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방카섬|벨리퉁섬

[인도네시아] 제9편(마지막편) - 벨리퉁 섬을 떠나 자카르타를 거쳐 반둥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1. 01:40

2018년 5월 30일 수요일,

수마트라 동남쪽에 있는 방카섬과 벨리퉁섬 가족여행 6일차 마지막날입니다.


오전 7시 반경 이틀간 스쿠터를 빌려준 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호텔 로비에서 만나 스쿠터 키를 전달하면서 헬멧 두 개와 콘솔 내에 우의가 있음을 확인을 시켜준다. 내가 좋은 스쿠터라서 이틀 동안 아무런 사고없이 잘 타고 다녔다며 엄지척을 보여주니 다음에도 이 곳에 들리게 되면 꼭 연락을 달라고 한다. 

이틀치 대여료로 15만 루피아를 현금으로 전달하면서 호주머니에 추가로 챙겨 온 2만 루피아를 더 드린다. 처음 스쿠터를 받았을 때 연료 게이지 눈금이 한칸을 표시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한칸 마저도 깜빡이는 상황이라 내가 연료비에 보태라 하니 예상치 못한 팁에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온다.


스쿠터를 돌려준 후 객실에 돌아와 이스마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오늘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해가 나오면 팁을 더 줄테니 까오린 호수를 잠시 구경하고 가자고 하니 오케이라는 답장을 보내온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샛길로 빠져 조금만 들어가면 까오린 호수를 구경할 수가 있는 터라 택시비 7만 루피아에다 팁을 조금 더 얹어 10만 루피아를 주면 될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는 흐린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까오린 호수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전 10시에 이스마일을 만나기로 된 터라 바로 떠나면 될 정도로 짐들을 모두 챙겨놓은 후 오전 9시 경이 되어서야 아침 식사를 하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간다. 오늘은 벨리퉁 스타일의 누들 수프를 셀프로 먹을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된장국 같은데다가 면을 넣은 느낌인데 의외로 맛이 좋더군요. 씨리얼과 토스트로 배를 더 채운 후에 과일로 마무리한 깔끔한 아침 식사이다.



아침 식사를 거의 마칠 즈음인 9시 반경에 이스마일에게서 전화 연락이 왔는데 지금 해가 나와있으니 까오린 구경하려면 지금 호텔을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으니 곧 호텔에 도착할테니 떠날 준비를 하라는 거다. 내가 해가 나오면 까오린 호수를 구경하자고 한 터라 이스마일은 지금 나와있는 해가 구름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우리 부부가 까오린 호수에 들리는 걸 취소할 수도 있고 그러면 기대한 팁을 못받을 거라 생각을 한 모양이다.


 급히 객실에 들어가 짐을 챙겨들고는 로비로 내려가 이스마일과 만난 후 직원이 체크아웃 처리를 하는 동안에 리셉션 맞은편 공간에 마련된 자그마한 전시관 같은 걸 잠시 둘러본다. 3박을 하는 동안에 처음 와 본 곳이다. 오래된 물품들을 이용해 전시관 뿐만 아니라 호텔 복도와 리셉션 주변을 잘 꾸며놓은 깔끔한 호텔이라는 느낌이다.


아뭏든 친절한 직원들과 깔끔한 객실, 음식 종류가 많지는 않으나 우리 부부에게 적당한 수준의 아침 식사, 이용은 못해봤지만 꺠끗한 수영장 시설 등을 갖추고서도 1박에 4만 5천원의 저렴한 가격이니 다시 벨리퉁섬을 찾아오게 되면 이 곳에 묵을 거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오전 9시 50분경 이스마일이 모는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다 까오린 호수에 잠시 들린다. 호텔을 출발할 즈음에 이미 해는 구름속으로 다시 숨어버린 터라 이스마일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에 날씨 상관없이 까오린 호수에 잠시 들렀다가 공항에 가자고 한거다. 그래도 어제 오후의 먹구름이 낀 날씨보다는 좋은 편이라서 그럭 저럭 5분 정도 까오린 호수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 구경할 수가 있었네요.



