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펄라부한라투|우중건텡

[인도네시아] 제8편 - 펄라부한 라투에 도착해 박쥐 동굴을 구경하고 크레이 피쉬를 먹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26. 19:27

2018년 3월 4일 월요일,

펄라부한 라투와 우중 건텡 여행 5일차입니다.


수라데(Surade)를 출발하자 마자 우장에게 오늘 수카부미(Sukabumi)까지 가지말고 그냥 펄라부한 라투(Pelabuhan Ratu)로 가자고 최종 결정 사항을 전합니다. 지금 수카부미로 가더라도 저녁 늦은 시각에 도착하게 될거라 어차피 오늘 반둥(Bandung)까지 가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펄라부한 라투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는 게 나을거라 생각한 거예요. 펄라부한 라투에서 자게되면 수산 시장에 가서 크레이 피쉬나 왕새우 요리로 푸짐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더 기대가 되었거든요. 

우장은 수카부미까지 다녀오는 서너 시간 만큼 운전을 안해도 되니 정말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펄라부한 라투까지 시간 여유가 많으니 천천히 가다가 전망 좋은 곳에 차를 세워서 구경할 수 있도록 하고, 펄라부한 라투에 가서도 한국인이 건설한 발전소와 박쥐 동굴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하더군요.



오후 4시 15분경 펄라부한 라투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발전소 입구에 차를 세우더군요. 한국인들이 직접 건설한 화력 발전소라고 하며 발전소 내에는 한국에서 온 운영 기술자들도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우장의 말로는 한국인들이 발전소 내에 있는 사택에서 기거하면서 설비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끔 시내에서 한국인 기술자들을 만날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선진 기술이 인도네시아 국가 기간 시설의 일부인 발전소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하니 뿌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발전소 시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비치 근처에 주차를 하더군요. 대나무로 만든 다리를 지나 방파제에 올라서니 발전소의 전체 모습을 구경할 수가 있더군요. 더불어 비치 전경도 구경할 수가 있구요.



발전소와 비치를 잠시 구경한 후에 근처에 있는 박쥐 동굴 입구에 차를 세우더군요. 입장료가 1인당 3천 루피아라고 해서 동전을 준비해 갔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혼자 박쥐 동굴 입구에 다가가니 수많은 박쥐 떼들이 동굴 내부를 날아다니고 있더군요. 한번 쯤은 가볍게 구경할 만한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쥐 동굴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연못의 풍경도 멋져 보이던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장을 생각해서 그냥 사진만 찍고 입구이자 출구로 나섭니다.



박쥐 동굴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오후 5시이더군요. 우장에게 오늘 저녁에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괜찮은 곳이 있냐고 물어보니 뿌리 카페(Puri Cafe)를 추천하더군요. 맥주도 마실 수 있으며, 수영장, 당구장, 노래방 등을 갖춘 곳이라 하면서 이 곳 박쥐 동굴에서 시내로 가는 도중에 있으니 잠시 들리겠다 하더군요.

뿌리 카페에 도착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일부 손님들 외에는 거의 손님들이 없더군요. 잠시 둘러본 다음 나중에 저녁 식사를 하고난 뒤에 오기로 하고 자리를 뜹니다.



뿌리 카페를 나서서 약 5분 정도 이동해 항구가 있는 곳에 있는 마코타 판타이 호텔(Mahkota Pantai Hotel) 입구에 도착합니다. 수산 시장 및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모두 도보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는 호텔로서 우장이 추천하는 곳이예요. 지금 우장이 일하는 호텔 라구사(Hotel Lagusa)까지 가려니 너무 멀기도 하고 내일 아침에 출발해 수카부미를 거쳐 반둥까지 가야하는 터라 그냥 시내 호텔에서 묵으려는 거예요. 2층에 에어컨이 있는 객실(Tenggiri, 고등어실)의 정상 가격이 35만 루피아인데 좀 깎아달라고 하니 흔쾌히 10% 할인을 해서 315,000루피아(약 2만 5천원)에 조식 포함이라기에 다른데 둘러볼 생각없이 그냥 이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합니다.



