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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7편 - 쩌바라 항구에서 패스트 보트를 타고 까리문자와 섬으로 가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15. 14:44

2018년 4월 6일 금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6일차입니다.


오늘은 오전 9시에 쩌바라 항구를 출발하는 패스트 보트를 타고서 까리문자와 섬으로 들어갈 예정이예요.

어젯밤에 여주인 미아에게 부탁한 패스트 보트 티켓이 확보되었나 궁금해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깹니다. 오늘 아침에 떠나는 보트를 타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여기 쩌바라에서 하루를 더 보내야 하거든요.


혼자 산책 삼아 빌라 주변의 아침 풍경을 감상합니다. 파도에 떠 밀려온 부유물들로 뒤덮인 비치와는 대조적으로 바닷물은 깨끗한 편이고 잔잔하네요. 조용히 쉬면서 바다를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곳이라 생각되나 오늘 까리문자와 섬에 들어 갈거라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은 그저 평범한 바다로 여겨지더군요. 이른 아침부터 바다 낚시에 사용할 미끼용 새우를 그물로 잡고 계신 분들이 눈에 띕니다. 작은 그물을 담근 후에 사방을 돌며 첨벙이니 놀란 새우들이 그물 속으로 튀어 들어가게 되고 이를 작은 뜰망으로 잡아내는 방식이더군요. 



오늘 아침 9시 출발 패스트 보트를 타게 될거라 7시 반에 빌라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아침 식사라 해봐야 구운 토스트와 오믈렛 그리고 쥬스가 전부입니다만 제게는 오히려 조식 뷔페 식사보다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침 식사 후에 모든 비용을 정산하려 하니 큰 딸 아니타가 손으로 명세서를 적어 건네주더군요. 아고다에서 예약만 하고 현지 지불로 되어 있는 숙박비 335,000루피아, 어제 저녁에 먹은 맥주 큰거 두 병(한 병에 4만 루피아)과 해물 파스타 두 접시(한접시에 45,000루피아) 그리고 중요한 페리 티켓 두장(1인 205,000루피아), 이렇게 모두 합쳐서 915,000 루피아를 현금으로 계산합니다. 페리 티켓 가격을 지불했으니 오늘 패스트 보트를 타고 까리문자와 섬으로 떠날 수가 있는 상황이네요.



이름은 까먹었지만 엄마 곁에서 장난질을 치고 있는 아니타의 아들내미이자 로베르또-미아 부부의 손자에게 용돈으로 2만 루피아를 건네니 쑥스러워 하면서 받아가네요. 엄마가 고맙다고 하라고 다그치지만 쑥쓰러운 듯 엄마 뒤로 숨어버리네요.


 이 곳 빌라에서 쩌바라 항구까지는 별도의 교통 수단이 없다보니 로베르또의 차량으로 데려다 주겠다 하더군요. 수라바야에 사는 대만인 중년 여서 두분과 함께 타고 갈거라는데 조용히 미아에게 얼마를 내면 되냐 물어보니 그냥 자율적으로 팁 박스에다 담으면 된다더군요. 그냥 얼마를 달라고 하는 것보다 불편한 게 바로 내고 싶은 만큼 내라는 건데...ㅎㅎ


 차량으로 불과 5~10분 정도 거리에 불과한 터라 그냥 숙박 손님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지원하는 식이라 따로 비용을 정하지 않나 봅니다. 2만 루피아 짜리 하나를 별도로 마련해 놓은 팁 박스에 넣고 식사를 마친 테이블 위에는 1만 루피아짜리 한 장을 팁으로 올려놓은 후 곧바로 2층 객실에 가서 미리 챙겨놓은 가방을 들고 내려옵니다. 어제 세마랑에 있는 종합병원 카페테리아에서 산 푸딩과 빵 두 개가 그대로 남았기에 아니타의 아들내미에게 건네니 이번에도 꼬맹이 대신에 엄마가 고맙다 인사하네요.


아침 8시경 대만인 중년 여성 두 명과 함께 로베르또의 차를 타고서 빌라를 떠나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우리 부부의 패스트 보트 티켓을 챙겨주기 위해 여주인 미아와 손자 꼬맹이까지 동승하게 되었어요. 10분도 채 안걸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오늘 금요일부터 주말을 즐기려 까리문자와 섬으로 들어가려는 현지인들로 많이 붐비더군요. 이런 상황인지라 금요일 아침 출발 티켓이 빨리 매진이 되었나 봅니다.



