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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2편 - 목욕장이 있는 타만 사리를 구경하고 말리오보르 밤거리를 걷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29. 16:11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이번 족자카르타 여행은 많은 곳을 둘러보는 여정이 아니라 하루에 하나 정도의 주요 볼거리만 구경하고 나머지 일정은 그냥 호텔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쉬면서 재충전하는 데 컨셉을 두고 있습니다.


오전 9시경에 1층 수영장 옆 레스토랑에 가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무료 조식 뷔페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보통 아침을 거르거나 가볍게 먹다보니 조식 뷔페로 나오는 다양한 음식들이 그리 땡기지 않네요.

샐러드랑 과일 위주로 먹다가 계란 요리를 하나 주문하는 걸로 오늘 아침을 마무리합니다 



아침 식사 후에 객실에서 두사람 모두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오늘 어디부터 구경을 할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가까운 타만 사리(Taman Sari)를 구경하기로 하고 낮 12시경이 되어서야 호텔을 나섭니다.

이 곳 호텔에서 도보로도 갈 수 있을 위치이지만 날이 무더운 관계로 그냥 고카(Go-Car) 차량을 불렀어요. 곧바로 매치된 차량이 도착하는데 요금은 겨우 1만 루피아(800원) 이네요.



족자카르타 여행시에 관광지 입장료가 많이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서 도미실리랑 빠순단대학교 초청장 등 몇가지 서류를 챙겨왔답니다. 반둥에서 처럼 이들 서류로 현지인 가격으로 입장 가능한지 타진해 볼려고 챙겨온 거예요. 타만 사리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보니 외국인은 1인당 15,000루피아(약 1200원)이고, 현지인은 5천 루피아(약 400원)에 불과하네요. 외국인 가격이 그리 비싼게 아니라서 그냥 외국인 티켓을 끊으려다가 혹시나 해서 챙겨온 서류들로 할인 가능한지 물어보니 전혀 관심없어 하더군요. 끼따스(KITAS) 라는 거주 신분증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른 관광지에서 이 서류들로 할인을 시도해 볼 예정이랍니다.



외국인 티켓으로 2매를 구입해 타만 사리에 입장합니다. 티켓 검사를 받을 때 직원이 티켓을 꼭 챙겨갖고 다니라 당부하네요. 나중에 알고보니 이 곳 타만사리 관련 유적들이 주변 몇 군데에 걸쳐 흩어져 있다보니 별도로 티켓을 검사하는 곳들이 있더군요.

 


타만 사리는 "꽃의 정원" 이라는 뜻인데 술탄의 왕비나 후궁들이 이용하던 여러 개의 목욕장이 있는 곳이라서 "물의 궁전"이라고도 불린다고 하더군요. 타만 사리 입구에서 가이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동행 설명해 주고서 가이드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데 우리 부부는 그냥 가볍게 둘러보는 걸로 해서 사양을 했답니다. 세부적인 설명까지 들어가면서 이 나라의 문화를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냥 왕비나 후궁들이 목욕하는 곳이다 라는 정도만 알고서 둘러보게 되나 다른 여행객들이 동행한 가이들들이 이런 저런 설명하는 내용들을 주워듣는 경우도 있더군요. ㅎㅎ


입구쪽 정자처럼 생긴 공간에서는 음악과 풍류를 즐겨하던 곳이라 설명하면서 가이드를 자청하시는 분이 접근하던데 그냥 사양하고서 계단을 따라 목욕장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계단을 내려가니 넓은 야외 목욕장이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왼쪽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또 다른 목욕장이 하나 더 숨어 있더군요. 술탄이 이 곳 목욕장에서 목욕을 즐기는 후궁들을 지켜보면서 간택을 했다고 하는 얘기도 인터넷 상에 소개되어 있더군요.

 


실내 사우나 시설도 갖추어져 있더군요. 세 개의 아궁이 같은 곳에 불을 지피고 마루같은 곳에 앉거나 누워서 사우나를 즐겼나 봅니다.




반대쪽 건물 내에는 목욕을 즐기기 전후에 의복을 벗거나 갈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네요. 




목욕장을 구경하기 위해 들어선 계단 맞은편으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목욕장 구경을 끝마친 거랍니다. 출구로 나서니 광장이 나타나면서 맞은 편에 또 다른 유적이 나타납니다. 

