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족자카르타|까리문자와

[인도네시아] 제12편 - 까리문자와 섬을 떠나 쩌바라를 거쳐 세마랑으로 가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24. 09:34

2018년 4월 9일 월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9일차입니다.


오전 9시경 네덜란드인 마이클 커플과 함께 야외 테이블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우리 부부가 먼저 자리를 잡고서 식사를 주문한 다음 기다리고 있으니 마이클이 스쿠터를 타고 호텔에 도착한다. 이른 아침에 공항에 가서 수요일 출발 수라바야(Surabaya)행 경비행기 티켓을 끊어오는 거라 한다. 가격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1인당 25만 루피아(약 2만원) 정도로 아주 저렴한 편이다.

잠시 후 이들 커플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게 되어 함께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눈다. 이들 커플은 야시장에 가서 아주 큰 랍스터를 50만 루피아에 사 먹었다며 자랑을 한다. 스쿠터 빌리기에 조금 미안해서 야시장에 못가고 도보 거리에 있는 아모레 카페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랍스터 얘기를 듣고보니 내심 부럽기는 하더군요. 그래도 두 번에 걸쳐 야시장에 가서 싱싱한 해산물로 식사를 했으니 까리문자와 섬에서의 저녁 식사들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더불어 이 곳 Ayu Hotel Karimunjawa 에서의 아침 식사도 아주 만족스럽다. 오늘 아침 메뉴는 오믈렛과 바나나 팬케익이며, 후식으로 파인애플과 드래곤 프룻 과일이다.



아침 식사 후 우리 부부는 가방을 정리하며 떠날 준비를 한다. 마이클 커플은 어제 스노클링 하느라 무리를 했는지 출장 마사지를 받을거라 한다. 오전 11시 15분경에 마르코 주인장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마이클 커플에게도 인사를 나누려는데 마이클이 마사지를 받고 있는 중이기에 안부 전해달라고 하며 여친하고만 직접 작별 인사를 나눈다. 호텔 입구 구멍가게에서 산 두 병의 빈탕 맥주를 한 병만 마시고 한 병은 그대로 남아있는거 땅콩 안주와 함께 마이클 여친에게 건넨다. 둘이서 나눠 마시라고....ㅎㅎ 

객실에 냉장고가 있었다면 진작에 내가 마셨을 건데 실온 상태로 놔둔 터라 이 맥주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다.


둘이서 가방 하나씩 둘러 메고서 천천히 걸어 오전 11시 25분경 패스트 보트 매표 사무실에 들러 예약 바우처를 내밀고 좌석번호가 담긴 VIP 티켓으로 교환한다. 좌석번호가 확실히 찍혀 있으니 이번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아닐 것이다.



아직 쩌바라 항구에서 출발해 오는 패스트 보트가 도착하지 않고 있다. 카페리 한 대가 도착해 손님들이 내리는데 이 게 쩌바라(Jepara) 항구에서 출발한 건지 아니면 세마랑의 껀달(Kendal) 항구에서 출발한 건지 알 길이 없다. 알 필요도 없고.... 우리 부부가 타고 가야 할 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11시 반경이 되자 패스트 보트가 도착한다. 승객들이 다 내리고 나야 탑승할 수 있을 거라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딱히 밖에서는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대합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집사람이 까리문자와섬 기념티를 하나 사고 싶어하는데 주인이 반갑게 인사를 하기에 다시금 바라보니 야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아줌마이다. 검은색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까지 하고 있으니 먼저 알아볼 수가 없었던 거다.  밤에는 생선을 팔고 낮에는 보트가 출발하는 시간대에 이 곳 대합실에서 기념품을 파는 투 잡(Two Job)을 갖고 계신거네요. 이틀 저녁에 걸쳐 연속으로 찾아가 생선들을 고르고 흥정하다 보니 안면을 트게 된건데 어제 큰 랍스터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안왔냐고 하신다. 스쿠터가 없어서 야시장까지 갈 수가 없었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이 랍스터를 마이클 커플이 사먹은 거 같다. 다음에 까리문자와 섬에 다시 올건데 그 때는 매일 저녁에 야시장에 들리겠다고 약속한다.


까리문자와섬 기념 티셔츠를 3개에 10만 루피아에 파는거 집사람이 하나만 있으면 된다기에 이것 역시 조금 깎아서 32,000루피아에 사게 되었다. 10만 루피아짜리 지폐는 있지만 동전 지갑에 든 잔돈이 이게 전부여서 모두 꺼내주면서 꼬송(Kosong, 영어로는 Empty)이라 하니 피식 웃으며 집사람이 고른 티셔츠를 싸주신다.



