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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13편(마지막편) - 세마랑에서 Lawang Sewu를 구경한 후 반둥으로 돌아가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31. 09:05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10일차 마지막날입니다.


오늘은 오후 4시 35분에 이 곳 세마랑을 출발하는 국내선 Nam Air 항공편으로 반둥으로 돌아갈 예정이예요. 그런데 이른 아침에 Nam Air 항공사로 부터 문자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읽어보니 출발 시각이 오후 4시로 변경된다는 안내문이더군요. 그래도 오후 3시경까지 시내에 위치한 세마랑 공항으로 가면 되므로 시간 여유가 많은 편이라 호텔 체크아웃 이후에 세마랑 시내 구경을 가볍게 한 다음 항공편 출발 시각에 맞춰 공항으로 가는 일정을 잡는다. 


오전 9시 반경에 일어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하러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간다.

하루 숙박비가 한국돈 2만원 조금 넘는 가격에 불과한데 두 명의 무료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거다.

아침 식사 메뉴는 그리 기대를 안했지만 나시고렝, 치킨 요리, 토스트, 과일, 쥬스 등이 준비되어 있고, 잭프룻 과일로 만든 족자카르타 전통 음식 구덱(Gudek)도 한켠에 마련되어 있다. 이 정도면 우리 부부에게는 한 끼 아침 식사로는 부족함이 없다.



아침 식사 후 객실에 돌아와 짐들을 정리한 다음 11시 15분경 체크아웃을 한다. 이미 모든 비용을 지불한 터라 그냥 객실 키만 반납하는 걸로 모든 체크아웃은 끝이 났으며, 오후에 세마랑 시내 구경을 위해 두 개의 가방은 리셉션에 부탁해 맡기면서 오후 3시경에 찾으러 올거라 전한다.

우리 부부의 세마랑 시내 여행의 첫 목적지는 라왕 세우(Lawang Sewu)인데 호텔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나 혼자라면 충분히 도보로 갈 거리이나 날이 무더운지라 집사람이 힘들어 할 거 같아 그냥 택시를 타기로 한다. 잠시 택시를 기다리는 데 베짝을 모는 할아버지가 다가와 어디 갈거냐고 묻는다.


결국 2만 루피아를 주기로 하고 할아버지가 모는 베짝에 올라탄다. 평지이기는 하나 두 사람의 몸무게를 동시에 감당하기 힘든건지 아니면 자전거 페달을 밟는 할아버지가 힘이 약한건지.... 차라리 나는 그냥 내려서 걸어가는 게 좋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내려버리면 할아버지가 무안해 할 것만 같아 꾹 참고 앉아 있으니 어느새 라왕 세우 입구가 있는 로타리에 우리 부부를 내려준다. 약속한 2만 루피아를 드리니 그제서야 힘을 내어 서둘러 떠나가시네요. 이비스 호텔에서 이 곳까지 베짝을 타고서 20분 정도 걸렸네요. 아마 걸어오면 지름길로 올 수 있어 10분~15분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됩니다.



 라왕 세우(Lawang Sewu)는 이 곳 세마랑 도시와 근처에 철도 건설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파견나온 근로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건물인데 천 개의 문이 있다고 해서 세마랑의 유명한 볼거리가 된 곳이랍니다. 철도 건설의 역사를 전시한 공간도 있다고 하니 일종의 철도 박물관이라 보면 무난할 거 같아요.

 

라왕 세우 입장료는 성인 1만 루피아, 어린이 5천 루피아이다. 로타리 쪽에 접한 입구 매표소에서 2만 루피아를 내고 두 장의 티켓을 구입해 조금 들어가면 라왕 세우 건물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서는 또 다른 입구가 있다.

이 곳에서 티켓을 보여주면 직원이 스탬프를 찍어 매표 확인을 한다. 따로 바코드나 QR 코드가 있는게 아니다 보니 직원이 수동으로 매표 확인 및 재사용 못하게 하는 시스템인거다.



