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족자카르타|까리문자와

[인도네시아] 제11편 - 맑고 깨끗한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열대어들과 놀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23. 17:14

2018년 4월 8일 일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8일차입니다.


이른 새벽에 후두둑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다. 오늘 보트 투어를 하면서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겨야 하는데 투어가 취소되는 거는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날이 밝아와도 여전히 굵은 소나기는 그칠 줄을 모르다가 오전 8시 반경이 되어서야 비가 잦아든다. 여전히 먹구름은 하늘에 드리워져 있는 상황이라 아침 식사를 하면서 마르코에게 투어 진행 여부를 물어보니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의 방향으로 보아 오늘 투어 진행이 가능할 거라고 한다. 오늘 보트 투어를 가는 곳이 까리문자와 섬의 동쪽편으로 가게 될 것이고 그 곳에는 조금 있으면 해가 나올거라고 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그 사이에 비도 완전히 그쳤고 먹구름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 9시 조금 넘어 스노클링 장비를 챙긴 후 네덜란드에서 한달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여행 중인 마이클 커플(애인 이름은 까먹음)과 함께 걸어서 부두로 이동합니다. 아침 식사를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 커플은 쩌바라에서 우리 부부가 하룻밤을 묵었던 빌라에서 동숙했던 커플이더군요. 우리 부부가 쩌바라에서 빌라 2층에 있는 패밀리 객실을 사용하다 보니 같이 얘길 나눌 기회가 없어 만나지 못했던 거였구요. 우리 부부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이 곳 까리문자와 섬에 들어오던 날 이들 커플은 패스트 보트 티켓을 구하지 못해 하룻밤을 더 쩌바라에서 보내고 어제서야 이 곳 섬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이클은 키도 크고 신체 건장해 보이는 멋진 녀석이다. 그의 애인 역시 여자로는 키가 큰 편이고 미인 축에 든다. 아침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인사도 나누고 얘기를 나눴지만 이들에 비해 나이도 많고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체격이다 보니 나 스스로가 조금은 애처롭게만 느껴진다.


 

선착장 주변의 바닷물도 맑아서 수중의 성게 무리들이 훤하게 보인다. 한국 사람들 같았으면 벌써 잡아먹었을 거 같은데 이 곳 사람들은 저걸 안먹는가 보다. 



오전 9시 반경에 까무잡잡한 선장님이 모는 작은 보트를 타고 스노클링 투어를 출발한다. 호텔에서 보조로 지원 나온 직원 한명과 선장, 마이클 커플과 우리 부부 이렇게 모두 6명이 타고 있다. 배가 그리 속력을 내지 못하고 통통 거리면서 까리문자와 섬의 동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50분 가량 이동해 첫 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한다. 



보트 위에서 육안으로 내려봐도 산호 군락이 훤하게 보인다. 선장이 직접 밧줄을 가지고 물 속에 들어가 적당한 산호 더미에다 묶는 걸로 정박은 끝나고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을 즐기기 시작한다. 수심이 2~3미터는 족히 되다 보니 겁이 많은 우리 부부는 구명 조끼를 입고 스노클링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수면 근처에 둥둥 떠다니며 산호 군락 사이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밖에 없답니다. 그래도 예쁘고 멋진 곳이더군요. 수중 카메라가 없다보니 예쁜 산호들과 물고기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 아쉽네요. 마이클이 여행 마치고 네덜란드에 귀국하면 고프로(Go-Pro)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만약 사진과 영상을 마이클한테서 받게 되면 이 곳에다 모두 올려드릴께요.


마이클의 애인 역시 우리 부부처럼 구명 조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트 투어를 떠나기 전에 깊은 바다가 무섭다는 얘기를 하며 몸 사이즈에 맞는 구명 조끼를 열심히 챙기더니만...

마이클과 선장만 산호 근처까지 내려가서 신나게 논다. 호텔에서 보조 지원 나온 직원은 잠시 스노클링을 하다가 금새 지친다며 보트 위로 올라가 버린다.

 


겨우 40분 남짓 스노클링을 즐겼는데 마이클과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벌써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 포인트로 스노클링도 하고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치릭 섬(Pulau Cilik)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눈 앞에 작은 섬이 빤히 바라 보이는 데도 거의 40분을 달려 겨우 도착한다.

 



마이클 커플은 자그마한 비치에서 사진을 찍으며 놀고 집사람은 스노클링을 더 즐기는 사이 나는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아본다. 맨발로 모래 사장을 걷는 터라 더디지만 15분 정도면 섬을 한바퀴 둘러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섬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로 앞에 수심이 얕으면서도 산호와 해초류가 많아 초보자들의 스노클링에 더 없이 좋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섬을 한 바퀴 돌고오니 집사람은 그 사이에 스노클링을 끝내고 나와 쉬고 있고 마이클 커플은 사진 찍는 걸 마치고 스노클링을 하러 떠난다. 이 곳 섬에 유일한 자그마한 매점에 들러 집사람은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나는 음료수와 과자를 하나씩 골랐는데 모두 27,000 루피아이네요. 잠시 허기를 달래며 지켜보니 우리 보트 선장과 보조 직원은 다른 보트 선장과 함께 모여 코코넛 껍질로 불을 피운 후 생선을 굽고 있다. 생선이 다 구워지면 곧 점심 식사가 시작될 모양이다.

