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방카섬|벨리퉁섬

[인도네시아] 제7편 - 탄중 컬라양 항구에서 보트를 타고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10. 01:00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수마트라 동남쪽에 위치한 방카섬과 벨리퉁섬 가족여행 5일차입니다.


오늘은 오전 9시에 탄중 컬라양 항구에서 Mr. Buan을 만나 근처에 있는 몇 개의 섬들을 구경하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전 8시경에 호텔을 출발해야 하는 관계로 서둘어 아침 7시 20분경에 아침 식사를 하러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어젯밤에는 숙박객들이 좀 있는지 아침 식사는 뷔페식으로 제공이 되더군요.


어제 아침에 5만 루피아의 거금을 팁으로 드렸던 직원 분은 안보이고 다른 직원이 서빙을 한다. 이 직원 역시 친절하게 서빙을 하나 아쉽게도 지갑을 객실에다 두고 온 터라 팁을 드릴 수가 없어 안타깝네요.



뷔페로 차려진 음식들은 왠지 내가 아침 식사로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집사람은 나시고렝을 비롯해 몇가지 뷔페 음식을 챙겨와 먹었으나 나는 그냥 가볍게 과일과 계란 후라이를 끼워넣은 토스트로 아침을 마무리한다.


오전 8시에 거의 맞춰 객실을 나서며 1만 루피아 짜리 하나를 베개 위에다 올려놓는다. 그저 작은 성의 표시에 불과하나 이 마저도 올려놓지 않으면 이제는 뭔가 빠뜨리고 외출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호텔 입구에 세워 둔 스쿠터와 헬멧 하나가 무사히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집사람 헬멧은 콘솔 안에 넣어놓았기에 이를 꺼내 집사람더러 쓰게 한다. 어제 보다는 조금 빠른 스피드로 해안 도로를 달려 9시 정각에 탄중 컬라양 항구에 도착하니 부안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한다. 오늘은 이 곳까지 오는데 약 50분 정도 걸린 거 같다. 혼자서 스쿠터를 탄다면 이 보다 빨리 달릴 수가 있지만 겁이 많은 집사람이 뒤에 타고 있다보니 천천히 달릴 수 밖에 없는거다.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하는 동안에 화장실 사용에 불편이 있을 수 있기에 집사람이 2천 루피아를 내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에 나는 가게에서 생수 두 병을 1만 루피아를 주고 구입한다. 하나는 우리 부부가 마시고 하나는 부안이 마시도록 줄 예정이다.



오전 9시 15분경에 부안이 모는 보트에 올라타고서 탄중 컬라양 항구를 출발한다. 10여분 보트를 몰고 항구에서 빤히 바라 보이는 컬라양 섬(Pulau Kelayang) 앞에 있는 독수리 바위 근처에 다가가 사진을 찍으며 구경을 한다. 조금 늦게 보트 투어를 출발한 다른 보트도 이 곳을 먼저 들리더군요.



컬라양 섬 앞에 있는 독수리 바위를 떠나 다음 포인트로 이동을 한다. 부안이 이 곳 컬라양 섬에는 나중에 투어를 마치고 돌아올 때 다시 들릴거라고 하더군요. 항구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작고 예쁜 섬이다 보니 막바지에 들러 구경을 할 수 있게 코스가 짜여져 있는 모양이다. 

 


부안이 저 멀리 배들이 몇 대 정박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다음 포인트는 저 곳 모래섬(Pulau Pasir) 이라 한다. 부안이 어제 분명히 말하기를 이번 주에는 수면이 많이 높아지는 시기라서 모래섬을 구경하기 어렵다고 하더니만... 수면이 많이 높아지는 시기이는 하나 지금이 날물 시간이라 운좋게도 모래섬을 구경할 수가 있나 봅니다.



부안이 이동 중에 배를 잠시 멈추더니 빈땅(Bintang) 이라 말하며 물속에 뛰어들더니 금새 두 마리의 큼지막하고도 예쁜 불가사리를 잡아 올라온다. 바다의 별, 즉 인도네시아어로 Bintang Laut은 바로 불가사리를 얘기하는 거였어요. 어제 오후에 부안이 보여준 모래섬 사진에 보니 불가사리를 맑고 투명한 물 속에 넣어 놓고서 이걸 포인트 배경으로 해서 찍은 사진들이 있더니만 우리 부부에게도 이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불가사리를 잡아 온 거였어요. 나중에 팁을 좀 후하게 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순간입니다.

