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Myanmar)

[미얀마] 제1편 -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밤 늦은 시각에 미얀마 양곤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7. 2. 22:44

2018년 6월 20일 수요일,

황금과 불교의 나라 미얀마 가족여행 1일차입니다.


오늘은 이 곳 인도네시아 반둥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한 다음 미얀마 양곤(Yangon)에 늦은 밤에 도착하는 긴 이동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오후 2시 10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타게 될거라서 오전에 부랴 부랴 여행 짐들을 챙기기 시작해 두 사람의 11박 12일간 여행 짐들을 기내용 작은 캐리어 하나랑 작은 가방 하나에다 모두 챙겨넣는 신공을 발휘한다. 저가형 국제선 항공편에다 미얀마 국내선 항공편을 타게 될거라 수하물을 부치는 데 드는 비용도 아끼고 수하물 부치고 찾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게 기내 반입 가능한 물품만을 챙기고, 장기간 여행 일지라도 속옷과 의류를 필요 최소한의 수량만 챙겨 짐을 최대한 줄이는 신공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친 여행 경험에서 우러나온 산물인 것이다. 



이 번 미얀마 여행에 있어 우리 부부의 필수 여행 준비물이라 한다면 여권(Passport), 달러(Dollar), 신용카드(Credit Card), 이-비자(e-Visa) 출력물, 스마트 폰과 보조배터리(충전기 포함) 그리고 PP(Priority Pass) 카드 정도이다. 이미 이번 여행을 위해 빳빳한 100달러 짜리로 1,200달러를 챙겨놓은 게 있었고, 현지에서 필요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되므로 집사람과 내가 각각 신용카드 한 장씩을 챙긴다. 여권과 달러 그리고 신용카드만 있으면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미얀마는 여행 비자가 필요하므로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이메일로 받은 이-비자 출력물을 꼭 챙겨가야만 한다. 

그리고 여행 기간 내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거고 SNS로 가족 및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게 될거라서 스마트폰과 보조 배터리를 필수 휴대품에 넣지 않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가 각자 하나씩 가지고 있는 PP 카드는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을 떠날 때 이 카드를 꼭 챙겨가는 습관이 되어 있다.


낮 12시 15분경 아파트 로비에서 고카(Go-Car) 차량을 불러 타고서 반둥 국제공항으로 이동한다. 국제 공항이 시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서 좋다. 고카 이용 요금이 27,000 루피아(약 2,100원)로 선결제 되었는데 나중에 5,000 루피아를 팁으로 더 지불한다.


낮 12시 50분경에 1차 보안 검사를 받고 말린도 항공(Malindo Air) 부스 앞 대기열에 잠시 기다렸다가 체크인을 한다. 수하물로 부치는 짐이 없기 때문에 항공 티켓만 발급 받아서 2차 보안 검사를 받은 후 2층으로 올라가 출국 심사까지 모두 무사히 마친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린 시간은 겨우 15분 정도에 불과하다. 반둥 국제공항은 규모가 작고 하루에 출도착하는 항공 편수가 적은 편이라 모든 처리가 빨리 진행되어 좋다.



아직 항공편 출발 시각까지 1시간 정도 남았기에 나는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집사람은 바로 옆에 놓인 안마 의자에 누워 안마를 받는다. 10분에 1만 루피아(약 800원)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잠시 후 전광판을 보니 항공편 지연 안내가 뜬다.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1시간이 지연되어 오후 3시 10분에 출발한다는 거다. 



오후 3시 10분에 출발할 예정이라면 적어도 2~30분 전에 보딩을 시작해야 하는데 오후 3시 20분경이 되어서야 겨우 보딩을 시작한다. 보딩을 완료했음에도 뜸을 오랫동안 들이고서 결국 오후 4시경에 비로소 출발을 한다. 운행 사정으로 지연되어 죄송하다고 안내 방송을 하지만 저가 항공사의 지연 운행이 점차 관행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반둥을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이동 중 기대하지도 않았던 초코바, 음료수 그리고 기내식이 나오기에 1시간 50분간의 지연 출발에 대한 안타까움이 다소 수그러들긴 하더군요. ㅎㅎ 



오후 4시에 인도네시아 반둥은 출발한 말린도 항공편은 약 2시간 정도 날아서 말레이시아 현지시각 오후 7시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말레이시아가 1시간 빠른 시차입니다. 다행히도 미얀마 양곤으로 가는 말린도 항공편이 밤 9시 45분에 있어 아직도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다. 