  


잠시 후 두 보트의 여행객들이 모두 모여 점심 식사가 시작되는 찰나에 갑자기 억수같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더군다나 우리 보트는 밧줄이 풀려 조금씩 떠내려 가고 있어 마이클과 선장이 잽싸게 뛰어가서 보트를 다시 동여매고, 나 역시 보트에 올라가 비에 젖을 만한 물건들을 모두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챙겨놓는다. 


간신히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다른 보트에 탑승한 한국인 모녀와 다시 인사를 나눈다. 엊그제 우중 글람 비치에 처음 갔을 때 우연히 만나 사진을 찍어주며 인사를 나눈 모녀인데 이 곳 섬에서 다시 만난거랍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인해 기온이 떨어져 한기가 느끼는 거 같기에 이들 모녀와 마이클 커플에게 따뜻한 커피를 한잔씩 대접하고, 우리 부부도 커피 한 잔씩 더 주문했는데 커피 6잔 가격으로 30,000 루피아를 지불합니다. 인스탄트 믹스 커피라서 한 잔에 5천 루피아(약 400원)에 불과해요.



오후 1시 반경에 치릭 섬(Pulau Cilik)을 떠나 약 30분 정도 북쪽으로 이동해 덩아 섬(Pulau Denga) 근처에 도착한다. 치릭 섬에서 바로 앞에 바라 보이는 섬이나 30분 정도 이동한 거랍니다. 여기서 덩아(Denga)는 인도네시아어로 중간을 뜻하는 건데 이 곳 근처에 있는 세 개의 섬 중에서 중간에 위치해 있다해서 덩아 섬으로 이름 지어진 거라 생각된다.


덩아 섬 근처 포인트에서 세 번째 스노클링을 약 40여분간 즐긴다. 이 곳 역시 수심이 2미터 내외로 그리 깊지 않으면서 산호 군락이 발달해 많은 물고기를 구경할 수 있더군요. 특히 이 곳에는 니모(Nemo) 물고기가 많이 보여 기분이 좋았어요. 선장이 예쁜 니모를 한마리 잡아와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는 내게 건네 주기에 손바닥에 물을 가득 담아 올려놓고 구경한 후에 곧바로 살려줍니다. 보금자리가 있는 곳으로 헤엄쳐 사라지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사람의 체온이 높은 편이라 그냥 맨손 바닥에 니모를 올려놓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예전에 필리핀 보홀 섬에 갔을 때 들었던 터라 이번에도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 거랍니다.



선장이 포인트를 한번 더 이동하자 해서 30분 정도 까리문자와 섬으로 돌아가다 3시 15분경 네 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한다. 이 곳 역시 물이 너무 맑고 수심이 얕아 스노클링 안하고 보트 위에 앉아서도 산호들과 물고기들이 보일 정도로 초보자들에게 좋은 포인트라는 생각이 든다. 먹다가 남은 스낵 조각을 물 위로 던져주니 작은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쏠쏠한 구경거리를 제공하더군요.


 




40여분간 스노클링 이후 모두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자 선장이 이제 까리문자와 섬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어느듯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는 데다가 새로운 포인트로 데려다 준다 하더라도 체력이 바닥이 나서 더 이상 못할 거 같은 분위기이다. 선장이 돌아가는 길에 바닷물 속에 있는 섬을 마지막으로 구경시켜 주겠다고 하기에 그러자고 하니 약 30분 정도 이동해 물 속에 잠겨있는 섬에 도착하네요. 날물에는 수위가 낮아져 물 밖으로 드러나고 들물에는 물 속에 잠기는 곳이랍니다.

 




마지막으로 물 속에 잠겨있는 섬을 잠깐 구경한 후 항구로 직행해 오후 5시 10분경에 도착했어요.

선장에게 오늘 좋은 스노클링 포인트에 데려다 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10만 루피아 짜리 하나를 손에 쥐어드리니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스노클링 투어를 도와준 호텔 직원에게 2만 루피아짜리 두 장을 팁으로 건네는 걸로 해서 보트 투어를 마무리를 합니다.



호텔 객실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빨아 발코니에 널어 놓은 후 단잠에 빠져 들었네요.

저녁 7시 조금 넘었기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하는데 마르코에게 얘기해서 스쿠터를 잠시 빌리자니 눈치가 좀 보입니다. 이 곳 호텔에서 유료로 저녁 식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는 데 아직 한 번도 주문한 적이 없다보니 좀 미안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저녁은 야시장 대신에 호텔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아모레 카페로 정하고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15분 정도 걸어 도착한 아모레 카페에서 피냐콜라다와 럼이 포함된 오렌지펀치를 하나씩 주문합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로는 비프 블랙페퍼와 나시고렝 씨푸드 그리고 소토 카리문자와를 주문하고 후식으로 프라이드 바나나를 주문해서 배불리 먹었네요. 계산서에 190,300 루피아로 나와있기에 20만 루피아를 내고서 잔돈은 그냥 두라고 합니다. 저녁 8시 반경에 천천히 걸어 호텔에 도착해 까리문자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