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87편 - 부까 뿌아사 때문에 Shabu Hachi에서 30분만에 식사를 끝내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1. 20:41

2018년 6월 10일 일요일,


주말임에도 차량 정체를 핑계삼아 집에서 뒹굴 뒹굴 노닐다가 반둥 시청 근처에 있는 샤부 전문점 Shabu Hachi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 한끼 해결하기로 하고 고카(Go-Car) 차량을 불러 이동한다. 집사람이 인터넷을 뒤져보다가 반둥에서 고객 이용 후기와 평가 점수가 높은 이 곳 샤부 전문점을 발견하게 된거예요.

오후 4시 50분경에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는데 일부 현지인들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기에 분위기를 파악해 보니 아직 부까 뿌아사(Buka Puasa, 영어로는 Break Fasting) 시간이 안되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네요. 라마단 기간이다 보니 날이 밝은 동안에는 물과 음식을 전혀 먹지않는 금식(Puasa)을 하고 오후 5시 반경부터 식사를 하라는 방송이 울려 퍼지면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하는 거지요. 


입구 안내 직원에게 예약없이 왔는데 식사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모든 테이블이 예약되어 있어 불가능하다고 한다. 식당 내부에 있는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없이 텅 비어있는 데 말이예요. 직원이 오후 5시반부터 부까 뿌아사가 시작될거라 그 때부터 식사하려는 손님들로 예약이 차 있다고 하기에 우리는 뿌아사와 관계가 없으니 지금부터 식사를 해서 5시 반까지 마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 테이블로 안내를 해 준다.



메뉴를 보고 두 사람 모두 가장 저렴한 호주산 일반(Austrailian Regular) 소고기로 주문한 다음, 샤부용 탕(Soup)은 두 사람이 별도로 고를 수 있다기에 집사람은 Japanese Broth 그리고 나는 매콤한 Mongolian Soup을 고른다. 지금이 오후 5시이므로 30분 만에 식사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에 테이블 한 켠에 있는 그릴(Grill)은 사용하지 않을거라 얘기한다. 그릴 사용시에 1인당 25,000 루피아씩 더 지불해야 하는 데다가 그릴 위에다 뭘 올려놓고 굽고 있을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테이블 위에 수프가 세팅이 되기가 무섭게 집사람은 야채와 해산물을 접시에 담아 오고 나는 밥과 소스 그리고 음료수를 챙겨온다.

    


소고기 접시는 주문한 등급의 소고기로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처음에 1인당 세 접시씩 모두 여섯 접시가 나왔는데 순식간에 수프 속으로 집어 넣으면서 먼저 넣어 익은 상태의 고기들을 꺼내 소스에 찍어 먹는 식으로 폭풍 흡입을 한 후 고기를 추가로 네 접시 더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어 두 접시를 더 갖다달라고 해서 모두 열 두접시를 30분만에 먹어치우고 만다. 


5시 15분경 부터는 부까 뿌아사를 맞이하려 예약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던데 우리 부부가 흡입하는 모습을 넌지시 지켜보면서 극강의 허기짐을 느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더군요. 고개도 들지 않고 먹는데 집중해 마지막으로 과일들로 후식을 챙겨먹고 나니 정확히 오후 5시 30분이 되었더군요. 

    


계산대가 있는 입구로 나가서 계산을 하려고 청구서를 받아들고 보니 사용하지도 않은 두 사람의 그릴 사용료 5만 루피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릴 사용을 안했다고 하니 직원이 직접 테이블에 가서 확인해 보고 오더니 다시 청구서를 인쇄해 준다. 그러다 보니 오후 5시 32분 34초에 출력한 청구서를 기준으로 세금과 봉사료 포함해 318,780 루피아를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체크인 시간은 정확히 오후 4시 58분 44초이였구요.

두 사람이 샤부 전문점에서 30분 만에 배불리 저녁 식사를 해결하게 되었지만 어쩌다 보니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 거는 아닌가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ㅎㅎ 

 

  

저녁 식사 후에 Shabu Hachi 맞은 편에 있는 애완 동물 공원(Pet Park)을 잠시 둘러본 후 근처에 있는 차량 이동식 커피점에서 커피 한잔씩 마십니다. 직접 드립을 해서 만들어 주는 커피인데, 따뜻한 커피는 13,000루피아(한화 약 1천원)이고 아이스커피는 16,000루피아이다. 여기서 다림질판의 새로운 탄생 모습을 구경할 수가 있더군요. 접으면 부피가 자그마해지므로 차량에 싣고 다니기 수월하고, 펼치면 네 사람 정도 커피를 올려놓을 수 있는 간이 테이블이 만들어 지니 서로 포갤 수 있는 의자들과 궁합이 잘 맞아 차량 이동식 커피점에서는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는 물건임에 틀림이 없다. 집사람 더러 한국에 돌아가면 다림질 판들과 포갤 수 있는 의자들 그리고 자그마한 차량을 이용한 이동 커피점을 운영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치네요. ㅎㅎ



커피를 다 마신 후 포만감을 가라앉힐 겸 해서 약 2킬로미터 정도 천천히 걸어 집사람이 자주 가는 슈퍼 마켓이 있는 리아우 정션(Riau Junction) 쇼핑 센터까지 이동합니다. 중간 중간에 좀 유명할 것 같은 레스토랑 입구에는 일요일 저녁 부까 뿌아사를 즐기려는 현지인들 차량으로 넘쳐나더군요. 이제 며칠 뒤면 무슬림들은 한 달간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끝내고서 며칠 간의 르바란(Lebaran) 축제 기간을 가지겠네요. 고향을 찾아가 소중한 가족과 친지들과 어울리며 자녀들에게는 선물과 용돈도 주는 일종의 명절 행사 기간인 셈이지요.



리아우 정션 쇼핑 센터에서 쇼핑을 한 후 차량 정체로 인해 그랩(Grab)이나 고카(Go-Car) 차량 이용이 어려운지라 대중 교통인 앙콧을 타고서 아파트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아파트에 도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