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방카섬|벨리퉁섬

[인도네시아] 제8편 - 근교에 있는 까오린 호수를 구경하고 해산물로 저녁식사를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0. 15:37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수마트라 동남쪽에 위치한 방카섬과 벨리퉁섬 가족여행 5일차입니다.


탄중 컬라양 항구에서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다녀온 후 호텔에 돌아와 긴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내일 하루 더 시간을 내어 리봉 섬(Pulau Leebong)으로 다녀오거나 아니면 인도네시아 베스트셀러 소설이자 국민 영화 무지개 분대(Laskar Pelangi)의 무대가 된 학교랑 박물관을 다녀오자는 생각이었으나, 이번 여행이 그리 긴 일정이 아님에도 지친 모습을 보이는 집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일 벨리퉁섬을 떠나기로 한다. 하루에 두 세번은 꼭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 상황도 이 결정에 한 몫을 보탠거라 보면 된다.


호텔 숙박을 더 연장할 필요는 없으므로 내일 자카르타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하기로 하고, 자카르타에서 반둥으로의 이동은 자카르타 감비르 역에서의 기차편 대신에 공항에서 바로 버스를 타기로 한다. 탄중 판단에서 자카르타까지 몇 편의 직항편이 있으나 오전 11시 40분에 출발하면서도 가격이 가장 저렴한 라이언 항공(Lion Air) 티켓을 티켓닷컴(http://tiket.com)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두 사람 비용 664,000 루피아(약 5만 2천원)를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내일 벨리퉁 섬을 떠나게 된 관계로 오후 4시경에 호텔을 나서서 스쿠터를 타고서 까오린 호수(Danau Kaolin)를 향해 출발한다. 이 곳 탄중 판단 시내에 있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근교에 있다고 해야 하나... 아뭏든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이 호수를 지금 구경해야만 하거든요. 


약 20여분 스쿠터를 타고 이동해 까오린 호수에 도착했으나 흐린 날씨로 인해 멋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더군요. 이런 호수는 햇살이 내리쬐는 상황이라야 연파랑 빛깔의 영롱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말입니다.

이미 방카섬에서 장관을 보여준 까오린 호수(Danau Kaolin Air Bara) 때문에 잔뜩 기대를 하고서 찾아왔건만 흐린 날씨로 인해 약간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더군다나 방카섬의 까오린 호수는 아주 예쁘게 꾸며놓았는데 이 곳은 도심에 접해 있음에도 거의 방치 수준이라 더 실망감이 크게 다가오는 거 같다.


먹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는데 오히려 다시 소나기가 쏟아지기에 간이로 마련된 쉼터에서 다시 20여분을 멍때리며 시간을 보낸다. 비가 그치기에 이제는 구름도 걷혀 해가 비치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결국 까오린 호수에 도착한 지 거의 1시간이 지나도록 구름은 걷힐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금 구름이 걷힌다면 까오린 호수에 비치는 일몰 장관까지 덤으로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안타깝기만 하네요.





오후 5시 15분경 미련을 떨쳐버리고 까오린 호수를 떠나 호텔로 복귀하다 호텔 직원이 추천한 로컬 맛집으로 이동한다. 오후 5시 반경에 Dapoer Belitung 이라는 레스토랑에 들어서 현지인 손님들이 바깥 테이블에 자리잡고 있고 실내는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다. 실내 테이블에 자리잡고서 과일 쥬스 두 개와 더불어 매콤한 생선 구이, 새우 구이 그리고 옥수수 야채볶음 이렇게 세 가지 요리를 밥과 함께 주문한다. 



잠시 후 직원이 대추가 든 달콤한 밀크티 같은 거 한잔 씩하고 호떡같은 거랑 작은 경단이 함께 든 접시를 테이블에 내어 온다. 뭔지 물어보니 부까 뿌아사(Buka Puasa)라고 한다.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들이 날이 밝은 시간 동안에는 물과 음식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금식(인도네시아어로는 Puasa, 영어로는 Fasting)을 하다가 저녁 6시경 어두워지게 되면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데 이를 부까 뿌아사, 영어로는 Break Fasting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부까 뿌아사가 시작되면 지금 내어 온 것처럼 부드러운 마실거리와 먹거리로 위의 부담을 먼저 덜어준 뒤에 주된 식사를 하게 되는 데 라마단과 상관없는 우리 부부에게도 이걸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더군요.

 

두 가지 모두 달콤하고 맛있더군요. 호떡처럼 생긴거랑 경단은 주문한 음식들로 배를 채운 이후에 후식처럼 나눠 먹었답니다. 남기면 벌 받을 까봐서 배 부른데도 불구하고 다 먹어치웠네요. ㅎㅎ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보니 28만 루피아가 나왔더군요. 역시 집사람이 주문한 새우 구이 요리가 가장 비싼 9만 루피아이고, 제가 주문한 매콤한 생선 구이는 Kerisi 라는 생선으로 최소 주문양인 600그람을 주문했는데 세 마리나 나와 푸짐하게 먹었는데도 가격은 75,000 루피아에 불과하네요.

  


벨리퉁 섬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고 오후 6시 반경에 호텔에 도착하니 첫날 벨리퉁섬에 도착할 때 호텔까지 라이드를 해 준 기사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내일 리봉 섬에 갈거냐는 건데 포기하고 내일 자카르타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하니 몇시 비행기를 예약했냐고 묻는다. 오전 11시 40분 라이언 항공이라 하니 내일 오전 10시에 우리 부부를 픽업해 공항까지 라이드를 해주겠다 하더군요. 

물론 공짜는 아니고 첫날 계산했던 7만 루피아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