리에서 1박을 하게되어 이 곳 비치를 구경한 적이 있다. 비치가 다 거기서 거기인 터라 입구 가까운 곳 그늘에 잠시 앉아서 구경하다가 심카드도 사고 쇼핑도 할겸 여행자 거리로 간다.



딸내미가 한국에서 올 때 운동화만 챙겨 온 터라 발리와 더불어 길리 트라왕안의 비치에서 신고 다닐만한 쪼리 신발을 145,000루피아를 주고 하나 사준다. 지난 번에 집사람이 이 곳에서 하나 사서 신었는데 생각보다 발이 편하고 좋다면서 딸내미에게 권유한 거다.



 근처에 다양한 기념품(Oleh-Oleh)들을 파는 가게들이 모인 백화점이 있어 1층 뿐만 아니라 2층까지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다. 일단 시장 조사를 먼저 하고 나중에 어떤 걸 살지 탐색을 하기 위함이다. 그래도 기념품 가게들이 모여있는 백화점인지라 제품들이 다양하고 가격도 적당한 듯 해서 딸내미에게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라고 종용을 해도 결국에는 별로 사고 싶은게 없다면서 그냥 나선다. 모든게 딸내미가 중심이 되어 이 곳 여행자 거리를 구경하고 있는 터라 우리 두 부부는 딸내미를 보필하는 셈이더군요. ㅎㅎ



여행자 거리에 힌두 사원도 보이는데 신도가 아니면 입장이 제한되어 있다. 밖에서 힐끗 구경하며 지나가는 걸로 대신한다. 딸내미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 심카드이다. 지금은 내 스마트폰으로 테더링을 걸어 핫스팟을 만들어 딸내미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친구들과 거의 실시간으로 SNS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어 내가 딸내미를 항상 따라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기에 나 역시 얼른 심카드 파는 데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중심 여행자 거리에는 심카드 파는 데가 안보여 자그마한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니 한 군데를 알려준다. 찾아가니 노점상에서 부업으로 심카드를 파는 곳이다. 꺼내 보여주는 심카드의 통신사 이름이 생소한 데다가 한달 유효한 8GB 데이터 사용이 가능 심카드를 30만 루피아, 4.5GB 짜리는 20만 루피아를 달라고 한다. 이미 등록이 되어 있는 심카드인지라 그냥 사서 꽂기만 하면 되는데 너무 바가지 가격이다. 어제 덴파사르 공항에서 심카드를 살 시간 여유가 없었던 터라 어찌되었건 이 곳에서 심카드를 하나 사주긴 해야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네요. 


대로변에서 벗어나 약간 좁은 길을 따라 늘어선 가게들을 지나는데 우연히 심카드 파는 작은 가게를 발견한다. 이 곳 역시 심카드만 전문으로 파는 데가 아니라 영세 가게에서 심카드 몇 개를 사다놓고 웃돈을 얹어 파는 식이다. 이 곳에서는 우리 부부가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인 텔콤셀(Telkomsel) 심카드를 꺼내 보여주는데 6GB 짜리를 15만 루피아를 부른다. 앞선 가게보다 저렴하기는 하나 그래도 반둥에서는 동일한 거 4만 루피아 이내로 구입할 수 있는 거라 7만 루피아 정도면 사겠다고 가격 흥정을 한다. 이 가게의 주력 상품도 아닌 데다가 여행자 거리에서 이 정도 가격에 구입하면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거다. 


우리 부부가 반둥에서 하나에 3만 5천 루피아에 사서 사용하는 심카드와 동일한 거다. 지금은 따로 사용자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이러한 기 등록된 심카드를 반둥에서는 살 수가 없지만...

6GB 데이터 사용이라 되어있지만 채팅 2GB와 비디오 2GB 사용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인터넷 데이터는 2GB만 사용이 가능한 거지요. 반둥에서의 구입 시세를 알려주니 주인장이 그러면 10만 루피아에 하나 가져가라며 가격을 내리더군요. 


