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플로레스섬|숨바섬

[인도네시아] 제2편 - 파다르(Padar) 섬 정상에서 환상적인 절경을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5. 16:33

2018년 5월 2일 수요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새벽 5시에 짐들은 객실에 그대로 둔 채 보트 투어 준비만 해가지고 호텔 로비로 내려가니 아직 미스터 시프리가 도착하기 전이다. 집사람이 로비에 마련해 놓은 샌드위치와 커피로 가벼운 아침을 시작하는 동안에 나는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우리 부부가 묵은 객실을 하루 연장하겠다고 전한다. 이 곳 라부안 바조에 도착하기 전에 인터넷 예약으로 어제 하룻밤만 숙박을 예약해 놓았는데 오늘 예정에도 없던 보트 투어를 하게된 관계로 하루 연장 숙박이 필요한 거다. 직원은 어젯밤에 알렉스가 메모를 남겨놓은게 있다면서 그리 하라고 하면서 나중에 투어 마치고 돌아와서 숙박비를 계산해도 된다고 한다.


잼 바른 샌드위치 두어 조각과 따뜻한 차로 아침 식사를 하다 보니 5시 15분 경인데도 시프리가 도착할 생각을 안한다. 전화를 걸었더니 그제서야 잠에서 깬 듯한 목소리로 지금 가는 중이니 잠시만 더 기다리란다. 결국 5시 반경에 시프리가 모는 차를 타고서 항구로 이동한다. 이리 늦어도 될거면 아예 우리 부부한테 5시 반경에 만나자고 할 것을... 우리 부부는 새벽부터 기다리게 하고 자신은 정작 느긋한 걸 보니 믿음이 안가는 구석이 있다.

 




불과 시프리 승용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니 항구에 도착한다. 항구에 들어서기 전에 시프리에게 두 사람의 1일 보트투어 비용 1백만 루피아 중에서 어제 지불한 선금 50만 루피아를 제외한 나머지 50만 루피아를 건넨다.

시프리가 어젯밤에 택스 10% 얘기를 미처 못했는데 1인당 5만 루피아씩해서 10만 루피아를 더 내야한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속셈이 훤한게 들여다 보이는데 내가 거기에 넘어갈 인간이 아니다. 영수증도 없는 현금 거래에 그런게 어딨냐 하면서 일언 반구에 거절하니 약간 시무룩하더니 머리를 긁적이다가 그냥 우리 부부를 보트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 준다. 여하튼 믿음이 안가는 녀석이라 보트 투어 이후에는 상종을 안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 5시 45분경 시프리가 안내하는 작은 보트에 탑승해 안쪽 자리를 잡고나니 그제서야 다른 여행객들도 보트에 탑승하기 시작한다. 시프리가 우리 부부에게 스노클링 장비 두 세트, 도시락 두 개랑 생수 1.5리터짜리 큰거 두 병을 건넨다. 다른 여행객들도 자신들의 인솔자로부터 스노클링 장비랑 도시락을 받아들고 보트 내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오늘 우리 부부랑 보트 투어를 같이 하게 될 사람은 보트 선원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10명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영어 통/번역 관련 전공의 대학 교수라는 남편과 터키 대사관 근무한다는 성깔있어 보이는 부인, 그리고 이들 부부가 경제적 능력이 되다보니 수행 도우미 역할을 하는 걸로 여겨지는 한 명이 이들 부부와 동행을 하고 있다. 보트에 탑승하자 마자 멀찍이 앉아 자기들끼리 서로 소근대느라 바쁜 국적을 모르는 젋은 커플 한 팀과 약간 중년의 커플 한 팀, 네덜란드에서 혼자 여행을 와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중년 남자, 그리고 한국에서 온 우리 부부 이렇게 모두 10명이 함께 보트 투어를 하게 된 거다.



보트가 항구를 출발할 때 부터 시동이 잘 안걸려 선원 두 명이 번갈아 가며 고생을 하더니 겨우 출발할 수 있게 되었는데... 나중에 보트 투어를 마치고 귀항할 때 결국 이 보트는 문제를 일으키고 만다.



오전 6시 15분 경에 라부안 바조 항구를 출발한 보트는 잔잔한 바다를 통통거리며 한참을 달린다. 처음 도착할 목적지인 파다르 섬(Pulau Padar) 까지 두 시간 남짓 가야 하는터라 커플들끼리 얘기를 나누거나 주변 섬들 모습을 구경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 역시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 상에서의 이동 경로를 지켜보며 파다르 섬까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를 지켜보기도 하고 주변 섬이나 지나가는 배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일부 여행객들은 아예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하고, 집사람 역시 새벽에 일찍 일어나느라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시간을 가진다.



라부안 바조 항구를 출발해 2시간 조금 넘게 달린 오전 8시 반경에 드디어 첫 목적지인 파다르 섬(Pulau Padar) 섬에 도착한다. 파다르 섬은 정상에서 내려다 본 뷰가 멋지기로 유명한 곳으로서 인도네시아 5만 루피아짜리 지폐 뒷편에 있는 지도를 살펴보면 바로 이 곳 파다르 섬이 있다. 물론 잠시 후에 다음 목적지로 방문할 그 유명한 코모도 섬과 함께....


파다르 섬 선착장에 내려 오전 9시 45분까지 섬을 구경할 시간이 주어진다. 집사람과 함께 섬 정상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가 섬 주변 경치를 구경하는 데 정말로 말로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다. 집사람은 약속 시간에 맞춘다고 먼저 선착장으로 돌아가고 나 혼자서 좀 더 시간을 내어 멋진 광경들을 구경하고 사진에 남기다 보니 결국 5분 정도 늦게 보트에 도착할 수 있었네요. 근데 나 보다 10여분을 더 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바로 인도네시아 교수 부부와 그들에게 어눌한 실력으로 사진을 찍어주던 수행 도우미였답니다. 제가 이 수행 도우미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대여섯장의 사진들 중에서 쓸만한게 없어서 안타깝기만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