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82편 - 렘방에 있는 Farm House와 Kampung Daun을 다녀오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18. 20:56

2018년 5월 16일 수요일,


오늘은 빠순단대학교의 학사 일정상 휴일이라고 하기에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1시경에 집사람과 함께 반둥 근교 렘방(Lembang)에 있는 팜 하우스(Farm House)에 구경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반둥 근교라기 보다는 세띠아부디 거리에서 렘방으로 넘어가는 도로 중간에 위치해 있는 곳에 위치한 곳이랍니다. 신선한 우유를 살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공식 이름은 Farm House Susu Lembang 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Susu는 우유(Milk)를 가리키는 인도네시아 말이다. Lembang은 지명을 가리키구요.



아파트 로비에서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하니 금방 매치가 되었으며 결제 요금은 37,000루피아(약 2,900원)에 불과하다. 반둥에서 차 없이도 이러한 고카나 그랩(Grab) 개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디든지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주중이라 그런지 부분적인 차량 정체는 조금 있었으나 양호한 편이다. 

약 4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해 목적지에 도착해 운전자에게 별도로 1만 루피아 짜리 하나를 팁으로 건넨다. 차량 이동 중에 이런 저런 얘기로 대화 분위기를 잡아주고, 친절하게도 오늘 저녁 식사 장소로 깜풍 다운(Kampung Daun)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해 줬기 때문이예요. 사실 깜풍 다운 레스토랑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오늘 저녁에 이 곳을 찾을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운전자에게서 깜풍 다운 얘기를 듣고나서 지도를 살펴보니 충분히 팜 하우스에서 차량을 불러 찾아갈 수 있는 거리로 보여지더군요.


팜 하우스 입장료는 1인당 25,000루피아입니다. 입장 티켓을 가지고 입구에 있는 바우처 교환 창구에 내밀면 신선한 우유 한 컵을 마실 수가 있답니다. 집사람은 플레인 우유를 선택했고 나는 딸기맛 우유로 골라 마셨는데 신선한 느낌이 물씬 풍기더군요.



입구로 들어서면 큰 나무 둥치들을 잘라 줄지어 세워놓은 모습을 구경할 수가 있으며, 곧 자그마한 사랑의 자물쇠(Love Lock) 공원을 구경할 수가 있다. 주로 젊은 연인들이 기념으로 자물쇠를 사다가 펜으로 메시지를 적어 적정한 장소에다 달아놓으면서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인 곳이다. 자물쇠 가격을 물어보니 하나에 25,000루피아(약 2천원)에 불과하다. 자물쇠 하나에 열쇠 두 개가 붙어 있는데 자물쇠를 달아놓고 나서 이 열쇠 두 개는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연인들이 하나씩 나눠 가진 후 좋은 결실을 맺으면 다시 이곳에 찾아와 자물쇠를 열어 찾아가는 용도일까? ㅎㅎ

우리 부부도 자물쇠를 하나 사서 달아볼까 생각했으나 너무 나이가 많이 들어 식상한 거 같아 포기하기로 한다.



사랑의 자물쇠 공원을 구경하고 나오면 네덜란드 풍의 정원을 만나게 된다. 자그마한 풍차도 돌고 있고 예쁜 꽃들도 피어있다. 이 곳을 포토존으로 생각하고서 풍차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연인들이나 가족들 모습이 눈에 띈다.



네덜란드 풍의 정원 옆에는 바나나 프렌즈(Banana Friends) 라는 가게가 있는데 들어가 보니 바나나를 형상화한 기념품, 과일류, 전통 과자류 그리고 신선한 우유를 살 수가 있는 곳이다. 나중에 팜 하우스 구경을 끝마치고 나서 신선한 우유를 살 수 있는 곳을 물어보니 이 곳을 알려주더군요. 