 

 

광장 옆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코코넛 쥬스를 파는 곳이 보이기에 두 잔을 주문해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목욕장 유적에는 실내를 구경하는 곳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잠시만 뙤약볕 아래를 걸으면 후덥지근 함이 금새 밀려오거든요. 한 잔에 5천 루피아(400원)인데 코코넛 쥬스를 통째로 부어넣고서 큰 얼음을 동동 띄워 시원하게 만든 쥬스를 퍼주는 터라 너무 시원하네요. 더군다나 코코넛 안쪽에 붙은 흰색의 쫄깃한 부분을 함께 컵에다 담아주기 때문에 마시면서도 씹는 맛도 느낄 수가 있답니다. 



광장에 접했는 유적은 큰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며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한 층계 올라가면 마치 마카오에 있는 세인트폴 성당 유적처럼 전면부 벽면만 서 있는 형태를 구경하실 수 있답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뒷면에 강철 구조물로 받쳐놓고 있더군요.


 

목욕장들을 구경하고 이 곳 유적을 구경하고 나면 거의 타만 사리 구경은 끝난 것 같은데 매표소에서 받은 리플렛을 펼쳐보니 한군데 구경 안한 곳이 있더군요. 지하 모스크(Underground Mosque, 이슬람 기도 장소) 유적이 남아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기에 코코넛 쥬스를 파는 곳에 다시 가서 물어보니 안내를 해주네요. 방금 전에 구경한 유적 바로 우측편에 있는 작은 출구로 나가서 계속 가다가 우측편으로 돌면 나온다고 하더군요.  


아래 지도에 보면 세 개의 목욕장이 있고 그 왼쪽 편에 광장이 있으며 맞은 편에 전면부 벽면만 서 있는 유적이 있는데, 지도 북쪽에 Masjid Bawah Tahah(Underground Mosque) 라고 적힌 곳이 바로 우리 부부가 찾아가고자 하는 곳이지요. 타만 사리 유적지 주변에 늘어선 민가들 사이 골목을 지나가야 한답니다.



 지하에 마련된 기도 장소 유적지 입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네요. 직원에게 티켓을 보여준 다음 계단을 따라 내려가 천천히 구경을 한 후 입구이자 출구로 나서니 비가 내리고 있더군요. 벽면에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건물 처마 밑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데 이 곳 족자카르타에 있는 대학교 학생들 네 명이서 우리 두 사람과 사진을 찍자고 하더군요.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라 하던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겠더군요. 처마좁은 편이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피할 수 있어도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빗물은 속수 무책이더군요.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지하로 난 계단이 보이고 타만 사리 입구 쪽으로 나가는 출구라고 하기에 함께 후다닥 뛰어 지하 공간으로 이동했어요. 비가 조금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함께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SNS 아이디를 주고받아 함께 찍은 사진들을 서로 주고 받기도 했구요. 



30여분 정도 지하 공간에서 서로 얘기나누다 보니 비가 조금 잦아들기에 학생들과 함께 타만 사리 입구 쪽으로 이동합니다. 서로 아쉬운 작별을 하고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를 타고서 떠나고 우리 부부는 호텔로 이동합니다. 타만 사리 바로 옆에 있는 왕궁 끄라톤(Kraton)이 오후 2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더 이상 이 곳에서는 볼거리가 없는 거예요. 고카(Go-Car)를 부르려다가 자전거 인력거에 해당하는 베짝(Becak) 운전자가 다가와 흥정을 하기에 4만 루피아 달라는 거 3만 루피아를 주기로 하고 탑승했어요. 비닐 가림막이 있어서 이동 중에도 비를 피할 수가 있어 좋더군요.



오후 3시경에 호텔 입구에 도착해 베짝에서 내리니 비가 완전히 그치더군요.

그래도 날은 계속 흐린 터라 객실에서 윙스에어 기내식으로 나온 쿠키랑 집사람이 한국에서 챙겨 온 왕아귀포 등 주전부리를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객실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4시 조금 넘어 수영복을 챙겨입고서 호텔 수영장으로 가서 물놀이를 합니다. 수영도 하고 비치 의자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맥주랑 커피를 시켜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나중에 계산을 하려니 커피는 25,000 루피아이고 빈탕 맥주 작은거는 35,000 루피아, 여기에다 세금 봉사료가 포함되어 모두 72,000루피아가 나왔네요. 서빙한 직원에게 8만 루피아를 드리면서 잔돈은 놔두라고 합니다.



한시간 조금 넘게 수영장에서 놀다가 객실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더군요.

