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방카섬|벨리퉁섬

[인도네시아] 제2편 - 두 가지 아름다운 색깔의 카오린(Kaolin) 호수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6. 4. 18:43

2018년 5월 26일 토요일,

수마트라 동남쪽에 위치한 방카섬과 벨리퉁섬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오전 9시에 운전자 포함 렌트 차량을 타고 투어를 떠날 예정이라 오전 8시경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 뷔페를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가니 너무 한산한 편이다. 호텔 전체가 조용한 편인 걸로 보아 라마단(Ramadhan) 기간이기 때문인가 보다.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에는 날이 밝은 동안에는 물조차 마시지 않는 금식 규율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거의 여행을 떠나지 않는 편이라 하네요.



오전 9시경에 호텔 입구에서 렌트 차량 운전자를 만나 남쪽으로 60여 킬로미터 떨어진 카오린 호수(Danau Kaolin Air Bara)를 향해 출발한다. 소형 토요타 아스트라(Toyota Astra) 차량이지만 우리 부부가 하루 투어를 다니기엔 부족함이 없는 크기의 차량이다. 카오린 호수까지의 도로 역시 편도 1차로에 불과하나 운행 차량들이 거의 없다보니 정체도 없고 포장 상태도 잘 관리되어 좋은 편이더군요. 



호텔을 출발한 지 1시간 반 정도 지난 오전 10시 반경에 카오린 호수에 도착한다.

호수 입구 공터에다 주차를 하기에 후다닥 내려 바로 앞 호수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는데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의 화려한 색상의 호수가 오히려 내게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석 광물을 캐내고 난 자리에 빗물이 고이고 화학 작용에 의해서인지 몰라도 이런 연파란 색상의 화려한 호수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연녹색의 또 다른 화려한 색상의 호수가 하나 더 있다. 색상을 표현할 만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 연파랑과 연녹색으로 얘기하지만, 호수 가장자리에서부터 안쪽 깊은 곳으로 가면서 그라데이션을 한 듯 색상이 점차 짙어지는게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수심이 그리 깊어보이지 않기에 물어보니 무려 30미터나 된단다. 수심도 깊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보니 수영은 절대 금지라고 한다.


바로 곁에 이런 두 가지 화려한 색상의 호수가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잠시이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모습의 호수를 사진으로 남기느라 정신이 없어진다. 집사람 역시 처음에는 나랑 같이 구경하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 저기 혼자 돌아다니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트를 연신 눌러대고 있다. 



두 개의 멋진 호수를 이리 저리 왔다 갔다하며 40여분 구경하고 난 뒤에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테이블에 앉아 쉬고 있는 렌트 차량 운전자를 만난다. 운전자에게 코코넛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라마단과 상관이 없다고 한다. 아마 종교가 이슬람이 아닌가 보다. 나랑 운전자는 코코넛을 한 통씩 주문하고, 집사람은 이 무더위에도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해 마시면서 휴식을 취한다. 코코넛은 한 통에 12,000루피아이고, 커피는 한 잔에 4,000루피아라 하더군요. 3만 루피아를 내고 거스름돈 2,000루피아는 그냥 놔두라고 한다.



카오린 호수에 온 지 한 시간 정도 지난 오전 11시 반경에 다시 팡칼 피낭을 향해 출발한다.

카오린 호수를 구경하는 데 입장료는 없었지만 떠날 때 차량 주차비로 5천 루피아를 징수하더군요.


오늘 투어 일정은 팡칼 피낭을 출발해 남쪽에 있는 카오린 호수를 먼저 구경한 후에 다시 팡칼 피낭을 거쳐 북쪽에 있는 몇 군데 비치들을 구경하는 걸로 되어있다. 그래서 다시 팡칼 피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역시 1시간 반 가량을 이동해야 하므로 오후 1시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팡칼 피낭으로 이동하면서 잠시 수상 가옥들과 배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잠시 차를 멈추게 한다. 풍경이 괜찮아 보여 잠시 사진이나 찍으려는 거다. 거의 바다와 맞닿은 곳이라 생각되는데 황토빛 강줄기를 따라 배들이 늘어서 있고 그 주변에는 수상 가옥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잠시 다리 위에서 바라보며 구경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더군요.



오후 1시경 팡칼 피낭의 공항 근처에 있는 씨푸드 전문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이동 중에 운전자에게 씨푸드로 괜찮은 식당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이 곳 레스토랑으로 안내하네요. 이 곳 레스토랑 역시 라마단 기간이라 그런지 점심 시간대에는 손님들이 거의 없다. 따로 떨어져 앉아 나시 고렝(Nasi Goreng)이나 먹겠다는 운전자를 우리 부부가 앉은 라운드 테이블에 같이 앉도록 한 후 과일 쥬스를 고르게 한다. 집사람도 과일 쥬스를 고르고, 나는 빈탕 캔맥주를 팔기에 시원한 걸로 하나를 주문한다. 메인 요리로 큼지막한 생선 구이, 오징어 요리 그리고 새우 요리를 하나씩 주문해 푸짐한 점심 식사를 한다. 메인 요리 드시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듯 하기에 내가 직접 세 가지 요리를 1/3 정도씩 운전자의 접시에 올려드리니 그제서야 맛있게 드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