객실에서 바로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곧 어둠이 내릴거라 전망이 좋을 필요는 없답니다.

객실에서 나와 작은 홀을 지나면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고 거기에서 항구를 조망할 수가 있더군요. 며칠 전에 이 곳 항구를 출발해 밤 바다낚시를 다녀오기도 했던 정겨운 곳이랍니다. 수산 시장과는 불과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네요. 오랜 이동에 따른 피로를 씻고자 샤워를 먼저 하고서 침대에 누워 집사람과 메시지를 몇 통 주고 받다 보니 금새 어둠이 내리더군요.



저녁 식사를 하러 수산 시장앞에 도착했으나 우선 근처를 돌아다니며 ATM 기기를 찾아 현금 서비스를 받기로 합니다. 오늘 저녁 식사로 랍스터를 먹고 뿌리 카페에 가서 맥주도 한 잔 하고, 내일 수카부미를 거쳐 반둥까지 가려면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더군요. 다행히 수산 시장 입구 근처에 있는 주유소 한 켠에 ATM 기기들이 있기에 한국의 신용카드를 집어넣고 현금 서비스로 1백만 루피아(8만원)를 인출합니다. 



이제 넉넉한 현금이 생겼기에 수산 시장 1층에서 살아있는 크레이 피쉬(판매인들은 모두 랍스터라고 부름) 한마리에 18만 루피아로 흥정해 매콤한 빠당식 소스로 구이 요리를 맡겨놓고 2층 식당에 올라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 과일쥬스를 주문합니다. 계속 빠당식 소스로 크레이 피쉬나 크랩 그리고 왕새우 요리를 주문했는데 오늘은 소스없이 혹은 버터 구이로 주문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주문을 한 터라 어쩔수가 없네요.



혼자서 큰 크레이 피쉬 한마리로 배불리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두 237,000루피아를 계산한다. 크레이 피쉬 가격 18만 루피아에다가 나시(밥) 5천 루피아, 음료수 1만 2천 루피아, 요리비용 3만 루피아 그리고 1만 루피아의 서비스료가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저녁 식사 후에 수산 시장 입구에서 2만 루피아를 주기로 하고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뿌리 카페(Puri Cafe)로 갑니다. 오후에 잠시 들러 내부 환경을 미리 둘러본 터라 입구 바에 앉아 맥주를 한 병 주문해 마십니다. 바로 옆 노래방에서는 현지인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오고 있네요.

맥주 한 병을 비우는 사이 이 곳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수 출근을 하더군요.


이 곳 노래방은 어떤 분위기인가 싶어 물어보니 도우미 한 명을 골라 들어가 맥주도 마시며 노래를 부르면 된다고 하더군요. 노래방 구경이나 할겸 도우미 한 명과 함께 노래방에 들어가 맥주 두 병과 도우미 담배, 음료수 등을 주문해 놓고 노래책을 뒤져봤으나 한국 노래는 아는게 강남스타일 하나 뿐이더군요. 노래 부르기는 커녕 강남 스타일 음악에 맞춰 맥주만 홀짝 홀짝 마시고, 그 이후로는 도우미가 부르는 현지 노래만 몇 곡 더 듣다가 노래방을 빠져나오고 말았어요. 제가 비흡연자라서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데 이 도우미가 밀폐된 노래방 안에서 줄담배를 계속 피워대는 통에 정신이 혼미해 오기에 불과 30여분 만에 뛰쳐나오게 된거랍니다.


빈탕맥주 큰 거 세 병, 도우미 담배 한 갑, 도우미 음료수 한 병, 노래방 한시간 그리고 도우미 한시간 팁까지 해서 모두 45만 루피아 정도 나온거 같아요. 비용을 떠나 이 곳 인도네시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한 거라 생각하면서 뿌리 카페를 떠납니다. 따로 이동 수단이 없는터라 직원에게 호텔 이름을 말하니 자기가 오토바이로 태워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5만 루피아를 부르기에 여기서 호텔까지 가깝고 좀 전에 여기 올 때 2만 루피아에 왔다고 하니 그냥 2만 루피아만 달라고 하네요. 아뭏든 혼자서 좋은 경험을 하고 호텔에 도착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