보통 국제선 환승 항공편을 이용 하려면 환승 안내 표지판을 따라 이동해 환승 보안 검사를 받은 다음 환승편 출발 게이트로 가거나 아니면 환승 데스크에 가서 확인 스탬프를 받고 출발 게이트로 이동하는 게 보통인데 이 곳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1청사(KLIA1)의 환승 시스템은 조금 이상하더군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출발 게이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서게 되더군요. 그러다 보니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가는 사람들과 우리 부부처럼 환승할 사람들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출국 심사를 받고 항공편을 탑승하려는 사람들이 온통 뒤섞여 돌아다니는 상황인거지요. 


환승 안내 표지판을 찾아봐도 잘 보이질 않기에 그냥 양곤행 항공편 출발 게이트 C6로 가면 되는 건가 보다 생각하면서도 왠지 찜찜한 생각이 들더군요. 전광판을 보니 미얀마 양곤행 9시 45분 출발 말린도 항공편이 15분 지연된 밤 10시 출발로 나온다.


 

PP 카드로 이용 가능한 Plaza Premium 라운지 근처에서 집사람 더러 먼저 들어가 식사를 하고 있으라 한 후 나는 주변을 뒤져보며 환승 안내 표지판이나 환승 데스크가 있나 찾아본다. 다행히 라운지에서 가까운 곳에 말린도 항공사 환승 데스크가 있는데 직원은 없고 메인 터미널로 찾아오라는 안내문만 놓여있다. 그 옆에 있는 다른 항공사 환승 데스크 직원에게 메인 터미널이 어딘지 물어보니 에어로 트레인(Aero Train)을 타고 가야 한다네요.

  


역시 라운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에어로 트레인을 타고서 메인 터미널로 이동해 말린도 항공사 환승 데스크에 찾아가니 직원이 그냥 출발게이트만 더블 체크하고 그냥 보딩하면 된다고 한다. 괜한 의심증이 여기까지 찾아오는 헛걸음을 하게 만든 셈이다.



다시 에어로 트레인 타고 C 탑승동으로 이동해 PP 카드로 무료 입장이 가능한 Plaza Premium 라운지 들어가 집사람과 만나 헛걸음한 경과 보고를 한 후 식사를 즐기고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미얀마 양곤행 말린도 항공편이 밤 10시 출발 예정이라 9시 15분경에 라운지를 나선다. C6 게이트에 가서 보안 검사와 더불어 이-비자(e-Visa)를 체크 받은 후에 기다리니 다시 항공편 출발이 30분 더 늦춰진 밤 10시 30분으로 변경되었다고 나온다.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이다 생각하며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데....



10시 30분에 출발은 커녕 보딩을 시작할 조짐도 안보인다. 결국 10여분 뒤에 보딩을 시작하더니 당초 예정된 밤 9시 45분 보다 1시간 25분이 지연된 밤 11시 10분경에 드디어 항공편이 출발을 한다. 다시금 저가형 항공편의 지연 출발에 대한 안타까움이 되살아 나는 순간이다. 


비행 도중에 나온 기내식은 잠시 뚜껑만 열어보고는 이내 닫아 버린다. 말린도 항공사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니라 조금 전에 라운지에서 너무 많이 먹어 배가 전혀 안고팠기 때문이다. 집사람 역시 조금 먹다가 그냥 뚜껑을 덮어버리네요. ㅎㅎ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한 말린도 항공편은 2시간 반 정도 날아 미얀마 시각으로 밤 0시 10분경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미얀마가 말레이시아 보다 1시간 30분, 한국 보다 2시간 30분 느린 시차를 가지고 있으므로, 지금 시각은 말레이시아 시각으로는 새벽 1시 40분,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 2시 40분인 셈이다.