바나나 프렌츠 가게를 통과해 나가면 다시 자그마한 정원이 나오는데 먹거리나 마실거를 파는 곳도 있고 파라솔이 펼쳐진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쉴 수가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파는 신선한 우유로 만들었다는 장에 좋은 요거트를 4개 가격(8만 루피아)에 5개를 사서 각각 하나씩 마시면서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집사람이 팜 하우스 기념 티셔츠와 목재로 만든 다양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잡다한 거 몇 개 구입한다. 그 옆에 크로와상을 파는 작은 가게도 있고, 스테이크를 파는 전문 레스토랑도 제법 규모있게 갖추어져 있는데 점심을 안먹어 약간 허기가 지나 오늘 저녁에 깜풍 다운 레스토랑에 갈거라 그냥 패스를 합니다.

 


팜 하우스에서 자연 경관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반대쪽 구릉의 경관과 구릉 사이 계곡의 모습을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가 있는 곳이랍니다.



 이 곳에 동물원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아기 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작은 동물원이 나오네요. 

양, 소, 토끼, 이구아나, 카멜레온, 거북이(자라인가?), 루왁, 오리, 닭 등 작은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인데 사육 환경이 좋아 보인다. 1만 루피아를 내면 이구아나나 토끼 등을 안고서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는데 어린이가 주 타겟이겠지요. 작은 동물원 주변의 조경도 잘 갖추어져 있어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동물원을 끝으로 팜 하우스 구경을 마치고 입구이자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나왔어요. 

신선한 우유 한 컵에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여러 정원들과 작은 동물원을 구경할 수가 있어 입장료 25,000루피아가 아깝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신선한 우유를 사려고 주차장에 마련되어 있는 자그마한 가게들을 둘러보는데 My Secret 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어떤 비밀 장소인지는 매표소 입구에 붙어있는 작은 사진들을 통해 짐작은 할 수 있으나 한 번은 구경해 볼 곳이라 생각해 1인당 2만 루피아씩 내고 입장합니다.



이 곳은 연인들끼리 연출 사진을 찍기에 좋은 조경을 갖춘 곳이네요. 중세 시대 생활 모습을 재현한 전시관도 마련되어 있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전시관 구경 마치고 다시 입구로 나서니 신발이 안보이기에 머뭇거리니 직원들이 반대쪽을 가리키더군요. 신발을 벗고 입장하면 직원들이 반대쪽 출구로 옮겨다 놓는 식인거예요. 출구로 나설 때 2만 루피아 입장 티켓을 제시하면 손바닥 크기의 파이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입장 티켓으로 파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얘기가 없기 때문에 무심코 입장 티켓을 버렸다가는 맛있는 파이를 먹지 못하는 수가 있어요.



My Secret 구경을 마치고 다시 팜 하우스 주차장으로 나와 1리터 이상 큰 PET 병에 든 신선한 우유를 살 수 있는 곳을 물어보니 바나나 프렌즈 가게로 가라고 하더군요.

PET 병은 따로 없고 1리터 짜리 유리병에 담아 주는 플레인 우유를 4만 루피아(3천원 정도)에 구입합니다.



팜 하우스 구경을 마친 후 입구에서 깜풍 다운(Kampung Daun) 레스토랑을 목적지로 지정해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하니 금방 매치가 되어 차량이 도착하더군요. 요금은 25,000루피아가 선결제 되었는데 이동 중에 어느 마을에서 차량 통행료로 2천 루피아를 징수하고, 레스토랑 입구에서 1천 루피아를 징수하는 터라 이를 고려해 운전자에게 1만 루피아를 팁으로 드립니다.   


깜풍 다운 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면 좌측에 예약 카운터(Reservasi 라고 적힌 곳)가 있는데 여기에서 이름과 인원수를 말하면 총 48개의 크고 작은 개별 정자들 중에서 적정 정자를 배정해 주는 식이더군요. 우리 부부에게는 Wang S14가 적힌 쪽지를 주던데, 내가 황(Hwang)이라 얘기해도 이 사람들은 거의 매번 왕(Wang)으로 알아듣는 식이랍니다.

 


쪽지에 적힌 S14 정자를 찾아가니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더군요.