 빌라 여주인 미아가 우리 부부더러 로베르또와 손자랑 같이 잠시 기다리라 하고는 터미널에 들어가더니 20여분을 기다렸는데도 나오질 않고 있다왜 늦어지나 싶어 터미널에 가보니 미아가 티켓팅 부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매표 창구를 바라보며 그냥 멍하니 기다리고만 있네요. 왜 그러냐 물어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잠시 후 북적이던 티켓팅 부스 앞이 한산해 지자 미아가 티켓팅 부스에 가서 직원과 얘기를 하더니 티켓을 받아 옵니다. 이미 만석인 터라 일반 예약 승객들의 매표가 끝난 후에라야 덤으로 예약한 티켓을 수령할 수가 있나 봅니다.  


그런데 미아가 건네는 티켓을 받아들고 보니 특실은 아니고 일반석 좌석이더군요. 매표 창구에 붙어 있는 요금표 상으로는 일반실(Executive)좌석은 154,000루피아이고, 특실(VIP) 좌석은 179,000 루피아로 나와있는데, 오늘 아침에 미아에게 티켓 가격으로 1인당 205,000 루피아를 냈으니 1인당 5만 1천 루피아씩 예약 대행 수고비를 준 셈이 됩니다. 티켓 가격에 비해 수고비를 너무 많이 받네요. 이미 만석인 상황에서 이렇게 표를 구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터라 이 정도 수고비는 감수하기로 합니다.



이 곳 쩌바라 항구에서 까리문자와 섬 사이를 왕복하는 Express Bahari 패스트 보트는 운항 스케쥴이 주중에 요일마다 다르게 잡혀있답니다. 두 시간 정도 이동 거리인데다가 보트 한 척으로 모든 운항을 관리하다 보니 쩌바라 항구와 까리문자와 섬 사이를 하루에 편도 이동 혹은 왕복 운항하는 스케쥴이더군요. 

 

금요일인 오늘은 아침 9시에 쩌바라에서 까리문자와 섬으로 들어가는 보트만 운항하고, 이 보트가 섬에 정박해 있다가 내일 토요일 아침 7시에 손님을 태우고 쩌바라 항구로 돌아오게 되며, 주말 손님을 위해 이 보트가 토요일 아침 10시에는 다시 섬으로 들어가 정박해 있다가 일요일 오전 11시에 손님을 태우고 쩌바라 항구로 나오는 지그재그 식이랍니다. 참고로 매주 목요일에는 아예 보트 운항을 안하는 걸로 나와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까리문자와 섬으로 여행을 가려면 이 보트의 스케쥴에 맞추어 섬에서 보내는 일정을 잡아야 하며, 매주 금요일에는 까리문자와 섬에서 주말까지 보내려는 현지인 탑승객들이 많아 미리 티켓 예약을 하지 않으면 우리 부부처럼 티켓 구하는데 애로를 겪을게 분명해 보인답니다.


우리 부부는 오늘 금요일 오전 9시에 출발하는 보트를 타고 까리문자와 섬에 들어가게 되면 3박을 보낸 후 월요일 낮 12시에 다시 쩌바라 항구로 돌아오는 보트를 타게 될 예정이예요. 까리문자와 섬에서 일정을 더 보내고 싶으면 이틀 뒤인 수요일이 되어야 보트를 타고 나올 수가 있답니다. 까리문자와섬과 수라바야(Surabaya) 간을 운항하는 경비행기도 있다고 하는데 현지에 가서 리턴 티켓을 구해보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경비행기를 타는 방법도 고려해 볼 예정이랍니다.


비록 수고비가 넉넉히 포함된 티켓이지만 두 장의 보트 티켓을 집주인 미아한테서 받아들고 나니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오더군요. 미아는 빌라에 묵고있는 네덜란드 여행객 두 사람은 오늘 출발하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내일 까리문자와 섬으로 들어가게 될거라고 얘기합니다. 아침 식사할 때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외국인 커플을 얘기하나 보네요. 우리 부부에게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구해줬다는 얘기로 들려 다시금 고맙다고 하며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보트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카리문자 입장료를 구입해야 한다고 직원이 안내를 하네요. 얼마냐고 물어보니 1인 5천 루피아라고 한다. 1만 루피아를 내고서 두 장을 구입한 다음 현지인들과 뒤섞여 승선권 검사를 받은 후에 가벼운 맘으로 보트를 타러 이동합니다. 