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도착 비자(Visa on Arrival) 오피스에 들러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비자(e-Visa)를 가진 사람은 바로 입국 심사를 받으면 되는 걸로 안내되어 있다. 



근데 입국 심사를 받으려는 데 이민국 직원이 도착 카드(Arrival Card)가 없다면서 써오라고 한다. 보통 입국 심사시에 도착 카드가 필요하면 기내에서 승무원이 나눠주는데 말린도 항공편은 이것도 챙겨주지 않네요. 

도착 카드가 놓여있을 만한 데스크에 찾아가니 누군가 적다가 만 도착 카드가 몇 개 데스크 위에 나뒹굴 뿐 새 도착카드가 하나도 없다. 밤 늦은 시간이라 다 소진된 건지 아니면 원래 비치를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근처 공항 직원들에게 도착 카드가 있냐 물어보니 짐짓 모른 체 하다가 결국 한 분이 자기 호주머니에 고이 접어 넣어 놓은 거 하나를 꺼내준다. 집사람은 데스크 근처를 찾아보다가 폼(Form)이 약간 다르지만 누군가 적으려다가 버린거 하나를 주워 온다. 


도착 카드 작성 후에 앞서 퇴짜를 당했던 입국 심사대를 다시 찾아간다. 여하튼 우여 곡절 끝에 입국 심사를 받으며 이민국 여직원에게 도착 카드가 없어 고생했다 하니 피식 웃는다. 본인 역시 미안한 느낌이 드나보다. 여권에 찍힌 입국 스탬프를 재차 확인한 후 출구로 나서려는 데 이번에는 세관신고서를 내라고 한다. 역시 데스크에는 신고서가 안보이기에 또 다시 옆에 있는 직원한테 물어보니 호주머니에서 두 장의 신고서를 꺼내 준다. 가족이라도 각자 한 장씩 작성해야 한다기에 둘 다 급히 세관 신고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고 미얀마 입국 과정을 모두 마친다.



12시 45분경 공항 밖으로 나오니 환전 창구들이 모두 문을 닫았네요. 수중에는 달러 밖에 없으므로 환전을 해야 택시를 타고서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 이동할 수가 있는데 말입니다.



택시 호객꾼들이 따라 붙기에 돈이 없다고 하니 한 명이 우리 부부를 ATM 기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 근데 근처에 있던 다른 호객꾼 한 명이 카드 넣으면 카드 안나온다는 식의 얘기를 던진다. 설마 이런 공항에 있는 ATM 기기까지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카드 안나와서 또 낭패를 치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미얀마 돈이 없으니 어쩌란 말이냐?



우선 세 개의 ATM 기기 중에서 어느 걸 고를까 하다가 느낌이 강하게 오는 가운데 기기에 카드를 넣었는데 오랜만에 받아보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라 카드 비밀번호가 아리까리하다. 수수료는 1회 5천짯(약 4천원)이라고 나온다. 두 개의 즐겨쓰는 비밀번호 중에서 하나를 입력한 다음 기왕에 수수료를 5천짯이나 내는 김에 많이 뽑자 싶어 표시된 금액 버튼 중에서 가장 큰 30만짯(약 24만원)을 선택하니 조금 있다가 서비스 실패(Service Failed) 오류 메시지와 함께 신용카드를 뱉어낸다.  비밀번호 오류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신용카드를 이 ATM 기기가 현금 서비스 지원을 못하는 건지 제대로 된 오류 설명이 없어 모르겠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신용카드가 제대로 튀어 나왔다는 거다.


