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방카섬|벨리퉁섬

[인도네시아] 제4편 - 방카섬을 떠나 남에어 항공편으로 벨리퉁섬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5. 04:09

2018년 5월 27일 일요일,

수마트라 동남쪽에 위치한 방카섬과 벨리퉁섬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오늘은 오전 11시 10분에 출발하는 남 에어(Nam Air) 항공편으로 방카섬을 떠나 근처에 있는 벨리퉁섬으로 가게 된다. 보트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가격도 항공료에 비해 그리 많이 싼 편이 아니라서 항공편으로 예약하게 된 것이다.


 오전 8시경 아침 식사를 한 후 호텔 근처 재래시장을 구경한다. 생각했던 것 만큼 냄새가 많이 난다거나 시끄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던데 내가 무감각해서 그런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 부부는 여행지에서 재래 시장을 구경하고 길거리 음식을 사먹으며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얘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거든요.

호텔 이용 시기나 객실의 위치와도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지금의 재래시장 소음과 냄새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된다.



오전 9시 반경에 객실에다 1만 루피아를 팁으로 올려놓고 체크 아웃을 한다. 어제 아침에도 1만 루피아를 올려놓았지만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성의를 표하면 객실 청소하시는 직원 분들이 조금은 더 기분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이 곳 방카섬에 있는 팡칼 피낭에서도 그랩(Grab) 개인 차량 호출 서비스가 가능한 터라 공항까지의 이동은 그랩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매칭된 요금은 22,000루피아가 나왔는데 무사히 공항에 도착해서 30,000루피아를 드렸어요. 그리고 공항 들어설 때 주차 티켓을 뽑는 걸 본터라 추가로 주차비 명목으로 5천 루피아를 더 드리니 고마워 하더군요.



어제 까오린 호수 구경갈 때 렌트 차량 운전자로부터 이 곳 방카섬에서 유명한 떵따우(Tung Tau) 커피에 대해 얘기를 들었는데, 마침 그랩 차량에서 내려 공항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우측에 이 커피숍이 있더군요.

나는 무심코 흘려들었는데 커피를 좋아하는 집사람이 이 커피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발견하게 된거다.

시내에도 이 커피점이 있어 렌트 차량 운전자가 우리 부부를 안내하려고 했는데 시간을 내지 못했던 거지요.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시간은 없을 거 같아 떵따후 커피 한봉지를 39,000루피아를 주고 구입한 다음 곧바로 남 에어 항공사 체크인 부스로 가서 티켓팅을 합니다.



티켓팅 후 국내선 출발 게이트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보안 검사대 입구에 도착했는데 맞은 편에 사파이어 라운지가 보인다. 이 곳은 PP(Priority Pass) 카드로 무료 이용이 가능한 라운지이다.

 떵따우 커피숍에서 커피를 안마신 이유는 바로 이 곳에 PP 카드로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있고 이 곳에서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파이어 라운지 안내데스크에서 나와 집사람이 따로 PP 카드와 항공권을 제시하며 체크인을 요청한다. 마그네틱이 붙은 PP 카드를 단말기에 그어 전표를 출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PP 카드 위에다 전표를 올려놓고 펜으로 문질러서 전표에 카드번호가 찍혀 나오게 하는 구식 체크인 방식으로 체크인을 하더군요.

분명히 따로 체크인을 요청했는데 여직원은 내 카드로 한 장의 전표를 만들고서 거기에 있는 동행인 칸에다 숫자 1을 적은 전표를 내밀고서 나보고 서명을 하라고 한다


두 사람 별도로 PP 카드가 있으니 따로 체크인을 하려고 한다 해도 직원이 한명 체크인에 한명은 공짜라고만 강조한다. 지금까지 수십번의 라운지 이용 경험상 PP 카드 소지자만 공짜이고 동행인은 25~30달러에 해당하는 이용료가 부과되어 나중에 신용카드 결제 계좌에서 빠져나가게 되는게 기본인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한명 체크인에 한명 공짜라는 규정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하니 자신들의 운영 매뉴얼을 찾아 보여주던데 이건 아무리 봐도 동행인 숫자 표시를 그렇게 하라는 거지 공짜라는 말은 안적혀 있더군요. 영어와 인도네시아를 섞어가며 이건 공짜라는 거 아니지 않느냐고 해도 여직원 한 명이 더 다가와 추가 한 명이 공짜임을 강조한다. 알겠다고 하면서 전표에다 서명을 한 후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되므로 운영 매뉴얼도 사진으로 남기고 직원이 전표 작업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후 집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합류한다. 