오전 8시 45분경에 보트에 탑승하면서 직원에게 승선권을 보여주니 직원이 선두쪽 선실로 안내하며 플라스틱이라 외친다. 무슨 소린지 몰라 따라가는데 선실 한켠에 놓여있는 작은 플라스틱 의자를 하나씩 건네주며 복도 중간에 아무대나 앉으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No Seat!! 좌석 번호가 없다고 하기에 승선권을 다시금 살펴보니 아무리 찾아봐도 좌석 번호가 없다. 


지정 좌석 티켓을 모두 판매한 이후에 선실 복도에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앉아갈 수 있는 티켓을 빌라 여주인 미아가 구해준 거예요. 선실내 일부 복도 공간에 플라스틱 의자를 놓을 수 있는 수량만큼 티켓을 아마 비공식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미아가 어제 오후에 전화 연락해서 이 티켓 두 장을 미리 찜해 놓은 거 같고, 오늘 아침에는 정상 매표가 끝나기를 기다린 후에라야 비로소 좌석번호 없는 두 장의 티켓을 구하게 된거구요.


이 티켓 마저 구하지 못하면 탑승조차 불가능한 터라 미아에게 다시금 맘 속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늘 보트를 타지 못한 네덜란드인 숙박 커플은 이 티켓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걸까요? 아마 우리 부부에게 플라스틱 의자 티켓을 구해준 이후 이 커플에게는 이 마저도 구해줄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 부부가 먼저 적당한 자리를 잡고 나자 뒤이어 탑승한 다른 외국인과 현지인 몇 명이 동일한 상황인지 플라스틱 의자를 챙겨와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당초 보트의 출발 예정 시각은 오전 9시인데 20여분 출발이 지연되고 있네요. 늦은 탑승을 하는 개인 및 단체 승객들이 따분 따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우리 부부는 선실 복도의 중간에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았으며, 이후에 현지인 두 명이 우리 앞쪽에 그리고 현지인 한 명과 외국인 두 명이 우리 뒤쪽에 앉아 있어요. 보트가 언제 출발할 지 모르는 상황인데 마침 세번 째 열의 오른쪽 끝 창가에 좌석이 하나 비어 있는 게 작지만 예리한 제 눈에 걸려들었어요. 집사람에게 얘기하니 곧 좌석 주인이 탑승할 거라며 꺼려하는 눈치를 보이다가 일단 가서 앉으라는 재촉에 현지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보트가 출발하기 까지는 안심할 수 없으므로 집사람 플라스틱 의자는 그 자리에 놓아두고 제 발을 올려 찜을 해 놓습니다.



당초 출발 예정 시각보다 30분 늦은 오전 9시 반경에 보트는 서서히 출발을 하더군요. 탑승을 완료한 승객들은 모두 자리를 잡았는지 집사람 근처에는 얼씬도 않더군요. 이로써 집사람은 창가쪽 좋은 자리를 잡고서 까리문자와 섬까지 가게 되는 행운을 얻은 거예요. 205,000 루피아짜리 좌석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플라스틱 의자 두 개를 차지하고서 다리를 편히 올려놓고 가는 상황이라 그 만큼 가치는 한다고 생각하기로 합니다.


  오전 9시 반경 쩌바라 항구를 출발한 패스트 보트는 2시간 걸려 오전 11시 반경 카리문자와 섬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선착장 주변 바다는 물이 맑고 깨끗하더군요.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미리 예약한 Ayu Hotel Karimunjawa 에서 두 명의 여직원이 스쿠터를 타고 마중을 나와 있더군요. 집사람과 제가 두 명의 여직원이 모는 스쿠터 뒤에 각각 올라타고, 두 개의 작은 가방은 두 여직원의 발 앞에다 싣고서 호텔로 이동합니다. 제 몸무게를 이겨내고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무사히 호텔 입구에 도착합니다. 항구에서 호텔까지는 스쿠터를 타고 불과 2~3분 거리이며, 도보로도 아마 1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하리라 여겨지네요.



쩌바라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빌라와 마찬가지로 이 곳 호텔의 주인은 외국인 남자와 인도네시아 여자이더군요. 독일인 마르코(Marco)와 인도네시아 여주인(이름은 까먹었음)의 환영 메시지와 더불어 객실에 체크인을 합니다. 방도 깨끗하고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서 더위를 피해 잠을 청할 수 있어 좋더군요. 잠시 후 발코니에 웰컴 드링크와 더불어 갖 구운 팬케익을 올려놓았기에 점심 대신으로 먹고 휴식을 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