한시간 조금 넘게 라왕 세우를 돌아다니며 건물 내부 및 외부를 구경한다. 처음에는 부부가 같이 구경을 시작했으나 잠시 후 따로 떨어져 각자가 보고싶은 곳으로 돌아다니며 구경하게 되더군요. 제가현지 학생들과 얘기도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집사람은 혼자 다른 곳을 구경하러 가버렸기 때문이예요. ㅎㅎ 



집사람과 광장에 있는 나무 그늘에서 만나 잠시 쉬다가 서로 구경하지 못한 곳들이 있기에 다시금 헤어져서 남은 볼거리들을 구경하러 떠난다. 오후 1시에 라왕 세우 출구쪽에서 서로 만나기로 한거지요.

 


오후 1시경에 집사람과 라왕 세우 출구쪽에서 만나 다음 목적지인 올드타운 세마랑으로 가려고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한다. 우리의 위치를 라왕 세우 출구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어와서 무슨 말인지 이해못할 소리만 하더군요. 인도네시아어를 조금밖에 못한다고 얘기했음에도 상대방 배려없이 자기 하고싶은 얘기만 늘어놓고 있으니... 

마침 블루버드 택시가 지나가다 우리 부부를 보고 멈춰서기에 택시에 올라 탄 후 고카 호출을 취소해 버렸어요. 세마랑 시내가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10여분 이동해 오후 1시 반경에 올드타운에 도착했어요. 택시 기사에게 잠시 점심 식사를 하고 올테니 여기서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한다. 이 곳 세마랑 시내에서 택시 잡기가 수월하지 않은 것 같아 점심 식사 후에 이 택시를 타고서 이비스(Ibis) 호텔로 가서 가방을 챙긴 후 공항으로 갈 생각이예요. 택시 기사 입장에서도 시내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찾기 보다는 공항까지 이동하려는 손님이 확보되어 있어 더 나은거구요. 일단 라왕 세우에서 이 곳까지 미터기 상으로 나온 요금 2만 루피아에다 팁을 더 얹어 3만 루피아 계산을 합니다. 

 

집사람이 인터넷으로 찾은 올드타운 맛집인 Spiegel 카페에 들어가 생맥주 두 잔(한 잔 주문에 한 잔 서비스 행사중)이랑 피쉬 앤 칩스 그리고 시실리안 샐러드를 주문한다. 아침 식사를 조금 늦게 한 터라 그리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가벼운 점심 메뉴를 선택한 거예요. 짧은 시간에 맥주 한잔씩을 마시고 안주삼아 주문한 음식들을 나눠 먹은 후 172,500 루피아(약 1만  4천원)를 계산하고서 택시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갑니다. 그리 급할 거는 없는 지라 스리 군팅 공원(Taman Sri Gunting) 주변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가 2시 10분경에 택시를 다시 타게 되었어요.



택시 기사가 이 곳 세마랑 올드타운에서 공항까지는 가까운 편이라 시간 여유가 좀 있으니 올드타운을 조금 더 구경하는 게 어떻냐고 하네요. 시내 돌아다니는 시간만큼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 거니 승객에게 시내 구경을 더 권유하는 건 당연한 거지요. 박물관 같아 보이는 건물 앞에 잠시 택시를 세우게 했는데 입구에 붙은 이름을 보니 세마랑 창조 갤러리(Semarang Kreatif Galeri)이다. 아마 번떡이는 재치와 창의력을 발휘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일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내에 들어가 구경할 만큼은 시간이 나질 않아 잠시 건물 외형과 주변 모습을 사진에 담은 후 곧바로 택시에 올라타고서 이비스 호텔로 가자고 한다.



이비스 호텔에 도착해 나 혼자만 택시에서 내려 맡겨둔 가방들을 챙긴 후 곧바로 택시에 다시 올라타 공항으로 이동한다. 2시 반경 세마랑 공항에 도착해 택시 기사에게 미터기 상으로 나온 요금 5만 루피아에다가 2만 루피아를 팁으로 더 드렸어요. 올드타운에서 약 3~40분 우리 부부가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에 기다려 준 수고비라 생각하며 건넨 거랍니다.