여직원과 실갱이를 벌이는 동안에 집사람은 커피랑 바나나 구이를 챙겨 먹으며 쉬고 있더군요.

아침 식사를 배불리 먹은 지 얼마되지 않은 터라 아무리 공짜라고 하더라도 더 먹고 마시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든다. 여직원들과 실갱이를 벌이느라 시간이 제법 흘렀는지 곧 보딩 시작될 시간이 다가오기에 결국 집사람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고 만다.



10시 40분경 보딩을 한 후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데 11시경에 출발을 하더군요. 당초 예정 시각이 11시 10분인데 모든 승객들이 보딩을 끝내자 10분 앞당겨 출발을 하는 거다.

팡칼 피낭을 출발해 30여분 지난 11시 35분경에 벨리퉁섬에 있는 중심 도시 탄중 판단(Tanjung Pandan)에 무사히 도착한다. 벨리퉁섬 상공에서 내려다 본 모습 역시 주석 광물 채굴로 인해 섬 곳곳에 패인 흔적들이 무지 많아 안타깝기만 하다.



오전 11시 45분경 공항 입구에 나서자 개인 승용차로 시내까지 택시 영업을 하는 분들이 많이 몰려든다.

처음에 9만 루피아를 부르다가 인도네시아 말로 비싸다는 얘기를 하며 5만 루피아를 부르니 중간 가격인 7만 루피아에 흥정이 된다. 호텔로 이동하면서 차량 렌트 비용을 물어보니 차만 빌리는 데 하루 25만 루피아, 기사 포함하면 50만 루피아라고 한다. 오토바이는 하루 종일 빌리는 데 7만5천 루피아이다.


또한 탄중 판단의 서남쪽에 위치한 작은 리봉(Leebong) 섬으로 갈 생각도 있는지라 차량 이용 요금을 물어보니 편도에 20만 루피아씩이라고 한다. 탄중 판단에서 리봉섬 가까운 항구까지 태워다 준 다음 섬 구경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오면 다시 탄중 판단까지 태워주는 것을 동시에 지원해서 왕복에 40만 루피아인거다.

벨리퉁 섬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빌려서 타고 다닐 때 연료비를 생각해야 하기에 물어보니 1리터에 9천 루피아라고 한다.


공항에서 탄중 판단 시내에 있는 호텔까지 이동하면서 가 볼만한 여행지를 포함한 여러가지 로컬 여행 정보를 수집하다 보니 어느듯 호텔에 도착한다. 운전자에게 차량이나 오토바이 렌트가 필요하면 연락하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한다.  12시 10분경 리셉션에서 3박 숙박을 체크인하고서 203호실을 찾아가는데 호텔이 2층 건물이다 보니 따로 엘리베이트가 없다. 내가 들어도 되는 작은 캐리어를 객실까지 들어다 준 직원에게 동전 지갑에서 1만 루피아짜리 하나 찾아내어 건낸다.


객실은 깨끗하고 좋네요.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니 수영장 또한 잘 갖추어져 있는거 같다.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아니면 라마단 기간이라 현지인들이 여행을 꺼려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곳 호텔 또한 한산하기만 하다.  



객실에서 쉬다가 오후 3시 조금 넘어 호텔 주변 구경도 하고 점심 식사도 할겸 호텔을 나선다.

호텔 바로 앞에 회전 로타리가 갖추어져 있고 그 가운데에 큰 돌덩어리를 얹어놓은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Batu Satam이라 적혀있다.



구글 지도에서 호텔 가까운 곳에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보니 Mie Belitung Atep 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걸려든다. 늦은 점심 식사이기도 하지만 라마단 기간이다 보니 현지인 손님들은 아무도 없다. 직원들이 모여 앉아서 수다를 떨다가 외국인 두 명이 찾아오니 그제서야 부리나케 일어나 각자의 위치를 찾아간다. 레스토랑 내부 벽면에는 유명 인사들이 많이 다녀갔는지 사진 액자들이 많이 걸려있는 걸로 봐서 맛집임에는 틀림이 없다.


방카섬에서 첫날 저녁에 먹었던 국수집처럼 이 집 역시 따로 선택 메뉴가 없고 손님 인원수에 맞게 국수를 말아주는 식이다. 새우가 들어있는 해산물 국수인데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가볍게 한끼를 해결하기에는 딱 좋은 양이다. 국수 두 그릇과 쥬스 두 잔을 합쳐 48,000 루피아를 계산하고 밖으로 나서니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대충 봐도 곧 소나기가 쏟아질 거라는 걸 예상할 수가 있는 상황이다. 내일 종일 타고 다닐 오토바이를 빌리려고 한 구멍가게 주인에게 물어보니 오늘 일요일이라 근처 가게들이 문을 닫았으니 내일 찾아가 보라며 어딘가를 가리킨다. 그러보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로군요. 여행을 다니다 보니 날짜와 요일 개념이 무뎌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먹구름이 더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들기에 서둘러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진다. 아니 퍼붓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 굵은 소나기이다. 