오후 6시 반경 호텔 입구에서 고카(Go-Car) 차량을 불러 족자카르타의 중심 거리인 말리오보로(Malioboro) 거리로 이동합니다. 고카 호출시 책정된 요금 12,000 루피아는 이미 고페이(Go-Pay)로 지불되었으나 말리오보로 거리 초입부에 도착해 운전사에게 1만 루피아를 팁으로 추가 지불했어요. 스마트폰 고카 앱 상에서 운행 종료 후에 운전자 평가 별점을 주고 그 하단에 있는 팁으로 선택 가능한 금액 버튼들 중에서 1만 루피아를 선택한 거랍니다. 거의 차량 운임에 버금가는 팁을 드린 이유는 바로 내일 아침에 보로부두르 불교 사원을 구경하러 가는데 필요한 운전자 포함 차량 렌트를 이 기사 분과 이동 중에 약속하게 되었거든요.


내일 아침 8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보로부두르 사원을 구경하고서 다시 호텔까지 데려다 주는 걸로 해서 40만 루피아를 드리기로 했어요. 반나절 투어인 셈인데 기본적으로 6시간 동안 차량 이용이 가능하며 연료비와 주차료, 기사 팁 등 모두 포함한 금액이랍니다.


말리오보로 거리가 일방 통행으로 되어있어 북쪽 끝에서 우리 부부가 내린 거라 천천히 차량 진행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며 말리오보르 거리를 구경합니다. 중간에 호객꾼에게 걸려 도로 맞은 편 2층에 마련된 화실 같은데로 가서 따뜻한 차를 얻어마시는 대신에 실크 상에 그린 그림들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한 점에 100만-200만 루피아 가격대인지라 미안함을 무릅쓰고 그냥 구경만 하고 자리를 뜹니다.



 말리오보로 거리 중간 즈음에 트랜스 족자(Trans Jogja) 버스 정류장이 있더군요. 버스 정류장에 지하철 출입구와 같이 삼각봉이 달린 출입 관리 시스템이 달려있고 직원들도 몇 명이서 근무를 하고 있네요. 조금 신기한 듯 해서 어눌한 인도네시아어로 직원에게 협조를 구합니다. 버스 정류장 유리에 붙어있는 트랜스 족자 노선도를 함께 보면서 내가 묵고있는 갤러리 프라위로타만 호텔에서 터미날 좀보르(Terminal Jombor)까지 이동하는 데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는지를 물어본 거예요. 족자카르타 여행을 마치고 세마랑(Semarang)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려면 터미날 좀보르까지 가야하거든요. 어제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차량 운전자에게 물어서 터미널 좀보르에 대해 알게 된거랍니다. 호텔 근처에서 8번 버스를 타면 터미날 좀보르까지 직통으로 갈 수가 있고 버스 요금은 3,500 루피아 라고 답변을 들었답니다.




저녁 식사를 하러 집사람이 이 곳 말리오보르 거리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팔렘방(Palembang) 전문 음식점으로 찾아갑니다. 닭고기가 든 만두, 어묵 등 5종류에다 팥빙수 비슷한 에스 까창(Es Kacang), 작은 PET 병에 든 음료수 두 개를 주문해 먹은 후 양이 부족한 듯 해서 다시 돈까스 비슷한 거랑 에스 까창을 추가로 주문해 먹었는데 모두 13만 루피아(약 1만원) 정도 나왔어요. 



저녁 식사 후에 남아있는 말리오보로 거리 부분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며 노점에서 화려한 칼라의 짧은 반바지를 하나에 2만 루피아씩에 각자 하나씩 사고, 집사람이 족자카르타 방문 기념으로 입으면 좋을 듯한 고퀄리티 흰색 면티를 35,000루피아에 구입을 했어요. 워낙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서 가격을 깎아야 한다는 걸 깜박했답니다. 



마지막으로 함자 바틱(Hamzar Batik) 이라는 쇼핑 센터에 들어가 망고스틴 차와 집사람이 좋아하는 차를 하나씩 골랐는데 모두 36,000 루피아 이더군요. 9시 정각이 되자 문을 닫는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직원들이 입구에 도열해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기에 더 이상 둘러보지 못하고 차 두개만 사가지고 나왔네요.



함자 바틱 입구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고카(Go-Car) 차량을 불렀는데 매치된 차량이 일방 통행 기준으로 조금 지나간 위치로 나오더군요. 다시 한바퀴 돌아서 우리와 만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건데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전화가 걸려오더군요. 바로 근처에 있는 파사르 소레(Pasar Sore) 시장 앞에 서 있다고 연락이 왔기에 몇 십미터 걸어가서 차량에 탑승합니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니 밤 9시 25분이 되었더군요. 미리 고페이로 결제된 11,000 루피아 요금에다 추가해 팁을 5천 루피아 정산해 드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