오전 10시 15분경 공항에 도착해 이스마일에게 10만 루피아짜리 하나를 주면서 팁 포함이라고 전한다. 고맙다고 하면서 다음에 벨리퉁섬에 오면 저장해 놓은 자신의 전화번호로 꼭 연락을 달라고 한다.


입구에서 1차 보안검사를 받은 후 라이언 항공 부스에 가서 티켓팅을 한다. 자그마한 공항이고 하루에 출도착 항공편 수가 적다보니 그리 혼잡하지 않아 모든게 금방 처리가 되어 좋다. 2차 보안검사 직전 오른편에 보니 PP(Priority Pass) 카드로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있다. 조금 전에 아침 식사를 배불리 한 터라 라운지에 들어가봐야 효용 가치가 없음을 아는 터라 그냥 패스하기로 하고 보안 검사를 받는다.



출발 게이트에 있는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11시 10분 경에 보딩을 시작한다. 따로 셔틀 차량이 없이 그냥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탑승을 하면 되는 식이다. 

11시 50분경 거의 예정된 시각에 출발한 라이언 항공편은 오후 12시 40분경에 자카르타에 무사히 도착한다.



국내선 청사 입구에서 공항 직원에게 반둥(Bandung)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한다 하니 근처에 있는 Primajasa 버스 사무실을 알려준다. 매표소 직원이 미니버스와 대형버스 두 종류가 있으며, 미니버스는 반둥 시청(Gedung Sate) 근처가 종점이고 대형버스는 서카르노 하타 거리 근처가 종점이라고 한다. 우리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반둥 시청에서 가까운 편이라 미니버스 티켓으로 1인당 17만 루피아씩(약 13,500원) 두 장을 구입한다. 직원이 티켓과 더불어 작은 생수를 한 병씩 나눠준다. 그리고 짐의 갯수를 묻기에 두 개라고 하니 짐에 붙이는 태그 세트를 챙겨준다. 같은 번호의 태그를 한 개는 가방에다 붙이고 한 개는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목적지에서 태그를 확인해서 자기의 짐을 수령할 수가 있는 거다.


미니버스 안내 리플렛을 보니 승객용 좌석 수가 8개 밖에 안된다. 대신에 좌석이 편안하며 대형 버스보다 기동성이 높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장점이 있다. 큰 버스는 티켓 요금이 1인 11만 루피아이다.


티켓에 보니 내 이름이 또 틀렸네요. 티켓팅시에 직원이 내 이름을 묻기에 HWANG 이라고 하니 못알아 고개를 갸우뚱 하기에 영어 스펠을 말했더니 W(더불유)를 UU(더블 유)로 적어 티켓에는 HUUANG로 적혀있다. 인도네시아어로 알파벳을 얘기해야 한다는 걸 내가 깜빡한거다. 하(H), 웨(W), 아(A), 엔(N), 게(G) 라고 해야만 제대로 내 이름을 전달할 수가 있는 거다.

 

버스 사무실 입구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1시 15분 출발 미니버스가 도착한 모양인지 보조 직원이 우리 가방을 챙겨들고 따라 오라고 한다. 미니버스에다 짐을 안전하게 실어주기에 팁으로 1만 루피아를 드린 후 버스에 탑승한다. 좌석이 정말 넓고 편안하며 뒤로 많이 젖힐 수도 있어 좋더군요. 모두 6명의 승객을 태운 미니버스는 1시 20분경에 출발해 반둥으로 향한다. 




고속도로에서는 큰 차량 정체는 없었으며 반둥 시내에 들어와 파스퇴르 톨게이트 근처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을 정도로 총 3시간 20분 정도 걸린 무난한 이동이었답니다. 오후 4시 반경에 반둥 시청 근처에 있는 Primajasa 미니버스 사무실 입구에 도착해 가방을 챙겨들고 입구 도로에 나가니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개인 승용차들이 몇 대 서 있더군요. 그랩(Grab)이나 고카(Go-Car)를 부르면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으나 매칭이 되어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그냥 이번에는 이들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요금을 물어보니 5만 루피아를 달라고 하기에 올라타고서 아파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