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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3편 - 코모도(Komodo) 섬에서 거대 도마뱀 다섯 마리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5. 23:51

2018년 5월 2일 수요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파다르 섬의 환상적인 절경을 구경한 후 오전 10시경에 다시 보트를 타고서 거대 도마뱀 코모도(Komodo)가 살고있는 코모도 섬으로 이동합니다. 약 1시간 정도 이동하면서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멋진 모습들을 구경하는데 한결같이 섬들의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는 거 같아 많이 부럽더군요. 



파다르 섬을 출발한 지 약 1시간 정도 지난 오전 11시 10분경 코모도 섬 선착장에 도착했어요. 1시간 반 정도 구경하고 오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 맞은편에 앉아서 시종 일관 소근거리던 젋은 커플은 코모도섬 입장 요금이 비싸다고 그냥 배에서 그냥 쉬고 있겠다고 한다. 이 곳까지 힘들게 와서 입장료 때문에 섬 구경을 안하는 게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외국인 입장료를 현지인들의 5~10배나 많이 받고 있는 터라 이들 커플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로 한다.

  


우리 부부는 보트 투어 비용만 낸 터라 코모도 국립공원 사무실에 들러 별도로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사무실에 들러 직원이 내미는 명부에다 두 사람의 이름을 기재한 다음 티켓 가격을 물어보니 계산기 숫자를 두드려 1인당 26만 루피아(한화 약 2만원) 라고 보여준다. 23만 루피아 국립공원 입장료에다가 3만 루피아는 가이드 투어 비용이라고 하네요. 코모도가 위험하기 때문에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해서 투어를 해야 한다는 거다.


현재 반둥(Bandung)에 살고 있다고 말해 봤지만 거주 신분증인 끼따스(KITAS)가 없으면 절대 안된다고 해서 두 사람 입장료와 가이드 투어 비용으로 52만 루피아를 지불한다. 직원이 건네는 두 사람 몫의 영수증을 받았는데 제법 두툼하다. 1인당 다섯 매의 각기 다른 명목의 영수증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충 확인해 보니 코모도 국립공원 입장료 15만 루피아, 여행자 목적지 입장료(뭔지 모르겠음) 5만 루피아, 스노클링(나중에 핑크 비치에서 즐김)  15,000루피아, 야생동물 보호기금 1만 루피아 그리고 트래킹 5천 루피아, 이렇게 모두 합쳐 23만 루피아이다. 3만 루피아의 가이드 투어 비용은 따로 영수증이 없더군요.



티켓을 구입하고 난 뒤에 같은 보트를 타고 온 일행들 8명이 두 명의 가이드와 만나 트래킹 코스에 대한 짧은 설명과 더둘어 코스 선택의 시간을 가진다. 짧은 코스, 중간 코스 그리고 어드벤처 코스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우리 그룹은 1시간짜리 중간 트래킹 코스로 의견을 모은 후 가이드들을 따라 출발한다.


트래킹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마리의 거대한 코모도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야생이라고는 하지만 이 곳에서 서식하며 직원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지낸 탓인지 크게 돌아다니지 않고 여행객들의 사진 모델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코모도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가이드가 커플이나 개인별로 코모도 뒷편에 조금 떨어져서 포즈를 취하게 한 다음 자세를 최대한 낮춰서 연출 사진을 찍어준다. 마치 코모도 바로 뒤에서 등을 만지고 있는 모습처럼....ㅎㅎ 





몇 개의 가이드 투어 그룹이 이 코모도 한 마리를 두고 사진들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차례를 기다리다 보니 이 곳에서만 20여분의 시간이 흘러간 거 같다. 짧은 코스 트래킹을 선택하면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서 돌아가는 게 전부인거 같다. 우리는 중간 코스를 선택한 터라 다시 트래킹을 시작해 역시 10분도 채 안걸려 코모도 둥지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암컷과 수컷이 이러한 둥지 주변에서 어떻게 생활하며, 거대한 둥지에다 알을 낳으면 보통 몇 개의 알을 낳으며, 다른 짐승들이 알을 훔쳐가거나 잡아먹지 않도록 둥지를 어떤 구조로 만들어 알을 보호한다든지.... 등등 10여분간 둥지에 대한 설명을 한다.   



다시 트래킹을 시작해 더 이상 코모도나 둥지 구경없이 그냥 트래킹 코스를 걸어 처음 트래킹 출발 장소 근처에 있는 비치에 도착한다. 트래킹 코스를 정리해 보자면,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하면 처음 코모도를 만나 사진을 찍은 장소에서 거의 되돌아 가는 분위기이며, 중간 코스를 선택하면 거기에서 부터 조금 더 걸어 코모도 둥지 하나를 더 구경하고 돌아오는 정도인 셈이다. 


트래킹 도중에는 겨우 한 마리의 코모도만 구경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비치 근처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코모도를 두 마리나 더 구경할 수가 있더군요. 처음 구경한 코모도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 납작하게 엎드려 코모도 사진을 찍으니 생각보다 멋지게 나오는 거 같다.



비치 근처에서 두 마리의 코모도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은 시간까지 포함해서 1시간 조금 더 걸린거 같다. 처음 트래킹을 출발한 장소 근처로 돌아와 투어 가이드의 마무리 멘트에 여행객들은 가벼운 박수로 화답을 하면서 트래킹을 끝낸다. 기대한 만큼 야생의 코모도를 많이 구경한 게 아니라서 다소 실망감이 드는 트래킹이었지만 다른 여행객들이 팁을 안주는 것 같기에 나 혼자서 주 가이드에게 2만 루피아, 보조 가이드에게 1만 루피아를 팁으로 드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코모도 섬을 떠나기 전에 포토존에서 잠시 기념 사진을 찍고 주변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 후 보트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선착장에 들어서다가 왼쪽에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나무를 힐끔 쳐다보게 되었는데 큰 뿌리가 땅으로 삐져나온 듯한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혹시나 하고 다가가 보니 거기에 두 마리의 코모도가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게 아닌가? 이로써 우리 부부는 코모도 섬에서 모두 다섯 마리의 코모도를 보게 된 거다.



약 1시간 반 정도 코모도 섬을 구경한 후 오후 1시경에 보트에 탑승해 다음 목적지인 핑크 비치(Pink Beach)로 이동한다. 코모도 섬의 다른 한 켠에 붙어있는 작고 예쁜 비치인데 이 곳에서 스노클링을 하게 될 거라 하더군요. 약 20여분 정도 이동하는 동안에 미리 챙겨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합니다. 호텔에서부터 챙겨 온 캔 맥주 하나가 있어 미지근 하나마 집사람과 둘이서 한 모금씩 나눠 마셨는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한 모금 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