한 동안 퍼붓던 소나기가 그치자 오후 5시 반경에 다시 호텔을 나서서 탄중 판단 비치를 구경하러 나선다.

리셉션 직원 말로는 7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는데...

천천히 비치를 향해 걸어가며 주변 구경을 하다보니 오후 6시경 비치 입구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벌써 어둠이 내려 버렸더군요. 입장료가 1인당 2천 루피아(약 150원)라고 하기에 두 명분 4천 루피아를 계산한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인데 비치 입장료를 받아야만 하는가 라고 말하려다가 꼴랑 4천 루피아 가지고 실갱이 벌이기에는 너무 초라해 보여 참기로 한다. ㅎㅎ



비치도 자그마할 뿐만 아니라 날이 어두워져 제대로 비치 구경을 못하고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아다닌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한 터라 아직 배가 고픈건 아니라서 그냥 맥주나 한 잔 하면서 가볍게 안주삼아 뭔가를 먹으면 좋을 것 같아 맥주파는 곳을 찾는데 잘 안보이네요. 맥주 파는 곳을 한 군데 발견했으나 손님이 없어 먹거리 재료 준비를 안했는지 소세지만 가능하다기에 그냥 패스한다. 그래도 바나나 구이나 프렌치 프라이 정도는 될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그런거다. 


다행히 비치 입구 근처에 있는 Unique Cafe에 찾아가니 빈탕 맥주도 팔고 기본 안주가 될만한 음식을 팔더군요. 다른 외국인 손님들도 몇 명이 앉아 있기에 자리를 잡고서 주문을 합니다.

빈탕 맥주 큰거 한 병에 5만 루피아인데 라마단 기간이다 보니 따로 병을 갖다주지 않고 냉동실에 얼려놓은 유리잔에다가 부어서 갖다 주더군요. 맥주 두 병에다 먹거리로 Bakso(미트볼 수프), Pisang Goteng Keju(치즈얹은 바나나 구이), Onion Bakar(양파 튀김) 이렇게 주문해 저녁을 대신합니다.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모두 162,000루피아이더군요.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낮에 공항에서 부터 호텔까지 태워다 준 운전자에게 전화를 건다.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하루에 75,000 루피아씩 해서 오토바이를 빌리려고 하는거다. 오토바이 보다는 운전자가 발을 앞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된 스쿠터가 운전자에게 편리한 터라 괜찮은 스쿠터로 갖다 달라고 부탁을 하니 내일 8시에 호텔에다 갖다주기로 약속한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괜찮은 커피 전문점에 들린다. 아까 비치로 걸어가면서 찾아놓은 카페인데 집사람이 이 곳 벨리퉁에서 아주 유명한 커피 전문점이라고 하더군요. 바로 Kopi Djie 카페인데 전통 방식으로 커피를 만드는지 양철로 만든 긴 주전자 같은게 많이 보인다. 그리고 집사람이 이 커피 전문점은 체인점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 곳은 Siburik 강변에 있어 Kopi Djie Siburik 이라는 곳이라네요. 


커피를 좋아하는 집사람은 뜨거운 커피로 해서 작은잔으로 주문했는데 가격이 겨우 8천 루피아(약 600원)에 불과하다. 맥주를 마신터라 배가 부르다고 작은 잔으로 주문한 거라네요. 커피맛을 잘 모르는 나는 그냥 시원하게 한 잔 마시려고 1만 5천 루피아짜리 아이스 밀크 커피로 주문한다. 집사람이 이 집 커피를 맛보고는 맛있다고 하기에 나도 맛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ㅎㅎ


저녁 8시경 Kopi Djie 카페에서 나와 호텔로 이동하다 마트에 들러 맥주를 파냐고 물어보니 판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빈탕 맥주 큰 캔으로 4개를 갖다달라고 해서 계산하려고 하니 9만 루피아라고 한다. 반둥에서 싸게 산다 하더라도 하나에 3만 4천 루피아인데...  


아무래도 직원이 가격을 잘못 알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원에게 가격이 맞나 다시 확인해보라 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러면 조금 더 살까 하는 생각이 너무 앞서더군요. ㅎㅎ

일단 오늘 저녁에 산 맥주로 부족하면 내일 다시 이 곳에 와서 구입하기로 하고 호텔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