Nam Air 티켓팅 부스에서 두 사람의 여권을 내밀고서 티켓팅을 한 후 보안 검사 받고서 출발 게이트에 도착했는데 PP(Priority Pass) 카드로 무료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있더군요. 아직 보딩이 시작되려면 30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하기에 집사람 혼자 커피라도 한 잔 마신다면서 라운지에 입장을 합니다. 나는 인도네시아 로컬 공항에 이런 라운지가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해 집에서 PP 카드를 챙겨오지 못한거랍니다.



나 혼자 출발 게이트 근처를 서성이다 스프링롤을 파는 로컬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어요.

두 가지 종류의 스프링롤과 쥬스를 한 잔 주문하고 65,000루피아를 계산한다. PP 카드만 챙겨왔더라면 이 비용을 아낄 수가 있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인도네시아 국내 여행일지라도 PP 카드를 꼭 챙겨 다녀야 겠어요.



오후 3시 40분경에 반둥으로 가는 Nam Air 항공편의 마지막 보딩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리기에 집사람과 급히 카톡 연락을 해서 라운지 입구에서 만나 서둘러 보딩을 합니다. 이른 아침에 Nam Air 출발 예정 시각이 오후 4시 35분에서 오후 4시로 출발 시각이 앞당겨 졌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출발 게이트에 도착해 전광판을 보니 여전히 출발 예정 시각이 오후 4시 40분으로 표시되어 있어 긴가 민가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파이널 콜이라면서 안내 방송이 나온터라 당황하며 급히 보딩을 하게 되었는데 이미 다른 승객들은 대부분 보딩을 완료한 상황이더군요. ㅎㅎ 출발 게이트에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더라면 다른 승객들과 함께 보딩을 했을 건데 집사람과 내가 각각 라운지와 식당에 앉아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보니 보딩이 시작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지요.



오후 4시가 되자 반둥으로 가는 Nam Air 항공편이 출발을 하더군요. 기내식이라고 작은 생수와 쿠키를 나눠준다. 기내식 보다 기내식을 나눠주는 승무원이 예뻐서 자꾸 쳐다보게 만들더군요. 집사람도 예쁘다고 한마디 거들기에 공식 허가를 받고 승무원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었답니다. ㅎㅎ



이륙 후 1시간 걸린다던 반둥 도착이 늦어져 1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겨우 도착을 한다. 반둥 상공을 두어 바퀴 크게 돌기에 조금 걱정을 했는데 아무런 안내 방송도 없더군요. 해질 무렵이 되어 가는 터라 유리창으로 두 번에 걸쳐 해가 비쳐들었기 때문에 공중에서 선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비행기 모드로 켜 놓은 스마트폰 상에서 GPS만 활성화시켜 구글 지도를 보면서 비행기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도 있었거든요. 아뭏든 비행기가 선회하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으나 무사히 착륙하게 되어 다행이예요.

 


공항 입구에 나가니 호객 행위를 하는 개인 택시 업자들이 20만 루피아에서 시작해 15만 루피아까지 가격을 낮추면서 흥정을 요구한다. 여기 반둥에 살고 있다고 하면서 그런 터무니 없는 가격에 이용할 생각이 없다 속으로 생각하며 집사람과 둘이서 300미터 정도 대로가 있는 곳 까지 걸어나가 고카(Go Car) 차량을 호출한다.


잠시 후 매치된 차량 운전자로부터 전화 연락이 와서 받아보니 100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기에 조금 더 걸어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서 승용차에 올라 탄다. 차량 이용 요금은 2만 루피아인데 공항에서 개인 택시 업자들이 부르는 20만 루피아의 1/10 요금에 불과하다. 약 25분 정도 걸린 오후 6시 20분 경에 아파트에 도착해 넉넉히 1만 루피아를 팁으로 건네는 호의를 베푼다. 열흘 간의 족자카르타 및 까리문자와섬 여행을 무사히 끝마치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