딸내미와 집사람이 앞선 가게에서의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알고 있는 터라 10만 루피아 정도면 괜찮지 않느냐며 재촉을 하는 통에 더 이상의 가격 흥정은 포기하고 결국 10만 루피아를 주고 심카드를 사게 되었어요.

딸내미 스마트폰에다 꽂으니 인터넷이 잘 되기에 내 스마트폰의 핫스팟 설정을 바로 해지하고서 딸내미로 부터 독립을 한다. 데이터 2GB 사용이 끝나면 내가 가진 충전 금액을 딸내미에게 선물을 해줘서 적정 데이터 패키지를 구입할 수가 있어 편리하다.



오늘의 주된 미션 중의 하나인 딸내미 심카드를 구입한 터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꾸따 비치로 되돌아 가면서 몇 군데 가게에 들러 구경을 한다. 그저 아이 쇼핑에 불과하다는 걸 알지만 딸내미를 따라다니는 수 밖에 없다. 나는 딸내미 운동화가 든 쇼핑 가방도 들고서... ㅎㅎ



꾸따 비치로 되돌아 가서 파라솔이 마련된 의자에 앉아 빈탕 맥주 작은 거 세 병을 주문한다. 한 병에 3만 루피아라 하던데 입구쪽 위치가 좋은 곳이라 그런지 가격이 다른 곳보다 5천 루피아 비싸다. 약간 북쪽에 떨어진 곳이긴 하나 지난 번에 집사람과 함께 맥주 한 병에 2만 5천 루피아를 주고 사 마셨는데...



맥주를 마시며 꾸따 비치를 구경하다 발리의 전통 음식이라는 어린 통돼지 구이 요리인 바비 굴링(Babi Guling)으로 점심 식사를 하기로 결정한다. 구글 지도를 검색하니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바비 굴링 전문점이 1Km 남짓 거리에 있다. 이 곳 꾸따 비치와 주변 여행자 거리가 복잡하고 일방 통행로가 있어 택시를 타는 대신에 그냥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약 30분 정도 걸어 바비 굴링 전문점 Babi Guling Nadi Jaya 라는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그저 로컬스러운 식당이며 따로 메뉴가 있는 게 아니라 밥과 돼지고기 부위를 골고루 담은 접시를 한 사람에게 한 접시씩 내어 온다. 무와 돼지고기 살점이 든 탕도 겯들여 나오는 지라 뻑뻑해 보이는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거 같다. 빈탕 맥주와 음료수를 꺼내 마시면서 바비 굴링으로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다. 돼지 껍데기 부위는 조금 딱딱한 면이 있으나 고소한 편이며 나머지 부위들도 맛이 좋네요. 우리 가족의 입맛에는 딱 맞은 것 같아 거의 접시를 비우다 시피 먹었네요.    



맥주와 음료수를 포함한 바비 굴링 3인분 가격으로 144,000루피아를 현금으로 계산한 다음 맞은 편에 보이는 자그마한 호텔(Ohana Hotel)을 픽업 지점으로 해서 고카(Go-Car)를 호출한다. 집사람이 호출했는데 아마도 매칭 요금이 1만 루피아(약 800원)로 생각된다. 호텔까지 걸어가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 조금 전에 레스토랑까지 오느라 많이 걸었던 터라 집사람이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 거다.



오후 2시 조금 넘어 객실에 도착해 모두들 각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휴식을 취하는데 나도 모르게 깊은 낮잠에 빠져들었네요. 도중에 깨어 가족들에게 다시 꾸따 비치로 가서 일몰이나 구경하자고 재촉했는데 어영 부영 준비가 늦다보니 오후 6시가 되어서야 호텔을 나선다. 구글 지도를 보니 꾸따 비치 주변에 차량 정체가 심한 걸로 나오기에 조금 북쪽에 위치한 러기안 비치(Legian Beach)를 목적지로 해서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한다. 16,000루피아 요금으로 금방 매칭이 되었으나 호텔 인근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때문에 진입을 못하고 잠시 멈춰 서 있는 게 확인되는 지라 내가 뛰어가서 차량을 불러 세운다. 내가 호출한 차량이 맞나 확인한 후 잠시 기다리라 하고서는 호텔 입구로 돌아가 집사람과 딸내미를 데리고 와서 탑승한다. 