불가사리를 물통에 담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물 밖에서 10초 이상 놔두면 바로 죽어버린다네요. 집사람이 불가사리 한마리를 꺼내 들고서 사진을 한 장만 급히 찍은 다음 곧바로 다시 물통에다 넣어줬답니다.



모래섬에 도착하니 고운 모래에다 정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바닷물을 경험할 수가 있더군요.

자그맣게 수면 위로 튀어나온 모래섬에 내려 불가사리를 포인트 배경으로 삼아 인물 사진도 찍고 모래섬의 예쁜 사진들도 많이 찍었네요. 부안 덕분에 오랜만에 다수의 커플 사진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었답니다. 모래섬을 떠나기 전에 부안이 고이 접어온 자신의 여행사 플래카드를 우리 부부에게 좀 들어달라고 하기에 이걸 들고서 사진을 찍었는데 아마도 부안의 인스타그램이나 여행사 페이스북 같은 곳에 우리 부부의 저 사진이 올라와 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ㅎㅎ 



모래섬을 떠나 약 10분 정도 이동해 육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바위섬으로 이동합니다. Batu Belayar 라는 섬인데 자그마한 섬에 어떻게 이렇게 큰 바위들이 있을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더군요. 배를 정박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우리 부부를 내려준 후에 배를 근처로 옮겨서 기다릴테니 나중에 구경을 마치고 떠날 준비가 되면 손을 흔들라고 한다.



바위섬을 떠나 30분 정도 이동해 이번 보트 투어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등대섬 렁카우스(Pulau Lengkuas)에 도착한다. 네덜란드인들이 1882년도에 세운 등대라 하니 그 역사가 오래되었더군요. 자그마한 섬에 이렇게 큰 등대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위를 오가는 큰 배들은 거의 없고 이 곳 섬으로 여행객들을 실어나르는 자그마한 보트들 밖에 안보인다. 등대섬에 내려 곧바로 등대가 있는 건물로 들어서니 등대 꼭대기 까지는 올라갈 수가 없고 기본적으로 3층 까지만 여행객들이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먹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올거라서 아예 못들어가도록 통제를 하네요. 3층까지 올라가더라도 바로 전체 섬을 조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아래에 야자수들만 겨우 구경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기에 그냥 패스하기로 합니다.



먹구름이 시커멓게 몰려오기에 곧 소나기가 내릴 거 같네요. 자그마한 섬이지만 지금 돌아다니면 분명 비를 맞을거라 그냥 가게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쉬다가 비가 그치면 나서기로 한다. 집사람과 부안이 마실 커피 두 잔을 18,000루피아 주고 주문한 다음 나는 미리 호텔에서 챙겨 온 캔맥주를 꺼낸다. 이미 반둥에서 구워 챙겨온 쥐포랑 아귀포 안주가 있어 혼자서 현지인들 눈치 살짝 보면서 집사람과 맥주를 나눠 마신다. 부안과 그의 친구들에게도 쥐포를 한마리씩 나눠주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거라 하니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한다. 이 곳에는 이런 쥐포를 구경하기 어려운가 보다. 무슨 고기냐고 묻기에 인도네시아어로 설명하기가 곤란해서 그냥 물고기들을 말려서 이렇게 납작하게 누른거라는 제스쳐만 취하니 대충 알아듣는다.



잠시 후 소낙비가 그치기에 등대섬 비치와 근처 바위 더미를 오가며 풍광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부안이 여기서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던데 집사람이 선뜻 내키지 않는 표정이네요. 미리 수영복을 입고 반바지와 셔츠를 걸치고 왔으면 몰라도 여기에서는 수영복으로 갈아입을 만한 데도 없고 샤워 시설도 없어 불편하다는 거지요. 다른 여행객들도 그저 등대 주변의 비치와 바위들을 오가며 구경이나 할 뿐이지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더군요. 주변에 물이 참 맑고 깨끗해 보이는데 말입니다. 수심은 얕지만 물 색깔이 거무 티티하게 보이는 부분에는 수초나 산호가 있어 작은 물고기들도 많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 수영복 반바지를 입고 있는 혼자라도 들어가 볼까 하다가 나도 생각을 접기로 한다.  