신용 카드를 그 오른편에 있는 ATM 기기에 넣은 다음 이번에는 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서 역시 최대 표시 금액인 20만짯을 선택한다. 근데 화면상에는 다른 회사 이름으로 전표에 표시 될거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기에 긴가 민가 했는데 잠시 후에 촤르르 돈 세는 소리가 들린다. 약간 낡은 돈이긴 하지만 5천짯 짜리로 40장이 나오면서 동시에 내 신용카드도 뱉어낸다. 별 이상이 없는 ATM 기기들인데 괜히 택시 호객꾼 한 명이 카드 잡아먹는다는 얘기를 해서 잠시 긴장을 하게 만든 거네요. 아마도 차비를 달러로 낼 수 밖에 없는 경우에 환전율을 낮게 잡아 달러를 많이 받아 챙기려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미얀마 돈이 생겼으므로 택시 호객꾼들과 택시비 흥정을 해야 할 차례이다. 시내 호텔까지 택시비 15,000짯을 부르며 따라 온 기사들은 무시해 버리고 공항 출구쪽 호객꾼들이 모인데로 가니 이제는 1만짯까지 가격을 내려 부른다. 내가 8천짯에 가자고 하니 모두들 눈치를 보는 거 같더니만 한 분이 9천짯을 부르면서 이 늦은 밤에 더 이상의 낮은 가격은 어렵다고 얘기한다. 다른 호객꾼들도 너나 할것 없이 9천짯은 줘야 한다 하고 집사람 역시 그냥 9천짯에 가자고 재촉하기에 흥정을 끝내기로 한다. 


바로 앞에 서 있는 택시에 올라타니 밤 12시 55분경이 되었네요. 밤이라 차량 정체가 없다보니 거의 20분 정도 지나 우리 부부가 미리 예약해 놓은 Best Western Chinatown 호텔 입구에 도착하더군요.



호텔 입구에서 택시 기사에게 5천짯 두 장을 드리니 1천짯을 거스름 돈으로 주려기에 그냥 팁이라며 놔두라고 한다. 집사람이 어차피 1만짯을 택시 기사에게 줄거면서 왜 그리 흥정하느라 고생하냐고 묻기에 내가 간단히 답한다. 아무리 적은 금액일지라도 이들이 달라는 대로 돈을 주게 되면 이게 기준 가격이 되어 앞으로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결국에는 다른 여행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거라고....


택시 기사에게 5천짯을 더 건네면서 1천짯 짜리 다섯 장으로 바꾼다. 지금 호텔에 들어가서 체크인을 하게되면 벨보이가 가방을 객실까지 들어다 줄 것이므로 팁으로 건넬 잔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벽 1시 20분경 호텔 체크인을 하니 1102 객실을 배정해 준다. 작은 캐리어이긴 하나 가방을 들어다 준 직원에게 1천짯을 팁으로 건넨다. 30분 남짓 휴식을 취하다가 집사람이 아무래도 자신이 예약한 딜럭스 객실이 아닌거 같다기에 새벽 2시에 프론트에 가서 컴플레인을 한다. 이 곳 호텔에서 2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벽 시간이라도 컴플레인을 하게 된 것이다. 당초 예약한 바우처가 담긴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지금 배정받은 객실은 바우처 사진 속의 객실과 모양이나 크기면에서 훨씬 작은 슈페리어 객실인거 같다면서.... 


직원에게 컴플레인을 하는 걸 지켜보던 매니저가 나오더니 지금 제공된 방이 우리가 예약한 가격의 딜럭스 객실이 맞다고 한다. 그러면서 호텔 예약 사이트에 해당 가격의 객실 크기와 사진이 잘못 기재되어 있는 거 같으니 내일 호텔 예약 사이트에다 컴플레인을 하겠다고 한다. 그건 이 곳 호텔과 호텔 예약 사이트간에 해결할 일이지 우리가 알 바가 아니다. 우리는 바우처에 나와있는 객실 사진과 크기를 보고 예약한 것 뿐이다 하니 매니저가 바우처 사진과 크기가 같은 810호 객실로 새로이 방을 배정해 준다. 1102호로 다시 올라와서 풀어 헤친 짐들을 다시 챙긴 후 한 눈에 봐도 넓어 보이는 810호 객실로 야밤에 이사를 하게 한다. 짐을 옮겨 준 직원에게 다시 1천짯을 팁으로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