 

러기안 비치 근처에도 차량 정체가 많은 편이라 조금 먼 길을 돌아 겨우 비치 근처에 왔는데 이번에는 일방 통행로를 만나게 되어 비치 입구까지는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할 수 없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냥 내려달라고 한 후 16,000루피아 선 결제 금액 이외에 팁으로 1만 루피아를 더 지불한다. 보통 고카 차량을 이용하면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팁을 지불하는 기능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팁을 더 드리는 편이다. 이번에는 제법 먼 길을 돌아서 온 터라 1만 루피아를 팁으로 더 드려도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이더군요. 


약 10분 정도 걸어서 러기안 비치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지고 비치가 어두운 상황이다. 우리 부부는 지난 번에 꾸따 비치에서 일몰을 구경한 적이 있는터라 아쉬움이 덜하지만 딸내미는 많이 아쉬운 모양이다. 

호텔에서 30분만 일찍 출발했더라면...



이 곳 러기안 비치에서 꾸따 비치로 가려면 고카 차량에서 내린 곳까지 10여분을 걸어서 차량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지금 이 곳에서 천천히 걸어 꾸따 비치까지 가는 수 밖에 없다. 후자를 택해 어두운 비치를 20여분 걸어 꾸따 비치에 도착한다. 이 곳 비치 역시 해가 지고 난 뒤라 인적이 뜸한 상황이다. 비치에서 벗어나 해안 도로에 있는 비치워크(Beachwalk) 쇼핑 센터를 구경하러 간다. 점심 식사를 조금 늦게 한 터라 저녁 식사를 하기 보다는 시원한 음료수를 한잔 씩 하자는 의견에 모두들 공감하고서 차타임(Chatime)에서 버블티를 한잔 씩 주문한다. 밀크 버블티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 하나씩 그리고 딸내미는 스트로베리티에다 펄을 추가하는 걸로 해서 주문한 후 모두 83,000 루피아를 현금 지불한다.



버블티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한 후 쇼핑 센터 내 몇 군데 매장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다. 집사람과 딸내미는 가격이 비싸다면서 그냥 아이 쇼핑만 한 셈이고, 덕분에 나는 ZARA 매장에서 세일 상품으로 걸려있는 반바지와 수영복을 하나씩 골라 모두 398,000 루피아 어치 신용카드 결제로 구입하게 되었네요.



아직까지는 배가 고프진 않지만 아무래도 호텔 도착할 즈음에는 허기가 질 거에 대비해 맥도날드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단품 햄버거 3개를 86,000루피아에 사서 천천히 걷는다. 블루버드 택시나 계열사 택시를 조금 기다려 봤지만 보이지 않고 같은 하늘색 색상의 발리 택시(Bali Taxi)만 호객 행위를 하고 있기에 천천히 호텔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블루버드 택시가 보이면 이를 타려는 거다. 괜히 발리 택시를 탔다가는 바가지 요금을 쓰게되고 발리 여행 기분을 잡치는 일이 생길 것만 같더군요. 


그렇게 블루버드 택시를 찾아 천천히 걷다보니 호텔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까지 이동하게 되었고, 결국 택시 타는 거 포기하고 걷기를 계속해 밤 9시 반경이 되어서야 호텔에 도착한다. 이 밤에 러기안 비치에서부터 호텔까지 약 4Km 정도의 제법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한 셈이다. 블루버드 택시가 이 밤에 이리 귀한 줄 알았더라면 고카 차량을 호출하거나 아니면 발리 택시라도 가격 흥정에서 타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뭏든 블루버드 택시에 집착한 내 짧은 생각으로 인해 모두들 지치고 다리 아프게 만들어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기에 묵묵히 내 햄버거만 얼른 챙겨 먹고는 조용히 샤워를 하러 자리를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