12시 조금 전에 보딩이 시작되기에 야시장 및 기념품 파는 아줌마와 다시금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보트를 타러 간다. 까리문자와 섬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멋진 곳이다. 우리 부부를 태운 패스트 보트는 12시 조금 넘어 까리문자와 섬을 출발해 쩌바라 항구로 향합니다.


특실 좌석은 일반실 좌석보다 겨우 25,000루피아(약 2천원) 비싼데 영화 상영도 하고 좌석도 편안하고 뒤로 약간 눕힐 수도 있어 좋은 곳이더군요. 특실에 너무 냉방을 세게 틀어 고생을 했다느니 일반실로 자리를 옮겼다느니 하는 글들이 인터넷 상에 올라와 있어 내심 걱정을 했으나 쩌바라 항구까지 가는 내내 쾌적하고 좋기만 하더군요.



까리문자와 섬을 출발한 패스트 보트는 순조롭게 운항하여 오후 2시경에 쩌바라 항구에 도착한다.

보트에서 내려 선착장을 빠져나오자 좌측편 끝에 있는 식당 앞에 미니 버스가 한 대 보인다. 엊그제 여행사 사무실에서 세마랑으로 가는 미니버스 예약시에 직원이 바우처에다 버스 탑승 장소를 Warung Bu Diyah로 적어주며 알려준 곳이 바로 이 곳이네요. Warung은 인도네시아어로 식당을 말한다. 식당 입구에 Meeting Point 라는 현수막들이 걸려있어 이 곳을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하는가 보다. 알고 봤더니 이 곳은 우리 부부가 까리문자와 섬에 들어갈 때 빌라 여주인 미아가 패스트 보트 티켓을 구하러 매표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던 곳이더군요.





미니 버스 운전사에게 세마랑으로 가는 건지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이름을 묻기에 바우처를 보여주니 리스트 상에서 확인한 다음 탑승하라고 한다. 2시간 이상 이동해야 할거라 잠깐 식사를 할 시간 여유가 좀 있나 물어보니 그렇게 하라네요. 개별 가격이 있는 반찬들을 몇가지 골라담아 계산하는 식사를 한 접시만 주문하고 커피랑 시원한 캔맥주, 그리고 미니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마실 음료수랑 생수를 주문하고서 모두 88,000루피아를 계산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먹는 밥이 왜 이리 맛있는지 모르겠다. 각자 하나씩 주문할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금새 해치우고 나니 뒤늦게 보트에서 내린 손님들이 모여들어 미니 버스에 타기 시작하더군요.


급하게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집사람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에 운전석 바로 뒤쪽에 3인석 자리를 잡고 가방 두 개도 좌석 하나에 올려놓아 찜을 한다. 집사람이 식사를 했는데도 화장실 사용료로 2천 루피아(약 160원)를 냈다고 하며 투덜대네요. 아무래도 돈을 받을 거 같아서 내가 혹시 모르니 동전 지갑을 챙겨가라 했기에 두번 걸음을 하지 않은 것이다.



오후 2시반경 우리 부부를 태운 미니버스는 쩌바라 항구를 출발해 세마랑으로 향한다.

이동 중에 조수석에 탑승한 직원이 세마랑 기차역에 내려주면 되는지 다시금 확인하던데 이비스(Ibis) 호텔에서 묵을 거다 하니 그러면 호텔 입구까지 데려다 주겠다 하더군요.




쩌바라 항구를 출발한지 2시간 반 정도 걸린 오후 5시경에 세마랑에 있는 이비스 호텔 입구에 도착합니다. 

호텔 리셉션에서 여권 복사에다 숙박비 26만 루피아를 현금으로 계산하고서 영수증을 챙겨 받은 후 309호 객실에 체크인을 한다. 방은 자그마하지만 깨끗하고 창 밖으로는 파라곤 쇼핑센터가 바라보인다.



호텔 객실에서 샤워를 하고 쉬고 있다가 오후 6시 반경 호텔 근처에 있는 샤부 전문점으로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 우리 부부 이외에 다른 손님들이 없어 현지인들에게 알려진 맛집은 아닌거 같아 조금은 실망스러운 곳이다. 소고기 샤부 세트를 하나 주문하고 단품으로 어묵이랑 야챼 그리고 추가 소고기 등을 주문해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마친다. 식사비로 32만 루피아 조금 넘게 나왔으니 로컬 식당 식사비로는 조금 비싼 편이더군요. 내일 반둥에 갈 때까지 남은 현금으로는 부족할 듯 해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합니다.



배가 너무 불러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걸어 파라곤 쇼핑 센터로 간다. 쇼핑 센터 내의 몇 군데 매장을 잠시 둘러보고는 엑셀소(Excelso)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랑 아이스티를 주문해(두 잔 합쳐서 8만 루피아, 로컬 카페치고는 비싼 편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 8시 반 조금 넘어서 호텔에 도착해 세마랑에서의 첫날이자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