다른 크고 작은 정자들도 마찬가지로 계곡을 따라 좌우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연인들이나 가족들끼리 와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맑은 공기와 계속 물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고 돌아가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메뉴판을 보니 인도네시아 로컬 음식들이 대부분이로군요. 가격은 시중 레스토랑에 비해 비싼 편인데 맛은 어떨런지 궁금합니다. 음료수로 집사람은 커피, 나는 시원한 거 마시고 싶어 아이스 센돌(Es Sendol)을 주문합니다. 주 메뉴에서는 일종의 소갈비 구이와 국 정식(Sop Iga Sapi Bakar)과 새우 구이 정식(Udang Bakar Jimbaran) 그리고 가지 요리(Terong Goreng Klangenan)를 하나씩 주문했어요. 직원이 갖다주는 메뉴판을 보고서 주문할 음식이 결정되면 정자 처마에 달려있는 큰 울림통을 막대기로 서너번 쳐서 소리를 내면 이 소리를 듣고 직원이 달려오는 식이랍니다.



음식을 주문해 놓고 우리 부부가 차지한 정자 위쪽으로 잠시 구경을 다녀옵니다. 계곡 상부로 계속 크고 작은 정자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모두 48개가 있는지 S48까지 안내판에 번호가 붙어있는게 보인다.

끝까지 올라가 봐야 그게 그거일거 같아서 그냥 도중에 내려와서 잠시 기다리니 음료수 부터 나오고 곧이어 음식들이 한꺼번에 나오네요. 

 


배고플 때 누군가가 사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 생각하는 데 지금은 배가 고프기 때문에 모든 음식들이 맛은 있더군요. 시중 레스토랑에서의 음식 맛보다 특별히 낫다는 느낌이 들지않는 것은 제 생각일 뿐입니다. 새우 요리를 주문한 집사람은 새우 구이도 맛있고 곁들여 나온 소스도 맛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괜찮았는데 집사람은 모기에 물렸다고 투덜댑니다. 식사를 마치고 더 퍼질고 앉아 있어봐야 모기에 물릴 확률이 높아질 것 같고, 또한 우리 부부는 개인 승용차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까지 돌아갈 길이 막막한 터라 서둘러 고카(Go-Car) 차량을 호출하니 의외로 금방 매치가 되더군요. 


마지막으로 울림통을 쳐서 계산서를 받아들고 보니 277,750 루피아(약 2만 2천원)가 나왔네요. 따로 서비스 차지가 안붙어 있기에 10만 루피아짜리 석 장을 주면서 잔돈은 팁이라고 하니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네요.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우리 부부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조심해서 돌아가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차량이 조금 멀리서 찾아오고 있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조짐이네요. 레스토랑 입구 주자창에는 앉아서 기다릴 만한 데가 없어 예약 카운터 맞은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20여분 기다리니 차량이 도착하더군요. 반둥에 사는 운전자인데 렘방 근처에 손님을 태워주고 돌아가는 길에 호출을 확인하고 수락한 거라 하며 지름길이 없어 약간 되돌아 오느라 시간이 좀 걸린 거랍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외딴데 와서 식사를 하고 개인 승용차를 타고 무사히 아파트까지 돌아갈 수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어요. 고카나 그랩 차량 매치가 안되면 레스토랑에 얘기해서 택시를 불러달라거나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깐요. 그렇다고 해서 오늘 아파트까지 돌아가지 못할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답니다.


아파트에 무사히 도착해 차량 운전자에게 선결제한 이용료와는 별도로 1만 루피아를 더 팁으로 건넵니다. 이 분도 빈 차로 귀가 도중에 우리 부부를 태우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할거지만, 우리 부부는 무사히 아파트에 도착할 수 있게 해 준게 더 행운이라 생각되어 소정의 팁으로 보답을 한거예요. 

   


결론적으로 팜 하우스는 5점 만점에 5점 드리고 싶고, 깜풍 다운 레스토랑은 5점 만점에 4점 드리고 싶어요. 우리 부부와 같이 승용차가 없는 경우에 접근성이 좀 떨어지고 저녁에는 벌레나 모기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1점 감점입니다. 음식 맛은 허기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고, 조금 비싸다 생각한 음식 가격은 다시 생각해 보니 시설과 분위기를 고려할 때 그 정도 가격은 적정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