약 1시간 반 정도 렁카우스 섬(Pulau Lengkaus)에서 놀다가 부안에게 이제 떠나자고 말한다. 우리 부부가 스노클링과 수영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컬라양 섬(Pulau Kelayang)으로 돌아갈 거라고 한다. 탄중 컬라양 섬에서도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계속 하늘에 먹구름들이 돌아다니는 걸로 봐서 날씨 상황이 좋지 않을 거 같기에 다른 섬으로 갈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보지도 않았다. 부안이 우리 부부를 데리고 돌아다닌 모래섬, 바위섬 그리고 이 곳 등대섬 이렇게 세 곳이 근처에서 가장 인기있는 섬들이고, 그 나머지는 그냥 자그마한 비치가 있는 고만 고만한 섬들인가 봅니다. 분명히 여행객들에게 인기있는 다른 섬이 있다면 우리 부부에게도 분명히 그 곳으로 가자고 했을테니깐요. 

  


탄중 컬라양 섬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모래섬(Pulau Pasir) 근처를 지나게 되었는데 들물 시간대라 그런지 거의 모래섬은 물 속에 잠겨버렸더군요. 늦게서야 모래섬에 도착한 여행객들은 안타깝게도 그냥 물속에서 놀고 있는 모습처럼 보여지더군요. 우리 부부는 오전에 모래섬이 많이 드러나 있을 때 도착한 관계로 좋은 구경과 멋진 사진들을 많이 남길 수 있어 다행이예요.



등대섬을 출발해 보트를 타고 약 30분 정도 이동해 컬라양 섬(Pulau Kelayang)에 도착한다. 보트에서 내려 잠시 비치와 독수리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남기고 있는데 먹구름이 코 앞에 다가온 느낌이더니만 이내 비를 퍼붓는다. 이 곳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겨볼 생각도 있었지만 날씨가 이 모양이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마땅히 비를 피할데가 없어 보이기에 부안에게 그냥 이 정도에서 호핑 투어를 마치고 탄중 컬라양 항구로 돌아가자고 한다. 황급히 보트에 올라타고서 세차게 퍼붓는 빗 속을 뚫고서 10여분을 달려 겨우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네요. 



항구에 도착해 10여분 비를 피하며 기다리다 보니 다시 비가 그치네요. 이제 겨우 오후 1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각인데 보트 투어를 끝마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배를 안전한 곳에다 정박하고 돌아온 부안에게 다시 컬라양 섬으로 가자고 하기에도 난처한 상황이다. 집사람도 이 정도면 충분히 구경을 한 거 같다기에 부안에게 보트 투어를 끝마치자고 하니 의외인 듯한 표정을 잠시 지었다가 이내 웃음을 짓네요. 비가 그친 터라 최소한 한 두 시간은 더 보트를 타고서 근처 섬으로 돌아다닐거라는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약속했던 보트 대절료 40만 루피아에다 불가사리 얘기를 하면서 팁으로 10만 루피아를 건네니 너무 고마워 하며, 다음에 날씨 좋을 때 한번 더 찾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한다. 


사실 모래섬에서 부안이 잡아 온 불가사리 두 마리를 포인트 배경삼아 다른 여행객들도 많은 사진들을 찍는 걸 볼 수 있었거든요. 다른 보트 선장들은 부안처럼 불가사리 잡아다가 이런 서비스를 잘 안하나 봅니다.



탄중 컬라양 항구 근처에는 조금 전에 비가 억수같이 내렸는데 탄중 판단 시내까지 이동하는 해안 도로는 거의 말끔한 편이다. 덕분에 이번에는 스쿠터 모는 속도를 약간 더 올렸는지 약 45분 걸린 오후 2시 반경에 무사히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